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호 목사의 컬쳐 스테이지(Culture Stage)
세미 뮤지컬 ‘김종욱 찾기’를 보내며
멋진 플레이(Play)에 감사하며…
2017년 1월이 시작되면서 한인 사회의 젊은이들 사이에는 흥미진진한 소문이 돌았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창작 뮤지컬인 ‘김종욱 찾기’의 시드니와 브리즈번 공연에 함께할 배우를 찾는다는 오디션 공지가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고국 땅에서 10년이 넘도록 소극장 공연의 신화를 쓰고 있는 ‘김종욱 찾기’ 공연을 호주라는 이국땅에서 준비한다는 소식도 새로웠지만 현지에서 배우를 캐스팅해서 작업을 한다는 사실은 더욱 놀라웠던 것입니다.
여러 루트를 통하여 공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본격적인 오디션 경쟁을 통하여 1차로 일곱 명의 배우들이 선발이 되었습니다. 공연 무대에 올랐던 경험이 있었던 사람들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작품에 대한 애정과 배우로서 무대에 선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하였습니다.
제작진은 단 세 명이 출연을 하는 작품에서 일곱 명의 배우들을 어떻게 세울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추가 오디션을 통하여 트리풀 캐스팅으로 가자는 의견과 더불 캐스팅을 기본으로 하고 한쪽팀의 여주인공만 더불 캐스팅으로 가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제작팀은 후자의 의견을 중심으로 연습에 들어갔습니다. 기본적은 트레이닝이 끝이 나고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남자 배우 한 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하여 공연에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남자 배우가 모자란 상황에서 어쩔 수 없이 남자 배우 한 명을 추가 오디션을 거쳐서 선발하였고 연습은 계속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연습이 진행될 무렵에 갑자기 여배우 한 명이 건강상의 문제로 공연에 함께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첫 무대 경험이지만 아마추어 아나운서 출신이기 때문에 대사 전달 능력과 감정 전달력이 좋았던 배우였기에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남은 여섯 명의 배우들이 두 팀으로 나누어 연습을 할 수 있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에 조금 더 효과적인 연습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포스터와 티켓까지 모두 제작되고 공연을 한 달여 앞둔 중요한 시점에서 여배우 한 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공연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일과 학업과 공연까지 감당하는 것이 힘겨웠던 것입니다. 공연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시점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은 추가로 배우를 뽑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팀의 배우가 팀원이 빠진 팀을 돕기로 했습니다.
세 명 밖에 안되는 적은 수의 배우들이 1시간 30분의 공연을 쉬는 시간도 없이 해내야 하는 것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다른 대안이 없었기 때문에 멀티맨의 역할을 맡은 배우가 양쪽을 모두 커버하기로 하고 연습에 들어갔고 결국 다섯 명의 배우들이 2017년 극단 메신져스의 창단 작품인 ‘김종욱 찾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제작진은 작품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유명세가 컸기 때문에 작품이 어설프게 나올 경우 후폭풍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을 하였습니다. 연출은 맡은 이진호 연출은 원작의 내용에 충실하면서 현지의 관객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도록 중요한 포인트를 각색하였습니다. 원작에 나오는 지명들을 시드니와 브리즈번 공연의 상황에 맞춰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의 이름을 넣기도 하였습니다. 연출의 이런 깨알같은 각색은 관객과의 호응을 쉽게 얻어낼 수 있었으며 한국에서 보았던 관객들조차 이번 공연은 더 맛깔나게 보았다는 평가를 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번 ‘김종욱 찾기’의 연출을 맡았던 이진호 연출은 성공적으로 공연을 끝난 후 이렇게 소감을 나눴습니다.
“2월 첫모임 시작되었다. 서로가 어색한 가운데 모임을 갖기 시작했다. 연출이라는 무거운 위치에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어떤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할지 고민이 많았다. 그래서, 서로의 디테일한 소개 시간을 갖기도 했다. 내가 먼저 나에 대해 자세히 소개를 했다. 그후 팀 모두가 자신에 대해 소개했고 모두가 조금은 더 가까워진 느낌이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대화는 많을수록 서로에 대해 많이 알아가는 것 같다. 6개월간의 연습기간 동안 내가 할 수 있는 한 대화를 통해 극을 만들어 가려고 노력을 했다. 물론 중간중간 힘든 일도 있었지만 대화를 통해 문제점들을 해결 할 수 있었다. 이것은 나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물론 해결할 수 없는 큰 벽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그 때마다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며 버티게 했다. 결국 공연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항상 나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수용해 준 가족같은 팀원들에게 고맙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또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오게 된다면 더 현명하게 상황들을 대처 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공허함과 그리움은 너무 클 것 같다. 그 만큼 팀원들과 정이 많이 들은거 같다. 마지막으로 항상 아끼지 않고 조언을 해주신 임기호 대표님께 감사한다.”
