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장관들과 다종교자문기구 (NSW Faith Affairs Council) 간담회 개최
현안 문제인 차별금지, 혐오범죄, 종교 교육계 현안문제 등 논의 … 한인종교계 대표해 송기태 목사 참석
지난 12월 3일 (수) 오전 9시 30분터 11시까지 연방정부 법무장관 (Attorney-General) 미셸 로울랜드 (Michelle Rowland), 교육부 장관 (Minister for Education) 제이슨 클레어 (Jason Clare), 내무부 장관 (Minister for Home Affairs) 토니 버크 (Tony Burke)와 NSW 주정부가 구성한 다종교 자문 기구인 NSW Faith Affairs Council (종교문제위원회) 의장 마이클 스티드 (Michael Stead) 박사 (성공회 주교)가 이끄는 20명의 종교계 대표 (유대교, 무슬림, 힌두교 포함)와 현안 문제인 차별금지, 혐오범죄, 종교 교육계 현안문제 등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였다.
이날 한인 종교계를 대표하여 시드니교역자협회 회장 송기태 목사 (두란노교회 담임목사)가 참석하였다.
다음은 당일 다룬 대략의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1. 회의의 큰 배경과 목적
회의는 종교 차별 금지 ((religious discrimination) 및 종교 자유 관련 법안 (이하 ‘종교차별금지법’)을 둘러싼 정부 관련 장관과 각 종교단체 대표들 간에 현재의 상황, 우려, 향후 입법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핵심 쟁점은 다음 두 가지였다.
1) 어떻게 하면 학생·교사·시민이 종교·신념 때문에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할 것인가?
2) 어떻게 하면 종교 학교와 종교 기관들이 자신들의 신앙 정체성을 유지할 자유를 잃지 않도록 보장할 것인가?
그리고 이 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였다.
정부는 이미 초안 (draft legislation)을 만든 적이 있지만, 이 두 가치가 서로 충돌할 수 있어 매우 민감한 사안이며, 사회적 긴장과 정치적 갈등을 야기할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신중한 논의가 필요했다. 최근 정치 · 사회적 상황을 보며 “지금 이 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는 것이 과연 옳은가”를 재검토 중이라는 맥락에서 이 회의가 진행되었다.
2. 정부 측 입장 – “차별 금지”와 “종교의 자유” 사이의 균형
정부 대표(장관급)는 회의 초반에 다음과 같은 변하지 않는 원칙을 강조했다.
원칙1) “누구도 종교나 신념 때문에 차별을 경험해서는 안 된다.”
이는 총리와 정부가 일관되게 표명해 온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학생이든, 교사든, 일반 시민이든 종교·신념·성적지향·정체성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이 기본 목표이다.
원칙2) “종교계 학교의 자율성도 보호해야 한다.”
동시에, 종교계 학교와 기관은 그들의 고유의 신앙과 교육 가치에 맞는 교사·직원을 선발하고, 종교 교육 기관 공동체의 정체성을 유지할 권리도 중요하다고 보았다.
지금까지도 여러 법령에서 종교계 학교가 “신앙을 기준으로 인사에 우선권을 둘 수 있는 예외조항 (exemptions)”이 있었고, 이를 무조건 없애는 방식은 종교계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균형 (Balance)을 찾으려는 시도: 정부는 “학생과 교사가 차별에서 보호되는 것”과 “학부모·교사·종교 공동체가 자신들의 신앙에 맞는 교육 환경을 유지하는 것 (종교적 정체성 유지)” 사이의 균형을 지향한다고 했다.
따라서 단순히 한쪽을 희생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가능한 한 양측이 수용할 수 있는 절충안을 찾으려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3. 정치적 현실 – 왜 지금 법안을 밀어붙이기 어려운가?
정부는 “원칙적으로는 법안을 만들고 싶지만, 현실 정치의 벽이 있다”고 설명했다.
초당적 합의 (bipartisan support)가 부재한 상항에서 이런 민감한 법은 한 정당만의 힘으로 밀어붙이면, 정권이 바뀌거나 정치 지형이 바뀔 때 다시 뒤집어질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정부는;
1) “야당과의 합의, 즉 초당적 지지 없이는 추진하지 않겠다.”
현 상황에서 야당이 적극적 협상을 할 가능성이 낮다. 즉 “건설적인 토론과 협상”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야당의 분위기, 내부 갈등, 강경파들의 입장 등을 볼 때 이런 민감한 법을 한 정당이 단독으로 추진하면 사회적 분열을 초래한다.
