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함석헌저작집 전30권
함석헌 / 한길사 / 2009.3.23
- 웅혼한 역사의 외침, 민족의 큰 사상가 함석헌을 읽는다
함석헌 선생 서거 20주기 및 탄생 108주년을 기념하여 새로운 편집으로 간행된 ‘함석헌저작집’ 반양장 세트. 1988년 전20권으로 간행된 ‘함석헌전집’에 더해 그 이후 새로 찾아낸 72편의 시와 수십 편의 강연, 편지, 에세이를 수록하여 총 30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민중과 씨알, 민중사관 및 고난사관, 비폭력 평화주의, 국가 (지상)주의 및 민족 (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세계주의 (globalism)로의 이행. 개혁과 혁명, 사회진화론, 종교적 가치관, 새 종교와 새 인류의 대망 (待望). 개인주의를 넘어선 전체주의 (holism), 상생론적 같이살기운동의 전개 등 모두 혁명적인 거대 담론들을 다룬다. 동서고금의 사상을 넘나들며 사람의 도리와 생명의 본질을 설파하는 선생의 말과 글은 오늘 우리들에게 삶의 비전이자 정신적 지표가 될 것이다.
○ 목차
- 들사람 얼
- 인간혁명
- 새 나라 꿈틀거림
- 민중이 정부를 다스려야 한다
-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 하나님의 발길에 채여서
-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1
-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2
- 오늘 다시 그리워지는 사람들
- 세계의 한길 위에서
- 평화운동을 일으키자
- 우리 민족의 이상
- 새 시대의 종교
- 펜들힐의 명상
- 한국 기독교는 무엇을 하려는가
-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
- 먼저 그 의를 구하라
- 영원의 뱃길
- 인생의 시
- 두려워 말고 외치라
- 진실을 찾는 벗들에게
- 수평선 너머
- 씨알의 옛글풀이
- 함석헌과의 대화
- 퀘이커 300년
- 예언자, 사람의 아들 예수, 날마다 한 생각
- 바가바드 기타
- 간디자서전
- 뜻으로 본 한국역사
○ 저자소개 : 함석헌 (咸錫憲, 1901 ~ 1989)
씨알 함석헌 (咸錫憲, 1901년 3월 13일 ~ 1989년 2월 4일)은 광복 이후 비폭력 인권 운동을 전개한 민권운동가이자 언론인, 재야운동가, 문필가 활약한 그의 본관은 강릉 (江陵)이며 호는 신천 (信天), 씨알, 바보새이다.
1919년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퇴학 당한 후, 사무원과 소학교 교사 등을 전전하다가 1928년부터 1938년까지 오산학교의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교육, 언론 활동 등에 종사하다가 해방 후, 1947년 월남하였다. 이후에는 성서 강해 등을 하다가 1956년부터는 장준하의 사상계에 참여하여 정치, 시사 등에 대한 평론 활동, 신앙 활동, 반독재 민주화 운동 등을 하였다.
1958년 ‘사상계’에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를 써서 당시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사상가이자 사회운동의 지도자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인물이다. 그는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나 동경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인 오산학교에서 역사와 수신을 가르치면서 동인지 ‘성서조선’에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연재하는 등의 저술활동을 펼쳤으며 1979년, 1985년 두차례에 걸쳐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그의 종교는 초기에는 일본 유학 중에 우치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아 무교회자였다가 중기에는 기독교였으나 후기에는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게 된다.
저서로는『뜻으로 본 한국역사』,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씨알의 옛글풀이』, 『수평선 너머(시집)』가 있고 옮긴책으로는 『바가바드 기타』, 『퀘이커 300년』, 『사람의 아들 예수』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웅혼한 역사의 외침, 민족의 큰 사상가 함석헌을 읽는다. 서거 20주기 및 탄생 108주년에 새로운 편집으로 간행된 ‘함석헌저작집’ 전30권 !
