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가?
– 자녀에게 메타인지적 능력을 길러 주세요.

혹시, 전교 1등을 해보셨나요? 물론, 저는 불가능한 목표였습니다. 전교 1 등이라고 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오직 책상앞에서만 사는 사람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일반적인 생각과는 거리가 좀 있었습니다.
얼마전 중앙일보 ‘열려라 공부’는 지난해 6월 5일부터 ‘전교 1등의 책상’을 통해 각 학교 전교 1등을 소개해 왔습니다. 스스로 세운 공부계획은 꼭 지킨다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학생부터 둥글둥글한 성격에 공부가 좀 느슨한 학생, 공부보다 피아노 치기를 더 좋아하는 학생, 심지어 아이돌 팬 활동이 중요한 일과인 학생까지 전교 1등의 모습은 각양각색이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성격이나 공부법이 다르더라도 전교 1등을 만든 공통분모는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소개된 전교 1등 22명 가운데 18명의 공통점을 뽑은 내용이 있어서 소개합니다.
1966년 미 존스홉킨스대 제임스 콜먼 교수는 ‘콜먼의 교육기회 균등에 대한 연구’(콜먼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학생 60만 명과 교사 6만 명, 그리고 이들이 속한 학교 4000개를 광범위하고 폭넓게 연구한 뒤 교육정책이나 학교시설·교육과정·교사의 질 등 소위 ‘학교 효과’보다 ‘학생의 가정 환경’과 ‘친한 친구의 가정 환경’ 두 요소가 학업성취도에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분석했습니다. 가족 간 끈근한 정서적 유대감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게 하고 결국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준다는 얘기입니다.한국도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 분석한 18명의 전교 1등에게서도 ‘가족 간 끈끈한 유대감’이 공통적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얼마나 가까운지를 1(매우 소원)~5(매우 친함)까지 선택하게 했더니, 3명만 4를 선택했을 뿐 나머지 15명 모두 최고점 5를 골랐습니다. 부모에게 똑같은 질문(자녀와 얼마나 가까운가)을 던진 결과 부모가 느끼는 친밀도는 더 높았습니다. 2명만 4를 선택하고 나머지 16명이 5를 택했던 것입니다.
또한 대상자 18명 모두 “부모와 대화하는게 어렵거나 꺼려지지 않다”며 “부모님은 항상 믿고 응원해주는 든든한 후원자”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공부좀 해라” “엄마가 뭘 알아”란 식으로 이어지는 부모·자녀 간 흔한 갈등은 전교 1등 집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얘기입니다. 이들은 부모를 ‘귀찮은 간섭자’가 아닌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친구’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좋은 관계는 공부 습관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공부 관련해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으로 7명(38.9%)이 부모, 2명(11.1%)이 형제를 꼽아 응답자 절반이 가족으로부터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12명) “집이 편하다”며 “집에서 공부한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자기주도학습연구회 정철희 회장은 “특히 아빠 효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합니다. 그는 “엄마에게서 정서적 안정감을 얻는다면 아빠와 경제·정치·사회 현상에 대한 대화하면서 자연스레 논리력·사고력을 기르는 경우가 많다”고 했습니다. 신문을 읽고 아빠와 토론을 한다거나 아빠와 다양한 직업군의 인물 인터뷰를 함께 하며 진로 고민을 푸는 경우등도 있었습니다. 아빠가 집에서 책 읽는 모습을 보며 독서습관을 들였다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결국 교육은 주입식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입니다.
전교 1등의 사교육 의존도를 알아봤더니 학원(과외 포함)에 전혀 다니지 않는 학생도 5명(27.8%)이나 되었습니다. 학원에 다니는 학생도 현재 받고 있는 사교육 갯수는 평균 2.4개 정도였고 투입하는 시간은 일주일에 8시간이었습니다. 이들은 학원을 다니더라도 평일엔 하루 평균 3.7시간, 주말엔 6.5시간을 혼자 공부했습니다. 일주일 평균 31.5시간입니다. 학원 공부로 그치는 게 아니라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 4배에 가까운 시간을 투자하는 셈입니다.
