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기근 풍요 도덕
원제 : Famine, Affluence, and Morality
피터 싱어 / 필로소픽 / 2024.12.2
- 논증에서 실천으로, 많은 이들의 삶의 방식을 바꾼 현대 윤리학의 고전
지구 반대편의 난민에게 기부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일까? 아무래도 이와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질문자에게 어렴풋한 반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눈앞에서 얕은 연못에 빠진 어린이를 구두가 더러워질까 봐 구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일까? 이 질문에 “당연하지”라고 말하는 순간, 피터 싱어가 숨겨 놓은 논리적 덫에 걸려 예상치 못한 결론을 마주하게 된다.

싱어의 급진적인 주장에 따르면, 눈앞의 어린이가 물에 빠져 죽게 내버려 두는 것과 지구 반대편에서 굶어 죽는 아이를 방관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차이가 없다. 전자의 경우 옷이 흙탕물에 젖는 정도의 불편만 감수하면 아이를 살릴 수 있고, 후자의 경우 며칠 커피 값 정도를 포기하면 아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둘 다 도덕적 태만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기부하는 사람은 그 인품을 칭송받으나, 기부하지 않는 사람은 별다른 비판을 받지 않는 것도 잘못된 일이다. 그렇다면 멀쩡한 핸드폰을 새 기종으로 바꾸고, 카페에서 작은 사치를 누릴 때도 죄책감에 시달려야 한다는 건가? 너무 심한 거 아니야? 이에 대한 피터 싱어의 대답은 강경하다. 몰랐어? 그럼 도덕적으로 산다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인 줄 알았어?
사람들 간의 물리적 거리가 도덕적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 책의 반직관적인 주장은 윤리학의 큰 논쟁거리가 되었지만,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다. 실제로 피터 싱어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소득 40%를 기부하여 그의 철학을 실천으로 옮겨왔으며, 한 대학생은 이 책을 읽고 모르는 사람에게 신장을 기부했다. 나아가 빌 게이츠와 ‘효율적 이타주의자’를 자처하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움직였을까?
○ 목차
서문 ― 빌·멀린다 게이츠
머리말
ㆍ기근, 풍요, 도덕
ㆍ세계 기근에 대한 피터 싱어의 해결책
ㆍ억만장자는 무엇을 해야 하고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감사의 글
역자 후기

○ 저자소개 : 피터 싱어 (Peter Albert David Singer)
피터 싱어는 1946년에 오스트레일리아에서 태어나 멜버른 대학교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공부했다.
공리주의에 바탕을 둔 윤리 체계를 정립하여 빈곤 및 기아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실천주의 윤리학자로 역사, 종교, 문화 등 인간의 총체적 삶을 조명하며 자신의 실천윤리관을 펼쳐왔다.
윤리학 및 이와 관련된 철학 분야를 주제로 여러 권의 책을 쓰고 엮었으며 대표작 『동물 해방』은 전 세계에 동물해방 운동의 불꽃을 지폈다. 또한 낙태의 합법화, 유전병을 갖고 태어난 아이와 불치병 환자의 안락사 지지 등으로 논쟁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옥스퍼드 대학교, 뉴욕 대학교, 콜로라도 대학교, 캘리포니아 대학교, 러트로브 대학교에서 강의했으며, 동물권익옹호단체인 ‘동물 해방 Animal Liberation’의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프린스턴 대학교 생명윤리학 석좌교수로 있으며, ‘인간가치센터’에서 생명윤리를 가르치고 있다. 2005년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오르기도 했다.
주요 저서로 『동물 해방』, 『실천윤리학』, 『사회생물학과 윤리』, 『다윈주의 좌파』, 『물에 빠진 아이 구하기』, 『삶과 죽음』, 『세계화의 윤리』, 『죽음의 밥상』 등이 있고, 엮은 책으로 『동물과 인간이 공존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들』 등이 있다.
– 역자: 정환
청주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윤리교육과에서 유교사상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논문으로는 「『論語』 ‘子夏之門人小子’ 장에 대한 朱熹의 사유전환」, 「활연관통(豁然貫通)의 현대적 해석」등이 있다. 초등학교 교사를 거쳐 현재 서원대학교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조교수로 있다.
주요 연구 분야는 송대 도학이지만, 최근에 동양사상의 현대적 성찰 문제 (여성, 장애, 불평등)로 관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 책 속으로
만약 우리가 도덕적으로 중요성이 비슷한 다른 것을 희생하지 않고도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 이 원칙이 완화된 형태로라도 실행된다면 우리의 삶과 우리의 사회, 우리의 세계는 근본적으로 변할 것입니다.
자선을 베푸는 사람은 칭찬받을 수 있지만, 자선을 행하지 않는 사람이 비난받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은 기근 구호에 기부하는 대신 새 옷이나 새 차에 돈을 쓰는 것에 대해 조금도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습니다. (사실 그들은 대안을 떠올리지도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보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 「기근, 풍요, 도덕」 중에서
사람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하는 것은 역효과를 낳지 않을까요? 많은 사람들이 어깨를 으쓱하면서 도덕morality이라는 개념은 성인聖人이라면 몰라도 자신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말하게 될 위험이 있지 않을까요? 나는 가까운 미래나 그보다는 조금 더 먼 미래에도 부유한 미국인들이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생면부지의 사람에게 기부하는 것이 통상적인 세상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 「세계적 기근에 대한 피터 싱어의 해결책」 중에서
우리 모두 공평함이 좋다는 데 동의하고, 우리 중 누구도 다른 사람들이 하지 않은 몫을 우리가 떠안는 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공평한 몫이라는 관점은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결국 나는 우리가 그 관점을 거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억만장자는 무엇을 해야 하고 당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중에서

