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29)
도스토예프스키가 남긴 명문들 중에서 (2)
* 주로 단문을 중심하는 잡기장인데 좀 긴 스토리 부터 시작하겠습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제 7권에 나오는 이야기 입니다. 소설 속에 나오는 사악한 여인 그류센카가 알료샤에게 들려주는 스토리 입니다.
옛날 한 심술궂고 인색하고 나쁜 성품을 지닌 여인이 있었는데, 죽어서 지옥에 갔습니다.
그런데 착한 천사가 그 여인을 불쌍히 여겨 하느님께 부탁을 합니다.
‘저 노파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하느님이 말씀합니다.
‘저 노파가 살아 생전에 착한 일을 한 것이 하나라도 있으면 구원해 주겠노라’
천사는 그 여인의 평생기록을 샅샅이 살펴보다가 마침내 한 가지 선행을 찿아냈습니다.
자기 텃밭에서 양파 한 뿌리를 뽑아 한 거지여자에게 준 일이었습니다. 이 보고를 받은 하느님은 약속하신대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 천당에서 저 지옥으로 양파 한 뿌리를 저 여인에게 던져 주어라. 그녀가 그 양파 줄기를 붙잡고 올라 오거든 천당으로 보내 주어라’
천사는 양파 한 줄기를 지옥에 있는 노파에게 던져 주면서 말 합니다.
‘자 지금 내려 보내는 양파 줄기를 꼭 잡으시오. 내가 위에서 끌어 당길테니 잘 잡고 올라 오시오. 그럼 천당으로 갈 수 있소’
지옥에서 천국으로, 죽음에서 생명으로 옮겨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습니다. 노파는 두 손으로 양파 줄기를 꼭 붙잡았고 천사는 위에서 끌어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후, 지옥에서 이를 보고 들은 다른 죄인들이 그 여인에게 달라붙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도 좀 살려 주세요! 같이 삽시다!’

허지만 그 노파는 그들을 매몰차게 걷어 차면서 소리를 지릅니다.
‘이건 내 양파야! 너희들을 위한 것이 아니야!’
바로 그 순간이었습니다. 여인이 자기 몸에 매달린 사람들을 힘껏 발로 차버리던 바로 그 순간, 그 반동으로 양파 줄기는 끊어지고, 그 노파는 다시 지옥, 불구덩이 속으로 굴러 떨어졌습니다.
다시 도스토예프스키의 명문으로 갑니다.
* 나는 존재한다. 그러므로 나는 사랑한다.
* 지옥 같은 인생에서 구원받는 길은 선행, 베품, 나눔, 그리고 공유하는 길 뿐이다.
* 증오는 증오하는 사람을 증오스럽게 만든다.
* 너와 나를 차별하고 단절하는 자들은 함께 죽는다.
* 지옥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인간들이 모이는 곳이다.
* 사랑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공상적 사랑 – 머리와 입으로 하는 사랑이고, 다른 하나는 실천적 사랑 – 손과 발과 몸으로 하는 사랑이다.
‘나는 온 인류를 사랑한다. 나는 온 세상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공상적 사랑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실제적으로 우리 앞에 있는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을 도와주는 것은 실천적 사랑이다.
*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힘은 사랑의 힘이다.

* 인간은 사랑하기 위해서 존재한다. 사랑하지 않는 인간은 인간이 아닐뿐더러 그 존재 자체를 존재라고 부를 수 없다.
* 사랑은 인간을 구원하고 탐욕과 이기심은 인간을 말살한다.
* 인간의 잔인성을 짐승으로 빗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짐승에 대한 모독이다. 왜냐하면 짐승들은 인간들 처럼 예술적으로 잔인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 인간의 마음은 악마와 신의 전쟁터이다.
* 진짜 악마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분명 사람과 비슷하게 생겼을 것이다.
* 불행은 전염병이다. 불행한 사람들은 절대 한 곳에 모아두지 말고 따로 따로 격리시켜야 한다.
* 인생이란 날마다, 순간 순간 마다 기적의 연속이다. 기적을 믿지 않는 사람은 결코 하느님을 믿을 수 없다.
* 지옥이 어떤 곳인지 아는가?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곳이 바로 지옥이다.
* 사랑하면 하느님의 신비가 보여진다.
* 두려움이란 거짓에서 부터 생겨난다.
* 매춘부와 살인자도 매일 성경을 읽는다.
* 사람이란 나쁜 짓에 대해서는 말로 욕하지만, 속으로는 사랑하는 존재다.
* 우리는 우리가 욕하는 그 사람과 정말 똑같은 사람이다.
Carpe diem !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