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괴테와의 대화 1 • 2
원제: Conversations with Goethe
요한 페터 에커만 / 민음사 / 2008.5.2
- 젊은 문학도 에커만이 인생, 예술, 학문 그리고 사랑에 대해 괴테와 나눈 대화
에커만이 괴테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10년간 약 1000번의 만남을 가지며 그와 나눈 대화를 꼼꼼하게 기록, 정리한 것이다. 에커만에게 멘토와도 같았던 괴테가 젊은 이들에게 전하는 주옥같은 메시지들이 들어있다.

괴테가 가족이나 친구들, 예술가, 학자, 외국인들과 나눈 대화 등도 일기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다. 그와 직접 대화를 나눈 인물들은 나폴레옹, 헤겔, 실러, 베토벤 등 그 시대를 대표하는 거물들이었다. 시인이기도 했던 에커만은 이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하여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책은 당대의 문학과 예술, 성서 해석과 종교 문제는 물론 정치세계사의 흐름도 담고 있다. 또한 지식인의 역할 및 세계 문학의 대가들에 대한 괴테의 독창적 해석과 삶의 지혜를 담은 잠언이 가득하다. 한마디로 이 책은 괴테의 삶과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에커만은 괴테의 말을 단순하면서도 생동감 넘치게 전하고 있다. 괴테의 며느리인 오틸리에가 “마치 시아버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로 현장성과 구체성을 확보한 묘사를 선보인다. 또한 괴테의 전 작품까지 빠짐없이 언급, 인용해 괴테의 다른 문학 작품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괴테에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 주었다.

○ 목차
- 1권
머리말
1부
들어가는 말
1823년
1824년
1825년
1826년
1827년
2부
1828년
1829년
1830년
1831~1832년
- 2권
3부
머리말
1822년
1823년
1824년
1825년
1826년
1827년
1828년
1830~1832년
작품 해설
작가 연보
○ 저자소개 : 요한 페터 에커만 (Johann Peter Eckermann, 1792 ~ 1854)
만년의 괴테 조수이자 절친한 동료로 기억되고 있는 에커만 (Johann Peter Eckermann, 1792년 9월 21일 ~ 1854년 12월 3일)은 1792년 독일 빈젠에서 태어났다.

나폴레옹에 대항하는 북부 독일 해방전쟁에 참가했으며, 하노버에서 육군성 서기로 지내다가 괴팅겐에서 법학 공부를 했지만 문학과 역사에 더 흥미를 느껴 1821년 시집을 출판하기도 했다.
괴테에게 흠뻑 빠진 그는 괴테에 관한 평론을 그에게 보내 마침내 바이마르로 초대를 받자, 법학 공부를 포기하고 무보수로 괴테의 문학 조수가 되었다.
1823년부터 1832년까지 10여 년 동안 에커만은 1천 회 가량 괴테의 집을 방문하였고, 그 가운데 1/4 정도에 해당하는 날에 나눈 대화를 괴테의 허락을 받아 글로 기록하였다.
에커만은 인생과 예술과 학문을 주제로 괴테와 대화를 나누며 정신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성숙했으며, 이를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에커만에게 있어 괴테는 지적 동반자이자 절대자였던 것이다.
그는 괴테가 세상을 뜰때까지 괴테의 원고를 정리하고, 대화를 나누고, 괴테의 원고를 토대로 책을 펴냈다. <예술과 고대>라는 잡지의 편집을 맡았고, 괴테 사후에는 그의 유언집행인이 되어 유작을 관리하고 <유고 전집>을 펴냈다.
