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선지서 해석(35)
금식일을 정하고 성회를 소집하라: 요엘서<5>
요엘서에 나타나는 모티프들 중에 ‘해와 달의 변화’ 모티프도 ‘황충’ 모티프처럼 계시록에서 사도 요한이 더욱 종말론적으로 확장하여 사용한다. 앞에서 보았듯이, 요엘은 ‘여호와의 날’과 관련하여 이 모티프를 사용한다. 먼저 이 날은 “어둡고 캄캄한 날이요 짙은 구름이 덮인 날” (욜 2:2)로 소개되며, 유다와 예루살렘이 외국 군대의 공격을 받을 때 “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떨며 해와 달이 캄캄하며 별들이 빛을 거두”는 날로 다시 언급된다 (2:10). 여기서 “땅이 진동하며 하늘이 떠는” 현상에 대하여 엑스포지터스 바이블 (Expositor’s Bible)은 지진과 뇌우 (雷雨)일 것으로 해석한다. 우리가 알듯이, 뇌우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는 폭풍우다. 이런 일이 성령 강림 사건이 있고 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나타날는지는 모르지만 말세의 ‘여호와의 크고 두려운 날’ 전에 다시 비슷하게 나타나게 된다. “…해가 어두워지고 달이 핏빛 같이 변”할 것이다. 엑스포지터스 바이블은 여호와의 진노 때문에 자연계에 이런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고 해석한다. 그러면 요엘은 이 때를 또 어떻게 언급하고 있는가. 욜 3장은 이 날을 종말에 열방의 군대들이 예루살렘으로 쳐들어올 때로 언급한다. 그 때에는 “해와 달이 캄캄하며 별들이 그 빛을 거두”게 된다 (3:15). 여호와께서 시온에서 부르짖으시는데 이 목소리로 인해 하늘과 땅이 진동하게 된다 (3:16). 즉, 진동이 이민족이 침입할 때 나타나는 지진이나 천둥 같은 자연 현상일 수도 있지만, 여호와의 분노의 목소리 때문에 천체가 실제로 흔들리게 된다는 사실을 여기서 알 수 있다. 천체가 흔들리면 별들이 태양과 달과 부딪치기고 하고 별들이 지구에 떨어져 큰 지진을 동반한 폭발과 화재가 나타나기도 할 것이다. 기원전 8세기의 이사야는 북쪽에서 앗수르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올 때 이런 일이 있게 될 것을 말하고 (사 8:22), 또 바벨론이 멸망할 날에도 이런 일이 있게 될 것을 말한다 (13:6 이하). 7세기의 예레미야는 바벨론이 유다를 공격해 올 때 이런 일이 있게 될 것을 말한다 (렘 4:23-24). 물론 이는 종말의 여호와의 날을 예언하는 말씀으로도 볼 수 있다.
요한의 말하는 ‘해와 달의 변화’
한편 사도 요한은 여섯째 인 (印) 재앙을 예언할 때 바로 이 모티프를 사용한다. 그런데 그는 요엘서의 이미지를 더욱 자세하고 생생하게 사용한다. “내가 보니 여섯째 인을 떼실 때에 큰 지진이 나며 해가 검은 털로 짠 상복 같이 검어지고 달은 온통 피 같이 되며 하늘의 별들이 무화과나무가 대풍에 흔들려 설익은 열매가 떨어지는 것 같이 땅에 떨어지며 하늘은 두루마리가 말리는 것 같이 떠나가고 각 산과 섬이 제자리에서 옮겨지매…” (계 6:12-14) 라고 이 현상을 보다 자세히 말한다. 요한은 이것이 ‘어린양의 진노’ 때문이라고 하고 또 ‘진노의 큰 날’이라고 재차 언급한다. 필자는 이 때가 적그리스도로 인해 그리스도인들이 환난을 당한 후에 나타날 현상으로 본다. 즉, 마태복음에서 예수님이 가리키시는 때와 같은 때로 보는데, “그 날 환난 후에 즉시 해가 어두워지며 달이 빛을 내지 아니하며 별들이 하늘에서 떨어지며 하늘의 권능들이 흔들리리라. 그때에 인자의 징조가 하늘에서 보이겠고…” (마 24:29-30). 이 특별한 자연 현상은 최후 심판이 있을 최종의 여호와의 날을 예시하는 현상인 듯하다. 이 현상 다음에 예수님이 공중에 임하시고 주 안에서 죽은 자들 그리고 그 때 육신적으로 살아 있는 신자들이 휴거될 것이다 (살전 4:16-17). 그리고 바로 이어서 이 어두움의 땅에 남아 있는 우상숭배자들, 이 세상의 도시 (바벨론)에서 영적, 육적 음행을 일삼으며 호화와 방탕에 젖어 지내던 자들에게 ‘하나님의 진노를 가득히 담은’ (계 15:7) 일곱 대접을 일곱 천사가 쏟게 될 것이다 (계 16장). 이 일곱 천사의 사역 중에 여섯 번째 천사의 대접 재앙으로 아마겟돈 전쟁이 준비되고, 그 다음 일곱째 천사의 대접 재앙으로 바벨론이 망하고, 그 다음에 전에 준비되었던 아마겟돈 전쟁이 실제로 발발하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공중에 계시던 예수님이 하늘 군대들을 대동하시고 강림하셔서 적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를 불못에 던지시는 순간이다 (19:11, 14, 20). 그 다음에 재림 예수님의 천년의 통치가 지상에서 실현되며 이 기간 동안 마귀는 무저갱에 결박된다. 천년이 찬 다음 마귀가 그 옥에서 놓여 나와서 곡과 마곡을 미혹하여 싸움이 일어나고 결국 마귀도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진다 (계 20장).
