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이야기(1)
“홀로코스트 70년”
오늘부터 “유대인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이스라엘과 유대인에 대해 글을 써 가려고 한다. 그간 이스라엘 사역을 하며, 약속의 땅이라 불리는 이스라엘을 다니며 보고, 느낀 생각과 독일과 스위스, 이태리, 네델란드, 오스트리아, 폴란드 등의 유럽 단체의 동역자들과 만나고, 유대인 랍비와 토라에 대해 배우고 나눈 대화, 호주의 유대인 단체와의 관계를 통해 알게 된 유대인 문화, 예술 단체와 유대 회당과 교류하며 알게 된 소식을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귀향 이야기처럼 나눠 보려고 한다.
택한 민족 유대인
지금도 뉴욕이나 이스라엘에 가면, 망또 같은 검은 옷에 검은 모자, 땋아 내린 머리와 옷에 술을 단 특이한 복장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이들은 정통 유대종교인들이다. 전 세계에 약 천 삼백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고 추산 하는데, 약 15-18% 정도가 이 부류에 속한다. 호주에는 약 12-3만명의 유대인이 살고 있다. 대부분 개방적인 종교성의 유대인들이고, 이들 가운데는 회당에 잘 참석하지 않는 세상적인 유대인들도 많다. 하지만 이들이 회당에는 가지 않아도 풍습과 문화로 그들의 절기를 명절처럼 지키며 산다. 마치 우리가 종교는 달라도 구정이 되고, 추석이 되면 가족이 모여 명절로 지키고 성묘를 하는 것과 같다.
독일의 황제가 어느 신학자에게 신이 있다는 증거가 무엇이냐고 묻자 “유대인들입니다, 각하” “이 세상 어느 민족도 그처럼 핍박받고 파괴되고 지구상에서 사라질뻔한 민족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매우 영향력 있는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민족으로 살아남았습니다.” 하고 대답했다고 한다. 유대인들은 특별한 민족이다. 역사의 지독한 고난 속에서도, 그들이 살아남았고, 이 시대에 세계를 움직이는 여러 지도자들 가운데에는 많은 유대인의 이름이 포함 되어 있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같은 이치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구글의 래리 페이지, 알버트 아인슈타인, 지그문트 프로이트, 피카소, 래리 킹, 찰리 채플린, 스티븐 스필버그, 하워드 슐츠(스타벅스)… 이들은 모두 유대인들이다. 뉴욕의 월스트리트, 실리콘밸리, 영화계 등 금융과 언론, 문화, 예술계에 많은 유대인들이 꾸준히 성공신화를 써오고 있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노벨상도, 한국은 아직 1명밖에 수상자가 없지만, 유대인은 179명(전체의 22%)이나 수상자인 것을 보면 그들의 탁월함을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하버드나 예일 등의 아이비 리그의 약 25%이상이 유대인이라고 한다. 한국의 국비 장학생들과 학생과 일본, 중국을 다 합해도 4%가 채 넘지 않는 것에 비하면 그들의 우수성을 짐작하게 한다. 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고 대학을 나와 사회에 진출하면, 당연히 좋은 직장, 또는 좋은 대우를 받으며, 높은 지위에 서게 되고, 그 분야에서 리더들로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두뇌가 세상을 압도할 만큼 뛰어나지 않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오히려 한국 민족의 두뇌가 더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그들의 창의력과 영향력은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만큼 인정을 받게 되었다. 그 힘은 어디에서 오게 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가정교육이라고 말하고, 대화법이라고도 말한다. 하지만 더 분명한 답은 특별히, 유대인들에게 주신 지혜의 근원인 성경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민족은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하나님이 택하신 하나님의 장자로, 지금 이 시대에도 하나님의 뜻 가운데 우리와 함께 숨쉬며 이 땅에 살고 있다.
