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탈피[脫皮]하며 성장하는 생물: 갑상샘홀몬의 역할을 중심으로(1)
농촌지역에서 살아본 사람은 뱀의 허물을 못 봤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논둑길이며 산기슭을 가다 보면, 뱀이 밟힐 지경이었고, 뱀의 허물도 최근에 프라스틱 조각 널려 있듯 흔하게 볼 수 있었다. 뱀구경 하기가 쉽지 않은 시드니 지역에서 산행 중에 뱀 허물을 보고 신기해하며 만져 본 일이 있다. 뱀은 허물을 벗는다. 뱀은 파충류[爬蟲類]라고 하는데 “爬蟲類”라는 어휘가 애매하다. 동양에서 전통적으로 곤충종류는 물론 기어 다니는 동물을 싸잡아서 “총”[蟲]이라고 하였다. 선인들이 호랑이도 “대충”[大蟲]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 뱀이나 거북이, 도마뱀 등은 기어 다니는 벌레중에 벌레라고 보았을 것이다. 파충류가 벌레를 먹는 동물이라는 뜻도 있다. 개구리나 맹꽁이, 두꺼비 등은 허물 벗는 일은 없는데 파충류는 허물을 벗어야 한다. 벗어도 되고 안 벗어도 되는 것이 아니라 허물을 벗어야 새로운 삶을 시작하듯 살 수 있다. 동물이 허물을 벗는 데는 호르몬이 작용한다. 티록신[thyroxine, C15H11I4NO4)이라는 호르몬이 대표적이다. 티록신의 화학식은 “C15H11I4NO4”다. “C15H11I4NO4”에서 볼 수 있듯, 특이하게 요오드 “I”가 결합된 화합물이다. 다시마 등 해조류에 이 요오드가 들어 있다고 해서 이들 해조류를 건강식품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티록신을 분비하는 기관은 사람의 경우 갑상선[甲狀腺]이다. 갑상선은 한자 “甲”을 자세하게 보면 그 구조를 짐작할 수 있다. 갑상선[Thyroid]은 남자들의 목에 툭 튀어 나온 부분이 있는데 그 모양이 “甲”자 같다고 해서 갑상연골[甲狀軟骨]이라고 하며, 이 갑상연골 밑의 양 옆으로 나비 모양으로 붙어 있는 것이 갑상샘이다. 목밑샘이라고도 하며 모양새가 나비같아서 나비넥타이라는 별명도 있다.
갑상선[甲狀腺]의 티록[thyroxine] 호르몬
갑상선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고 호르몬을 분비하는 매우 작은 기관이다. 20g도 채 되지 않지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기관으로 성대가 있는 후두와 그 밑 기관의 앞쪽에 있다. 갑상선의 크기는 성인의 경우 약 8cm, 무게는 태어날 때 1g이다가 매년 1g씩 증가하여 성인이 되면 20g 정도 된다. 갑상선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아는 것 만으로도 생체 메커니즘을 이해 하는 지름길이다. 입에서 침이 나오고, 피부에서 땀이 나고, 위나 창자에서 소화효소가 분비 되는데 이 들 분비액은 바깥 공기 층에 맞닿는 공간으로 분비되기 때문에 외분비[外分泌] 샘 이라고 하고 티록신 같은 호르몬은 갑상샘이라는 기관의 세포에서 만들어 혈액에 침투시키기 때문에 생체 내로 분비되기 때문에 내분비[內分泌]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갑상샘에서 분비를 컨트럴[control]하는 것이 아니고 간뇌의 시상하부[視床下部]라는 데서 한다. 한국정부의 권력의 최고 정점인 청와대와 같은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갑상샘에서 마법[魔法-?]의 “티록신[thyroxine]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최근에 갑상선 질환이 흔해져서 갑상샘에 관한 상식이 보편화 됐다.
