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시한 제시한 미 트럼프, 이란 ‘제한적 선제 타격’ 검토
푸틴, 이란 대통령에 “주권 수호 지지” 표명 … “러·이란 전략적 협력 관계 강화”
이란 대통령, ‘최소 6900명 사망’ 반정부시위 유혈 진압에 첫 사과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핵 합의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초기 단계의 제한적 군사 타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 (WSJ)이 2월 19일 (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백악관이 승인할 경우 수일 내 이뤄질 수 있는 1차 공격은 이란 내 일부 군사·정부 시설을 표적으로 삼는 제한적 공습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이란을 협상장으로 복귀시키기 위한 ‘경고성 조치’ 성격이지만, 만약 이란이 핵 농축 활동 중단 요구를 거부할 경우 미군이 이란 정권 시설에 대한 광범위한 공세를 펼칠 것이며, 이는 이란 정권 전복을 목표로 할 수 있단 전언이다.
이 같은 ‘초기 제한 타격’ 옵션은 그간 공개적으로 보도된 적은 없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보복 차원을 넘어, 군사력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해 친(親)미 성향의 합의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WSJ는 진단했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관련 향후 조치를 10일 내 결정하겠다고 밝혔으며, 이후 전용기에서 기자들과 만나 15일이 최대 한도라고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합의를 만들거나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미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공격이 이란의 강경 보복을 촉발해 중동 전역으로 확전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외교 채널도 병행되고 있다. 미 고위 당국자들은 이번 주 이란 측과 협상을 진행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 활동 전면 중단과 함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및 역내 무장세력 지원에 대한 제약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란은 포괄적 합의안을 거부하고 있으며, 핵 활동과 관련해 제한적 양보만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핵무기 획득을 추구한 적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주장했다.
협상 교착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중동 인근에서 미군 전력 증강도 가속화되고 있다. 최근 수일간 최신예 F-35 및 F-22 전투기가 중동 지역으로 이동했으며, 공격기와 전자전기를 탑재한 두 번째 항공모함도 배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공중 작전을 조율하는 지휘통제기와 주요 방공 전력도 속속 전개되고 있다.
이란 역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 항공모함을 침몰시킬 수 있으며, 미군을 다시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타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 시한이 다가오는 가운데, 제한적 타격이 협상용 압박 카드로 작동할지, 아니면 중동 지역의 또 다른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미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압박히는 가운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이란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2월 14일 (현지시간) 타스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 (친미 팔레비 왕조 붕괴) 47주년을 기념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 “러시아는 복잡한 국제 정세 속 이란의 주권 수호, 정당한 이익 존중, 국가안보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지한다”며 “양국 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하자”고 말했다.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군사행동 가능성에 대해 무력 사용은 중동 내 혼란을 부추길 뿐이라며 자제를 촉구해 왔다.
러시아와 이란은 서방 제재에 맞서 밀착하면서 2001년 우호 협력 조약을 체결했다. 이란은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자국산 드론과 미사일을 공급하며 러시아를 돕고 있다.
양국은 2025년 앞으로 20년간 무역· 안보· 에너지· 과학· 문화· 교육 등에서 전방위 협력 확대를 골자로 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조약’을 체결했다. 다만 상호 방위 조항은 생략됐다.
한편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반정부시위 유혈 진압에 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지난 2월 11일 (현지시간) 국영 IRIB방송, 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기념행사에서 “1월 8∼9일 발생한 불행한 사건은 우리나라에 큰 슬픔을 안겼다”며 “국민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태로 피해를 본 모든 사람을 섬겨야 한다”며 “경찰, 혁명수비대, 바시즈민병대의 순교자들, 그리고 고의든 아니든 속아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모든 이들”이라고 언급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국민과 대립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반정부시위를 촉발한 경제난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으로서 모든 부족한 점과 허물을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정부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당국은 작년 12월 28일 시작된 경제난 항의 시위가 확산하며 이슬람 신정일치 정권을 향한 퇴진 요구까지 높아지자 지난달 8일 인터넷·통신을 전면 차단하고 강도 높은 진압에 나섰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 (HRANA)은 전날까지 6984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으며 추가로 1만1730명의 사망 사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2만명 이상이 사망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우리는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으며, 검증에 응할 준비가 됐다”며 “지역 (중동) 국가들과 평화와 안정을 위해 대화하고 있다”고 하는 등 미국과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신호도 내비쳤다. 다만 “미국과 유럽의 과격한 요구에 굴복하지 않겠다”고도 강조했다.
지난 2월 6일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 수도 무스카트에서 핵 협상을 재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온라인 매체 액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이란과 핵 협상이 결렬되면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을 추가 배치할 수 있다”며 위협 수위를 높였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