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한편
얼레지
이것이 사랑이라면
가만히 무릎을 꺾고 그대 앞에
눈물을 훔치리
이것이 그리움이라면
그대 눈빛 속에
남아있는 저녁 물빛으로
마른 가슴을 적시리
사랑은 그것이 사랑이고자 할 때
홀연 식어서 가을 잠자리처럼 떠나감으로
나는 깊은 새벽 산기슭에
한 잎 붉은 얼레지로 피어 나겠네
이것이 사랑이라면
그대 앞에 꽃잎의 그늘을 어루만지는
시린 물방울, 그것의 침묵이 되겠네
*나종영 시인
-1954년 전남 광주 출생
-1981년 [창작과 비평]사의 13인 신작시집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시작활동, [5월 시] 동인 시집 [끝끝내 너는] [나는 상처를 사랑했네] 등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