불안과 위기의 이 시대에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읽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양심을 다시 찾는 일입니다. 이념에 사로잡히고, 무지와 물욕에 빠져 있는 우리의 잠든 혼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동서고금의 사상을 넘나들며 사람의 도리와 생명의 본질을 설파하는 함석헌 선생의 말씀과 글은 오늘 우리들에게 삶의 비전이자 정신적 지표입니다. 선생의 저작은 상아탑 연구실이나 책상머리에서 쓴 것이 아니고 험난한 20세기 역사의 현장에서 몸소 체험하며 가슴에서 토해낸 ‘민족자서전’입니다. 정치와 언론, 교육과 종교의 혁명을 강조하며 다양한 삶 (생명)의 원리와 실천론이 아우러집니다. 함석헌은 역사와 사회가 십자가를 이루는 교차점에 늘 서서 사유하고 실천한 공인으로, 지공무사의 정신으로 평생을 살아간 선비입니다. 민중들과 더불어 그들의 아픔을 보듬고 그들의 무지를 사랑으로 깨우친 씨들의 스승이었습니다. 불안과 위기의 이 시대에 함석헌 선생의 글을 읽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양심을 다시 찾는 일입니다. 이념에 사로잡히고, 무지와 물욕에 빠져 있는 우리의 잠든 혼을 일깨우는 일입니다.
서거 20주기 및 탄생 108주년에 즈음하여 펴내는 ‘함석헌저작집’ (전30권)은 1988년 전20권으로 간행된 ‘함석헌전집’을 토대로 그 이후 새로 찾아낸 72편의 시와 수십 편의 강연, 편지, 에세이를 수록하여, 오늘의 독자 감각에 맞게 새로운 디자인으로 편집했습니다.
함석헌 선생은 말씀과 글에는 마치 악곡의 변주곡처럼 거듭 반복되는 몇 가지 일관된 주제가 있습니다. 민중과 씨알, 민중사관 및 고난사관, 비폭력 평화주의, 국가 (지상)주의 및 민족 (중심)주의를 넘어서는 세계주의 (globalism)로의 이행. 개혁과 혁명, 사회진화론, 종교적 가치관, 새 종교와 새 인류의 대망 (待望). 개인주의를 넘어선 전체주의 (holism), 상생론적 같이살기운동의 전개 등이 그것인데, 모두 혁명적인 거대 담론들입니다. 개인사와 민족사를 넘어선 인류 전체의 보편사 차원의 문제와 씨름하는 독창적 독자적인 담론들입니다. 이 주제들을 유의하면서 함석헌 선생의 말씀과 글을 읽는다면 우리는 큰 깨침을 얻게 될 것입니다.
○ 낱권 소개
1.들사람 얼
“끝없이 나감이 나요, 진리를 함이 나요, 삶이 곧 나다.”
함석헌저작집 제1권 『들사람 얼』은 철학.역사 관련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2.인간혁명
“혁명이란 숨을 새로 쉬는 일, 즉 종교적 체험을 다시 하는 일이다.”
함석헌저작집 제2권 『인간혁명』은 혁명.문명에 대한 에세이와 『씨알의 소리』에 실린 씨알사상 관련 글들을 모은 것이다
3.새 나라 꿈틀거림
“나라는 씨알의 나라요 세계는 씨알의 세계다.”
함석헌저작집 제3권 『새 나라 꿈틀거림』은 윤리, 교육, 근대화, 민중정신 등에 관련된 주제의 글을 모은 것이다.
4.민중이 정부를 다스려야 한다
“만물을 짓고, 만물을 유지하고, 뜻을 이루어가는 것은 힘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함석헌저작집 제4권 『민중이 정부를 다스려야 한다』는 3.1운동, 4.19혁명 등의 ‘비폭력운동’과 관련된 주제의 글을 모은 것이다.
5.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삽니다.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역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함석헌저작집 제5권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3.1운동, 4.19혁명 등의 ‘비폭력운동’과 관련된 글, 5.16 군사정권을 비판한 글을 모은 것이다.
6.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뜻은 맨 처음부터 있는 뜻이요, 삶은 나중 끝까지 있는 삶이다.”
함석헌저작집 제6권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는 저자가 겪어온 시대와 삶에 관한 사상적 회고록을 모은 것이다.
7.하나님의 발길에 채여서
“방법을 묻느냐. 믿음이 적은 자야, 사랑에는 방법이 없다.”