2015년은 2차 세계 대전과 홀로코스트가 끝난 지 70주년 되는 해이다. 성경에서 70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바벨론의 포로 귀환이 70년 만에 일어난 성경의 중요한 회복의 기점 이듯이, 2015년은 그런 면에서 홀로코스트가 끝난 70년의 기점으로 중요한 회복의 해로 여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1월 기념행사에 참여 하기 위해 폴란드를 다녀오며 유럽의 이스라엘 지원 사역의 지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 행사는 European Coalition for Israel과 Christians for Israel이라는 유럽 단체들에 의해 세계 약40개국에서 참여해 폴란드의 아우슈비츠에서 열렸다. 나는 한국 지부의 대표로 35명 한국 참석자들과 동참하게 되었다.
극동에서 살아온 우리는 유대인과 접할 기회가 드물고, 유럽에서 일어난 반유대주의와 또 유럽의 유대인 사역에 대해서 지식과 경험이 부족하다. 이번 방문을 통해서 유럽의 많은 사역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간증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부모 대를 더 거슬러 올라가 대대로 유대인들과 함께 살며 자신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에 절친한 친구며 이웃이었던 유대인들이 따돌림을 받고, 차별 받고 심지어 생지옥 같은 죽음의 홀로 코스트를 경험할 때 그들을 동정할 수밖에 없었던 것을 상기 시켰다. 유럽과 아프리카, 세계 약40여 나라에서 온 대표들과 만나 그들과 교제하고, 지명도 있는 강사들의 깊이 있는 강의를 들으며 이곳에 온 의미를 더욱 확인하게 되었다.
특히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방문하며 실제 그들이 살았던 열악한 침실과 숙소, 영화에서만 보던 가스실과 화장터, 그들의 깍여진 머리털, 뽑혀진 치아와 안경과 쌓여진 구두와 가방들이 새로운 삶터로 소망하며 다가온 절박한 삶의 소망을 엿보게 하고 또 생의 절망을 생각해 보게 한다. 폴란드는 근대에 들어 지난 1000년간 가장 유대인이 많이 살던 나라라고 한다. 그만큼 유럽 다른 나라에서 핍박을 받았지만, 폴란드 만큼은 안전하고 좋은 이웃이 되어 함께 살던 나라였다. 하지만 2차 세계 대전동안 독일이 폴란드를 점령하고 나서는 생지옥이 되고 말았다. 약 3-4년 동안 이곳은 유대인을 태우는 냄새가 하루 종일 도시를 덮고, 굴뚝을 통해서 사람 태운 재가 쉼없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백만명이 넘는 유대인이 남녀노소 불문하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고한 생명을 잃었다. 마치 무고한 예수님이 죄많은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처럼 유대인들의 무고한 피가 이 땅에 뿌려 지게 되었다. 폴란드의 한 리더는 그러므로 폴란드는 특히 유대인들을 위해 빚진자로 독일 이상의 보상과 회개의 숙제를 감당해야 한다고 간절히 호소했다.
랍비의 아픔
2013년 예루살렘을 방문했을 때, 이스라엘 랍비들 가운데 수장인Chief Rabbi(요나 미츠거)가 주 강사로 초청되었다. 유대인의 땅 예루살렘에서 유대교의 수장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믿는 기독교인들의 단체에 강사로 초청된 이례적인 일이 되었다. 그들도 우리가 기독교인 인 것을 알면서 기꺼이 초청에 응한 것이다. 함께 사역하는 Christians for Israel은 1979년 설립되어 영세한 유대인들을 지원하고, 유대인들이 귀환하는데 재정적인 도움을 주어 왔다. 정부기관들과도 가까운 관계 가운데 이스라엘에서 사역해 온 신뢰가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랍비는 훤칠한 키에 긴 수염을 기르고, 피부가 어린아이처럼 새하얀 밝은 모습이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심각하고, 권위적이고, 율법적인 차가운 인상이기보다 환히 웃는 자상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가진 친근한 선비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약 한 시간 가량 그의 강의가 지속되었다. 새로운 지식과 획기적인 내용을 알려 주기보다, 탈무드를 읽는 것처럼 많은 비유와 예화를 통해서 유대인의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었다. 