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탈피[脫皮]하며 성장하는 생물: 갑상샘홀몬의 역할을 중심으로(2)
티록신 호르몬의 설계도[工程]
갑상선에서 나오는 티록신이라는 호르몬이 개구리의 유생인 올챙이를 꼬리를 없애고 다리가 생기는 변태[變態]에 관여하는 마법[魔法]을 가지고 있다. 어디 그뿐인가? 뱀이 허물을 벗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새가 털갈이 할 때도 티록신[thyroxine]이 출동하여야 한다. 같은 종류의 양서류며 뱀 같은 파충류가 마법魔法-?]의 티록신이 출동해야 변태[變態]도 하고 허물도 벗으며 새로운 모습으로 그들의 삶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다. 갑상선의 기원을 보면 척추동물의 시조격인 원색동물인 창고기나 우렁쉥이와 원구류의 유생 등에 있는 내주(內柱)세포[inner pillar cells]이고, 새나 개구리등 양서류 는 좌우 쌍으로 되어 있으나 뱀이나 악어같은 파충류와 포유류는 쌍으로 되어 있지 않다. 그러나 원색동물의 내주세포나, 양서류, 파충류, 포유류 의 갑상선의 기본구조는 크고 작은 여포(瀘胞)라는 것이다. 여포사이의 결합조직에는 모세혈관이 분포되어 있다. 갑상선 호르몬은 규모가 다를 뿐이지 이 여포에서 마법의 티록신이라는 호르몬을 생산하고 있다. 난다 긴다 하는 과학자들이 티록신 호르몬[工程]의 설계도를 복사(copy)해 보려고 매달려 있는 것이다.
원구[原口–혹은 前口]동물과 후구[後口]동물
다른 호르몬도 놀라운 마법을 가지고 있지만 티록신은 뛰어난 마법으로 한 생명체의 삶을 송두리채 바꿔 주고 있다. 동물분류의 용어로 원구[原口–혹은 前口]동물과 후구[後口]동물이 있다. 동물의 난자와 정자가 결합하여 수정란[受精卵]이 되는데 수정란도 하나의 세포라고 할 수 있지만 세포라는 개념보다는 생명체의 시원으로 보고 분열하는 것을 세포분열이라고 하지 않고 난할[卵割]이라고 하는 것이다. 수정란이 시시각각 난할 하는 과정을, 수정란→4세포기→8세포기→ ···· →상실배→포배→낭배기 등으로 구분한다. 이 과정속의 낭배기에서 동물진화의 결정적인 갈라섬이 생기게 된다. 낭배기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낭배기 형태로 종족을 번식 시키며 생존해 오고 있는 동물군이 있다. 이 동물군의 히드라, 말미잘, 산호, 해파리 등을 강장동물이라고 하는 것이며, 강장동물은 낭배기때 함입한 입구가 입이며 항문이 된 것이다. 그래서 함입한 입구가 입이 되었다고 해서 원구동물이라고 하는 것이며, 더 진전이 되면 배엽기를 거치고 복잡한 동물의 기관을 만들어 가게 된다. 원구동물은 항문이 따로 없지만 원구 반대편에 항문을 만들고 소화관을 만들면서 계속적으로 발전시킨 동물군이 있고 반대로 원구 반대편을 함입시켜 그 입구를 입으로 만든 동물군을 후구동물이라고도 한다. 원구동물[또는 전구동물]의 정점에는 곤충류가 있고 후구동물의 정점에는 포유류가 있다. 이 원구동물과 후구동물이 갈라선 시기를 감브리아 후기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생물의 분류를 나타내는 나무모양의 계통수[系統樹]가 있는데 곤충류를 정점에 배치하고 편리상 왼쪽 계통을 좌파라고 하고 포유류가 정점인 오른쪽 계통을 우파라고 생각해본다.
