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예술의 기원 : 5만 년 전 태초의 예술을 찾아
엠마누엘 아나티 / 바다출판사 / 2008.3.17
– 예술이란 과연 어디서부터 비롯된 것일까? 5만 년 전에 시작된 인류 예술의 기원을 찾아서
〈예술의 기원〉은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의 시각언어와 그 기원을 연구한 책이다. 선사시대 사람들이 남긴 바위그림 연구를 통해 상상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가진 ‘예술하는 인간’의 역사를 새롭게 살펴본다. 이탈리아의 역사학자인 엠마누엘 아나티는 그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을 연구해 왔다. 이 책은 선사예술 연구에 반세기를 바친 한 고고학자의 기록을 전해준다.
저자는 전 세계 160여 나라에 산재해 있는 4,500만 점의 바위그림과 50만 점의 미술품을 통해 인류 역사가 지난 5만 년 동안 간직해 온 선사예술의 세계를 소개한다. 특히 바위예술 세계의 오묘함과 예술적 표현을 향한 인류의 열정을 보여주고자 했다. 전 세계 바위그림에서 예술적 표현을 향한 선사시대 사람들의 열망과 욕구를 발견하고, 예술의 탄생을 표현한 최초의 원시 언어 체계를 파헤친다.
이 책은 사진과 모사, 그리고 저자가 직접 수집한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인류의 예술이 어떻게 시작되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전해준다. 예술은 인간이라는 종만 누리는 특징적 재능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예술을 통해 인류가 5만 년 동안 간직해 온 인지학적 능력, 상상력, 창조력, 감성적 측면과 개념적 사고력 등이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 목차
추천사
저자서문
들어가며
제1장 태초의 예술을 찾아서
세계 각지의 원시 부족예술
다시 발굴되는 선사시대 예술 유적지
해독과 해석의 역사
문헌조사 자료의 연구
제2장 예술의 기원
선구자가 남긴 지적知的발자취
예술이 탄생하다
지문을 읽는 법
제3장 전 세계의 선사예술과 부족예술 전경
아프리카 남부
북아프리카
유럽
유럽과 서아시아의 교량, 아제르바이잔
서아시아
아시아
북아메리카
남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제4장 시각예술의 근본적인 특징
예술과 주변 환경의 관계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이 보여 주는 주제의 범위
제5장 예술의 기본 구조
인지의 과정
시각예술과 논리 체계
상징적 언어
태초의 예술과 개념
제6장 내용과 의미
상징주의와 지적 이해 능력
고대 수렵인
채집 부족민들의 예술
진화한 수렵인들
목축민들
혼합경제 민족
결론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의 역동적인 진화 과정
옮긴이의 말
찾아보기
○ 저자소개 : 엠마누엘 아나티 (Emmanuel Anati)
이탈리아 태생의 선사학자로 40년 넘게 전 세계를 누비며 선사예술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1957년부터 1964년까지 이탈리아 발카모니카 지역의 바위그림을 집중적으로 발굴ㆍ조사했고, 이를 세계에 소개했다. 이런 활발한 탐사 덕분에 발카모니카 지역은 세계 최대의 바위그림 유적지라는 영광을 안게 되었고,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1980년 국제바위그림예술작품위원회 CARICOMOS를 창설했으며, 그 후로도 이탈리아 고고학 발굴 팀을 이끌며 시나이 반도와 네게브 사막에서 하르 카르콤 성소를 발굴하기도 했다.
예루살렘 히브리 대학교에서 고고학과 선사 지리학을 수학한 후, 하버드 대학교?소르본 대학교?옥스퍼드 대학교 등에서 선사시대의 예술 및 종교를 연구했으며,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교와 이탈리아 레체 대학교에서 선사학 강의를 했다. 현재 이탈리아 카포 디 폰티에 소재한 카모니카선사문화연구소 CCSP의 소장을 역임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카모니카 계곡의 문명 La civilisation du val camonica》, 《하르 카르콤, 신이 살았던 산 La montagne de Dieu, Har Karkom》, 《시나이 산의 수수께끼 Les mysteres du mont Sinai》, 《타파 천으로 만들어 낸 예술 L’art du tapa》, 《최초 인류의 종교 La religion des origines》, 《유럽 최초 인류의 오디세이 L’odyssee des premiers hommes en Europe》(공저) 등이 있다.
– 역자: 이승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교육과와 같은 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한때 고등학교에서 불어를 가르쳤고, 현재는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로 한국과 유럽의 여러 나라를 오가며 유럽어권의 다양한 소설을 기획 및 번역하고 있다. 우리말로 옮긴 책으로는 《테러》, 《스키다마링크》, 《13번째 마을》, 《완벽한 하루》, 《완전한 죽음》, 《라보엠》, 《벌거벗은 모나리자》, 《세상을 지배하는 개들》, 《평양》 등이 있다.

