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부와 가난에 관하여
자끄 엘륄 / 비아토르 / 2017.4.25
- 20세기 가장 독창적인 기독교 사상가 자크 엘륄과 함께 읽는 성경 : 엘륄의 아모스서, 야고보서 강해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약하고 연약한 자들을 유기하고, 젊은이를 소외시키며, 다음 세대가 살 만한 미래를 부정하고, 환경 파괴의 물결에 속수무책인 현실을 기독교는 정당화할 수 있는가? 엘륄은 우리 가운데 기독교가 있다는 것이 별다른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진단한다. 아모스 시대에는 상당한 경제적 확장과 군사적 성공으로 많은 사람들이 부자가 된 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가난해졌다. 부자들이 기독교 공동체에 들어오게 되자 야고보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에 고민이 깊어졌다. “가난한 사람들의 존재는 숨겨져 있는 깊은 악, 곧 우리의 믿음과 순종과 사랑이 없음을 드러낸다”고 보는 엘륄은 우리 시대의 심각한 문제들을 보여주고 있는 아모스서와 야고보서를 통해 기독교적 삶의 원칙과 사회의 관습 사이의 간극을 폭로하는 한편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가치관에 순응하지 않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자유와 사랑으로 다가가는 대안적 길을 제시한다.
○ 목차
서문_빌렘 반더버그
1부 아모스
- 아모스 도입
- 주변 6개국을 규탄하는 예언
- 유다와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예언
개관 / 유다를 규탄하는 예언 /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예언 / 이스라엘의 형벌 - 엮여 있는 주제들
개관 / 예언의 역할 / 범죄 / 형벌 - 하나님의 교수법과 진화하는 계시
개요 / 다섯 재앙 / 하나님의 교수법 /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을 기다리신다 - 정의 및 관련 주제들
개관 / 정의 / 하나님의 능력 / 하나님의 호소 - 다섯 환상
개관 / 다섯 환상 / 보이는 것과 말씀 - 기득권 종교 세력과의 대결/ 하나님의 침묵
개관 / 벧엘의 대제사장과의 논쟁 / 하나님의 침묵 - 화해
개관 / 역사 속 이스라엘 / 종말론적 관점에서 본 이스라엘
2부 야고보서
- 야고보서 도입
모든 백성에게 / 우리의 됨됨이를 시험하는 인생 / 돈의 시험 / 새로운 삶의 시작 / 말씀과 새 생명 - 다른 사람들
경건하지 않은 삶? / 믿음을 실천하는 삶 - 말씀
우리가 하는 말 / 지혜와 지성, 말과 거짓말 - 세상 속의 삶
세상은 무엇인가? / 세상과 더러움 / 판단하고 계획하는 세상 - 우리는 누구에게 속했는가?
부자들의 세상 / 분열된 충성심 - 그리스도인의 공동생활
후기: 유대인들과 그리스도인들의 가난과 부
육신과 율법과 영 / 유대인들에 대한 거부 / 하나님의 전략 / 사랑과 정의 / 유대인의 나무에 접붙여지다
주
○ 저자소개 : 자끄 엘륄 (Jacques Ellul, 1912 ~ 1994)
“사고는 세계적으로 행동은 지역적으로”라는 지성인의 행동강령을 말한 프랑스 지성으로, 마르크스의 사회경제학적 접근과 기독교의 가치관을 조화시킨 4개의 박사학위를 가진 학자이자 실천가이다. 1912년 1월 6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1937년 스트라스부르 대학교의 연구부장으로 지명되었으나 비시 프랑스 (Vichy France) 정부에 의해 해임되었다. 1936~1939년 사이에 프랑스 정계에 투신하여 활동하였고, 1940~1944년에는 레지스탕스 운동에 열렬히 가담했다. 1953년부터는 프랑스 개혁교회의 총회 임원으로 일하였다.