바세도우병-그레이브스병[Graves’s disease]
티록신은 분자의 화학식 “C15H11I4NO4”에서 보듯 요오드원자가 4개[I4]개가 있다. 3개[I3]개가 붙어 있는 것도 있는데 티록신 분자의 요오드 숫자에 따라 이를 T4, T3라고 하며 갑상선에서 생산할 때는 T4지만, 혈액 내에서 돌아다닐 때에는 효소에 의하여 T3로 전환되어서 활동한다. T3가 몸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모든 세포의 수많은 유전자의 전사[傳寫]를 통해 세포를 자극함으로써 세포의 신진대사[新陳代謝]를 조절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좀 전문적이라 이해가 쉽지 않은 것이지만 티록신을 T4니, T3니 하는 표현이 종종 등장하기 때문에 사족[蛇足]을 다는 것이다. 현재의 교과서에는 이런 설명이 없겠지만 사람의 갑상샘에서 티록신 분비가 과다하면 안구가 돌출하는 바세도우씨 병이 생긴다는 것을 가르친 일이 생각난다. 일본에서 사용하는 이 병을 연구 발표한 독일의 의사 Carl Adolph von Basedow의 이름을 따서 “바세도우병”이라고 하지만 일본이나 독일어 권 이외의 국가에서는 또 다른 연구자인 영국 의사 이름을 따 “그레이브스병[Graves’s disease]”이라고 부르고 있고 한국에서도 그레이브스병으로 통한다. 한사람의 갑상샘의 기능이 동물의 탈피나 변태와 같은 극적인 변화와는 다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나 이상이 생기면 극심한 고통을 받게 된다.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서 갑상샘 질환이 급격하게 증가 되고 있다. 이 병은 자기면역질환으로 혈장 중에 일과성의 손상에 의해서 갑상선 세포가 떨어져 나와 핏속에 섞여 떠돌게 되는데 생체의 면역체계에서 외부에서 침입한 적군[敵軍]으로 오인[誤認]하고 이를 격퇴하는 임무를 띤 향토예비군 같은 항체가 형성되고 이 항체는 갑상샘의 티록신분비를 증산하여야 한다는 신호로 작용하면서 티록신 호르몬을 과잉생산하게 되는 것이다. 여러 가지 현상으로 증세가 나타나지만 일반적으로 안구가 돌출, 땀이 많이 나는 발한증, 탈모,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와 대조적으로 갑상선기능의 저하에 의한 질병도 있는데 그레틴병[cretinism]은 잘 알려진 갑상선기능 저하증이다. 소아기에는 갑상선형성부전, 지방성 요오드 결핍, thyroxine 생합성의 유전적 결함에 의해 발생한다. 증상으로 신체적 정신적 발달이 정지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성인기에는 주로 갑상선 만성염증에 의한 갑상선 파괴에 의해 발생한다. 기초대사율 감소, 추위에 대한 민감, 권태감, 무기력, 월경이상 등이 나타나며 치료하지 않으면 피부와 조직에 무코다당류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점액수종으로 진전된다.
갑상선 질환
뇌의 시상 하부는 신경으로부터 체내의 상태와 외부 환경에 대한 정보를 받아 분석해서 호르몬이라는 수단[언어와 같은]으로 대응지시가 전달하게 되는데 첫 단계로 총리격인 뇌하수체에 명령이 전달된다. 뇌하수체는 지방정부라고 할 수 있는 각 신체기관에 구체적인 지시를 하게 되는 것이다. 컨트럴 타워나 수명[受命]이 제 역할을 못하면 체제가 흔들리게 된다. 갑상선 기능이 약해져서 갑상선 호르몬 분비가 시원치 않으면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생긴다. 남자보다 60세 이상의 여성에게 많이 나타나며, 여성의 갱년기증상과 유사해서 전문의의 진단이라야 구분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한국의 갑상선기능 저하증을 조사한 것을 보면 환자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2002년에 12만7천명이던 것이 7년이 지난 2009년에는 28만8천명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대통령에 출마하였던 힐러리 클링턴[1947년 10월 26일~ ]여사가 갑상선기능저하증이 있으며, 치료 중이라는 주치의의 검진결과 발표가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노화가 원인이지만 환자숫자가 증가하는 원인은 지구의 환경변화, 사회적 영향 등 다각적인 데서 오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을 뿐 확실한 증거를 포착하지 못한 상태다. 정상인의 경우 갑상선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정상 범위에 있도록 엄격하게 조절되고 있다. 갑상선 호르몬의 혈중 농도가 낮아지게 되면, 이 정보를 포착한 뇌의 중심부에 있는 시상하부[視床下部]에서 갑상선 방출 호르몬[thyrotropin-releasing hormone, TRH]이 출동하여 뇌하수체의 세포를 자극하여 갑상선 자극호르몬[thyroid-stimulating hormone, TSH] 분비를 촉진 시킨다. 이 TSH가 갑상선에 비상을 걸어 티록신[thyroxine]의 생산량을 늘리도록 독려하게 되는 것이다.