2) “사회적 갈등이 매우 높은 시기에 사회적 분열과 혐오의 증폭 위험이 있다”
이미 여러 이슈 (예: 중동 관련 갈등, 유대인 ·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혐오, 소셜 미디어 상의 증오표현, 중동 등 국제정세 영향)로 사회가 상당히 날카로워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종교차별금지법을 올리면, 일부 극단 세력이 법안을 명분 삼아 공격적 캠페인을 벌이고, 소셜 미디어에서 특정 종교 공동체 (특히 유대인·기독교·무슬림 등)를 향한 혐오와 왜곡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즉 법안이 국가의 “사회적 결속 (social cohesion)”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3) “의회 절차에서의 ‘상처받을’ 과정에 대한 우려, 입법 과정 자체가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법안이 발의되면, 그 순간부터 국회 토론, 미디어 논쟁, 소셜 미디어 공격, 극단적 발언 등이 쏟아져 나오게 된다.
정부는 “결과적으로 법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소수자·종교 공동체·학생·교사들이 심각한 상처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단지 “좋은 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도 시민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적 · 사회적 사건임을 강조했다.
4) 기존에 이미 진행된 부분 – 증오범죄 관련 형사법
정부는 이미 형법상 혐오범죄 (Hate Crimes) 관련법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인종 · 종교 등을 이유로 한 심각한 폭력 · 위협 · 선동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대응 장치를 마련했음을 언급하며, “지금은 종교차별금지법을 서둘러 올리기보다는,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정리했다.
4. 종교계 (기독교·유대교 등)와 관련 단체들의 주요 우려
회의에는 기독교 학교, 유대인 단체, 기타 종교·교육 관련 단체 대표들이 17명이 참석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우려를 제기했다.
1) 종교계 학교의 채용·인사권과 신앙의 정체성 문제
종교계 학교는 “우리가 기독교 (또는 유대교, 이슬람 등)의 신앙과 가치에 따라 가르치는 것을 원한다”고 했다.
기독교 학교는 기독교적 가치를 가르치기 때문에 그 가치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교사를 강제로 고용해야 한다면 학교의 본질이 사라진다고 강조했다. 즉 학교의 교육 철학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가치관을 가진 교사를 법적 이유 때문에 억지로 고용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
예를 들어, “결혼은 남녀 간의 언약”이라는 전통적 신앙을 유지하고 싶은 학교에서, 공개적으로 그와 정반대의 입장을 캠페인하는 교사를 고용해야 하거나 해고도 못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
2) 젠더·성 정체성, 트랜스젠더 이슈: 학교의 신학적 입장 표현이 ‘차별’로 해석될 위험
트랜스젠더 학생이나, 젠더 정체성을 바꾼 교사가 있을 때, 학교가 신학적·교리적 입장에서 “우리는 이것을 이렇게 가르친다” (“결혼은 남녀 간의 언약”이라든지 “성별은 하나님이 주신 질서”와 같은 교리)고 말하면 그것이 곧 법적 차별행위로 간주될 위험이 있는지 염려하고 있다.
종교계는 “우리는 사람을 미워하거나 배척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의 신앙에 따라 가르치고자 할 뿐인데, 그것이 혐오나 차별로 오해되는 것이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것이 법적 차별로 규정될 수 있는지를 우려했다.
3) 법의 ‘악용’ 가능성
몇몇 대표들은 “법이 제정되면, 선의로 만들어진 조항이라도 악의적 단체나 개인이 이를 이용해 종교계 학교를 공격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즉 법적 허점을 이용해 소송을 낼 수 있다.
국제 인권기구나 외부 단체 (예, 극단적 로비단체)들이 국내법을 근거로 계속 소송과 문제 제기를 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학교와 공동체가 계속 방어에 시달리는 상황을 우려한다.