법학박사인 그는 다수의 책을 저술하여 사회학자, 신학자, 철학자로서 널리 알려졌다. 보르도대학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근무하였으며 ‘신앙과 삶’의 편집주간으로 활동하였다. 사후인 2002년 이스라엘의 얏 바셈 (Yad Vashem)재단에 의해 나치 치하의 유대인 가족들을 위험을 무릎쓰고 도와준 것이 밝혀져 “열방가운데 의인”이라는 칭호를 받았다.
기술 (technique)에 대한 개념으로 현대사회를 설명하였으며, 법과 제도, 자유에 대한 탁월한 식견을 보였다. 또한 기독교인으로서의 다양한 저서를 집필하였는데, 한국에는 『세상속의 그리스도인』 (1990), 『뒤틀려진 기독교』(1991), 『하나님이냐 돈이냐』(1992) ,『의심을 거친 믿음』, 『머리 둘 곳 없던 예수』 등 주로 신학관련 서적이 소개되었다. 최근에는 기술체계, 마르크스와 예수 등 사회와 역사 분야의 서적이 소개되고 있으며, 특히 『이슬람과 기독교』(2009)는 엘륄의 유작으로 영미권보다 한국어로 먼저 번역 소개된 바 있다.
– 편자 : 빌렘 반더버그(Willem H.Vanderburg)
캐나다의 공학자, 기술철학자. 1944년 네덜란드에서 태어나 캐나다로 이주했다. 토론토 대학 토목공학, 환경학, 사회학 교수를 지냈고, 토론토 대학 부설 기술및사회발전연구소 소장을 역임했다. 1973-1978년에 보르도 대학에서 엘륄의 지도를 받으며 NATO 박사 후 과정을 밟았다. 이때 엘륄이 주도하는 성경공부 모임에 참석했고, 당시 녹음한 엘륄의 강의를 녹취, 정리하여 『자유, 사랑, 능력에 관하여』와 그 후속작인 『부와 가난에 관하여』를 출간했다. 엘륄의 사상적 계승자로서, 기술 발전에서 단기간의 경제적 가치만을 고려하는 ‘기술의 경제학’을 벗어나 건강한 생활권을 이루기 위한 ‘기술의 생태학’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엘륄의 자전적 이야기를 엮어 펴낸 『세계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도 우리말로 번역되었다.
– 역자 : 홍종락
대학에서 언어학을 공부했고,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에서 일했다. 현재 아내와 한 팀을 이루어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으며, 번역하며 배운 내용을 자기 글로 풀어낼 궁리를 하며 산다. 『나니아 나라를 찾아서』(공저)를 썼고 옮긴 책으로 『어둠 속의 비밀』, 『이교도에서 기독교인으로』, 『그들이 나를 살렸네』, 『영광의 무게』, 『피고석의 하나님』, 『실낙원 서문』, 『메시지』(공역) 등이 있다. 이 책의 1부(아모스서 강해)를 번역했다.
– 역자 : 이지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IVP)에서 근무했다. 영국에서 출판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현재는 프리랜서 번역가와 출판기획자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어둠 속을 걷는 법』, 『긍휼을 구하는 기도』, 『지금 머물러 있는 곳을 더욱 사랑하라』, 『일상에 깃든 하나님의 손길』, 『존 스토트의 생애』, 『최고의 설교』, 『죽음을 배우다』, 『아버지의 빈자리』 등이 있다. 이 책의 편집자 서문과 2부(야고보서 강해)를 번역했다.
