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 : 과학자의 눈으로 본 인간, 역사, 우주 그리고 신
프리먼 다이슨 / 사이언스북스 / 2009.2.10
과학 기술이 사회 변혁의 핵심 변수가 된 20세기의 혼란을 과학자로서 지식인으로서 몽상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를 그린 한 물리학자의 자서전이다.
프리먼 다이슨은 단 한번도 20세기의 현실에서 눈을 돌린 적이 없다. 추상적 연구가 진행되는 이론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인류의 미래가 달린 기술 개발의 현장에서 연구를 했다. 그리고 그 연구가 낳을 부정적인 면 결코 회피하지 않고, 마주 대하고, 분석하고, 연구하고, 성찰하면서 자기 나름의, 과학자이자 인류의 미래를 꿈꾸는 몽상가로서 대안을 모색하고, 해법을 이야기했다.
다이슨은 20세기 과학의 원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가 대중적으로 확산되어 과학자만이 아니라, 권력자들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과학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개입하고, 조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인이 참여했던 수많은 군축 회의, 생명 공학 기술에 대한 시민 위원회, 거대 과학 프로젝트 등에 대해 서술하면서 정교화하고 있는 과학 기술에 대한 시민 참여 주장은 전문가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물든 다른 과학자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이다.
그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20세기의 과학사,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20세기사 자체와 함께 몸을 섞고 뒤엉키며 인간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 ‘인간의 비극’, ‘인간의 조건’ 그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 인간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다.

○ 목차
책을 시작하며
1부 영국
1장 마법 도시
2장 파우스트의 구원
3장 소년 십자군
4장 시인의 피
2부 미국
5장 과학의 도제
6장 앨버커키를 향한 여행
7장 F6 등반
8장 내림마단조 서곡
9장 빨간 폐교 속의 원자로
10장 1970년까지 토성으로
11장 과거, 현재, 미래의 프런티어 개척자들
12장 평화 만들기
13장 방어의 윤리
14장 도버 샤프 살해 사건
15장 모로 박사의 섬
16장 아레오파지티카
3부 저 너머
17장 먼 거울
18장 사고 실험
19장 외계 문명
20장 클레이드와 클론
21장 은하계 녹화 사업
22장 다시 지구로
23장 설계 논증
24장 하늘과 땅의 꿈
주(註)
옮긴이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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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프리먼 다이슨 (Freeman Dyson)
20세기의 과학 부흥을 이끈 천재 물리학자이며 미래학의 전설이다.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으로 양자역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오리온 프로젝트’에서 핵 펄스 추진 로켓을 담당해 인류의 외우주 탐사에 이정표를 제시했다. 한편으로는 항성 에너지를 완벽하게 활용하는 ‘ 다이슨 구체’를 고안하여 인류 문명의 장기적 생존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프리먼 다이슨은 과학계의 동향이나 이론, 연구 프로젝트를 강연과 책을 통해 대중과 공유함으로써 젊은 과학자들과 과학 콘텐츠 작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과학기술의 급격한 발전이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향후 전략을 수립하는 데 정통했는데, 이 전략 역시 미국 정부와 전 세계 민간기구들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지금도 과학과 인문학의 만남을 주제로 강연 및 집필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그 지식과 사고를 이 책에 담았다.
프리먼 다이슨은 물리학, 수학, 생명공학, 천문학 등에서 역사에 남을 여러 업적을 남겼다. 그 결과 로렌츠 메달(1966년), 하비상(1977년), 울프상(1981년), 마테우치 메달(1989년), 엔리코 페르미상(1993년), 템플턴상(2003년) 등을 수상했다. 프리먼 다이슨은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으로 수차례 노벨상 후보에 올랐으나 수상하지는 못했다. 이를 두고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스티븐 와인버그는 “노벨위원회가 다이슨을 밀어냈다”며 분개하기도 했다.