랍비는 “우리는 흩어져 살던 사람들이, 아주 작은 땅에서 모여 살고 있습니다. 그 숫한 역사의 아픔은 이루다 말로 할 수 없습니다. 침략과 전쟁, 국가와 영토가 없는 민족으로 1800년 동안이나 떠돌이 인생을 살며, 늘 온 세상의 왕따처럼 살아야 했습니다. 홀로 코스트를 통해서 6백만명이나 되는 유대인들이 그저 유대인이란 이름으로 죽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지금 여기 살아가는 모든 유대인들의 가족들입니다. 우리의 아픔과 슬픔은 책이나 영화에서 보는 역사의 기록이 아니라, 내 아버지가 죽고, 다리가 잘리고, 실명하고, 어머니와 딸이 강간을 당한 현실의 이야기들입니다. 우방이라고 말하는 어느 국가도, 미국도 자국의 이익과 상반되면 등을 돌리고 맙니다. 우리와 함께 서있는 분은 오직 하나님 뿐 이십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 입니다. 우리가 아플 때 도와 준 손길, 고통을 겪고, 손가락질을 당하고 외로울 때, 우리는 우리와 함께 서있어 주는 분이 필요합니다. 지금도 조금만 땅 덩어리에, 7백여만명 밖에 되지 않는 유대인들을 향해서 32개 아랍국가의 수억의 사람들이 늘 테러와 핵 전쟁으로 이스라엘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랍비의 말은 진정한 아픔으로 들렸다. 역사를 통해 그렇게 많은 고난과 핍박과 죽음을 당하면서도 그는 오직 하나님 만이 그들과 함께 하셨다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였다. 그들에게 아직도 하나님을 바라는 믿음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역설처럼 들렸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님이 택한 백성이며, 또한 장자이므로 이러한 참담한 역사 가운데서도, 오직 하나님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숨가쁜 중동의 포화와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투쟁의 삶을 살고 있다.
그의 말을 들으니, 예수님이 마태복음 25장에서 양과 염소를 가르는 심판의 골짜기 비유가 생각이 난다. 내가 주릴 때에 너희가 먹을 것을 주었고 목마를 때에 마시게 하였고 나그네 되었을 때에 영접하였고(마 25:35, 개정) 헐 벗었을 때에 옷을 입혔고 병들었을 때에 돌보았고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25:36, 개정)”하며, 양의 무리를 향해, 내 형제 중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바로 내게 한 것이라고 말씀 하셨다. 예수님의 지극히 작은 형제에게 작은 정성을 베풀어 주고 그들과 함께 한 것이 바로 예수님께 한 것이라 칭찬 하신 것이다. 그 장면만 문자적으로 보면 유대인의 혈통으로 오신 예수님의 형제들은 바로 유대인들이다. 물론 이 말씀은 특히 말세에, 우리의 이웃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선행을 베풀라는 말씀이다. 유대인들을 향해 긍휼한 마음으로 다가 간다면, 주님께 양의 무리처럼 의롭다는 칭찬을 듣게 될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 우편의 자리에 더 더욱 안전하게 서게 될 것이다. 홀로코스트를 생각하면 어떻게 인류 역사 가운데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 납득할 수 없는 질문으로 우리의 뇌리에 남는다. 하지만, 성경이 말씀하는 것이 진리라면 이는 분명히, 끝없는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지금 이 시대에도 유대인의 고난과 핍박을 통해서, 하나님이 살아계시며 우리의 구원과 약속의 표징으로 우리에게 보여 주시는 것일 것이다.
6백만명의 유대인이 죽어간 홀로 코스트는 분명 이 시대의 가장 끔직한 살인극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 사건이 70년이 되었다. 한 암울한 시대가 지나고 또 새로운 시대가 다가 올 때, 하나님은 새 부대에 새 술이 부어지게 하시는 새 일을 행하셨다. 2015년을 기점으로, 영적 회복과 변화가 우리 모두에게 있게 되기를 기대해 본다.
정원일 목사 (Christians for Israel – National Director. Korea)
베다니 사역 본부 대표, 키비 호주 대표(문화 교류학 박사 과정 중)
0410-430-677, wijung@gmai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