함석헌저작집 제7권 『하나님의 발길에 채여서』는 삶과 인생, 종교 등에 관한 성찰을 담은 짧은 에세이들을 모은 것이다. 특히 제4부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쓴 글들을 엮었다.
8, 9.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1.2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것은 말하는 씨알밖에 없습니다.”
함석헌저작집 제8, 9권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1.2』는 1971년 『씨?의 소리』 제3호부터 1980년 폐간되기까지 10년 동안에 걸쳐 매호마다 게재된 권두언을 모은 것이다. 이 가운데 제8권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1』은 1975년 9월호까지 수록했고, 제9권 『씨알에게 보내는 편지 1.2』는 1975년 10월호부터 수록했다.
10.오늘 다시 그리워지는 사람들
“위인이 민중을 만드는 것 아니요, 민중이 위인을 낳는다.”
함석헌저작집 제10권 『오늘 다시 그리워지는 사람들』은 함석헌이 한 시대를 살아오면서 사상적 영향을 받았거나 교유한 사람들에 대해 쓴 글들을 모은 것이다.
11.세계의 한길 위에서
“씨알 여러분, 바다 밖으로 희망을 가지고 나가십시오. 이제 세계는 한 나라입니다.”
함석헌저작집 제11권 『세계의 한길 위에서』는 함석헌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를 여행하며 쓴 편지 형식의 기행문을 모은 것이다.
12.평화운동을 일으키자
“씨알의 바탕은 평화요, 평화의 열매가 씨알이다”
함석헌저작집 제12권 『평화운동을 일으키자』는 평화운동과 민주화운동 등의 주제를 담은 강연문을 모은 것이다.
13.우리 민족의 이상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 살아 있는 내가 나라다.”
함석헌저작집 제13권 『우리 민족의 이상』은 함석헌이 우리 민족과 국가관, 역사, 민중운동 등을 주제로 다룬 강연과 에세이 등을 모은 것이다.
14.새 시대의 종교
“종교는 씨다. 썩어서 새싹이 나와 자라서 열매 맺어 퍼져나가야 한다.”
함석헌저작집 제14권 『새 시대의 종교』는 종교를 주제로 한 함석헌의 강연을 모은 것이다.
15.펜들힐의 명상
“우리 속에 빛이, 하나님의 씨가 살아 있기만 하면 세상을 밝힐 수 있습니다.”
함석헌저작집 제15권 『펜들힐의 명상』은 퀘이커 모임에서 한 강연과 종교.사회를 주제로 다룬 강연, 에세이를 모은 것이다.
16.한국기독교는 무엇을 하려는가
“우리는 하나님 동산의 농부다. 우리는 선의 씨를 가꾸기 위해 끝없이 돋아나는 미운 풀과 싸워야 한다.”
함석헌저작집 제16권 『한국기독교는 무엇을 하려는가』는 한국 기독교의 올바른 지향점과 바람직한 종교적 태도에 관해 쓴 글을 모은 것이다.
17.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
“인류역사는 정신을 향한, 정신에 의한 성장의 역사다.”
함석헌저작집 제17권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제1부는 1936년 5월부터 1938년 3월까지 『성서조선』(제88~110호)에 연재한 「성서적 입장에서 본 세계역사」를 실었고, 제2부는 역사.민족을 주제로 다룬 에세이를 모았다.
18.먼저 그 의를 구하라
“참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세상을 사랑하는 자는 그리스도를 사랑하는 자다.”
함석헌저작집 제18권 『먼저 그 의를 구하라』는 『성서조선』에 실린 글로서 신앙과 믿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글을 모은 것이다.
19.영원의 뱃길
“목적은 하늘에 있으나 일은 땅에 있다. 땅을 박차지 않고 날아오르는 새는 하나도 없다.”
함석헌저작집 제19권 『영원의 뱃길』은 『영단』(靈斷) 『성서연구』 등에 실린 글로서 『성경』을 중심으로 신앙과 믿음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긴 글을 모은 것이다.
20.인생의 시
“저는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며 밤낮으로 그 율법을 묵상하는 자로다.”
함석헌저작집 제20권 『인생의 시』는 「시편」과 「히브리서」 등 『성경』을 깊이 해석한 글과 믿음의 본질을 밝히는 글을 모은 것이다.