○ 출판사 서평
– 인류 최초의 캔버스에서 발견한 예술의 기원
라스코 동굴이나 알타미라 동굴의 벽화가 발견될 당시 그것이 선사시대의 작품일 것이라고 누구도 쉽게 단정하지 못했다. 일부 고고학자들은 조작이라고까지 확신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것이 걸작이었기 때문이다. 수정한 흔적 없이 단숨에 그려 간 힘 있는 필치와 그 안에 표현된 무한한 상상력은 거장의 솜씨가 아니고서는 가능한 것이 아니었다.
《예술의 기원》은 선사인들이 남긴 바위그림 연구를 통해 상상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가진 “예술하는 인간”의 역사를 재발견하는 과정을 담은 대작이다. 이탈리아 태생의 선사학자 엠마누엘 아나티 (1930 ~ )는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 동안 전 세계를 누비며 선사예술, 부족예술 연구에 천착해 왔다.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나라를 돌아다닌 선사예술 전문가이며, 다섯 대륙에 분포된 선사시대 예술 작품에 관한 정보를 한손에 쥔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 책은 전 세계 160여 나라에 산재해 있는 4500만 점의 바위그림과 50만 점의 가동 可動 미술품 (돌멩이와 같이 이동이 가능한 물건에 그려지거나 조각된 예술품)을 통해 인류 역사가 지난 5만 년 동안 간직해 온 선사예술의 세계를 경이롭게 그려 내고 있다.
아나티가 이 거대한 프로젝트를 완성한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선사학자들을 따라다니는 수수께끼 같은 질문, 즉 “예술은 왜, 어디서, 어떻게 탄생한 것이며,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에 대한 하나의 답을 제시하기 위해서이다. 선사예술 작품에서 예술의 기원을 발견한다는 것은 무언가를 표현하고자 하고, 의사소통을 하려고 한 인류의 지적知的 능력이 걸어 온 발자취와 진화의 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이다. 아나티는 사진과 모사, 그리고 직접 탐사로 수집한 연구 자료를 통해 인류의 예술이 어떤 모습에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 준다.
이 책은 지구상의 모든 선사시대 예술과 관련된 방대한 지식을 꿰고 있는 과학자의 시선을 담은 책이라는 사실만으로도 그 가치가 무한하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너무나 보편적인 동시에 거대한 주제를 풍부하고 진귀한 자료로 한눈에 보여 준다는 것이 이 책이 가진 최고의 경이로움이다.

– 최초의 인간이 그려 낸 대서사시, 바위그림은 또 하나의 언어이다
아나티가 이 책에서 보여 주고자 한 것은 선사예술, 그것도 바위예술 세계의 오묘함과 예술적 표현을 향한 인류의 열정이다. 인류는 사피엔스의 사고력을 갖추게 된 이후부터 바위나 동굴의 벽 내부에 그림을 그리거나 조각을 하기 시작했고, 지구상에서 가장 후미진 곳에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암각화 (와 암채화)라는 예술 형태로 자신들의 흔적을 남겼다. 왜 그들은 한줄기 빛도 스미지 않는 깊숙한 동굴이나 암벽에 예술 작품을 남겼을까?
예술은 무언가를 밖으로 표출하고 싶은 ‘외향성에 대한 욕구’, 지식이나 기술을 남에게 전해 주고 싶은 ‘소통에 대한 욕구’, 그리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명확히 하고 싶어 하는 ‘확인에 대한 욕구’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아나티는 전 세계 바위그림에서 발췌한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술적 표현을 향한 선사인들의 열망과 욕구를 추적했으며, 예술의 탄생을 표현한 최초의 원시 언어 체계를 파헤쳤다.
그에 따르면 바위그림은 최초의 인간이 그려낸 대서사시이며 문법적 해석이 가능하다. 선사예술에 대한 비교 연구를 통해 발견된 도상학적 표현들 사이에 두드러진 공통점은, 시각예술이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로 형상을 가진 문자소와 그렇지 않은 문자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아나티는 ‘기원적 기호’라고도 불리는 세 가지 유형의 기호, 즉 그림문자 (실제 또는 상상 속의 사람이나 동물, 혹은 구조물이나 물건 등을 식별 가능한 형태로 표현한 것), 표의문자 (남근이나 음부를 상징하는 기호, 손자국, 십자가, 원, 뱀 문양, 점, 선 등 그림을 그린 이가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실제 또는 상상 속의 존재에게 생각을 전달하는 기호), 심리문자 (사물이나 상징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느낌이나 개념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것)를 통해 선사예술 작품의 문법적 체계를 파악하고 해독한다.