4) 고등교육 (HE)· 신학대 등 교육기관 DML 문제 일부 주 (예: 퀸즐랜드 등)에서 논의되었던 법안에서는 ‘목사 안수 (ordination)를 목표로 한 과정’에만 예외를 주고, 그 외의 종교 교육 (예: 일반 신학교, 선교 훈련, 기독교 상담, 기독교 교육자 양성)은 보호 범위에서 벗어나는 식의 설계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실제 현실과 맞지 않으며, “현대 신학·기독교 고등교육 기관의 절반 이상이 목사 안수 뿐 아니라, 다양한 사역 (기독교 상담, 기독교 교육·선교 훈련)과 직분자를 길러내는 기관인데, 법이 너무 협소하게 정의되어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었다. 즉 이런 교육도 종교적 정체성이 핵심인 과정인데 법안에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5) 종교 공동체의 실망과 피로감과 실망
여러 참석자는 “우리가 수년 동안 정부와 대화하며 제안과 피드백을 내왔지만, 그 과정이 길어지고, 진전이 없고, 표류하는 느낌을 받으며 공동체 내에서 실망 · 피로 · 심지어 회의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법안 추진 과정에서 종교 공동체의 의견은 제한적으로만 반영되고, 문안도 비공개로 돌다가 막판에 공개되는 방식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
5. 정부의 추가 설명 – “입법만이 해법은 아니다”
정부 측은 다음과 같은 점을 보완적으로 설명했다. 모든 문제를 입법만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때로는 정책, 행정지침, 교육, 협의체 운영 등 비입법적 수단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1) 혐오범죄 법안 (Hate Crimes Act)을 이미 강화
혐오 범죄나 차별 사건에 대해서도, 단지 법 조항을 추가하는 것보다 경찰·학교·커뮤니티 간 협조 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이 실질적 해결에 더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보았다. 이미 진행 중인 장치들로 정부 부처와 종교 · 시민단체가 정기적으로 만나 특정 사건 (혐오범죄, 차별 사건 등)에 대해 공동 성명이나 대응을 조율하는 모델도 언급되었다.
2) 입법 외에도 다양한 정책적 해결이 가능
행정 지침, 학교 및 경찰과의 협력체계, 빠른 문제해결 대응 팀, 공동 커뮤니티 성명 발표 모델 등 이런 협력 구조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당장 종교차별금지법을 밀어붙이는 것보다 단기적으로는 더 현실적인 대안일 수 있다는 뉘앙스를 주었다.
6. 회의 후반 – 현실 인식과 솔직한 대화
참석자들은 다음과 같은 기류를 공유했다:
1) 지금 밀어붙이면 사회적 분열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종교계 모두 일정 부분 동의
2) “그렇다고 법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종교 공동체는 종교 자유 보호에 대한 명확한 입법 메시지를 여전히 원함
3) “기후변화 법안처럼 정치적 전쟁터가 돼서는 안 된다”
서로 양극화된 싸움이 되면 기독교 · 유대교 · 이슬람 등 모든 종교 공동체가 피해를 본다고 경고함
7. 회의 마무리 – 공감, 좌절, 그리고 신중한 약속
정부의 마무리 발언 “여러분의 좌절감과 인내의 한계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다음을 약속하며 회의를 마무리했다.
1) 오늘 논의된 내용과 종교 공동체의 우려를 총리에게 직접 보고하겠다
동시에, 이 논의가 단지 ‘이해관계자 (stakeholders)’와의 기술적 협의가 아니라 호주 시민을 대표하는 공동체들과의 심각한 대화라는 점을 강조했다.
2) 법안 추진은 섣불리 강행하지 않고 충분한 합의와 사회적 안정이 확보될 때까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보다 공정하고 균형 잡힌 법 · 제도를 만들겠다는 의지는 유지하지만, 그 방식과 시점에 있어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3) 종교계와의 소통을 지속하기 위한 별도의 협의 구조 마련하겠다.
4) 사회적 통합 (social cohesion)을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
8. 종교계의 반응
참석자들은 여전히 답답함과 긴장감을 느끼지만, 적어도 정부가 단순히 “입법 포기”가 아니라 “사회 통합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라는 논리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일부는 “법안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종교의 자유와 신앙 공동체 보호에 대한 명확한 메시지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이들은 “이 사안이 기후변화 논쟁처럼 정치적 양극화의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며, 공공 논의의 수준을 지키자고 당부했다.
9. 총괄 정리
이 회의는 “종교적 자유와 차별금지의 균형”을 둘러싼 법 제정의 당위성과 동시에 지금 추진할 경우 발생할 정치 · 사회적 파장과 위험을 아주 솔직하게 토론한 자리였다. 정부는 “기본 원칙은 유지하되, 초당적 합의와 사회적 통합 없이는 성급한 입법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회의였다.




제공 = 송기태 목사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