21.두려워 말고 외치라
“의인이 죽으면 그 씨는 반드시 전체 속에 다시 살아납니다.”
함석헌저작집 제21권 『두려워 말고 외치라』는「이사야서」와 「요한복음」을 풀이한 강연을 모은 것이다.
22.진실을 찾는 벗들에게
“인생은 붙잡는 것이요 믿음은 놓치지 않는 것이다.”
함석헌저작집 제22권 『진실을 찾는 벗들에게』는 함석헌이 지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모은 것이다. 제6부에 실린 편지들은 새로 입수하여 이번 저작집에 처음 싣는다.
23.수평선 너머
“육신은 밥을 먹고 살지만 혼은 시를 먹고 산다.”
함석헌저작집 제23권 『수평선 너머』는 함석헌 선생의 시를 모은 것으로, 전집 제6권 『수평선 너머』에 수록된 119편은 제1~6부와 제10부에, 새로 발굴되어 처음으로 발표되는 육필시 72편은 제7~9부에 실었다.
24.씨알의 옛글풀이
“씨알이 씨알 노릇을 잘 하기 위해서는 옛글을 고쳐 읽어야 합니다.”
함석헌저작집 제24권 『씨알의 옛글풀이』는 노자, 장자, 맹자 등 성현의 글을 풀이한 것이다.
25.함석헌과의 대화
“민주주의는 자라서 되는 것입니다. 싸워가는 동안 자라는 것입니다.”
함석헌저작집 제25권 『함석헌과의 대화』는 함석헌이 각계 명사들과 나눈 대담을 모은 것이다.
26.퀘이커 300년
“사람은 하나님과 같이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함석헌저작집 제26권 『퀘이커 300년』은 하워드 브린턴의 『Friends for 300 years』를 함석헌 선생이 번역한 것이다.
27.예언자.사람의 아들 예수.날마다 한 생각
“이상理想 없는 사람은 키 없는 배와 같다.”
함석헌저작집 제27권 『예언자.사람의 아들 예수.날마다 한 생각』은 칼릴 지브란과 마하트마 간디의 저작을 함석헌 선생이 번역한 것으로, 이 가운데 제3부 「날마다 한 생각」(진영상 공역)은 이번 저작집에 처음으로 싣는다.
28.바가바드 기타
“바탈의 고요 속에 두려움을 버리고, 금욕의 맹세에 굳게 서서 마음을 정복하고, 생각을 내게 맡기고, 정신을 통일하고 앉아 나만을 지상으로 전념하라.”
함석헌저작집 제28권 『바가바드 기타』는 1996년에 한길그레이트북스 제18권으로 출간된 함석헌 주석의 『바가바드 기타』에서 이거룡의 해제를 빼고 새로 편집한 것이다. 이 책은 절 번호가 붙은 원문 이외에, 원문의 용어를 해설한 주석, 원문을 해설하는 간디.라다크리슈난.마하리시 마헤슈 요기.함석헌 등의 주석, 원문과 관련되는 동.서양 고전의 인용이 부가되어 있는데, 이 모든 주석과 인용은 함석헌이 붙인 것임을 밝혀둔다.
29.간디 자서전
“진리를 찾아가는 자는 티끌보다도 겸손해져야 한다.”
함석헌저작집 제29권 『간디 자서전』은 마하트마 간디의 『An Autobiography: The story of My Experiments with Truth』를 함석헌 선생이 번역한 것으로, 단행본으로 출간된 『간디 자서전』을 근간으로 했다.
30.뜻으로 본 한국역사
“고난의 역사는 고난의 말로 써라.”
함석헌저작집 제30권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2003년에 출간된 『젊은이들을 위한 새 편집―뜻으로 본 한국역사』에 들어간 사진자료를 빼고 새로 편집한 것이다.
