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삼오 박사의 또박또박 준비하고 가는 유학과 해외체험(33-1)
앞으로 여러 회에 나뉘어 나가는 이 연재는 옆 이름의 책(도서출판 엠-에드, 2006)에서 저자의 양해를 얻어 발췌한 것입니다. 저자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편집자 주
제6장 해외유학 공부 – 박사 따기 그렇게 어려운가?
1. 석사와 박사
이 장은 앞의 공부방법에 포함시켜도 된다. 따로 쓰기로한 것은 길이와 중요성을 고려해서다. 한 분야의 최고 학자나 전문인이 되고자 하는 유학생의 궁극적 목표는 박사학위이다. 그리고 쉽게 도전 못하는 목표가 바로 이것이다. 대개 비용, 시간, 노력 면에서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고, 그렇게 하고도 실패할 확률이 크다. 알려지지 않을 뿐 그런 사례가 많다.
그 실패는 실력이 안 돼 그렇게 된 것도 아니다. 많은 경우 박사과정이 어떤 것인지, 최종 작품으로서 어떤 논문을 쓰면 되는가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어 그렇게 된다. 한국의 교육 상황에서 학사, 석사를 잘 마쳤어도 해외 박사과정의 상황에 어두워 초기 우왕좌왕하는 것이 보통이다.
박사 유학이라면 한국에 아이비리그를 꿈꾸게 하는 환상적인 책은 많으나 어떻게 하면 이 과정을 잘 마칠 수 있는가를 알려주는 유는 드물다. 여러 학교를 다니고 사회경험을 하고 난 후에 만학으로 박사과정을 시작한 필자도 막막했다.
여러 교수들을 찾아가보고 남의 논문을 많이 읽어 보고야 감이 잡혔다. 더욱 정치학과 언론학 분야에서 주로 [기술적/descriptive]인 방법으로만 공부를 해온 필자는, 실증적 및 계량적이지 않은 연구는 박사논문감이 안 되는 것 같은 편견을 가진 지도교수를 만나 처음 헷갈렸었다. 그때 이 교수와 계속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큰 고민이었다.
선택이 없어 계속하기는 했으나 새로 통계학과 방법론 등을 혼자서 공부하느라 결과적으로 예정했던 것 보다 훨씬 길게 걸리고 고생을 했다. 서둘지 말고 기존의 지식과 가진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학과와 교수를 면밀히 조사. 검토한 후 선택을 하고 왔더라면 사정은 달라졌을 것이라는 생각을 지금도 한다.
하지만 그러는 과정에서 박사 공부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남다른 혜안을 갖게 됐다는 자위도 한다. 필자는 영미지역 여러 대학에서 박사 공부를 하는 유학생들 가운데 불필요하게 고생을 하든가, 심지어 오랜 고생 끝에 실패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뭔가 잘못됐구나 하는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될 때가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위한 경험을 토대로 현실감 있게 안내하는 책이 드물다고 보는데, 이 장이 그런 역할을 일부만이라고 할 수 있기 바라며 좀 자세히 써보는 것이다.
제1장에서 소개한 세 가지 공부방식 가운데 박사학위 공부는 학교에서는 마지막이면서 가장 탐구적이고 창조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한다. 그리고 이 단계의 공부와 연구방법을 잘 이해하고 해낼 수 있다면 그 이하 수준의 공부는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어느 나라에서든 박사학위 과정은 후보 학생이 일정한 과제를 정하고 연구한 결과를 학위논문으로 정리하여 제출하고 그것이 통과됨으로써 끝난다. 그런 뜻에서 논문은 박사과정의 꽃이다. 박사과정의 일부로 학생들이 이수해야 할 강의실 강의도 결국 이 연구와 논문을 쓰기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 논문은 대학 학부, 석사, 박사 어느 수준이든 쓰는 목적과 원칙은 같다고 봐야 한다. 다만 이에 요구되는 연구의 내용과 이 내용을 담는 논문의 규모 때문에 질적으로 수준이 더 높아야 할 뿐이다. 그런 만큼 이를 잘 해냈다면 다른 수준의 논문은 말할 것 없고 학자로서의 연구 능력을 제대로 갖췄음을 의미한다.
멜번 라트로브대학의 브라이언 크리텐던트 교수에 따르면, 박사논문과 석사논문의 심사기준은 원칙적으로는 다룰 수 없으며, 다르다면 박사의 경우는 석사보다 그 수준이 더 높아야 하므로 당연히 심사기준이 더 까다롭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논문의 내용인 연구가 어떤 [가정/假定/hypothesis]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라면, 여기에 적용되는 과학적 방법론이 더 엄격해야 할 것이다. 또 실증적이든 기술적이든 또 박사 논문감으로서의 연구 결과가 독창성과 해당 분야 기여의 면에서 더 높은 수준이 요구 될 것이다.
그러므로 박사 수준의 연구와 논문은 해당 분야에서의 일정한 수련과 든든한 기초지식 없이는 불가능하다. 대부분 나라에서 박사과정에 입학하려면 먼저 대학 학부와 석사과정을 좋은 성적으로 마쳐야 하는 게 보통이다. 나라와 대학과 학과에 에 따라서는 학부를 마친 후, 또는 석사 도중 곧바로 박사과정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나, 그 경우는 정말 탁월한 실적이 입증되어야한다 (가령 호주와 영국의 경우 우등학사/Honour’s Degree/그러나 유학생의 경우는 석사학위는 기본이고, 좋은 대학이라면 그에 더하여 또 다른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다. 영국에서는 석사과정에 유학생을 받기 전에 잠정 과정으로 pre-master’s course를 밟게 하는 일이 흔한데 박사에게도 필요에 따라 그렇게 한다).
이런 과정과 실적을 거쳐 얻게 된 해당 분야의 넓은 전문지식이 박사과정의 바탕이 되는 것이다. 코스워크가 없는 영국, 호주, 뉴질랜드의 경우는 국가의 박사과정에 받아진 학생이라면 학부와 석사과정을 거치는 동안 이미 박사과정 연구를 독자적으로 수행할 만한 능력이 구비됐다고 간주하는 셈이다. 그렇더라도 박사과정은 역시 새로운 학교생활이며 학업과정이다. 한국의 교육환경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마쳤을 뿐 따로 해외에서의 연구 훈련 없이 국제 수준의 해외 대학 박사과정을 시작하는 한국 유학생들의 경우라면 더 말할 것 없다.<다음호에 계속>
고려대학교 정외과 졸업 (BA)
컬럼비아대학교 언론대학원 졸업 (MS)
매콰리대학교 박사과정 졸업 (PhD)
전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서울특파원
전 호주국립한국학연구소 수석연구원
E-mail: karckim@optusnet.com.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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