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철학에서 중요한 몇 가지 문제
조지 에드워드 무어 / 경진출판 / 2019.12.30
20세기 초 신-관념론 쪽으로 치우친 흐름을 과감히 경험주의 전통 위에서 통합하고자 ‘정신의 수반 현상’ (실제 경험에 따른 부수 현상)의 관점 아래, 대응 관계를 통한 진리 확정 방식 및 믿음의 한계와 역설 등을 논의하면서, 현대 지성사에서 ‘분석 철학’의 논의를 처음 본격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인류 지성사에서 거듭 논의되어 온 중요한 몇 가지 철학 문제들을 대한 날카로운 분석 방식을 모범적으로 보여준다. 영미 철학에서 ‘분석 철학’으로 불리는 논의를 처음 구현해 놓았다.
과학적 합리성의 토대 위에서 우리가 새롭게 깨닫게 되는 여러 사실들을 서슴없이 받아들이는 상식적 태도 및 현재 참되게 믿어지는 원리들도 새롭게 혁명적 이론으로 바뀔 수 있다는 회의주의의 열린 마음을 갖고서, 이 책에서는 인류 지성사에서 거듭 논의되어 온 중요한 몇 가지 철학 문제들을 대한 날카로운 분석 방식을 모범적으로 보여 준다. 영미 철학에서 ‘분석 철학’으로 불리는 논의를 처음 구현해 놓은 이 책은, 30대 후반에 형성된 무어 교수의 가장 창의적인 생각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80대 초반에 타계할 때까지 이 방향의 노선대로 꾸준히 철학적 문제들을 논의해 나갔다.
장별 목차를 보면, 이 책에서 논의의 범위가 인간의 행위를 규제하는 ‘윤리 영역’의 논의를 제외하고서 형이상학, 인식론, 진리 확정 방식 등 중요한 지성사의 물음들이 포괄적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경험주의와 이성주의의 두 흐름에 토대를 마련한 흄과 칸트의 업적들을 깊이 있게 검토한 뒤에, 대립적인 양 서술되어 온 핵심 논점들이 우리 정신의 ‘수반 현상’으로서 모두 포섭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 주었다. 이를 구체적 경험 사건들을 거쳐서 머릿속에 깃드는 경험조각들, 그리고 직간접 지식을 통한 일관된 지식 체계 수립 사이에 필요한 유기적 상호 관련성을 다루면서 분명하게 논의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살고 있고 알 수 있는 무대로서 전체 생태 환경과 지식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기본 개념들을 놓고서, 여러 가지 필요한 개념들을 20장으로 나누어서 깊이 있게 천착하였다.
먼저 물질적 대상, 시간과 공간, 시간과 공간 속의 존재, 무한의 개념과 실재한다는 개념을 분석하고 나서, 현실 세계의 대상과 영원한 세계 속의 대상들이 개별성과 보편성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 속성, 관계적 상태, 관계의 세 가지 층위로 재구성될 수 있으며, 이런 개념들이 사실, 현존, 존재 상태라는 층위들로 분포되어 있음을 논의하였다. 이것들에 대한 참값 (참값들을 모아 놓은 진리)을 판정하고 확립하는 상위 개념이 처음으로 실재와 단언 (명제) 사이의 ‘대응 관계’임을 주장하였다.
대응 관계의 확정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우리의 정신 작용은, 기억과 상상을 통한 추상화 작업이며, 추상화 작업의 결과는 보편 속성으로 귀속되는데, 여전히 제3의 보편 속성들까지 추구되고 확정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우리가 보편 속성을 깨닫는 방식은 오직 추상화 과정을 통해서 이뤄지며,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보편 속성들이 발견될 것이다. 보편 속성들과 존재하는 상태들과 무한 속성들이 서로 한데 어울려 가동됨으로써, 아직 조금도 겪어 보지 않았지만 여전히 있을 수 있는 전체 세계를 표상해 준다는 믿음이 참되게 성립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신 작업은 오직 우리가 참되다고 여기는 믿음 체계에 의해서 작동되지만, 믿음 체계 그 자체는 어떤 방식으로도 진리의 대응 관계로 확립될 수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역설이 생겨난다(무어의 역설). 그렇다면 현대 사조로서 ‘분석 철학’의 시작을 타종한 이 책이 언제나 우리가 마주하여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의 범위와 논의의 깊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변함없이 고전의 반열에 든다고 말할 수 있다.
○ 목차
지은이 머릿글
제1장 철학이란 무엇인가?
제2장 감각자료
제3장 단언(명제)
제4장 지식을 얻는 방식
제5장 흄의 이론
제6장 흄의 이론 검토
제7장 물질적 대상들
제8장 공간 속에 있는 존재
제9장 시간 속에 있는 존재
제10장 무한에 대한 일반개념
제11장 시간은 실재하는가?