○ 언론소개
검열된 ‘함석헌의 외침’ 21년 만에 되찾다
.강연 등 빠진 글 보완…30권으로 새로 내
.독재정권·권력 나팔수 언론에 내린 일갈
.‘한민족 고난=인류해방 거름’ 가르침 등
.“기독교 틀 넘은 새 정신·사상적 아이콘”
“저 신문쟁이들을 몰아내라…. 그놈들 우리 울음 울어 달라고 내세웠더니 도리어 우리 입 틀어막고, 우리 눈에 독약 넣고, 우리 팔다리에 마취약 놓아버렸다. 그놈들 소리한댔자 사냥꾼의 개처럼 짖고, 행동한댔자 개의 꼬리 치듯이 할 뿐이다. 쫓아내라. 돌로 부수란 말 아니다. 해가 올라오면 도깨비는 도망가는 법이다. 우리가 울어야 한다. 우리가 울면 우리 소리에 깰 것이다. 힘도 우리 것이요 지혜도 우리 것이다. 그것은 참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일 열린 ‘함석헌 선생 탄신 108돌(서거 20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작가 박태순씨는 1970년 4월에 창간된 <씨알의 소리>에 실린 함석헌의 이 글을 하필 인용했다. “개처럼 짖고, 행동”하는 것들이 날뛰는 세상은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별로 바뀐 게 없지 않으냐고 묻고 있는 것 같다. 어디 신문뿐이랴.
한길사가 <함석헌 저작집> 30권을 새로 냈다. 1988년에 낸 20권짜리 <함석헌 전집>을 21년 만에 대폭 보완하고 편집과 디자인도 크게 바꿨다. 지난 5년간 공들여 새로 찾아낸 시 72편과 강연문 26편, 편지 39편, 에세이 11편, 동양고전풀이 17편, 인물론 9편, 대담 6편, 간디 명상집 번역물 등을 추가했다. “거의 70년에 걸쳐 쓴 글들을 다시 읽으면서 확인하고 고칠 것 고치고 주를 달았다. 예전의 수록글 중에서 검열 때문에 잘려나간 부분, 완전히 누락된 것들도 찾아 넣고 찾아보기 쉽게 색인도 만들었다. 그런 작업에만 1년이 걸렸다.” 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자국 근현대 사상가들의 재해석·재평가 작업을 꾸준히 벌이면서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고 있는 일본이나 중국이 부러웠다”며 “우리는 함 선생님 얘기를 하면서도 실은 제대로 읽지도 알지도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독교 틀에 함 선생님을 가둬선 절대 안 된다”며 특히 젊은 세대가 “이 시대의 새로운 정신적·사상적 아이콘” 함석헌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했다.
권력과 체제에 대한 날선 비판을 담았던 20권짜리 전집 발간은 군사독재 종식 이후 이른바 ‘87년 체제’의 본격 시작을 알리는 사건일 수 있었다. 20여년 뒤 권력이 다시 87년 체제 이전으로의 회귀를 노골화한 시절에 이뤄지는 30권짜리 저작집 발간은 참으로 공교롭다. 박태순씨도 그걸 의식했으리라.
<씨알의 소리> 창간 2년 뒤 ‘유신헌법’이 선포되고 그 잡지는 폐간과 복간을 오갔으며 주인의 운명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에도 ‘미네르바’와 ‘촛불’ 들이 숱하게 잡혀갔다.
그 몇년 전인 1968년 <사상계> 5월호에서 함석헌은 “5·16은 혁명이 아닙니다. 절대 아닙니다” 하고 외친다. 그는 5·16 쿠데타를 한마디로 “강간”이라고 했다. 1958년에 쓴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는 그 뒤 광대무변으로 발전해가는 함석헌 사상의 동력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글이다. 그 글에서 그는 “6·25의 직접적인 원인은 (미국·소련이) 38선을 그어놓은 데 있다”며 “우리는 고래싸움에 등이 터진 새우”라고 단정한다. 그러면 왜 분단당했나? 그것은 우리가 일본 식민지배를 당했기 때문이고 또 그것은 우리가 “꼬부린 새우”, 곧 약소민족이었기 때문이다. 왜 약소민족이 됐나? 씨알이 힘있게 자라지 못했기 때문이다. 왜? 그것은 나라 바깥 이리·호랑이들한테 꼬리치며 퍼주기를 일삼으면서 제 나라 백성을 “사정없이 악착스럽고 더럽게 짜먹었”던 양반 등 사대주의 “정치업자놈들” 때문이었다. “잘못은 애당초 전주 이씨(이성계)에서 시작됐고”,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부식, 그리고 나당연합과 고구려 멸망까지 간다.
