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24-1)
앞으로 여러 회에 나누어 연재될 이 글은 ‘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가는 유학과 해외체험’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일부 업데이트하고 전재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 편집자 주
제4장 주거와 문화체험
한국 유학생의 인기는 최하위
이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발언이지만, 여기 호주 사람들이 하는 말과 교포들이 들은 애기를 종합해 볼 때 사실이다. 호주 사람들 가운데 한국 유학생들의 인기는 여러 나라 가운데 꼴찌이다. 홈스테이 전문 기관의 매니저는 지난 20년 동안 한국 학생을 1,000명 넘게 홈스테이 가정에 보냈는데, 회원 가정의 60%가 한국 학생은 더 안 받겠다고 한다고 분명하게 말했다. 특히 그는 처음 홈스테이를 하는 가정에는 한국 학생을 절대 안 보낸다고 말한다. 시드니의 명문 사립학교인 클랜브륵고등학교에서 20여 년 넘게 교사 생활을 하다가 은퇴한 교민 이경재 씨는 지금도 한인 유학생 지도와 관련, 그 학교의 자문 요청을 받는다. 그에 따르면 외국 학생을 받고 있는 고등학교 교장들 사이에 한국학생들이 큰 골치 거리로 받아지고 있다.
구현모씨의 관찰도 재미있다. 한국과 홍콩 학생들이 유독이 홈스테이를 하면서 문제가 많다. 일본, 태국, 유럽 학생들은 대개 잘 적응한다. 왜 그럴까? 요즘 해외에 나오는 한국의 젊은이들을 보면 외모와 자유분방한 태도 면에서는 현지 외국인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그러나 법과 규칙 준수 등 책임감에 있어서는 아직 멀었다는 게 필자가 갖는 결론이다. 영미사회에는 마약, 공공기물 파괴, 기타 범죄로 법정을 잘 드나드는 일탈 청소년들이 적지 않으나 중산층 이상 가정 자녀들의 책임감과 규율 준수는 철저하다.
예의를 남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도록 하는 배려라고 정의한다면 이들이 우리 젊은이들보다 앞서 있다. 이게 우리와 그들 가정의 자녀들 간 큰 차이라고 생각되는데, 그저 문화의 차이라고 해야 할지 교육의 차이라고 해야 할지 분명하지 않다.
여기 홈스테이 주인들이 한국 유학생들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추측 설명을 들어 보면 대부분 한국에서 잘 듣던 얘기지만 귀담아 들을만하다. 갑자기 부자가 된 부모들이 아이들을 과잉보호하고 방임하여 키워서 [버렸다/spoiled]는 것이다. 또 남학생들은 남존여비의 한국의 문화 속에서 자라, 홈스테이 여주인을 함부로 대한다는 것이다. 클라크 교장의 평도 같다. 한국남학생들은 동료 여학생들이 의당 그들을 위해 잔심부름을 해 주기를 바라며 실제로 강요하는 경향이 있다. 또 남학생들은 한국인 남자 어른이 무엇을 시키면 잘 따르지만, 여자 어른의 지시는 묵살하는 경향이 있다.
홈스테이도 아직까지 ‘쎌러스 마켓’
홈스테이는 해외에서 한국인 유학생들이 겪거나 일으키는 그 많은 문제들 가운데 일부분이다. 자비유학의 문이 열려 한국인 유학생들이 대거 해외로 나가기 시작한지가 이미 15년이 넘은 오늘, 문제들이 그대로인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국내와 국외 어느 곳에도 유학생들을 대변하여, 현지 학교나 학교를 감독하는 책임을 갖는 정부쪽과 협의하는 일이 없고 그런 메카니즘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영미국가의 정부, 단체, 개인 모두 우리보다 합리적인 편이다. 복지부동은 우리보다 덜한 것 같다. 그러나 아무도 말을 안 한다면 그들도 안일해질 수밖에 없다.
이미 말한 대로 영어연수생들을 대신하여 상대 쪽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현지의 단체 하나는 유학원협의회이다. 그런데 협의회들이 그런 일을 할 것 같지 않다. 한국과 현지에 난립된 영세한 한인경영 유학원들은 살아남는데 급급하다. 상대국 정부나 학교와 협의를 하자면 문제와 이슈를 잘 정리한 영문 문서를 만들어 이론을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 취약한 협의회가 그런 일을 하기가 어렵다.
그러니 현지 학교나 정부, 그리고 일반은 과연 무엇이 학생들의 애로인지 알 리가 없으며, 자기들만의 방법에 익숙해져 있고 자기들의 잣대로만 학생들을 재는 습성에 굳어지고 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도 유학은 아직도 완전히 ‘쎌러스 마켓’이다.
많은 홈스테이 가정들이 학생들은 방 청소, 빨래 기계 돌리기, 식사 후 그릇 씻기 등 간단한 집안일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그렇게 해주기를 바란다. 영미 가정 자녀들은 보통 이런 일을 한다. 그러나 요즘 한국에서 자라는 젊은 세대들은 이런 일에 익숙해 있지 않으며, 돈을 내고 사는 하숙생이라면 말할 것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항에 대하여도 홈스테이 사전 합의서에 자세히 명시하도록 한다면 가정과 학생간 기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홈스테이제도의 개선을 위한 협의 대상이 될 수 있는 한 가지 사례다.
둘째로 유학생들이 홈스테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해외생활에서 현지인과 일으키는 마찰의 책임은 상당 부분 유학생 쪽의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아니면 적응하려는 열의 부족에도 있을 것이므로, 해외로 나오는 유학생들을 사전 교육시키고 대비시키는 프로그램이 있어야겠지만 그런 게 한국에 없다. 해외로 나오는 그 많은 조기유학생은 말할 것 없고 성인 유학생도 거의 전부가 이에 대한 아무런 지식이나 준비가 없이 쏟아져 들어오는 것을 보게 된다.<다음호에 계속>
김삼오 박사(커뮤니케이션학 박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