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단상
무당과 목사
유라시아 지역의 역사는 하늘의 대리인인 [Shaman/무당]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대 이후 샤머니즘이 처음으로 관찰된 곳은 시베리아로 알려지고 있다. ‘샤먼’은 시베리아 원주민인 예벤키(퉁구스)족의 말이며, 한문으로 샤먼에 해당하는 무(巫)는 하늘과 땅 사이에 있는 사람을 이어 주는 영매(靈媒)이다.
이런 샤먼의 본고장에서 희대의 샤머니즘 정치로 세상을 들끓게 했던 라스푸틴(Rasputin, 1872추정~1916)은 ‘최면술’과 ‘설교’라는 매직 완드를 통해 심약한 황제를 대신했던 황후를 등에 업고 막강한 권세를 이용한 국정농단(國政壟斷)이 극에 달하자 암살당하면서 막을 내린 사건이 러시아에서 있었다.
농단이란 유래는 맹자의 공손추(公孫丑)에서 나온 말로 ‘깎아 세운 듯한 높은 언덕’을 말한다. 어떤 상인이 높은 언덕에 올라 시장에서 어떤 물건이 많고 적은 지 조사를 한 후에 부족한 물건을 미리 사 모아 비싸게 팔아 폭리를 취했다는데서 나왔다. 농단이 독점적으로 이익이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국정농단의 뜻은 농단에 올라갔던 상인이 시장에서 이익을 독점하듯 권력을 독점하여 나라의 정치를 좌지우지하는 것을 의미하게 된 것이다
세계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은 건국이래 샤머니즘(Shamanism) 정치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은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을 ‘샤머니즘 스캔들’로 다루면서 이번 사태가 국가 권력을 주무른 ‘사이비’종교 권력 농단(壟斷)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한 연설과 정치에서 혼, 기운, 우주 그리고 오방낭을 사용하면서 ‘무당정치’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한국의 무신교총연합회 무속인들은 명예를 훼손했다며 ‘무당’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개신교에서도 불교, 천도교, 기독교를 가미한 영세교의 창시자 최순실 씨의 아버지, 최태민 목사는 사이비 종파의 교주일 뿐이라며 ‘목사’호칭은 부적절하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다. 당연 호주에서도 종교의 자유가 인정되는 나라다. 필자는 개신교 목사로서 타 종교를 믿는 사람들을 정죄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다. 왜냐면 정죄하는 그 순간 전도와 선교는 형용모순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개인의 종교가 타인의 삶을 규정하고 판단하고 정죄한다면 그건 엄청난 폭력으로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종교는 그 시대의 사람들을 통합하게 만들고 가치 지향적인 삶을 통하여 긍정적인 에너지로 자신들의 삶과 공동체를 발전시켜 나가는데 역동적인 힘을 주는 기능들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에 반해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을 폭력적인 이데올로기로 바꿔서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경우에는 사회가 분열되고 폭력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종교적인 개인 신념을 폭력적인 이데올로기로 바꿔서 ‘무당정치’가 가능케 한 작금의 사태가 어찌 한 사이비 샤먼과 여기에 기생했던 정치 모리배(謀利輩)들 탓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적어도 종교적인 역기능들이 창궐하게 만든 풍토와 배후에는 기독교 중에서도 목회자들이 한몫하지 않았던가?
한국의 개신교는 70~80년대 대부흥을 하나님의 큰 역사로 회상하며 자부심이 크다. 그러나 그 뒷면에는 부끄럽게도 거룩하지 못한 우리들의 어두운 민낯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정농단의 아이콘이라고 할 수 있는 군부세력들과 나라와 민족을 위한 조찬기도회를 빙자하여 그들과 함께 협조하고 상생하며 교회 안에서의 이익과 권력을 무한 휘두른 무당 아닌 무당 같은 목사는 아닌지…
민족의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정치적 이데올리기로 이용하여 자기들의 치부를 감추고 억압하고 착취하는 애국독점 정치모리배들과 함께 지지하고 상생하며 교회 강단에서 위협하고 협박하고 거짓 예언으로 복음을 독점했던 무당 아닌 무당 같은 목사는 아닌지…
한 사이비 무당이 한 나라의 통치자와 함께 국정을 농단할 때도 침묵하고 그 결과가 하나 둘 터질 때도 회개는커녕 인간 감정에 호소하며 순수하게 눈물 많은 박근혜 대통령께서 666[(2016+10+26=18(6+6+6)=666)] 사탄 중에 사탄인, 최순실 사탄에 넘어간 것이 문제라며 오히려 종북 불순세력들의 음모가 하나 둘 드러나고 있다고 교회 강단에서 분개하는 무당 아닌 무당 같은 목사는 아닌지…
작금의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국정농단 세력들을 지지하고 협력하고 함께 공존하며 합리화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애국독점으로, 복음독점으로, 믿음독점으로 위장했던 정치인들이나 종교인들 특히 목사는 다른 나라 일처럼, 다른 사람 일처럼 남의 말 잘하는 호사가(好事家)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하는 무당 아닌 무당 같은 목사는 아닌지…
국정농단의 주체들이 석고대죄는커녕 무반응 무책임으로 침묵하며 케멜레온의 전형을 보여주는 무당 아닌 무당 같은 목사는 아닌지…
필자가 먼저 교회앞에, 민족앞에, 주님앞에, 국정농단의 배후자는 아니었는지, 교회 강당에서 무당춤을 추며 무당 아닌 무당 같은 거룩하지 못한 목사는 아니었는지, 무한 책임자임을 고백하며 회개한다.
전현구 목사 (시드니조은교회 담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