여기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이스라엘의 역사 선상에 여러 여호와의 날들이 일어났지만 종말에 하나의 여호와의 날이 있듯이, 예수님 부활 승천 이후에 여러 적그리스도들이 있었으나 종말에 한 적그리스도가 나타나듯이, 여러 가지 천지가 흔들리고 캄캄하게 되는 때들이 있지만 종말에 다시 우주적 격변과 해와 달이 빛을 잃는 하나의 특정한 때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
햇빛, 달빛이 없어진 때
그러면 해와 달이 빛을 잃게 된다는 사건은 어떤 의미를 시사하는가. 그것은 이 세상에 아무런 소망이 없어지는 때, 하나님의 분노가 극에 달한 때, 불법이 최고치에 이르고 악과 음란으로 세상이 온통 칠흑 같이 어두워진 때를 의미한다 할 것이다. 홍수 직전의 세상에 ‘죄악이 관영한 때’와 비길 것이다. 아니, 아마도 이보다 더 극심한 어두움의 때일 것이다. 그리고 이 때는 바로 인류 역사 중 가장 큰 심판 곧 일곱 대접의 심판을 예기하는 때다. 참고로 위에서 장절만 인용한 이사야 13장 6-13절을 실제 내용을그대로 옮겨보자. 이것은 바벨론 왕국이 메대에게 멸망하는 때에 대한 묘사인데, 만약 그 옛날의 바벨론의 멸망이 이렇게 처참하다면 앞으로 종말에 있을 이 세상의 음녀 바벨론과 적그리스도와 그 짐승을 따르던 우상 숭배자들의 멸망은 또 얼마나 더 처참하겠는가! “슬피 울라! 여호와의 날이 가까이 왔다. 전능하신 분이 오시면 파멸뿐이다. 그러므로 모든 손이 축 늘어지고 모든 사람의 마음이 녹아내릴 것이다. 그들은 공포와 고통과 번민에 사로잡히고 해산하는 여인이 몸을 뒤틀듯 괴로워할 것이다. 사람들이 혼비백산해 동료들을 쳐다보는데 그 얼굴들이 모두 벌겋게 달아 올라있다. 보라,여호와의 날이 온다. 처참한 그날, 진노와 맹렬한 분노로 얼룩진 날, 그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죄인들이 그 땅에서 몰살되는 날이 온다. 하늘의 별들과 별자리들이 빛을 뽐내지 못하며 해가 떠올라도 어두컴컴하고 달도 빛을 비추지 않을 것이다. ‘내가 세상의 죄악을 처벌하고 악인들의 사악함을 징벌하겠다. 잘난 체하는 사람들의 거만함을 끝장내고 무자비한 사람들의 오만함을 낮추고야 말겠다. 내가 사람을 순금보다 드물고 오빌의 금보다 희귀하게 만들어 버리겠다. 그러므로 내가 하늘을 흔들어 놓겠다. 그러면 땅도 흔들려서 그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다.’ 그날은 만군의 여호와께서 노여워하시고 진노를 불태우시는 날이다.” (우리말성경, 715-6)
캄캄한 때가 가깝다
지금의 때는 어떠한가. 오늘도 시드니의 태양은 밝게 빛났고, 밤이 되자 별빛들이 보였다. 그러나 어떠한가. 영적인 빛은 어두워만 간다. 빛의 자녀들이 햇빛 보다 더 밝은 예수님의 빛을 받아 그 빛을 세상에 환하게 비춰야 할 때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워진 도시는 숨겨질 수 없다. 등잔을 켜서 그릇으로 덮어 두지 않고 등잔대 위에 두어 그 빛을 온 집안사람들에게 비추는 것이다. 이와 같이 너희도 너희 빛을 사람들에게 비추라. 그래서 그들이 너희 선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도록 하라.” (마 5:14-16, 우리말성경, 5)
최영헌 교수(알파크루시스 신학대학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