- 역자: 장희창
정석조의 아들. 동의대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독일 고전문학 연구와 번역에 종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장희창의 고전 다시 읽기』, 『고전잡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괴테의 『파우스트』, 『색채론』, 귄터 그라스의 『양철북』, 『게걸음으로』, 『양파 껍질을 벗기며』, 『암실 이야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괴테가 아주 명랑하게 말을 이었다. ’75세가 되면 이따금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네. 하지만 죽음을 생각하면 더없이 편안해진다네. 왜냐하면 우리들의 정신은 결코 파괴되지 않는 존재이며, 영원에서 영원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활동이라고 굳게 확신하기 때문이야. 그것은 지상에 있는 우리들의 눈에는 가라앉는 것처러 보이지만 사실은 결코 가라앉지 않고 언제나 계속 빛나고 있는 태양과 같은 것이네.’ – 1권 본문 159쪽에서

칸트가 말할 나위 없이 우리에게 유익한 점은 그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경계를 확인하고는 해결 불가능한 문제들을 그대로 내버려두었다는 데에 있네. 영혼불멸에 대해 철학적 사변이라면 해보지 않은 것이 없건만, 도대체 얼마만큼 진보했단 말인가! 나는 우리들 존재의 영속성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네. 왜냐하면 자연이란 엔텔레히 없이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니 말이야. 그러나 우리들 모두가 똑 같은 방식으로 불사라는 것은 아니네. 자기 자신이 미래에 하나의 위대한 엔텔레히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현재도 또한 엔텔레히여야만 하네. – 1권 본문 532쪽에서
프랑크푸르트와 카셀에서 잠시 체류한 뒤 나는 10월 말에야 노르트하임에 도착하여 그곳에 머물렀고, 그동안에 주변의 모든 상황은 내가 바이마르로 돌아오길 바라는 쪽으로 진행되었다.
괴테는 대화록을 빠른 시일 내에 발간하려는 나의 생각을 승인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순수한 문학적 이력을 성공적으로 개시하려던 나의 구상은 더 이상 생각할 수가 없게 되었다. – 1권 본문 623쪽에서
자네에게 전에도 자주 말했었지. 어떤 젊은 가수가 더이상 바랄 수 없을 정도로 탁월한 목소리를 타고났다 하더라도, 그의 목소리 가운데 일부 음들은 보다 덜 강하거나 덜 순수하거나 덜 풍부할 수도 있다고 말일세. 그런 경우 그 가수가 바로 그러한 음들을 특별히 연습해야만 하는 건 당연하겠지. 그래야만 그 음이 다른 음들과 같은 수준이 될 테니까 말이야.
나는 프렐러가 앞으로 진지한 것과 웅대한 것 그리고 아마도 격렬한 것까지도 아주 잘 그려내리라고 확신하네. 하지만 그가 명랑한 것과 우아한 것, 그리고 사랑스러운 것까지도 잘 그려낼지는 알 수가 없네. 그리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나는 그에게 특히 클로드 로랭을 잘 연구하라고 신신당부를 했던 거네. – 2권 본문 119쪽에서
우리는 다시 바깥으로 나갔다. 괴테는 나르 서쪽 방향으로 나 있는 숲 속의 오솔길로 데려갔다.
‘자네에게 저 너도밤나무를 보여주겠네.’ 하고 그가 말했다. ‘우리가 오십 년 전에 이름을 새겨놓은 걸 말이야. 하지만 모든 게 변했군. 숲이 너무나 무성해졌어! 바로 저 나무 같은데! 보게나 아직도 튼튼하게 자라고 있지 않나. 우리 이름도 아직 희미하게 보이는군. 하지만 나뭇결이 울퉁불퉁하게 제멋대로 자라서 글자는 거의 알아볼 수가 없게 되었군. 당시에는 이 너도밤나무가 탁 트이고 건조한 마당에 자라고 있었네. 아주 햇살이 잘 들고 분위기가 좋았기 때문에 우리는 여름날 여기에서 즉흥적으로 익살극을 공연하기도 했었지. 그런데 지금은 축축하고 음침하군. 그때는 나지막했던 관목들이 그동안에 그늘을 드리우는 나무들로 성장해서, 우리 젊은 시절의 당당했던 너도밤나무는 이제 수풀에서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되었네.’ – 2권 본문 195쪽에서
○ 출판사 서평
요한 페터 에커만의 산문『괴테와의 대화』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76, 177번)으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젊은 문학도 에커만이 괴테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10년간 약 1000번의 만남을 가지면서 그와 나눈 대화를 꼼꼼하게 기록하여 정리한 것이다. 당대의 문학과 예술, 성서 해석과 종교 문제, 정치세계사의 흐름에 대한 지식인의 역할 및 세계 문학의 대가들에 대한 괴테의 독창적 해석, 그리고 삶의 지혜를 담은 잠언으로 가득한 이 작품에는 괴테의 삶과 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1836년에 1부와 2부, 그리고 1848년에 3부가 출판된 이후 1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 책은 괴테 연구의 필독서로 평가받으며 괴테에 관한 책 가운데 가장 많이 읽히고 있다.