제12장 ‘실재한다’는 의미
제13장 상상과 기억이 어떻게 다를까?
제14장 믿음과 단언(명제)
제15장 참된 믿음과 거짓된 믿음
제16장 있음(being) ? 사실(fact) ? 현존(existence)
제17장 진리들과 보편 속성들
제18장 관계와 속성, 그리고 비슷함
제19장 선접 속성 및 다른 속성들(제3의 보편 속성)
제20장 추상화 내용 및 있음(존재하는 상태)
부록: 1953년 추가된 수정 내용
뒤친이 후기
책을 덮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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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조지 에드워드 무어 (George Edward Moore, 1873 ~ 1958)
1873년에 태어나 1958년 85세의 일기로 생애를 마감하기까지 철학 및 윤리학에 관한 몇몇 저술 및 논문을 남겼다. 그는 명성 있는 여느 철학자들과 달리 그렇게 많은 명저나 논문을 저술하지는 않았다. 그의 학문 여정은 1942년 그 자신이 직접 쓴 『자서전 (An Autobiography)』에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1898년 「윤리학의 형이상학적 정초 (The Metaphysical Basis of Ethics)」로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903년 비교적 젊은 나이인 30세에 트리니티 대학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 『윤리학 원리 (Principia Ehica)』를 출간하였다. 특히 1920년에서 1947년 사이에 영국 최고의 철학 잡지 《마인드 (Mind)》를 편집하였으며, 1925년부터 1939년까지 케임브리지 대학 철학과 주임 교수를 역임했다. 그 이후에도 옥스퍼드 대학에서 강의하고, 미국 스미스 대학에서 연구 교수로 강의와 연구를 병행해 나가면서, 『윤리학 원리』 외에도 『철학적 연구 (Philosophical studies)』(1922), 『윤리학 (Ethics)』(1912) 등의 저서와 「자유론 (Freedom)」(Mind, 1898), 「판단의 본성 (The Nature of Judgment)」 (Mind, 1899), 「관념론 논박 (The Refutation of Idealism)」, 「칸트의 관념론 (Kant’s Idealism)」 등의 논문을 남겼다.
– 역자 : 김지홍
제주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1988년부터 2019년 현재 32년 동안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 교수로 있다. 그간 40여 권의 저역서 중 8권의 책이 대한민국학술원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의 서양편 명저번역 2종을 출간했고, 한문 번역서로서 국사편찬위원회에서 간행된 것 외 몇 책이 있다. ‘언어와 현대사상’에 관심을 갖고서 ‘뤄쓸, 카아냅, 타아스키, 콰인, 참스키, 췌이프’ 등의 업적을 중심으로 번역해 나가려고 한다.
저서로 ‘국어 통사 – 의미론의 몇 측면: 논항구조 접근’ (경진출판, 2010), ‘언어의 심층과 언어 교육’ (경진출판, 2010), ‘제주 방언의 통사 기술과 설명 : 기본구문의 기능범주 분석’ (경진출판, 2014) ‘언어 산출 과정에 대한 학제적 접근’ (경진출판, 2015)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현대 지성사에 분석 철학의 논의 본격화하다
무어 교수의 ‘철학에서 중요한 몇 가지 문제’는 20세기 초 신-관념론 쪽으로 치우친 흐름을 과감히 경험주의 전통 위에서 통합하고자 ‘정신의 수반 현상’ (실제 경험에 따른 부수 현상)의 관점 아래, 대응 관계를 통한 진리 확정 방식 및 믿음의 한계와 역설 등을 논의하면서, 현대 지성사에서 ‘분석 철학’의 논의를 처음 본격적으로 보여 준 중요한 저작물이다.
귀납법이나 연역법, 또는 경험주의나 이성주의와 같은 개념은, 일견 물과 기름마냥 서로 뒤섞일 수 없는 배타적 흐름처럼 이해되기 일쑤이다. 그렇지만 대립적으로 보이는 두 흐름이 서로 양립하고 긴밀히 맞물릴 수 있는 핵심은, 현실 세계 속에서 우리가 매일 겪는 여러 가지 대상과 대상 관련 사건들을 놓고서 우리 머릿속에서 붙들어 두고, 다시 직접 지각 및 간접 지각을 통해서 거대한 지식 체계로서 여러 가지 영역들에 있는 연쇄적 사건들의 다발들에 통일성을 부여하면서 하나의 전체적 세계 모형을 만들어 놓는 일이다. 우리는 이를 통해 임의의 대상과 사건을 새롭게 겪을 적마다 해당 모형을 투영하면서 미래 사건들을 미리 예측하고, 그 결과들을 평가하면서 스스로 해당 모형을 점차적으로 재조정하고 발전시켜 나가게 된다.