○ 출판사 서평
지구 반대편의 난민에게 기부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일까?
아무래도 이와 같은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질문자에게 어렴풋한 반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질문을 조금 바꿔보자.
눈앞에서 얕은 연못에 빠진 어린이를 구두가 더러워질까 봐 구하지 않는 것은 도덕적으로 잘못된 일일까?
이 질문에 “당연하지”라고 말하는 순간, 피터 싱어가 숨겨 놓은 논리적 덫에 걸려 예상치 못한 결론을 마주하게 된다.
사람들 간의 물리적 거리가 도덕적 의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이 책의 반직관적인 주장은 윤리학의 큰 논쟁거리가 되었지만, 많은 이들의 삶을 바꿨다.
실제로 피터 싱어는 오래전부터 자신의 소득 40%를 기부하여 그의 철학을 실천으로 옮겨왔으며, 한 대학생은 이 책을 읽고 모르는 사람에게 신장을 기부했다.
나아가 빌 게이츠와 ‘효율적 이타주의자’를 자처하는 실리콘 밸리의 기업가들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움직였을까?

○ 언론소개 : 문화책 톺아보기
피터 싱어 『기근, 풍요, 도덕』
불편해도 피할 수 없는 윤리
◇ 피터 싱어 『기근, 풍요, 도덕』
인터넷을 하다 보면 알고리즘에 의해 이따금 구호 단체 후원 광고가 보인다. 그런 광고에 이미 닳고 닳은 것일까. 직관적으로 후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동시에 (많은 광고가 그렇듯)맥락 없이 내 현실에 개입해서 정서를 자극하는 상황에 약간 불편한 마음도 올라온다.
이미 후원하고 있는 단체가 나오면 좋겠는데, 그러기엔 단체가 참 많다. ‘여기도 중요한 일을 하고 있구나’ 생각하고서 지나친다. 반감과 반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아이러니. 빈곤 마케팅과 맥락 없는 노출이 초래하는 피로감, 구호 단체에 대한 불신감 등을 차치하고서라도, 일단 상황 자체가 눈에 들어오면 우리 사회에 구호가 필요한 곳이 많음을 다시금 느낀다.
소시민으로 이따금 나와 가족의 생존을 고민하면서도, 현재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에게 넉넉히 베푸는 너그러운 마음을 품으면서 살아가고 싶기도 하다.
피터 싱어 (1946 ~ ) 같은 도덕철학자의 윤리학 논의는 이와 관련한 고민을 더욱 심화한다. 싱어는 공리주의 논의를 발전시키면서 생명 윤리, 동물 해방, 효율적 이타주의 등에 관한 도발적 의제를 제시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무엇보다도 윤리를 실천할 의무와 그 긴박함을 상기시키는 사람이다.
이를 천명하는 이정표인 그의 학문 초기 논문 「기근, 풍요, 도덕」(1972)이 최근 한국어로 출판되었다 (정환희 옮김, 필로소픽). 원래의 얇은 논문에, 그간의 반응에 대한 답변 역할을 하는 1999년도 <뉴욕타임스> 기고문, 2006년도 <뉴욕타임스 선데이매거진> 기고문, 단행본 출간을 위해 2015년에 새로 작성한 (일종의 회고 기능을 하는) 머리말을 덧붙인 뒤, 빌·멀린다 게이츠의 서문을 붙여 2016년도에 출간한 책을 2024년 말에 번역했다.

