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Australia의 토종 (土種) 소나무 (The pines) 이야기
필자는 시드니 보타닉가든 (Royal Botanic Garden Sydney)엘 자주 가는데 갈적마다 확인하는 나무가 있다.
울레미소나무 (Wollemi pine)다.
이 나무는 중생대 쥐라기 (Jurassic) 때부터 생존해온 나무로 너무나 유명한 나무다.
20억년 전에도 생존했던 나무가 현재도 생존하고 있다니 얼마나 신기한일인가?
이 나무가 발견되기 전까지는 화석으로만 확인할 수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1984년 호주의 NSW주 국립공원관리인 데이비스 노불 (David Noble)에 의해서 시드니 북쪽으로 200km떨어진 리스고 (Rishgow) 근처에 울레이 국립공원 (Wollemi National Park) 안에 있는 협곡 (峽谷)에서 발견되었다.
발견자 노불 (David Noble)이 화석에서만 존재하는 살아있는 이 나무를 찾아내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이 나무의 학명은 Wollemia nobillis인데 종명 nobillis은 그의 이름 David Noble에서 따온 것이다.
그가 흘린 땀의 대가로 화석식물에게 이름을 지어 주었다.
그것은 20세기의 식물학적 발견으로 평가되면서 살아있는 공룡을 발견한 것처럼 환호하였다.
이 울레미소나무는 조직배양으로 번식을 해서 한국의 광릉 수목원 한 그루가 있다고 한다.

타스마니아 토종인 휴온 소나무 (The Huon pine)
지난 연초 (2025년 1월 年初)에 크루즈 여행으로 타스마니아 (Tasmnia)의 주도 (州都)인 호바트 (Hobart)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으며 이때 타스마니아 (Tasmnia) 특산물 전시장에서 특이한 공예품이 눈에 띄었다. 나무를 깎아서 만든 공예품인데 마치 돌로 깎은 것 같기도 하고 도자기 같기도 한 전시물이었다. 그 후에 검색해보니 타스마니아의 토종 소나무인 The Huon pine였다.
이 소나무는 성장 속도가 느려서 1년에 1mm밖에 성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냉하고 습한 지대에 서식하고 수명이 길어서 3.000년 이상을 성장한다고 한다. 내구성과 항균성이 뛰어나서 가구나 조각품 자재로 고가로 거래되고 있다고 한다. 수 만년 전 석기시대에나 생존했을 법한 특이한 나무다.
타스마니아 남서부와 서부 지역의 강가와 습지에 서식하며, 개별적으로 수 천년을 살 수 있으며 일부 군락은 1만년 이상을 생존해 온 것으로 추정되는 것도 있다. 수명이 1만 년 이상인 것도 있지만 500년 넘는 나무는 너무나 흔하다.
휴온소나무 목재는 부드럽고 가벼우며 황금빛을 띠어서 대단히 아름답다. 타스마니아 원주민들이 오랜 세월동안 휴온 소나무를 활용해 왔으며 유럽인들이 19세기부터 목재로 벌목하기 시작했으며 특히 배를 만드는데 많이 사용하였다고 한다. 현재는 벌목이 금지되었고, 자연에서 떨어진 나무만 채취 가능하다.
휴온 소나무는 타스마니아 국립공원 및 세계유산 지역에서 보호되고 있다. 번식 속도가 느려 삼림 벌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엄격한 보호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강변을 따라 자라며, 주로 휴온 강 (Huon River)과 고든 강 (Gordon River) 주변에서 발견된다. 휴온 소나무는 타스마니아의 자연과 문화유산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나무이며, 보존을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번야소나무
번야소나무는 호주의 마카다미아와 함께 호주의 견과류 (堅果類)의 아이콘 (icon)으로 불리는 나무다. 번야소나무는 키높이가 40~50m까지 자라고 직경이 150cm에 수명이 500년이나 된다. 나무껍질은 짙은 갈색에서 검은색이고 작은 가시가 있다.
수령 14년 이상이면 꽃과 열매를 맺는데 열매가 수박만큼 커서 무게가 7~10kg이나 될 정도로 무겁고 하나의 솔방울안에 150개의 씨앗이 들어 있다. 밤 맛이 나며 호주의 원주민 (原住民), 애버리진 (aborigine)이 즐겨먹는 과일이다.
2015년 10월 12일 샌프란시스코 국립공원의 나무 번야소나무 밑에 누워있던 메이스라는 남성이 번야 소나무의 송방울에 맞고 두개골이 함몰되는 사고 발생해서 세계적인 뉴스가 된 일이 있었다
번야 소나무 열매는 커다란 솔방울 안에 들어 있는 씨앗 (견과류)을 먹을 수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애버리진)들은 번야 열매를 주요 식량으로 사용했으며, 주로 불에 구워 먹거나 삶아서 섭취했다고 한다. 맛은 밤과 비슷하며, 삶거나 구우면 더욱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난다고 한다. 가루로 만들어 빵이나 케이크를 만들 때 사용할 수도 있다. 요즘은 견과류처럼 요리에 활용되며, 특히 호주 요리에서 번야 열매를 넣은 리조또, 페스토, 베이킹 재료 등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번야 열매는 일부 동물들에게도 먹이로 제공되기도 한다.
이처럼 번야 소나무 열매는 전통적인 식재료이자 현대 요리에서도 활용되는 유용한 자연 자원이다. 과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번야 소나무 열매 수확철 (보통 3년마다 한 번)을 맞아 큰 부족 간 축제를 열었다고 한다.이 행사는 부족 간 교류와 무역의 기회이기도 했다.

박광하 (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3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민주화 실천과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생명과학이야기’ (북랩)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