살아 있는 지성이라 불리는 프리먼 다이슨은 20세기 인류 역사의 분수령이 되는 순간 언제나 그곳에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 전략폭격 사령부에서 분석가로 활동했고 전후에는 프린스턴대학 등 여러 대학에서 연구와 강의를 담당했으며 프린스턴 고등연구소와 미국 물리학협회,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런던 왕립학회에서 활동했다.
– 역자: 김희봉
연세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물리학을 전공했다. 주로 과학 분야의 책을 번역하고 있다. 번역서로 《엔리코 페르미, 모든 것을 알았던 마지막 사람》, 《E=mc2》, 《파인만 씨 농담도 잘하시네》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과학과 사회, 우주와 인간의 관계에 대한 심도 깊은 탐구: 인간이 신의 힘을 손에 넣고도 멀쩡한 정신을 유지할 수 있는가? 2000년 템플턴 상 수상작
‘극단의 시대’, 저명한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20세기에 붙인 이름이다. 동시에 제1차 세계 대전부터 소련의 붕괴까지 20세기의 역사를 다룬 그의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말처럼 20세기는 극단에서 극단을 오간 시대였다. 서구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극단적으로 번성한 시대인 동시에 자본주의가 대공황으로 위기에 직면하고 제국주의가 파멸적인 전쟁으로 돌진한 시대이기도 하다. 인류가 손에 넣을 수 있는 가장 극단적인 힘으로 만들어진 원자 폭탄이 실제로 사용되기도 했고, 수십만 명의 비무장 민간인을 죽음의 화염 폭풍 속으로 몰아넣은 무차별 융단 폭격(전략 폭격)이 자행된 시대이기도 하며, 수백만, 아니 수천만, 수억 명의 소수자들이 민족 간의 분쟁, 종교 갈등, 이데올로기 투쟁으로 가스실에서, 유형 노동소에서, 일반 도시에서 학살된 시대이기도 하다.
반대로 20세기는 인류 역사상 최대의 물질적 번영을 누린 시대이기도 하다. 대량 생산 체제의 완성으로 지구상 인류 전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울 거의 무한정의 재화를 생산할 수 있게 되었고, 녹색 혁명으로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기아와 궁핍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농업 기술을 손에 넣었고,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확산되었고, 밑으로는 수천 미터 해저에서 위로는 달과 머나먼 행성들까지 인간과 탐사선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극단의 시대답게 수많은 꿈이 생산되었고, 그 수많은 꿈이 환멸 속에 사라졌다. 영구 혁명, 세계 정부 건설을 통한 영구 평화 체제, 무한 에너지(원자력)에 기반을 둔 경제 건설, 녹색 혁명으로 기아와 궁핍이 사라진 세계 같은 수많은 몽상들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 몽상들의 핵심에는 과학 기술, 그리고 그 사제인 과학 기술자들이 있었다.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출간된 <몽상의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 20세기를 말하다(Disturbing the Universe)>는 과학 기술이 사회 변혁의 핵심 변수가 된 이 20세기의 혼란을 과학자로서 지식인으로서 몽상가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어떻게 헤쳐 나왔는지를 그린 한 물리학자의 자서전이다.
- 몽상의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20세기 과학사의 이면
프린스턴 고등 학문 연구소의 명예 교수인 물리학자 프리먼 다이슨 (Freeman Dyson)은 물리학계에서는 ‘슈뢰딩거-다이슨 방정식’으로 이름 높다. 20세기 물리학에서 가장 정밀한 이론으로 평가받는 양자 전기 역학 이론의 산파역을 이 방정식이 맡았기 때문이다. 이 방정식이 없었다면, 아직까지도 양자 역학은 수학적으로 체계화되지 못하고, 말장난 같은 괴상망측한 아이디어와 이해하지 못할 개념들이 뒤엉킨 관념 덩어리로 전락했을 것이다. 다이슨은 이 방정식으로 박사 과정 때인 24세에 발견해 냈고, 양자 전기 역학을 이론 물리학의 주춧돌로 삼는 데 크게 공헌했다.