무어 교수는 이런 측면을 ‘정신의 수반 현상’으로 포착하고,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겪게 되는 일련의 사건들 및 우리의 고정된 믿음 체계 사이에 정밀한 ‘대응 관계’를 잣대로 하여 양자 사이에서 진리의 개념을 정의해 놓았다. 이 관점은 지성사에서 다뤄온 중요한 철학적 물음들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다. 영미 철학의 고유한 상표처럼 알려진 분석 철학은, 한낱 중의적이고 애매한 낱말들에 대한 비판에만 머물지 않고, 빈번한 경험조각들과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개념들이 우리의 전체 정신 체계 속에서 어떻게 맞물려 작동하는지까지도 다룬다. 이런 점에서, ‘분석 철학’을 관통하는 정신은 언제나 창의적인 정신 작업 속에서 칼을 날카롭게 하는 숫돌뿐만 아니라 나무를 팰 때 쓰는 모탕의 몫을 맡고 있으며, 동시에 간접 지각으로 수립된 전반적 지식 체계를 통해서 우리가 다룰 수 있는 세계에 대한 거울로서의 일도 한다.
과학적 합리성의 토대 위에서 우리가 새롭게 깨닫게 되는 여러 사실들을 서슴없이 받아들이는 상식적 태도 및 현재 참되게 믿어지는 원리들도 새롭게 혁명적 이론으로 바뀔 수 있다는 회의주의의 열린 마음을 갖고서, 이 책에서는 인류 지성사에서 거듭 논의되어 온 중요한 몇 가지 철학 문제들을 대한 날카로운 분석 방식을 모범적으로 보여 준다. 영미 철학에서 ‘분석 철학’으로 불리는 논의를 처음 구현해 놓은 이 책은, 30대 후반에 형성된 무어 교수의 가장 창의적인 생각들을 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80대 초반에 타계할 때까지 이 방향의 노선대로 꾸준히 철학적 문제들을 논의해 나갔다.
장별 목차를 보면, 이 책에서 논의의 범위가 인간의 행위를 규제하는 ‘윤리 영역’의 논의를 제외하고서 형이상학, 인식론, 진리 확정 방식 등 중요한 지성사의 물음들이 포괄적으로 다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는 경험주의와 이성주의의 두 흐름에 토대를 마련한 흄과 칸트의 업적들을 깊이 있게 검토한 뒤에, 대립적인 양 서술되어 온 핵심 논점들이 우리 정신의 ‘수반 현상’으로서 모두 포섭될 수 있음을 최초로 보여 주었다. 이를 구체적 경험 사건들을 거쳐서 머릿속에 깃드는 경험조각들, 그리고 직간접 지식을 통한 일관된 지식 체계 수립 사이에 필요한 유기적 상호 관련성을 다루면서 분명하게 논의해 나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살고 있고 알 수 있는 무대로서 전체 생태 환경과 지식 체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한 기본 개념들을 놓고서, 여러 가지 필요한 개념들을 20장으로 나누어서 깊이 있게 천착하였다.
먼저 물질적 대상, 시간과 공간, 시간과 공간 속의 존재, 무한의 개념과 실재한다는 개념을 분석하고 나서, 현실 세계의 대상과 영원한 세계 속의 대상들이 개별성과 보편성을 구현하고 있기 때문에 각각 속성, 관계적 상태, 관계의 세 가지 층위로 재구성될 수 있으며, 이런 개념들이 사실, 현존, 존재 상태라는 층위들로 분포되어 있음을 논의하였다. 이것들에 대한 참값 (참값들을 모아 놓은 진리)을 판정하고 확립하는 상위 개념이 처음으로 실재와 단언 (명제) 사이의 ‘대응 관계’임을 주장하였다.
대응 관계의 확정을 가능하게 만들어 주는 우리의 정신 작용은, 기억과 상상을 통한 추상화 작업이며, 추상화 작업의 결과는 보편 속성으로 귀속되는데, 여전히 제3의 보편 속성들까지 추구되고 확정될 수 있음을 논의하였다. 우리가 보편 속성을 깨닫는 방식은 오직 추상화 과정을 통해서 이뤄지며, 앞으로도 계속 더 많은 보편 속성들이 발견될 것이다. 보편 속성들과 존재하는 상태들과 무한 속성들이 서로 한데 어울려 가동됨으로써, 아직 조금도 겪어 보지 않았지만 여전히 있을 수 있는 전체 세계를 표상해 준다는 믿음이 참되게 성립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정신 작업은 오직 우리가 참되다고 여기는 믿음 체계에 의해서 작동되지만, 믿음 체계 그 자체는 어떤 방식으로도 진리의 대응 관계로 확립될 수 없다는 점에서, 또 다른 차원에서 새로운 역설이 생겨난다 (무어의 역설). 그렇다면 현대 사조로서 ‘분석 철학’의 시작을 타종한 이 책이 언제나 우리가 마주하여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들의 범위와 논의의 깊이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현재 시점에서 변함없이 고전의 반열에 든다고 말할 수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