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글
고 안정숙 권사님의 장례식을 다녀와서
지난 3월 7일(화) 오전 11시, 시드니우리교회에서 고 안정숙 권사의 장례식이 있었다. 고인이 되신 안 권사님은 홍길복 목사님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의 어머님이 되신다. 장례식 소식도 유가족에게 들은 것이 아니라 지인에게 전해 들어 장례식에 참석하게 되었다.
장례식이 있는 당일, 교회 입구에는 한솔장례 강병조 선생님이 장례운구차 옆에 서 있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 인사하니 “홍 목사님께서 간소하게 하자셔서 진행하는데 좋은 모델이 되는 것 같습니다”라며 서로간 인사 나눴다.
이런 인사를 나누고 장례식 (발인예배)에 참여하며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어 적어본다.
첫째로 장례식의 간결이다. 발인예배를 드리고 광고시간에 상주 (喪主) 홍길복 목사님은 장례를 알리지 않고 가족간에 드리려 했다며, 장례준비에 수고한 한분 한분 언급해 인사하고, 발인예배에 함께 한 분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했다. 대개 여러 번의 위로예배가 있는 것이 상례인데 가족 간에 예배하며 장례식을 준비했다고 한다. 한편 이날 발인예배도 간결하면서도 꼭 필요한 순서로 유가족 분들이 충분히 추모할 수 있는 시간으로 인도해 감명 깊었다. 시드니우리교회 담임목사님과 장로님들•권사님들, 성도님들의 헌신이 간결하면서도 충분한 추모가 가능하게 했으리라 본다.
둘째로 조의금의 사양이다. 조의금 사양은 부고 알림문에 명기해 넣었으며, 장례예배 순서지 광고 면에도 거듭 “유가족의 뜻에 따라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 드립니다”라고 광고 첫 번째 줄에 명기했다. 고인의 별세를 슬퍼하며 유족에게 조의를 표하는 조의금 (弔意金)은 부조의 성격이 강하다. 부조는 경조사가 있는 경우 행사를 돕는 의미가 큰데, 이날 장례는 가족이 온전히 감내하는 모습을 보였다.
셋째로 장지는 가족모임으로… 장례식, 특히 장지에서의 조문은 어떻게 보면 가장 강조되는 한국적 조문방식이다. 그런데 이날 발인예배에 광고하며 “날씨도 덥고 하니 하관예배를 가족간에 드리고자 한다”고 광고했다 (그럼에도 발인예배가 아닌 하관예배 장지로 바로 온 분들이 계셔서 함께 하셨다고 한다). 이렇게 광고한 것은 더운 날씨 때문만은 아닌 것이 분명했다.
이날 장례식을 다녀와 혼자 생각하며 “이제 장례문화 관행이 좀 바뀌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불어 “나는 … 하겠다” 생각했다.
우리는 관행대로 경조사를 크고 화려하게, 요란하게 하는 것이 잘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시대를 겪으며 조촐한 경조사를 치루고 경험하는 동안 오히려 본래의 취지에 충분히 집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작은것이 아름답다”는 말이 있다. 규모에 함몰되어 취지를 놓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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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운규 목사 (호주성산공동체교회, 본지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