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윤리학 원리 : Principia Ehica
G. E. 무어 / 아카넷 / 2018.8.20
무어의 주저로 평가받는 ‘윤리학 원리’는 철학사에서 분석 윤리학의 효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도대체 ‘윤리학 원리’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분석 윤리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가? 이 책의 집필 목적을 밝히는 서문의 첫 문장에서 우리는 그 일차적 답을 찾을 수 있다.
철학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윤리학에 있어서도, 윤리학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어려움과 불일치는 주로 아주 단순한 원인에 기인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그 원인은 당신이 대답하고 싶어 하는 물음이 어떠한 것인지를 먼저 정확하게 규명하지 않은 채로 그 물음에 답하고자 시도하기 때문이다.
논리학의 오류론을 원용하면, 이제까지의 윤리학적 탐구는 한 마디로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 무어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정말로 물어야 할 물음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고, 엉뚱한 물음을 던지고 그 물음에 답하고자 시도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윤리학적 탐구는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 목차
서문
제1장 윤리학의 주제와 대상
제2장 자연주의 윤리설
제3장 쾌락주의
제4장 형이상학적 윤리설
제5장 행위에 관한 윤리학
제6장 도덕적 이상론
옮긴이 해제
부록: 무어의 저서 및 논문
○ 저자소개 : 조지 에드워드 무어 (George Edward Moore, 1873 ~ 1958)
1873년에 태어나 1958년 85세의 일기로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철학 및 윤리학에 관한 몇몇 저술 및 논문을 남겼다.
그는 명성 있는 여느 철학자들과 달리 그렇게 많은 명저나 논문을 저술하지는 않았다.
그의 학문 여정은 1942년 그 자신이 직접 쓴 『자서전 (An Autobiography)』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1898년 「윤리학의 형이상학적 정초 (The Metaphysical Basis of Ethics)」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03년 비교적 젊은 나이인 30세에 트리니티 대학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윤리학 원리 (Principia Ehica)』를 출간하였다.
특히 1920년에서 1947년 사이에 영국 최고의 철학 잡지 《마인드 (Mind)》를 편집하였으며, 1925년부터 1939년까지 케임브리지 대학 철학과 주임 교수를 역임했다.
그 이후에도 옥스퍼드 대학에서 강의하고, 미국 스미스 대학에서 연구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 나가면서, 『윤리학 원리』 외에도 『철학적 연구 (Philosophical studies)』(1922), 『윤리학 (Ethics)』(1912) 등의 저서와 「자유론 (Freedom)」(Mind, 1898), 「판단의 본성 (The Nature of Judgment)」 (Mind, 1899), 「관념론 논박 (The Refutation of Idealism)」, 「칸트의 관념론 (Kant’s Idealism)」 등의 논문을 남겼다.
– 역자 : 김상득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윤리학을 전공하여 「응용윤리학 방법론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 후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에서 생명윤리학을 주제로 박사후과정을 이수하고, 미국 조지타운 대학교 케네디윤리학연구소 객원 연구원을 역임하였다. 서울대, 연세대, 서울교대 등에서 강의하였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료법윤리학과 연구강사를 역임하였으며, 현재 전북대학교 철학과 교수이다.
주요 저서로 『알기쉬운 윤리학』(철학과현실사, 2013), 『유전자윤리학』(철학과현실사, 2009), 『생명의료윤리학』(철학과현실사, 2000) 등이 있다.
역서로는 『생명윤리학』(살림, 2004), 『환경윤리와 환경정책』(법영사, 1995), 『생의윤리학이란 무엇인가』(서광사, 1988) 등이 있다. 주요 논문으로는 「소수집단 우대조치에 관한 윤리학적 연구」, 「기회균등의 원칙과 정의로운 유전자 분배」, 「생물특허의 윤리적 정당화」, 「도덕적 딜레마와 도덕 실재론」, 「존재/당위 구분과 도덕 실재론」, 「페미니즘 입장에서 본 임신중절」, 「부활을 통해 본 몸, 영혼, 그리고 죽음」, 「서양철학의 눈으로 본 응용윤리학」, 「사이버공간의 존재론적 특성과 정보윤리학의 철학적 토대」, 「J. S. Mill에 있어서 자유 원칙과 공리주의 원리의 양립가능성 문제」, 「의료행위에 있어서 온정적 간섭주의의 정당화 물음」, 「생명과학 및 의학의 연구윤리와 생명윤리 교육」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정말로 물어야 할 윤리학 고유의 본질적 물음은 무엇인가
무어의 주저로 평가받는 ‘윤리학 원리’는 철학사에서 분석 윤리학의 효시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도대체 ‘윤리학 원리’가 어떤 내용을 담고 있기에, 분석 윤리학의 효시로 평가받고 있는가?
이 책의 집필 목적을 밝히는 서문의 첫 문장에서 우리는 그 일차적 답을 찾을 수 있다.