윤리에 관한 문제를 생각하다 보면, 정의, 선, 덕, 행복 등이 무엇인지에 관한 추상적 담론으로만 이어지거나 보편적인 도덕 원칙을 찾는 이론적 논의에 치중하곤 한다.
물론 이러한 논의가 도덕적 사고의 기반이 되며 실천으로 이어질 여지를 담고 있다고 할 수는 있으나, (일반적인 바람과는 달리)당면한 현실 문제에 직접 참여하는 데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지지는 않는다. 싱어 역시 이와 같은 문제의식을 갖고 있었다.
이전의 도덕철학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실질적 질문에 제대로 된 함의를 제시하지 못했고, 철학 혹은 윤리학의 공공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쌓여 왔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실천 윤리학 (또는 응용 윤리학)의 시작이며 싱어의 논의는 그러한 흐름 속에 있다.
싱어의 윤리학은 상황에서 시작한다. 1971년 동파키스탄이 (방글라데시로)분리, 독립하는 과정에서 9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고 그들이 식량, 주거, 의료 서비스 부족으로 인해 죽어 가는 상황을 보면서 싱어는 부유한 국가의 과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당시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은 이 지역에 원조를 하긴 했지만 원조 규모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비용을 자국의 무기나 시설 개발에 투입하고 있었다.
싱어는 이런 현상이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고 보았다. 그리고 이는 단지 국제 구호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우리 개개인이 갖고 있는 도덕적 개념과 관련한 문제임을 지적했다.

그가 제시하는 논제는 간단하다.
1) “식량과 주거, 의료가 부족해서 겪는 고통과 죽음은 나쁘다.”
2) “우리가 도덕적으로 중요성이 비슷한 다른 것을 희생하지 않고도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그렇게 해야 한다”(p. 41).
이 원칙은 행위 대상의 멀고 가까움을 고려하지 않으며,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지 다수 중 하나인지와도 무관하다. 내가 고통의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면, 그 일을 해야 할 의무가 내게 주어지는 것이다. 싱어는 이해를 돕기 위해 ‘연못에 빠진 아이’ 비유를 든다. 아이를 구할 수 있다면, 당신의 옷이 더러워지는 것과는 상관없이 당신에게는 아이를 구해야 한다는 의무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싱어가 보기에 자선 행위를 하는 것도 이와 다르지 않다. 200달러로 기아에 허덕이는 아이의 식량과 의료 공급을 책임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이 잘못이라는 말이다. 즉, 자선은 의무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까지 자선을 해야 할까? 싱어는 사실상 자신과 가족의 생활을 돌보는 데 필요한 비용 이상의 소득은 모두 자선에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당연히 싱어는 많은 사람이 이에 직관적으로 반감을 드러낼 것이며 실제로 이를 실천하는 사람은 역시 극소수일 것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가 보기에 자신의 논증을 합당하게 전개한다면 그에 따른 급진적 결과는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싱어는 1972년도에 제시한 이 주장을 1999년도에도, 2006년도에도, 2016년에도 동일하게 제시한다. 여전히 자신의 주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극단적이라 현실성이 없다, 사회의 생산성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 개인에게 과도한 책임을 부여한다, 구조적 문제 해결이 우선이다 등 반론을 제기할 수 있다. 그는 이러한 반응에 답변해 오면서 효율적 이타주의 운동을 발전시키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 왔다. 무엇보다도, 구호가 필요한 상황은 회피할 수 없으며 그런 상황에는 어떻게든 반응해야 할 의무가 주어진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그도 반복해서 말하듯 늘 유효하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신론자인 피터 싱어의 실천윤리학은 약자의 고통에 민감하라는 기독교 신앙의 실천 윤리와 맞닿아 있다. 긍휼이 필요함을 느낀다면 “우리가 해야 하는 모든 일을 하기 위해서 태도와 생활 방식을 바꾸어야”(p. 72) 함을 강조하는 것까지도.
설요한은 대학에서 행정학과 사회학을 공부했다. 현재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IVP)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다. 『우리가 예배하는 하나님』(공역), 『누가 포스트모더니즘을 두려워하는가』를 한국어로 옮겼다. _ 설요한 IVP 편집자 © 주간기독교 2025.02.10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