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말씀
선교적 교회(1) 롬 12:18
“할 수 있거든 너희로서는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목하라”
연세대 심리학과 이훈구교수가 쓴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라는 책을 썼습니다. 이 책은 당시에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부모토막 살인사건의 주범 이은석군을 면담하면서 쓴 다큐멘터리와 같은 책입니다.
해군사관학교 장교출신인 아버지와 명문여대 정치외교학과 출신인 어머니, 즉 전형적인 중산층의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모범적인 명문대학생(고려대학교 산업공학과 2학년 휴학)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부모를 비롯한 이은석의 가정은 그리 화목하지 못했습니다. 아버지는 전형적인 군인이자 원리 원칙주의자였기 때문에 자식들에게도 군대식 교육을 시켰습니다.
또한 어머니는 자존심이 무척이나 강해서 아버지로부터 받은 실망을 아들에게서 성취하려고 아들에 대하여 집착을 하는 엄마였습니다. 부모들은 이 아이에 대하여 늘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였고 심하게 질책하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모욕까지 주었습니다. 아들이 군대에 입대해서 3년 동안 부모는 면회를 단 한 번도 가지 않았고 제대 후에도 자녀에게 늘 모욕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너 같은 놈은 사회생활 못한다, 너 같은 자식은 필요 없다”
이런 모욕감을 느끼며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한 번은 이사 가는 문제로 인하여 어머니로부터 또 혼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때에 처음으로 엄마에게 반항을 합니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아버지가 자신을 야단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때에 아들은 자신이 지금까지 쌓인 이야기들을 울면서 모두 쏟아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남자자식이 한심하게도 이 모양이냐?’라고 하는 멸시와 모욕뿐이었습니다. 이것이 부모와 마지막대화였습니다. 그리고 6일간 방에 들어가 칩거를 하였고 어떠한 경우에도 부모와 전혀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부모들도 이 아들에게 아무 관심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6일간 방에 있으면서 그는 지금까지 쌓인 분노가 폭발하면서 살인을 결심합니다. 가장 미워했던 어머니를 먼저 살해했고 그 다음에 아버지에게 혼날까봐 아버지도 살해합니다. 그리고 무려 이틀에 걸쳐 시신을 토막 내 여러 곳에 유기하고 청소 및 뒤처리를 하였습니다.
결국 이씨는 사건 직후 경찰서에 잡혀 진술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부모들은 나에게 잘못을 했습니다. 그런데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하기가 그렇게 어려웠나요”라며 울먹였습니다. 이 책을 쓴 이훈구교수는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필요한데 더 중요한 것은 진심어린 사과라고 하였습니다.
사실 우리 문화 속에서 가장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것”과 또 하나는 “상대방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을 가장 못합니다. 그것도 어디에서 못하는가? 바로 가정에서 못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분명히 자신이 잘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이 잘못을 지적하면 싸우기가 일쑤이고 나중에 싸우기가 싫으면 이렇게 말을 합니다. “알았어! 내가 잘못했어! 됐지. 내가 잘못했다고….”
그러나 이것은 잘못을 시인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내면에는 “머~ 이런 것 가지고 난리야”라는 마음이 그 속에 자리 잡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잘못한 것을 풀어가려고 하는 대화가 더 큰 싸움이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화를 풀어준다고 유머를 해도 이런 유머를 합니다. 부부가 잠을 자다가 남편이 소리를 치면서 일어났습니다. 식은땀을 뻘뻘 흘리고 있자 부인이 물었습니다. “당신 왜 그래요?” “끔찍한 악몽을 꿨어.” “무슨 꿈이요?” “이효리와 당신이 서로 나를 차지하려는 꿈이었어.” “그게 왜 악몽이에요?” 왜냐하면! 그게~ 결국 당신이 이겼거든.” ^^
또 하나는 상대방에게 용서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것 즉 사과를 제대로 못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에게 잘못을 했으면 정중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형식적인 용서와 사과로 넘어가려고 합니다. 우리는 무엇이라고 이야기하는가? “미안해~ 미안하다고… 다음부터는 조심할께….”라고 하면서 전혀 얼굴에 미안함도 없고 왜 이런 것을 가지고 귀찮게 하느냐는 표정만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결국 상대방에게 용서받기는커녕 더욱 더 분노하게 만듭니다.
우리 주변의 이런 상황에 대하여 저자는 “진정한 사과는 용서와 화해의 가능성으로 가는 문을 연다”라고 하면서 진정한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사과 없는 용서는 거짓이라는 것이죠. 왜 우리가 밀양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분노하였는가? 그것은 자신의 아들을 죽인 학원장이 전도연 앞에서 사과도 없이 용서받았다고 하는 고백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진정한 사과가 선행되어야지 용서와 화해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상대방에게 올바르게 사과하는 방법, 진정으로 사과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다음호에 계속>
송상구 목사(시드니예일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