예상외로 전교 1등들은 학원에 모든 것을 의지하지 않았습니다. 학원에 맹목적으로 기대거나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필요에 따라 선택하는 전략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또한 학년이 올라가면서 대체로 학원을 점점 줄여나갔습니다. 학원 가는 시간을 줄여 혼자 공부하면서 내용을 더 꼼꼼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교육전문가들은 이런 전략적인 공부습관을 메타인지적 지식으로 설명합니다. 메타인지적 지식이란 무언가를 배우거나 새로운 일을 실행할 때 내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행동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이것은 자신이 모르거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과 실천능력까지를 포함합니다. 행복한공부연구소 박재원 소장은 “최상위권 학생은 학원에 수동적으로 끌려가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학원을 선택하고 이용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전교 1등의 공부습관에서 메타인지적 지식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묻고 답하는 공부법’ 입니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남에게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정확하게 구별할 수 있게 된다”며 “이런 경험이 쌓이면서 메타인지적 지식이 발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교 1등의 또다른 특징은 독서였습니다. 18명 중 15명(83.3%)이 학업과 무관한 책을 월 평균 3.6권 읽고 있었다고 합니다. “공부하느라 책 볼 시간 없다”는 건 그야말로 핑계인 셈입니다. 전교 1등 중엔 독서광이 많은데, 이 역시 부모 역할이 컷습니다. 매주 자녀와 함께 도서관을 찾는 부모, 공부하라고 다그치기 전에 먼저 책 읽는 모습을 보여준 아빠, 자녀가 책을 읽은 뒤에 함께 토론하며 깊이 있는 독서를 유도한 엄마 등 전교 1등 부모는 자녀의 독서습관 들이기에 많은 노력과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박 소장은 “꾸준한 독서는 단지 배경지식 습득뿐 아니라 어휘력·표현력·상상력·논리력 등 학업능력 전반을 끌어 올린다”고 강조합니다. 부모와 함께 하는 독서는 부모·자녀 간 정서적 교감뿐 아니라 끈기·집중력·자신감 등 공부에 필요한 기초체력을 길러준다는 것입니다.
스포츠·음악 활동을 꾸준히 하는 학생도 많았습니다. 18명 중 13명(72.2%)이 취미생활로 스포츠·음악을 꾸준히 한다고 답했습니다. 적절한 운동이 학업성취도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사실입니다. 운동이 학업능력까지 높여주는 이유는 인체의 혈액순환 구조 때문입니다. 다리 근육이 몸 전체의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하체 근육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정맥의 혈액 순환이 원활해 몸 전체로 피가 잘 돈다는 겁니다. 적당한 운동은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머리를 산뜻한 기분으로 유지해 주기 때문에 영·미권 유명 사립학교가 스포츠를 강조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공부를 하기도 바쁜데 무슨 스포츠를 하냐는 부모들의 말에 찬물을 끼었는 느낌입니다.
배움은 일방적인 주입식으로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나누며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질 때 효과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일곱가지 만남은 친구, 멘토, 동료, 상사, 동업자, 평생지기, 배우자라고 합니다. 이 모든 만남의 공통점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만남이기도 합니다. 결국 인생은 선택과 함께 선택에 관한 책임도 뒤따르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전교 1 등을 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글을 올리는 이유는 혹시나 교육에 대한 우리들의 생각이 한쪽으로 편협하게 치우쳤다면 한 번쯤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기 때문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는 것이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면 이번 한 주는 아이들과 생명의 책인 성경책을 함께 읽으며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어떨까요?
<그들에게 이르되 내가 오늘 너희에게 증언한 모든 말을 너희의 마음에 두고 너희의 자녀에게 명령하여 이 율법의 모든 말씀을 지켜 행하게 하라> (신명기 32: 46)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스쿨’을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