“나는 6, 7년 이래 중학생에게 역사를 가르치는 기회를 가졌으므로 어떻게 하면 그 젊은 가슴 안에 광영 있는 역사를 파악시킬가고 노력하여 보았다. 그러나 무용이었다. … 드디어 나는 자기기만을 하지 않고는 유행식 ‘영휘 있는 조국의 역사’를 가르칠 수 없음을 깨달았다. … 이 참담한 사실 이것을 희망과 자부심에 작약하는 젊은 혼들에게 말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인가 생각할 때 ‘나는 왜 역사교사가 되었던고’ 하고 탄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제시대인 1934년 <성서조선>에 실린 이 글은 그의 고뇌의 원형을 보여준다. 민족혼을 고취시킬 ‘영광의 역사’를 가르치기엔 조선역사는 너무 보잘것없고 고통스러웠다. 나중에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로, 그리고 다시 <뜻으로 본 한국역사>로 거듭나는 그의 대표저서를 특징짓는 ‘고난의 역사’관은 거기서 출발했다. 강자가 아니라 약자의 고난, 특히 영광 없는 한민족의 고난이야말로 진정한 해방, 전 인류적 거듭남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의미심장한 ‘뜻’을 읽어낸 함석헌의 놀라운 사고전환은 참담한 고뇌의 소산이었다. 고난에는 분명히 의미가 있고 따지고 보면 세계역사가 모두 고난의 역사였다. 김경재 한신대 교수는 토머스 베리의 지질학적 개념을 빌려 지금까지 6500만년 간 이어지고 있는 신생대 대신 세계가 하나로 되는 인간과 자연 합일의 새 역사시대인 생태대(Ecozoic era)로의 인류진화 개념으로 함석헌 사상의 확장을 설명한다. 다윈과 베르그송, 샤르댕, 웰스 등의 영향을 받아 민족주의·국가주의를 넘어 진화론을 받아들이고 세계주의, 생태주의로 사유영역을 끝없이 밀고 간 함석헌 사상의 출발점은 비참한 민족현실이었다.
분단이 상징하는 그 비참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함석헌 입장에서 본 한국현대사’를 볼 수 없게 된 건 유감스럽지만, 저작집 30권은 함석헌 사상이 그가 타계할 때까지 어떻게 태동하고 변해갔는지, 그 다이너미즘을 날것 그대로, 훨씬 더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_ 한승동 (한겨레)
- 민주화 ‘실천적 대부’…민중신학, 국제적 주목받아
한국 민주화운동의 사상적·실천적 대부 구실을 한 함석헌(1901~1989)은 한때 중남미 해방신학과 더불어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 민중신학의 탄생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노장사상에 정통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저작집에도 포함돼 있는 <바가바드 기타>나 <간디 자서전>에서 보듯 인도철학에도 조예가 깊었다. 일본 무교회주의 사상가 우치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은 그의 기독교는 이런 풍부한 동양 전통사상의 바탕 위에서 자연-인간 합일의 초종파적 변혁의 담지자 ‘씨알’사상으로 발전했다.
평북 용천군에서 태어난 그의 인생 지침을 돌려 놓은 것은 평양고등보통학교를 다니던 1919년 3·1운동에 적극 가담한 일이었다. 그 일로 학교를 나온 그는 2년 뒤 정주 오산학교에 들어가 평생스승이 되는 유영모와 이승훈을 만난다. 1924년 도쿄고등사범학교에 들어가 우치무라 간조의 성서연구회에 참여했고 졸업 뒤 오산학교 교사가 됐다. 1928년부터 38년까지 10년간의 오산학교 역사교사로 여러 과목을 가르쳤던 함석헌이 사상가로서 몸을 일으킨 것은 위험을 무릅쓰고 학생들에게 조선역사를 가르치면서 1934년 무렵 김교신이 주도하던 기독교 소모임에서 그것을 설파하고 잡지 <성서조선>에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연재하면서부터다. 계속된 핍박 속에 그는 결국 일본식 성명 강요(창씨개명)와 일본어 수업을 거부하며 오산학교를 그만뒀고 1940년 평양 대동경찰서에 1년간 갇혀 있었으며, 그 2년 뒤에도 <성서조선> 사건으로 다시 1년을 미결수로 복역했다.
