호주 멜버른서 차량 화재·흉기 테러, IS 배후 자처
트롤리로 대응한 노숙자 ‘영웅’으로 불려, 후원금 모금되기도
11월 9일(금) 오후 4시경(현지시간) 호주내 규모로 제2도시인 멜버른에서 한 남성(소말리아 출신의 하산 칼리프 샤이어 알리, 30)이 오후 퇴근길에 픽업트럭을 폭발시키고 행인에게 흉기를 휘둘러 행인 3명이 다치고 1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 호주 경찰은 이번 사건을 테러로 간주해 수사하고 있다. 이슬람교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가 테러 배후를 자처했다.
그레이엄 애슈턴 빅토리아주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을 테러 공격으로 보고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의 신원을 곧바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1990년대에 호주로 이주한 소말리아 출신 인물로, 그와 그의 가족 일부는 경찰에 이미 위험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빅토리아주 경찰에 따르면 이날 공격 사건은 오후 4시쯤 멜버른의 주요 상점이 몰린 부어크 가에서 용의자가 타고 온 픽업트럭이 갑자기 화재에 휩싸이면서 시작됐다. 차량에서 내린 용의자는 행인 3명에게 칼을 휘둘러 1명을 숨지게 했다. 경찰은 용의자와 대치한 끝에 가슴에 총을 쏴 제압했다. 범인은 병원에서 숨졌다.
빅토리아주 경찰청의 데이비드 클레이턴 경정은 경찰이 픽업 트럭을 조사한 결과 트럭에는 가스통이 실려 있었으며 폭탄 처리반이 현장의 안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빅토리아주 경찰은 현재로서는 공범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지만, 호주 매체 오스트레일리언은 소말리아 태생 범인의 “극단화한” 여성 파트너의 행방이 불분명한 상태로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IS의 대외 홍보 창구인 아마크통신은 “멜버른 작전의 침투자는 이슬람국가의 투사였고 동맹 집단의 국민을 노린 작전을 수행했다”라고 주장했지만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호주 경찰은 IS의 주장을 확인하는 언론 질의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호주는 2014년 12월 시드니에서 발생한 카페 인질극 이후로 테러 대응에 엄중한 태도를 보여 왔으며 호주 정보부 조직도 의심 인원에 대한 감시를 집중했다. 실제로 2016년 크리스마스에 멜버른 도심을 노린 테러 작전 등을 무력화시키는 등의 대응이 있었다.
이번에 사건이 발생한 부어크 가는 지난해 테러와는 관련이 없지만 차량 폭주 사건으로 6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을 입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한 거리다. 멜버른 시당국은 사건 이후 인도에 차량 진입 방지용 말뚝을 설치한 바 있다.
한편 이번 흉기 난동 당시 쇼핑 트롤리를 밀어 범인을 제압하는데 기여한 노숙자의 신분이 확인돼 화제다. 언론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표현했으며, 그를 돕기 위한 성금도 약 1억원가량을 모금됐다. 이 남성의 이름은 마이클 로저스로 노숙자였다.
로저스씨는 경찰들과 대치하고 있던 순간 범인에게 쇼핑 트롤리를 들고 돌진했던 것이다.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흔들리는 휴대폰 동영상에 그 남자의 모습이 일부 담겨 ‘트롤리(trolley) 맨’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곧 SNS를 통해 신원이 밝혀졌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