○ 책 속으로
물질적 부가 상징하는 것에는 복음을 받은 결과로 누리는 풍요로움도 포함된다. 이것은 다른 어떤 형태의 부보다 더 가치가 있다. 가장 뛰어난 부인 동시에, 다른 사람들에 대한 우월감으로 변하기 쉬운 부이기도 하다. 우리는 우리가 가는 곳을 아는데, 남들이 그곳에 함께 가길 원하지 않는다면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인가. 휴거가 오면 맞으면 그만이다. 그 밖의 다른 일은 우리 관심사가 아니다. 이런 가장 큰 부가 금융 자본만큼이나 실재 같은 일종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윤리적 자본으로 변했다. 그래서 우리는 부자냐 가난한 자냐가 아니라 부자이면서도 가난한 자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p.9-10
이 본문을 통해 아모스는 당대의 통념에 맞섰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은 행복하고 번영하는 시기에만 하나님의 임재를 인식하는 습관이 있었습니다. 따라서 그들은 하나님을 생각할 때 부, 건강, 넉넉한 생활 같은 좋은 것들을 주시는 분이라는 이상적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이런 것들을 자유롭게 주시는 분이지만, 그와 다른 방식으로도 자유로우셨습니다. 하나님은 고난 속에서도 여전히 우리와 함께하실 것입니다. 이것은 이상한 선언처럼 보일 수 있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분은 다시는 그분의 백성을 지나치지 않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 곁에 너무나 가까이 머무셔서 그분이 선택하신 백성과 지상에 임재하시는 영원하신 분이 동일하게 인식될 거라는 뜻입니다. 우리는 이 표현을 보다 눈에 띄는 방식으로 아모스서의 뒷부분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신약성경으로 가면 이것을 그보다 더욱 분명하게 밝힙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의 모든 고난을 친히 담당하시어 결과적으로 우리가 고난 받을 때 하나님도 함께 고난 받으시게 됩니다.— p.82-83
새로운 삶은 세상에서 올 수 없고, 하나님 말씀을 행하는 것으로만 가능합니다. 구원은 이 모든 과정의 출발점이지, 새로운 삶의 마지막에 오는 것이 아닙니다.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길과 행위의 길 사이에 딜레마는 없습니다. 둘 다 하나의 새로운 삶에 엮여 있기 때문입니다. 은혜를 받으면 말씀을 행하는 삶으로 자연스레 이어집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나중에 야고보가 독자들에게 행함 없는 믿음을 보이라고 요청하는 부분에서 이 내용을 다시 만날 것입니다. 바울은 우리가 믿음을 통해 은혜로 구원을 받기 때문에 두려움과 떨림으로 구원을 이루어가라고 선언합니다. 우리 인생은 우리가 처음부터 구원받았고 이제는 실천해야 한다는 깨달음과 함께 시작합니다. 구원은 오랜 믿음과 행함의 삶 끝에 오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주어집니다.— p.252
본문은 계획을 세우거나 보험에 가입하는 것 자체를 정죄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그 계획을 무용지물로 만들 능력 이상의 능력을 가지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정죄하는 것은 우리의 자만심입니다. 이런 자만심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랑과, 시간 계획을 세우고 장사하고 이익을 보는 것으로 우리를 하나님 자리에 놓으려는 데서 드러납니다. 우리는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스스로 정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누구 또는 무엇에 우리 삶을 헌신할지 스스로 결정합니다. 이것이 바로 본문이 경고하는 내용입니다. 우리는 어떤 도시에 가서 일정한 시간을 머물며 장사를 해서 이익을 봅니다. 우리 인생을 거기에 헌신합니다. 그리스도인들이 늘 내리는 이런 선택들은 주변 세상의 선택과 다르지 않습니다. 야고보가 경고하듯, 그리스도인들도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말합니다. 세상 사람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은 결정을 내립니다. 우리는 세상과 분리되었다고 믿지만, 실상은 아닙니다.— p.368