감브리아기
감브리아기는 또 무엇인가? 지금부터 약 4억9천년 전부터 5억4천5백만년 사이를 감브리아기라고 하는데 이때 지구상에 별별 생물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서 “감브리아 대폭발”이라고도 하는 것이다. 이때 인간의 시선에 들어오는 외관상에 변화만 아는 것이고 생명체 내부에서 벌어 졌던 생화학적 변화·발전을 알 길이 없으나 호르몬이 은밀하게 작용하였다는 것을 아무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티록신을 비롯한 생체의 극적인 변신능력의 특허권을 가진 호르몬들이 이 때부터 사업을 시작하였다. 이해를 돕기위한 편의상 곤충들이 걸어 간 원구동물 쪽을 좌파라 하고 포유류가 걸어간 갈래의 후구동물 쪽을 우파라고 생각해 본다. 좌파나 우파 모두가 겉으로 들어난 모습은 껍데기고 속에서 지칠 줄 모르고 생사를 걸고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으며 이들 덕분에 좌파쪽으로 가서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로 평가 받고 있는 곤충류가 생겨났다. 숫자로 보나 영악한 삶의 방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있다고 본다. 그 비결은 무엇인가? 생체를 구성하고 있는 세포사회의 노동자라고 할 수 있는 특별한 세포들이 최고의 특허권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세포들의 최고 작품이 곤충류다.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로 보는 견해에 대해서 이의를 달 수가 없는 것이, 약 4억년의 역사를 간직하였으며 동물의 종류중에서 70%를 차지하고 있는 엄연한 사실에 달리 할 말이 없게 된다. 좌파쪽은 우파쪽에 비해서 변신하는 기술이 뛰어나다. 우파쪽에 속하는 양서류가 물에서 살다가 육지로 올라와 살 수 있을 수 있도록 변신을 하지만 곤충류의 변신과는 비교가 않된다. 올챙이는 다리만 없을 뿐이지 머리며 눈의 모습에서 어미와 닮아 있지만 곤충류의 변신은 모습이며 살아가는 방법이 서로가 외계에서 온 존재로 간주할 정도다.
배추벌레
배추잎을 갉아 먹는 배추벌레는 눈을 부릅뜨고 살펴야 존재를 확인 할 수 있을 정도로 초록색의 배추잎 색깔과 흡사하다. 이 배추벌레가 맛있는 배추잎을 허물을 네 번이나 벗으면서 뜯어 먹으면 더 이상 허물을 벗을 수도 없고 더 뜯어 먹고 싶어도 이상 영양분을 저장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는 것이다. 배추벌레는 때가 온 걸 알고 평안하게 쉴 장소를 찾아 자신의 몸에서 누에처럼 실을 뽑아 자신을 묶은 뒤에 검으틱틱한 번데기가 된다. 이 번데기를 관찰해 본 사람이 아니고는 그 극성맞던 배추벌레로 보기는 어렵다. 이 천지개벽의 변신을 자신의지로 해 내는 것이 아니고 배추벌레라는 세포집단의 구성 요소인 세포들이 각기 맡은 임무에 따라 해 내는 것이다. 먹지도 움직이지도 않으며 몸 색깔도 주변에 색깔과 흡사하게 채색해서 번데기가 되여 매달려 있다. 배추벌레나 배추벌레 번데기를 배추흰나비의 변신이라고 안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고는 알 수 없다.
참노린재[Rhodnius]
이와같은 판단을 우파쪽 동물의 뇌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속에 분포되어 있는 신경세포들이 해서 행동대를 투입하는 것이다. 행동대가 호르몬이다. 호르몬은 완벽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장인급의 기능자이다. 다른 곤충의 피를 빨아 먹고 사는 노린재가 있다. 주둥이가 바구미처럼 생긴 참노린재[Rhodnius]는 진딧물 등 다른 곤충의 체액[피]을 빨아 먹으니 인간 사회에서 볼 때 익충이라고 할 수 있다. 과학자들이 이 노린재로 좀 잔인한 실험을 하였다. 참노린재의 주둥이는 사실은 머리[두부]다. 어떤 동물이고 머리를 잘라서 죽지 않는 동물은 없는데 참노린재는 머리를 싹둑 잘르는 참수를 해도 내구력이 강해서 얼마동안 산다. 참노린재는 다른 곤충으로부터 흡혈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머리부위에서 호르몬이 생성돼서 허물을 벗게 되는데 흡혈한지 1시간도 안된 참노린재의 머리를 자르면 허물을 벗지 못 하였으며, 흡혈한지 1주일이 경과한 참노린재는 허물을 벗고 성체가 됐다는 것이다. 