광복 직후 용암포 자치위원장과 용산군 자치위원장을 맡았으며, 1945년 9월에는 평안북도 자치위원회 문교부장이 됐다. 그해 11월 공산당 쪽 발포로 많은 학생들이 숨진 신의주학생사건이 일어났다. 좌익 학생들한테서 폭행을 당하기도 했던 그가 사상자들을 돌보자 소련군 사령부와 조선인 수하들이 그를 사건 책임자로 지목해 50일 동안 구금했다. 다음해 12월 다시 같은 일로 붙잡혀 가 1개월간 옥고를 치르고 석방된 그에게 공산당이 스파이 노릇을 시키며 미행까지 하자 위협을 느낀 그는 결국 월남을 결행한다. 전쟁이 나자 부산으로 피란을 간 그가 상경한 것은 1953년. 1956년부터 장준하가 발행하던 <사상계>에 집필활동을 하면서 함석헌은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더불어 한국 민주화를 향한 그의 고난에 찬 대장정이 본격화한다.
1958년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로 20일간 구금당했고, 1965년엔 한-일 국교정상화회담 반대투쟁에 앞장섰다. 1970년 잡지 <씨알의 소리>를 창간해 대정부 비판 수위를 한층 더 높였으며, 전태일 분신사건이 한국 현대사의 기념비적 사건으로 기억되는 데도 그의 구실이 컸다. 1971년 민주수호국민협의회 등을 조직해 영구집권을 꾀한 박정희 정권의 삼선개헌 저지운동에 나섰다. ‘유신헌법’ 공포 2년 뒤인 1974년엔 윤보선·김대중씨 등과 민주회복국민회의를 만들어 대표위원이 됐다. 1976년엔 ‘3·1 민주구국선언’에 참여했다가 징역 5년에 자격정지 5년형을 받았다. 1979년 11월 명동 와이더블유시에이(YWCA) 위장결혼사건으로 계엄사에 끌려가 구금당한 뒤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나 형 확정과 함께 형 면제처분을 받았다. 그해와 1985년 두 차례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됐다. 1980년 광주항쟁도 그를 비켜가지 않았다. 가택연금을 당했고 그때 <씨알의 소리>가 두 번째 강제폐간당했다. _ 한승동
○ 함석헌 (咸錫憲, 1901 ~ 1989)
씨알 함석헌 (咸錫憲, 1901년 3월 13일 ~ 1989년 2월 4일)은 광복 이후 비폭력 인권 운동을 전개한 민권운동가이자 언론인, 재야운동가, 문필가 활약한 그의 본관은 강릉 (江陵)이며 호는 신천 (信天), 씨알, 바보새이다.
1919년 3.1 운동에 참여했다가 퇴학 당한 후, 사무원과 소학교 교사 등을 전전하다가 1928년부터 1938년까지 오산학교의 교사를 역임했다. 이후 교육, 언론 활동 등에 종사하다가 해방 후, 1947년 월남하였다. 이후에는 성서 강해 등을 하다가 1956년부터는 장준하의 사상계에 참여하여 정치, 시사 등에 대한 평론 활동, 신앙 활동, 반독재 민주화 운동 등을 하였다.
1958년 ‘사상계’에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를 써서 당시 사회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켜 사상가이자 사회운동의 지도자로 널리 알려지게 된 인물이다. 그는 평안북도 용천에서 태어나 동경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모교인 오산학교에서 역사와 수신을 가르치면서 동인지 ‘성서조선’에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를 연재하는 등의 저술활동을 펼쳤으며 1979년, 1985년 두차례에 걸쳐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었다.
그의 종교는 초기에는 일본 유학 중에 우치무라 간조의 영향을 받아 무교회자였다가 중기에는 기독교였으나 후기에는 특정 종교에 속하지 않게 된다.
저서로는『뜻으로 본 한국역사』,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 『씨알의 옛글풀이』, 『수평선 너머(시집)』가 있고 옮긴책으로는 『바가바드 기타』, 『퀘이커 300년』, 『사람의 아들 예수』등이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