이제 이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생각해봅시다. 16-18절은 의인의 간구가 역사하는 힘이 크다고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가 기도로 형성되고 유지된다는 점은 이미 살펴본 바 있습니다. 기도는 예배나 미사 같은 특별한 행사에서만이 아니라, 언제든 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종교라는 미명하에, 신에게 헌신하는 거룩한 시간과 자기 인생을 살아가는 나머지 시간으로 가르는 세상에 순응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모든 삶은 구별되어야 합니다. 거룩해야 합니다. 성경은 쉬지 말고 기도하고 범사에 감사하며, 무엇을 먹고 마시든 무슨 일을 하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분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서) 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런 가르침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식사 전에, 자기 전에, 교회 모임 전에 기도하고는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합니다. 바울이 강조하려는 핵심은 식사를 비롯한 모든 일의 과정 전체가 하나님의 하나님 되심을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을 기도로 시작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기도를 살아내야 하는데, 이것은 예배 때 드리는 공식 기도의 문제와는 거리가 멉니다. 오늘날의 교회는 기도의 이런 성격을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 p.422-423
○ 출판사 서평
- 달아날 곳 없는 글로벌 시대, 세속사회의 가치와 불화할 수밖에 없는 ‘기독교적인 것’에 관한 숙고 : 자크 엘륄의 아모스서·야고보서 강해
『부와 가난에 관하여』는 『자유, 사랑, 능력에 관하여』가 출간된 지 4년 후에 나왔다. 이 책을 편집한 빌렘 반더버그는 나토(NATO) 박사 후 과정 펠로우로 있던 1973년과 1978년 사이 거의 5년 동안 자크 엘륄이 인도하는 야고보서 성경 모임에 참석했고, 이 책의 2부에 해당하는 내용은 그 당시 녹음했던 것을 정리한 것이다. 아모스 강해는 자크 엘륄이 페사크(Pessac)의 지역 교회에서 메리냐크 교회 성도들과 함께한 성경 연구를 녹음해 정리한 것이다. 애정 어린 제자의 수고로 자크 엘륄의 저작을 완성하는 중요한 작품이 나오게 된 것이다.
엘륄은 아모스서와 야고보서를 통해 사회에서 가장 가난하고 약하고 연약한 자들을 유기하고, 젊은이를 소외시키며, 다음 세대가 살 만한 미래를 부정하고, 환경 파괴의 물결에 속수무책인 현실을 기독교는 정당화할 수 있는가를 질문한다. “가난한 사람들의 존재는 숨겨져 있는 깊은 악, 곧 우리의 믿음과 순종과 사랑이 없음을 드러낸다”고 보는 엘륄은 기독교적 삶의 원칙과 사회의 관습 사이의 간극을 폭로하는 한편 신실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의 가치관에 순응하지 않고,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자유와 사랑으로 다가가는 대안적 길을 모색한다. 이는 ‘사회?역사’ 연구와 ‘성경’ 연구 사이의 분리를 인정하기보다 통합하려는 노력인 동시에 계시의 ‘수직적’ 측면과 ‘수평적’ 측면을 재결합하려는 시도이기도 하다. 이런 방식으로, 엘륄의 성경 해석은 마치 음식에 들어간 소금과 반죽에 들어간 누룩과 같이, 기독교 공동체를 세상에서 변화를 일으키는 존재라는 위치로 회복시킨다.
아모스서와 야고보서의 질책과 책망은 우리를 사랑하시고 우리를 얻으려고 모든 것을 포기하신 분이 주신 말씀으로 받아들일 때 우리는 과학을 지식의 신으로, 기술을 행위의 신으로, 국민국가를 삶을 조직하는 신으로, 역사를 이 선함을 관장하는 시간의 신으로 만들려는 유혹을 떨쳐낼 수 있다는 결론이다.