또한 우주 계획에도 참여해 핵폭탄을 추진제로 사용하는 행성 간 탐사선을 개발하는 ‘오리온 계획’에 참여해 그 시험 비행체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고, 한국 최초로 도입된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 투 같은 안전 원자로 개발에도 참여해 공헌을 했다. 또한 대기권 내 핵무기 실험 금지 조약을 체결할 때나, 생명 공학 실험 규제를 위한 시민 위원회 등에 과학자 대표로 참여해 과학계의 의견을 전달하고, 과학과 관련된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결정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도록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미래학 연구에도 참여해, 우주 개발과 생명 공학 기술의 접목한 다이슨 나무(광합성을 통해 석유 혹은 알코올을 생산하는 나무), 다이슨 구(태양계 전체를 둘러싸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발전 장치), 태양풍 항행 기술(태양에서 발생하는 태양풍을 이용해 우주를 항해하는 기술), 우주 식민지 개발(지구와 달 사이 인력이 중화되는 지점에 수십만 명의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인공 생태계를 만들거나 인간이 거주 가능한 소행성을 개발하자는 계획) 등에 참여해 과학 기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바에 대해 끊임없이 발언하고, 개입하고, 영향을 주었다.
이러한 그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프리먼 다이슨은 단 한번도 20세기의 현실에서 눈을 돌린 적이 없다. 추상적 연구가 진행되는 이론 물리학의 최전선에서, 인류의 미래가 달린 기술 개발의 현장에서 연구를 했다. 그리고 그 연구가 낳을 부정적인 면 결코 회피하지 않고, 마주 대하고, 분석하고, 연구하고, 성찰하면서 자기 나름의, 과학자이자 인류의 미래를 꿈꾸는 몽상가로서 대안을 모색하고, 해법을 이야기했다.
이 책은 20세기의 과학사,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20세기사 자체와 함께 몸을 섞고 뒤엉키며 인간이 처한 근본적인 문제, ‘인간의 비극’, ‘인간의 조건’ 그 자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온 한 인간의 치열한 삶의 기록이다.

- 전쟁을 없애기 위해 폭격 전술을 연구해야 했던 소년, 우주 탐사를 위해 핵 개발에 손을 댔던 과학자
평화를 위해 군인들과 함께 일할 수밖에 없었던 지식인, 꿈을 실현하기 위해 현실 속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몽상가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자신이 호기심에 따라 도출해 낸 지식이 어떤 성과를 낳을지 알지 못하고, 아니 신경 쓰지 않고 연구하는 것에 비해 다이슨은 자신의 과학 활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 결과를 어떻게 다룰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하지만 다이슨의 과학자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이 갑자기 커져 버려 과학자 자신들과 세계를 지배해 버린 현실에 대해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성찰한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전략 폭격 사령부에서 거대한 관료주의와 소년병들의 무의미한 희생 사이에서 애를 태우기만 할 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던 소년 과학자로서의 경험, 위대한 물리학자였지만 원자 폭탄 개발의 총책임자로서 인류에게 무시무시한 불을 가져다준 원죄를 떠안고 있었던 오펜하이머와의 경험, 우주 개발을 실현코자 오리온 계획에 참여해 중성자탄 개발에 일조한 경험, 무한 에너지의 가능성을 믿으며 수소 폭탄의 아버지 에드워드 텔러와 함께 안전 원자로를 개발했던 경험, 핵무기와 원자로의 개발자이지만 대기권 내 핵실험의 위험성을 깨닫고 핵실험 금지 조약의 과학자로서 조력한 경험 등을 짚어 나가면서 다이슨은 과학자의 호기심과 몽상이 권력 체제와 결탁해 거대한 폭력과 악(惡)의 씨앗으로 발전해 가는 환멸의 과정과 그 속에서 버둥댈 뿐 아무것도 제대로 해 내지 못하는 과학자의 비참한 현실을 담담히 서술해 낸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다이슨은 과학 기술이라는 장난감이 그와 같은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에 과학자와 기술자가 그 과정을 제어해야 함을, 능동적으로 참여해 가능한 한 모든 일을 해야 함을 자신의 삶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보여 준다. 과학 기술자가 개입할 수 있는 영역, 바꾸고자 하는 목표, 과학계 밖의 누구와 연대해야 할지도 보여 준다.