철학의 다른 모든 분야에서와 마찬가지로 윤리학에 있어서도, 윤리학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어려움과 불일치는 주로 아주 단순한 원인에 기인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그 원인은 당신이 대답하고 싶어 하는 물음이 어떠한 것인지를 먼저 정확하게 규명하지 않은 채로 그 물음에 답하고자 시도하기 때문이다.
논리학의 오류론을 원용하면, 이제까지의 윤리학적 탐구는 한 마디로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 무어의 지적이다. 다시 말해 정말로 물어야 할 물음이 무엇인지를 묻지 않고, 엉뚱한 물음을 던지고 그 물음에 답하고자 시도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윤리학적 탐구는 그 방향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로 물어야 할 윤리학 고유의 본질적 물음은 무엇인가? 이에 대해 무어는 윤리학적 물음을 크게 두 종류로 구분한다. 하나는 “어떤 종류의 대상이 그 자체를 위해 존재해야만 하는가?”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는 어떤 종류의 행동을 수행해야만 하는가?”이다.
전자는 다른 무엇 때문이 아니라 그 자체 때문에 존재하는 대상이 무엇인가의 물음으로, 우리는 이를 본래적 가치 내지 본래적 선에 관한 물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반면에 후자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가의 물음으로 윤리적으로 옳은 행위가 무엇인가, 혹은 도덕적 의무가 무엇인가의 물음으로, 우리는 이를 옳은 행위에 관한 물음이라고 부를 수 있다.
오늘날 행위 윤리학으로 알려진 후자의 탐구를 무어는 실천 윤리학 (Practical Ethics)이라 부른다. 이 두 물음은 구분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전자의 물음이 후자의 물음보다 논리적으로 선행해야 한다는 것이 무어의 지적이다. 대부분의 철학자들은 이 두 물음에 직접 대답하려고만 애썼지, 이 두 물음 각각이 묻는 바가 정확히 무엇인지, 즉 물음의 참된 의미를 규명하고자 애쓰지 않았다.
두 물음을 구분하지 못한 혼동과 각 물음의 의미에 관한 무관심으로 인해, 철학자들의 학문적 탐구는 잘못된 길로 접어들었다고 무어는 비판한다. 즉 무어의 철학적 위대함은 이 두 물음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개진한 데 있지 않고, 이 두 물음을 처음으로 명료하게 구분하여 제시했다는 점과 이 두 물음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철학적으로 해명하고자 노력했다는 사실에 있다.
그러니까 무어는 단순히 물음에 답을 제시하려 하지 않고, 이 두 물음 자체를 철학적으로 분석한 ‘분석 철학자’인 셈이다. 실제로 그는 이렇게 주장한다.
“개인적으로 충고하거나 훈계하는 일은 윤리 철학자의 일이 아니다.”, “윤리학의 일차적 목적은 실천 (practice)이 아니라 지식 (knowledge)이다.”
이러한 주장은 그의 분석 윤리학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 분석 윤리학의 효시로 평가받는 무어의 윤리학 나누고 쪼개기
‘윤리학 원리’는 하나의 고전으로 윤리학을 공부하는 연구자에게 두 가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우선 이 책은 윤리학 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그것은 바로 탐구 주제의 명료화이다.
“문제 속에 답이 있다.”는 말이 있듯이, 연구자는 자신이 탐구하는 주제가,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료화하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무어는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을 갖고 윤리학의 탐구 주제가 무엇인지를, 그리고 탐구 대상의 외연을 명료하게 해명하는 작업을 먼저 수행하고 있다.
이와 연관된 다른 하나의 시사점은 분석적 태도이다. 분석은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하나는 ‘나누고 쪼갠다’는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깊이 파고든다’는 의미이다.
무어는 이 책에서 많은 문제를 다루지는 않았다. 흔히 철학은 일반 학문이 다루지 않는 숨은 전제를 찾아 다룬다고 하듯이, ‘윤리학 원리’는 다른 학문이 아니라, 철학이,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윤리학이 그동안 다루지 않은 숨은 전제를 찾아 분석적으로 다루고 있다.
물론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실천적 물음을 마지막 두 장에서 다루지만, 그것도 선의 의미 물음과 연관해서 다룰 뿐이고, 전체적으로 그는 오직 한 가지, 즉 선의 의미 물음만을 다룬다.
하지만 그는 이 물음을 분석적으로 나누고 쪼개면서 깊이 있게 파고든다.
불행하게도 그 이전 윤리학자들은 “무엇이 선인가?”의 물음에만 매달렸지 선 자체의 정의 물음은 도외시했는지 모른다. 아니, 그 이전 윤리학자들은 이 물음을 아예 인지하지도 못했다. 무어의 ‘윤리학 원리’는 바로 이러한 ‘철학하는 방법’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선은 정의할 수 없다.”는 이 책의 결론적 주장보다는 이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논증이 이 책의 핵심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