그후에 성체가 된 참노린재와 허물을 벗지 못한 유충을 잘린 머리 부분을 서로 맞대 비끌어 매 놓았더니 허물을 벗지 못하던 유충이 허물을 벗으며 성충이 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참노린재의 뇌세포는 혼혈한 영양분으로 호르몬을 생산해서 측심체[corpora cardiac]라는 일종의 호르몬을 창고에 저장하였다가 필요한 때에 출동시키는 것이다. 이 뇌에 있는 측심체 호르몬은 때가 되면 앞가슴샘[prothoradic gland]을 자극해서 엑디손[ecdysone]이라는 호르몬을 출동시키면 참노린재 유충이 허물을 벗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이 곤충같은 좌파쪽 동물이나 우파쪽의 포유류도 유사하지 않은가? 인간도 12세에서 15세 정도 되면 남성은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여성은 에스트로겐(estrogen)이라는 성호르몬이 출동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겪는 것이나 비슷한 메카니즘이다. 위의 실험에서 흡혈 후 일주일이 채 안된 것은 허물을 벗지 못 하였지만 일주일 지난 참노린재는 령[令]과 관계없이 참수만 하면 허물을 벗고 성체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머리 부분에 유충상태를 지속시키려는 “juvenile”이라는 유충호르몬이 분비되고 있기 때문인데 머리 뒤쪽에 2쌍의 알라타체[corpora allata]에서 생산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을 떼어 버리면 허물은 벗고 애어른인 성체가 되는 것이다. 우파쪽 동물들이 좌파쪽의ㅣ곤충 등이 하는 짓거리[?]들을 가소롭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다. 곤충들은 마술에 가까운 변신을 거듭하며 천지개벽의 지구변화에도 생존하며 자손번식에 성공하였기에 “지구상에서 가장 성공한 동물”로 활개치고 있다. 좌파쪽과는 양상이 다르지만 우파쪽에도 변신 하는 동물이 꽤 있다. 멕시코에 서식하고 있는 특이한 도롱용[[salamander]이 있다.
액솔로틀[Axolotl]
액솔로틀[Axolotl]이라고 하는 특이한 종류인데 이 도롱뇽은 평생동안 물고기 처럼 물속에서만 살지만 갑상선 호르몬인 티록신[thyroxine]투여하는 실험을 행하는 경우, 다른 도롱뇽과의 종류처럼 변태를 일으킨다고 한다. 이 도롱뇽을 일본인들이 일찌이 관심을 가지고 연구도 해서 일본에서는 우파루파(ウーパールーパー)라고 부르고 있고 한국에서도 이렇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파루파는 일본에서 엑솔로틀의 상업화를 위해 붙인 임의의 명칭이므로 엑솔로틀이라고 부르는 게 맞다. 액솔로틀이 특이하게 진화해서 유생형태로 존속하고 있는 것은 환경적인 영향 탓으로 보고 있다. 성체가 되려면 티록신이 필수적이며 티록신이 생성되려면 언급한데로 요오드[I]가 풍부한 환경이라야 한다. 실제로 액솔로틀이 서식하고 있는 멕시코 호히밀코 호와 할코 호의 토양은 티록신의 구성성분인 요오드가 적게 함유되어 있고, 티록신은 날씨가 추울 때 체온을 올리기 위해 분비되는데, 멕시코 호히밀코호와 할코호 지역은 저위도 고산지대에 위치하여 온도가 영하로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티록신 결핍이 발생하여 변태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현재 야생개체는 호히밀코 호에만 서식하고 있지만 홍수조절 및 멕시코 시의 상수도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이루어지는 인위적인 호수 수원 고갈로 인해 멸종위기를 맞고 있다. 액솔로틀은 기본적으로는 알에서 깨어나 유생(幼生, larva), 즉 올챙이 시기에 몸에 지녔던 아가미를 성체가 되어서도 그대로 유지하며 물속에서만 살아가는 완전수생종(完全水生種, fully aquatic species)이다. 즉, 자연상태에서의 액솔로틀은 육지로 올라오지 않고 평생을 물에서만 생활한다. 아울러 액솔로틀은 변태(變態, metamorphosis)를 일으키지 않아 신체의 다른 부분은 유생상태인 채로 생식 능력을 갖추는 유형성숙(幼形成熟, neotony)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동물이다.<다음호에 계속>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 탈피[脫皮]하며 성장하는 생물: 갑상샘홀몬의 역할을 중심으로(2)](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탈피-2.p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