- 한 가난한 문학청년이 대문호 괴테를 만나 영혼의 성장을 이루다

만년에 접어든 괴테의 조력자이자 동료였던 에커만은 1823년 「시학 논고」라는 원고를 괴테에게 보냈고 관심을 느낀 괴테가 초청하자 바이마르를 방문한다. 그의 자질을 알아본 괴테는 자신의 전집 발간을 위해 에커만을 바이마르에 묶어 두었다. 1823년부터 1832년까지 에커만은 대략 1000번 가량 괴테와 만난다. 그리고 그때마다 대화를 기록해 두었다가 괴테 사후에 정리하여 출간하는데, 이것이 니체가 “현존하는 독일 최고의 책”이라고 평한 『괴테와의 대화』이다.
가난한 문학청년에 불과했던 에커만은 괴테와의 만남을 통해 정신적, 사회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독일을 넘어 이미 세계적인 대문호로서 우뚝 서 있던 노년의 괴테는 젊은 에커만에게 삶의 본질과 세상을 보는 안목을 키워 주는 수많은 교훈을 남겼다. 가령 ‘파괴하는 인간이 아니라 건설하는 인간이 되어라’, ‘최고를 만나면 사물을 보는 눈이 달라진다’, ‘부정하는 것은 무익하며 바른 일을 하라’ ‘한 분야에서 유능해져라’, ‘적대자들에 대해 초연하라’, ‘결국은 사랑하는 사람에게서만 배우게 된다’ 등 오늘날까지도 유익한 잠언과 같은 글들이 이 책 곳곳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괴테만 일방적으로 에커만에게 영향을 준 것은 아니었다. 괴테의 조수로서 에커만은 괴테의 원고와 일기, 편지 등을 정리하여 괴테 전집을 편집하였으며 특히 괴테가 『파우스트』 2부, 『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시대』, 『시와 진실』을 마무리 지을 때 에커만과 함께 원고를 읽으면서 수정하여 완성한 것을 알 수 있다.
- 생생한 육성으로 듣는 괴테의 명언들
괴테의 명언 중 몇 가지를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현명한 자는 모든 산만한 요구를 거부하면서 하나의 분야에 자신을 제한하고 그 하나 속에서 유능해진다네.”
“생각한다는 일이 이렇게 어렵지만 않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말하지만 불행하게도 모든 생각은 생각 그 자체에게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아. 다만 천성적으로 정직하다는 것이 중요하네. 그래야만 훌륭한 착상들이 마치 신의 아들들이라도 되는 것처럼 언제나 우리들 앞에 나타나서, ‘우리 여기 있네!’ 하고 소리쳐 부를 걸세.”
“가장 분별 있는 행동은 언제나 스스로 지니고 태어난 일, 자기가 배워서 익힌 일에 힘쓰는 것이며, 다른 사람이 그들의 직분을 다하는 걸 방해하지 않는 것이네. 구두장이는 언제나 자기의 구두골 앞에, 농부는 쟁기 뒤에 있으면 되고, 군주는 나라를 통치하는 법을 알면 되는 것이겠지. 왜냐하면 정치라는 것도 배워야만 하는 직업의 하나이며,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가 주제넘게 개입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네.”