엘륄의 글은 우리 신앙의 본질적이고 구체적인 의미,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대’ (롬 12:2)를 관통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드러내며, 신구약성경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반 우상숭배라는 싸움이 단순히 타종교에 대한 배격이 아니라, 우리 시대를 휘어잡고 있는 사고방식과 가치관과의 싸움임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래서 아모스와 같은 예언자는 사회정의를 외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떠난 현실을 고발한 것이라는 엘륄의 말은 지극히 타당하다. 본서에서 볼 수 있는 엘륄의 아모스와 야고보서 풀이는 통찰력 넘치는 관찰과 해석으로 가득하다. 본문에 대해 다른 학자들의 연구를 참고하되 차분하고도 꼼꼼하게 그 나름의 이해와 해석을 제시하는 것을 볼 때, 방대하면서도 강력하고 날카로운 엘륄의 사상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세심한 본문 연구에서 비롯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_ 김근주,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소선지서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
자크 엘륄의 기독교적 관점을 소개해주는 최고의 입문서. 예언과 선지자들에 대한 그의 설명은 우리 눈을 열어주고, 그의 야고보서 주해도 마찬가지로 깜짝 놀랄 만하다. 기독교가 무엇인지 잘 안다고 생각하는 그리스도인과 비그리스도인 모두를 뒤흔들어놓을 만한 탁월한 책이다. _ 리처드 스티버스, 일리노이 주립대학교 사회학·인류학과 명예교수
○ 독자의 평
인공지능을 활용한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각종 뉴스매체를 점령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경제성장이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다는 기술자본만능주의 장미빛 전망을 양손 들어 환영하는 사람들과 정규,비정규의 차별적 대우를 극복하고 똑같은 사람으로 대접받고 살고자 절규하는 하는 사람들, 나날이 치솟는 청년실업률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을 포기해 버리고 ‘You Only Live Once’라는 모토를 따라 자기만족과 행복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는 오늘 한국사회 속에서 세상과 구별된 존재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스스로 믿고 그것을 단지 믿음의 구호만으로 그치지 않고 행함으로 자신의 믿음있음을 증명해야 하는 그리스도인은 어떤 태도를 견지하고 살아가야 하는가?
자크 엘륄은 구약의 아모스 선지자를 통해 왜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를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종말론적 선언이 임했고, 그러한 선언들이 그 당시 정치적 왕, 종교적 제사장, 제도권에 속해 있는 선지자 무리들, 선택받은 백성으로서의 이스라엘 민족에게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를 히브리 성경 원문을 조목조목 분석함으로 강해를 이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 볼 점은, 아모스는 그 당시 제도권에서 교육을 받은 선지자가 아니었다는 는 것이다. 엘륄은 하나님의 예언적 말씀이 특별한 전문훈련을 거친 제도권 선지자만을 통해 선포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함으로 시대를 읽을 수 있는 눈을 갖고 있거나 토라를 통해 선포하신 율법 즉,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명령을 따르는 신실한 사람들을 통해서 실제적 선언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엘륄의 이러한 주장은 세상과 구별된 존재로 살아갈 우리 그리스도인의 개인적 책임을 단순히 제도권 교회 지도자의 것으로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여, 탐심에서 비롯된 과학기술 만능주의와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통한 육체적 만족과 돈을 하나님 보다 더 많이 사랑하려는 욕심으로 가득차 있어 세상과 전혀 구별되지 못하는 개개의 그리스도인을 되돌아 보게 한다.
아모스 선지자를 통한 구약의 종말론적 선언과 함께, 전통적으로 현대 기독교윤리의 기초로 인식되는 야고보서 강해에서 엘륄은 다시 한 번 부와 가난이라는 사회적 주제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관한 주제로 옮겨 놓는다. 언뜻보기에 상반되어 보이는 로마서의 ‘이신칭의’ 와 야고보서의 ‘신행합일’ 개념을 조심스럽게 다룸으로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는 이신칭의가 그리스도인의 삶을 책임지지 않는 자유인 방종으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부어주시는 사랑과 은혜 속에서 날마다 우리의 속사람을 점검하고 외적 강제가 아닌 거저 주시는 은혜에 우리의 삶의 걸음을 맡기는 신행합일이 있어야 함을 강조한다. 순간순간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자신 처럼 사랑하는 것이 어떤 삶의 모습으로 드러나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엘륄이 주장하는 바다.
끝이 없을 것만 같은 효율성을 강조한 과학기술의 발전과 매매라는 기제를 통해 끊임없이 스스로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시도하는 재물(돈)의 축적 모두 하나님이 있어야 하실 마땅한 자리에서 그 분을 내쫓고 하나님과 같이 선악을 판단할 수 있다는 마귀의 속삭임에 넘어가는 당연한 결과라고 엘륄은 말한다. 이러한 속임수는 하나님의 영으로 지음받은 우리로 하여금 더욱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고 공허하게 만들며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놓치는 비극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다. 엘륄은 이러한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자리로 초대하고 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