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02) _ 2월 9일
“갈등과 고뇌 – 내일을 향하여”

캐슬린 스티븐슨 (Kathleen Stephens, 한국이름은 심은경, 전 주한미국대사, 한미경제 연구소장)씨가 지난 달, 중앙일보에 기고했던 “이건 우리가 바라는 미국의 모습이 아니다”라는 글을 읽고 써놓은 잡기장 중 일부 입니다.
아시다싶이 지난 1월 6일, 일련의 폭력을 동반한 시위대가 지난해 11월에 치루어진 미국 대통령 선거가 부정이었다면서 그 결과를 뒤집자며 워싱톤 DC에 있는 연방의사당에 난입해 들어갔습니다.
많은 언론들과 저명인사들은 “이런 행위는 전혀 미국다운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중에 프린스턴대학의 오마르 와소우 (Omar Wasow) 교수는 워싱턴 포스트에 기고한 글을 통하여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다. 사실 이번 의사당 습격 사건은 참으로 미국다운 행동이었다” – 도대체 이 말은 무슨 뜻일까요? 의구심이 생겨서 이 아프리카 케냐 출신의 블랙 아메리칸인 와소우 교수의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았습니다. 그의 설명은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미국이란 사회는 참으로 오랫동안 끊임없는 갈등 속에서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이건 어쩌다 생긴 것이 아닙니다. 이번 사태 역시 미국의 여러 역사적 갈등 중 하나의 모습 입니다. 미국 사회에서 가장 길고 깊게 이어져온 사회적 갈등은 인종 사이의 갈등 입니다.
특히 백인 민족주의와 다인종, 다문화를 표방하는 이민자들 사이에선 늘 쉬임 없는 갈등과 대립이 있었 왔습니다. 인종 사이에 평등한 대우를 요구하는 갈등과 투쟁이 미국을 대표하는 갈등 입니다.
미국은 늘 자유와 평등을 위한 투쟁사 속에 있었습니다. 그런 각도에서 볼 때 이번 사태 역시 미국의 본 모습을 보여준 것이요, 미국의 민얼굴이며, 미국이 이제까지 싸워왔고 또 앞으로도 싸워야 할 과제를 드러낸 것이라고 봅니다. 미국은 늘 이런 인종적 갈등을 부채질하며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에 의해서 조종되어 왔습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속에 있는 본성 – 탐욕, 이기심, 정복욕, 차별의식과 싸워야하며 동시에 우리 속에 있는 또 다른 본성 – 관용, 이해, 협력, 그리고 선한의지에 호소해야하는 갈등 속에 던져져 있습니다.
우리 속에 있는 악한 본성과 그 악한 본성을 극복해 보려는 선한 의지 사이에서 갈등하며 싸우면서 살아가는 것이 인생길 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싸움에서 인간의 선한 의지란 참으로 무력한 것이 아니겠느냐고 낙심하곤 합니다만, 그러나 또 다른 사람들은 우리 속에 있는 선한 의지가 마침내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갈등하는 사회,
고민하는 인생,
대답하기는 많이 어렵지만,
인문학은 늘, 계속해서, 이 갈등과 고민을 부추깁니다.
그것이 아무런 갈등도 없고 고민도 하지 않는 사회와 인간 보다는 바람직한 내일을 향한 아픈 오늘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