이렇듯 에커만이 괴테의 말을 전하는 서술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생동감에 넘치며 다채롭다. 대부분이 괴테의 말을 그대로 전하며, 괴테의 문체를 따르고 있기 때문에 괴테의 어조가 생생하게 살아 있다. 그래서 괴테의 며느리인 오틸리에는 “마치 시아버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처럼 현장성과 구체성을 확보한 묘사는 이 작품의 장점 가운데 하나이다. 바이마르 지역의 풍광에 대한 기록도 세밀하여 마치 우리 자신이 바이마르 시내를 거닐고 괴테의 집을 드나드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한 괴테의 전 작품까지 빠짐없이 언급, 인용되고 있는 이 책은 괴테의 다른 문학 작품과는 또 다른 차원에서 괴테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괴테에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 문학, 철학, 법학, 자연과학 등 다방면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이상적 인간 괴테

작품의 전체 구성은 괴테와 에커만 사이의 대화 내용이 주를 이룬다. 그 밖에 괴테가 가족이나 친구들, 예술가와 학자, 멀리서 그를 찾아온 외국인들과 나눈 대화 등이 일기 형식으로 수록되어 있다. 그와 직접 대화를 나눈 인물들은 나폴레옹, 헤겔, 실러, 베토벤 등 그 시대를 대표하는 거물들이었다. 시인이기도 했던 에커만은 이 방대한 자료를 치밀하게 재구성하여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
그리스 로마의 고전에 대한 해설에서부터 프랑스의 고전 비극, 몰리에르의 희극 작품, 셰익스피어 문학, 영국의 바이런과 월터 스콧, 이탈리아 문학, 세르비아 문학, 페르시아 문학과 중국 문학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역에 걸쳐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는 괴테의 육성은 우리로 하여금 세계 문학의 풍성한 흐름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또한 바이마르 궁정에서 정치에 관여했던 경험에서 우러나온 정치인으로서의 고민, 바이마르 극장을 지휘하면서 얻은 체험으로 정리했던 연극술에 대한 세세한 토로, 프랑스 혁명으로 혼돈에 빠진 유럽의 정세 한가운데서 직면해야 했던 진보와 보수의 갈림길에서의 고뇌, 정치 상황에 절망하고 자연 연구에 몰두해야 했던 정황 등, 인간 괴테가 겪어야 했던 총체적인 상황들이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또한 ‘자유에 대하여’, ‘건강과 생산성’, ‘제도에서 오는 속물’, ‘투쟁 끝에 자라나는 아름다움’, ‘인류의 진보’, ‘성서 이야기’, ‘고전적인 것과 낭만적인 것’, ‘파우스트에 대하여’, ‘베르테르의 슬픔에 대하여’, ‘헤겔 철학에 대하여’, ‘종교와 철학’, ‘독창성이란 무엇인가?’, ‘세계 문학의 이념’, ‘작가는 순교자’ 등 이 책의 소주제들은 실로 진선미를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광대한 영역에 걸쳐 있다. 그런 점에서 에커만은 이 책이 ‘일종의 교과서이자 괴테 사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방대한 분량으로 기록된 『괴테와의 대화』는 생성의 상상력으로 가득한 문학의 보고다. 괴테는 세계가 끊임없는 생성의 흐름 속에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대자연의 순환 체계 속에서 물질의 도전에 맞서고 물질을 제어함으로써 정신이 제몫을 다하는 것이 자연과의 소통이라는 괴테의 사상은, 자연과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지배하고 소유하려는 반역의 역사였던 근대 이후의 역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요컨대 괴테가 말하는 인간 정신의 교양을 이루어 나가는 과정, 세계의 변화에 대한 믿음은 결국 물질에 대한 정신의 지배를 확인해 나가는 기나긴 여정이었다.
괴테는 다방면에 탁월한 업적을 남긴 전인적인 인간이었으나 그를 더욱 위대하게 만든 것은 이렇듯 자연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인간애 때문이었다. 희망의 원리를 설파하는 진정한 대가의 목소리를 담은 이 책은 괴테를 사랑하는 독자들의 필독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