연습 마지막에 갑자기 빠진 배우의 빈자리를 메워가며 두 팀 모두를 커버하며 다섯 번의 공연을 통하여 멀티맨의 역할을 200% 이뤄낸 이권철 배우는 모든 공연을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번 작업은 팀 작업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 때문에 낯설기도, 설레이기도, 아쉬워 하기도, 기뻐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작년 ‘아가씨와 건달들’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이 올 해는 유독 컸습니다. 무대 뒤에서 관객들이 입장하는 소리에 약간의 긴장과 큰 설레임이 교차했습니다. 조명 사이로 보이는 관객들의 눈빛을 볼 때면 어딘지 모를 짜릿함이 느껴졌습니다. 공연 진행을 위해 묵묵히 극을 만든 스텝들이 없었다면 멀티맨은 결코 존재하지 않았을 겁니다. 공연을 진행하면서 소극장 공연의 매력을 확실히 느꼈고, 우리 팀원들에 대한 애틋함이 더 깊어진 것 같습니다.”
“아마, 브리즈번 막공 때였어요. 무대 뒤에 서서 원기준의 대사을 듣던 중 단어 하나가 팍 꽂히더군요. ‘절실함’ 첫사랑의 실패가 용기가 아닌 절실함의 부족이란 걸 깨달은 원기준 처럼, ‘김종욱 찾기’를 여기까지 이끌었던 것은 개개인의 절실함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브리즈번 공연을 끝으로 ‘김종욱 찾기’ 팀원들이 각자의 또 다른 운명을 찾아 떠날텐데, 절실함이라는 단어를 꼬옥 쥐고 달려간다면, 또 다른 멋진 운명을 만날꺼라 확신합니다.”
연극의 영어적 표현은 ‘플레이(Play)’입니다. 이 뜻은 잘 아는 것처럼 ‘놀다’, ‘즐기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무대 위에 있는 배우들의 연기는 결국 약속된 이야기와 정해진 규칙 안에서 ‘노는 것’과 같다는 의미입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에 누군가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자 이제 놀아 볼까!” 이 말을 들은 모든 팀원들은 누구라고도 할 것 없이 모두가 외칩니다. “자 어디 한 번 놀아 봅시다.”
입장권을 들고 무대 밖에서 입장을 기다리는 관객들은 어떤 공연이 이루어질까를 기대하며 문이 열리기를 기다립니다. 입장이 시작되는 순간 무대 뒷편의 배우들과 스텝들은 오랜 시간 준비한 이들의 약속된 놀이를 준비합니다. 그러면서, 우리들의 놀이가 관객들에게 어떠한 기쁨을 줄 수 있을까를 떨리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객석에 관객이 다 차고 이제 불이 커집니다. 그들만의 놀이가 관객과 함께하는 놀이로 확장되어지는 순간이 다가온 것입니다.
배우들의 긴장은 연기의 집중력으로 바뀌게 되고 관객들의 웃음 소래는 배우들에게 에너지로 다가옵니다. 웃음과 눈물이 오가고 기쁨과 슬픔이 지나면 배우와 무대는 자신의 역할을 끝내는 시간을 맞이합니다.
2017 극단 메신져스가 준비한 ‘김종욱 찾기’는 일곱 번의 공연을 통하여 시드니와 브리즈번의 관객들과 함께 웃고 울며 감동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공적인 소극장 공연의 가능성을 열며 아름다운 마무리에 들어가는 모든 배우들과 연출팀과 스텝들에게 정말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는 또 어디서 놀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다시 한 번 놀 수 있는 놀이터(?)를 준비해야 한다는 소명감을 만나게 됩니다.
임기호 목사는 다음세대와 문화사역을 위하여 ‘메시지 커뮤니티 교회’와 ‘메시지 스쿨’을 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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