자신의 호기심을 위해서는 악마와도 손을 잡는 과학자 파우스트, 사람의 여자와 황소를 짝짓기해 괴물 미노타우루스를 탄생시킨 다이달로스. 다이슨은 20세기의 물리학자들을 파우스트에, 유전자 프로그램을 조작해 생명의 본질을 건드리는 20세기의 생물학자를 다이달로스에 비유한다. 다이슨은 과학 기술과 그 사제들인 과학 기술자에 대해 일반 대중이 가진 공포처럼 과학자들이 괴물이 될 수 있음을, 괴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리고 과학 기술자를 포함해 일반 대중이 나서 이 “야수”를 길들이려고, 파우스트와 다이달로스를 넘어서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이슨은 20세기 과학의 원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과학 기술에 대한 이해가 대중적으로 확산되어 과학자만이 아니라, 권력자들만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과학 기술에 대해 논의하고, 개입하고, 조정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인이 참여했던 수많은 군축 회의, 생명 공학 기술에 대한 시민 위원회, 거대 과학 프로젝트 등에 대해 서술하면서 정교화하고 있는 과학 기술에 대한 시민 참여 주장은 전문가주의와 엘리트주의에 물든 다른 과학자들에게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목소리이다.

- 은하계 녹화 사업 그리고 신
이 책은 모두 3부로 구성되어 있다. 태어나서 청소년기까지를 보낸 영국에서의 경험을 담은 1부, 미국으로 건너가 본격적으로 물리학 연구와 여타 과학 활동에 참여한 경험을 담은 2부, 그리고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 기술에 대한 전망을 담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이 책은 다이슨의 인생 전반과 미래 전망이 모두 담겨 있는 책으로, 이후 다이슨이 출간하게 되는 수많은 책들의 맹아가 모두 이 책에 담겨 있다.
1979년에 나온 책이라 개인적인 삶에 대한 것은 생명 공학 기술 실험에 대한 시민 위원회 참여까지 기록되어 있지만, 3부에 전개되어 있는 태양열 발전에 대한 독특한 구상들과, 나노 크기의 자율 증식 로봇을 이용한 화성 개발 사업 계획, 유전 공학을 이용한 석유 생산 나무 재배, 소행성과 우주 인공 생태계를 이용한 우주 식민지 사업, 은하계 전체를 프런티어로 한 은하계 녹화 사업 구상 등 이후 40년간 우주 과학계와 SF계를 사로잡아 온 눈부신 아이디어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최근 우주론 학계에서 치열한 논쟁 주제가 되고 있는 인류 원리 문제와 지적 설계 문제 등 과학과 종교, 물질과 정신, 인간과 신에 대한 심오한 성찰도 담겨 있다. 특히 과학과 신에 대한 짧지만 심도 깊은 에세이는 현대 신학자들과 종교학자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다.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개선하는 데 공헌 책과 학자에게 수여되는 ‘템플턴 상’을 2000년에 수상했는데, 이것은 이 책과 다이슨의 성찰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해 준다.
- 파우스트와 다이달로스를 넘어서
이 책은 인류가 신의 힘을 손에 넣은 시대에 대한 비망록일 것이다. 태양의 힘을 지상에서 재현하고, 신의 영역이라고 여겨졌던 생명의 본질을 조작할 수 있게 된 시대를 온몸으로 살아온 몽상의 물리학자가 남긴 기록인 이 책은, 성공과 실패를 모두 포함한 20세기의 지적 유산을 바탕으로 21세기를 새롭게 꿈꾸고 그려 나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 4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새로운 지적 영감을 주는 데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