여포[濾胞]
갑상선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해 보면 여러 개의 세포가 모여 공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러한 구조를 여포[濾胞]라고 한다. 여성의 난소도 여포로 되여 있고 유방의 젖샘도 여포며, 머리카락도 여포세포 구조를 통해 머리카락을 자라게 하는 것이다. 갑상선 전체는 수많은 갑상선 여포가 모인 구조로 되어 있다. 여포의 주위에는 모세 혈관이 둘러싸고 있으며, 갑상선은 혈관이 풍부한 내분비기관이다. 공 모양으로 된 여포의 내부에는 합성된 갑상선 호르몬을 저장해 두고 있어, 갑상선은 마치 창고를 같이 가지고 있는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갑상선여포세포가 혈액 중의 요오드이온(I-)을 능동적인 작용으로 세포내로 운반해서, 축적하여 요오드분자(I2)를 만들고 아미노산 두 개가 결합한 형태의 단백질을 펲티드[peptid]라고 하는데 이 펲티드의 tyrosine[아미노산의 일종]과 반응시켜 “티로그로브린-thyroglobulin”이 된다. 이 과정과 성분을 연구자들이나 확인하고 쉽게 이해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선득 다가 올 수 없는 생체내의 화학반응이다. 이 티로그로브린은 아교형태인, 콜로이드형으로 여포강내에 저장된다. 여포 안에는 여포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운반할 수 있는 모세혈관이 빈틈없이 분포되어 있어서 교질[Colloid] 상태로 있는 티로그로브린을 필요에 따라 다시 세포 내로 운반해서 단백질 가수분해효소로 유리형[有理型]의 T4[티록신4]와 T3[티록신3] 형태로 혈류로 분비되는 것이다. 다소 전문적인 내용이지만 갑상선 문제를 다반사[茶飯事]로 접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기에 상세한 내용을 열거하는 것이다. 정상인의 경우 이 양은 자동조절 되지만 이상이 생기면 여러가지 현상의 병증[病症]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T4나 T3는 요오드 원자수를 나타내는 것으로 요오드가 없으면 티록신이라는 호르몬은 만들어 질 수가 없는 것이다. 요오드는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에 들어 있기 때문에 삼면이 바다이고 유별나게 김, 미역, 다시마 등의 해조류를 좋아 하는 한국인들에게 대부분이 요오드 결핍을 걱정할 필요성이 없지만 중국이나 인도 또는 미국의 내륙 지방 사람들에게 요오드 결핍으로 인한 집단적으로 갑상선 질환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갑상선호르몬 결핍으로 발생하는 갑상선종은 해조류섭취가 용이하지 않은 알프스의 피레네산맥, 히말라야지방, 일부 아프리카 지역, 안데스산맥의 원주민에게서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요오드가 부족해도 문제이지만 과다해도 이상이 생길 수 있다. 한국여성에서 발생하는 암 중에서 갑상선암이 단연 1위이며 세계적으로도 조사국 중 가장 높은 나라에 속한다. 갑상선암이란 갑상선세포가 만들라는 갑상선호르몬은 안 만들고 세포수만 늘려서 암 덩어리를 만드는 것이다. 한국여성의 갑상선암의 발생률이 높은 원인을 확실하게 밝히지는 못했으나 다른 나라에 비하여 과다한 초음파 검사 등을 의심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암중에서는 갑상선암이 치료효과 등이 뚜렷해서 낙심천만 할 일이 아닌 것은 다행이라 할 수 있다.<다음호에 계속>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탈피[脫皮]하며 성장하는 생물: 갑상샘홀몬의 역할을 중심으로(1)](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곤충의-탈피.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