– 모든 동물은 존재의 흔적을 남기고 오직 인간만이 예술의 흔적을 남긴다
예술은 인간이라는 종만 누리는 특징적 재능이다. 또한 인간의 특성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영혼의 거울이자 현존하는 과거에 대한 증거이다. 비록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는 과거의 이미지, 기호, 표의문자 등은 선조들의 사고방식과 의사소통을 했던 방식에 대한 수수께끼를 풀어 준다.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의 재발견은 인류의 역사에 뿌리박고 있는 의사소통과 표현의 논리적 체계 연구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준다. 이 책을 통해 인류가 5만 년 동안 간직해 온 인지학적 능력, 상상력, 창조력, 감성적 측면과 개념적 사고력 등의 발전 과정을 다시 한번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가 선사예술에서 발견한 기호나 이미지는 복잡한 예술적 표현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것은 당시를 살았던 인류가 자신들만의 특유한 환경 속에서 특정 풍습이나 고유 관습에 따라 만들어 낸 노래나 춤이 될 수도 있고, 땅바닥이나 돌멩이에 무심코 그린 의미 없는 그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값진 자료, 더욱이 우리에게 무수히 많은 것을 가르쳐 줄 수 있는 진귀한 자료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이다.

– 선사예술을 재발견하기 위한 거울로서의 현재 부족예술
아나티가 선사예술을 탄생시킨 최초의 동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연구 대상은 지금도 일부 아프리카나 아시아, 오스트레일리아 지역 등에서 살아 숨 쉬고 있는 부족예술이다. 19세기 말만 하더라도 원시 부족민들은 예술 작품을 창조했음에도 천대를 받았다. 초기 선사학자들 사이에서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을 비교하는 것은 감히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또한 선사예술을 이해하기 위해 현존하는 부족민들의 예술적 동기에서 영감을 얻는 행위는 마치 ‘이단’으로 취급되었다. 이유는 선사예술에 대한 연구를 최초로 진행한 사람들이 프랑스 학자들에 국한되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당시 유럽 학자들 사이에서는 선사시대 예술이 오직 유럽인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는 증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식민지’였던 다른 대륙 부족의 예술 작품은 비록 유럽 지역과 여러모로 흡사한 면이 많았음에도 문명화 수준이 낮고 뒤쳐진 야만적인 것으로 폄하되었다. 아나티는 선대 선사학자들이 이룩해 놓은 다양한 이론들(‘예술로서의 예술’ 이론, ‘감응 주술’ 이론, 신화와 관련된 이론, 달력 이론, 샤머니즘에 관한 이론, 대모신에 관한 이론 등)을 경유하지만, 무엇보다도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는 일부 부족민들의 예술 작품과의 비교 연구를 통해 선사시대 예술의 창조적 동기와 의의를 찾는다. 그는 선사예술과 부족예술의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강조하며, 부족예술이 선사예술을 계승하고 있다고 말한다. 결과적으로 부족예술을 알지 못하고는 선사예술을 이해하고 평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그 반대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 잠들어 있는 문화유산을 깨워라
놀랍도록 방대한 자료를 바탕으로 예술의 탄생을 알리는 최초의 원시 언어 체계 구조를 파헤친 이 소중한 책에서, 아나티는 선사 예술가의 의식 세계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일깨워 준다. 이 책이 마치 보물섬으로 향하는 듯한 흥분과 스릴로 넘치는 이유는, 이제는 영영 사라졌다고 생각한 과거 속 인류의 사고방식과 의식 구조, 감수성, 그리고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기 위해 한 고고학자가 보여 준 열정과 가능성 때문이다.
아나티의 연구가 가능했던 이유는 원형元型에 가까운 형태로 각종 바위그림을 발굴하고 지키려는 인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나티는 1957년부터 1964년까지 이탈리아 발카모니카 지역의 바위그림을 집중적으로 발굴?조사했고, 이를 세계에 소개해서 유네스코가 지정하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켰다.
이 책에는 안타깝게도 울산 반구대 암각화 (국보 제285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반구대 암각화는 선사시대의 일상을 보여 주는 인물과 동물 300여 점이 새겨진 바위그림으로, 여느 나라와 비교했을 때 손색없는 대규모의 유적이다. 이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것이 그의 연구 범위가 협소하거나 반구대 암각화의 비중이 적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과연 반구대 암각화의 보존이나 홍보에 얼마나 관심을 가졌을까? 울산시는 지난해 1월 76억 원을 들여 착공한 울산 암각화박물관을 올해 5월 공식 개관할 예정이고, 암각화 주변에 CCTV를 설치해 인위적 훼손을 방지하는 대책을 세웠다고 한다. 하지만 이전까지는 ‘방치’의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댐 건설로 인한 침수로 지속적으로 훼손되었다.
이 책이 시사하는 바는 인위적인 개발뿐만 아니라 자연적인 풍화 작용 등에 의해서도 그 원형이 쉽게 부서질 수 있는 바위그림 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와 보존 정책의 필요성이다. 더불어 우리가 우리의 역사, 문화, 전통, 그리고 문화재를 발굴하고 보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반성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