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구름들 : 미술과 과학, 그리고 하늘
에드워드 그레이엄 / 아트북스 / 2026.7.27
– 하늘을 올려다보는 가장 지적인 방법 : 과학과 예술, 자연과 인문학을 잇는 아름다운 구름 이야기
“과학과 미술사를 우아하게 결합한 안내서.” _『월 스트리트 저널』
매일 올려다보는 하늘은 결코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구름은 끊임없이 태어나고 흩어지며, 계절과 날씨, 빛과 바람의 흔적을 품은 채 가장 덧없는 자연의 풍경을 만들어낸다. 그러나 우리는 그 아름다움을 감탄하면서도, 정작 그것이 무슨 구름인지, 왜 그런 형태를 띠는지, 그리고 예술가들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구름을 화폭에 담아왔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 『구름들』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며, 구름을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닌 과학과 예술, 자연사와 문화사를 함께 읽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책이다. 이를 통해 독자는 하늘을 보는 새로운 시선을 얻는다. 이 책을 쓴 에드워드 그레이엄은 영국 왕립기상학회 학술지 『날씨 (Weather)』의 편집장을 지낸 대기과학자로, 현대 기상학의 성과를 바탕으로 구름의 생성과 소멸, 물의 순환, 분류 체계와 명명법의 역사를 쉽고 흥미롭게 설명한다. 또한 인간이 하늘을 이해하기 위해 축적해온 지식과 예술적 상상력을 자연스럽게 엮어낼 뿐 아니라, 복잡하게만 여겨지던 기상학을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어 수십 가지에 이르는 구름의 종류와 그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에는 18~19세기 하늘을 담은 명화 140여 점과 함께, 2017년 출간된 『국제구름도감』 최신판에 새롭게 등재된 열두 가지 변종, 보충형, 부속구름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 목차
서문
구름 분류표
서론
제1장 구름의 분류
제2장 구름의 과학
제3장 하층구름들
제4장 중층구름들
제5장 상층구름들
제6장 희귀하고 독특한 구름들
용어 사전
이미지 크레디트
○ 저자소개 : 에드워드 그레이엄 (Edward Graham)
대기과학자이자 기상학 교육자. 구름과 기상학사, 천문학에 대한 날씨의 영향을 주로 연구한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영국 왕립기상학회의 대표 학술지 『날씨 (Weather)』의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스코틀랜드 하이랜즈 앤드 아일랜즈 대학교에 재직하며 강의와 대기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예술과 과학, 역사를 조화롭게 담아낸 이 책은 구름을 자연 현상이자 시각예술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관찰의 즐거움을 일깨움과 동시에 외출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주는 멋진 안내서다.
– 역자: 서정아
사람과 문화, 우주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한 번역가이자 치과의사다. 좋은 글을 정직하게 전달하기 위한 자발적 고민을 즐기며 책과 언어를 사랑하는 행복한 삶을 여전히 꿈꾼다. 옮긴 책으로 『사실의 수명』 『내가 알던 사람』 『심장』 『다운걸』 『생존자 카페』 『Holy Shit』 『들소에게 노래를 불러준 소녀』 『날씨의 세계』 『칼끝의 심장』 『기발해서 더 놀라운 의학의 역사』 『인간은 동물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맹그로브의 눈물』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미술사에서 대체로 하늘은 그저 움직이는 캔버스이자 모사의 대상 정도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변화는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1844년 평론가 겸 화가 존 러스킨이 “화가라면 응당 모든 종류의 바위와 흙과 구름을 지질학 및 기상학적 관점에서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라고 선언할 무렵, 풍경화 작업은 박물학 현장 연구를 방불케 하는 활동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런 흐름의 단적인 예로, 존 컨스터블은 1836년 어느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비범한 주장을 펼쳤다. “회화는 과학으로, 자연법칙을 탐구하는 학문으로 다루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풍경화를 자연철학의 한 갈래로 보지 않을 이유가 없지 않겠습니까? 그림은 결국 학문적 실험이나 마찬가지니까요.” —p.10
구름은 결코 (셰익스피어가 『한여름밤의 꿈』에서 묘사하는) “공허한 비존재”가 아니다. 온라인상에서 온갖 ‘이야기들’이 순식간에 소비되는 디지털 시대에는 오히려 하늘 풍경이 현실세계의 모습을 매일 스물네 시간 내내 재방송 없이 생중계함으로써 대기물리학의 법칙을 적확하게 보여주는 독자적이고도 생동적인 매체로서 주목받을 여지가 있다. —p.21
『국제구름도감』은 2017년에 간행된 온라인 최신판에서 무려 열두 가지에 달하는 변종, 보충형, 부속구름의 명칭을 새롭게 채택함으로써 첫 출간 이래 가장 많은 변화를 단행했다. 이는 당대의 사회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였다. 21세기의 첫 스무 해 동안 시민 과학 운동의 활기와 맞물려 스마트폰 및 디지털영상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 두드러지면서, 그때껏 베일에 싸여 있던 각지의 희귀하고 특이한 구름들과 인간의 활동에서 비롯한 구름들이 뚜렷하고 명백한 증거를 바탕으로 세상에 존재를 알리게 된 것이다. —p.41
구름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의 본질은, 정작 구름을 명확히 정의하는 과학적 개념이 부재한다는 사실에 있다. 아닌 게 아니라, 구름방울이나 얼음결정이 ‘구름’이라는 다소 모호한 용어에 부합할 정도로 밀도 높은 덩어리로 뭉쳐지는 시점을 과학이 요구하는 결정론적인 명확성까지 갖춰가며 단정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설령 그것이 가능하더라도 여전히 우리 앞에는 다른 수많은 질문이 던져진다. 문제의 구름 덩어리는 얼마나 크게 뭉쳐져야 할까?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어야 할까? 반드시 눈에 보이는 물체여야 할까, 아니면 그저 지각되기만 해도 괜찮은 걸까? —p.56
구름,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적운을 떠올린다. 어린아이가 서툴게 끼적인 낙서도, 기업 임원이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의 위치를 설명할 때 파워포인트 자료에 등장하곤 하는 ‘클라우드’의 관념적 그래픽도, 하나같이 적운을 연상시킨다. 갓 생성된 적운 특유의 환하고 몽실몽실한 꼭대기가 비교적 어둡고 평평하면서도 균질한 밑면으로부터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형상은 온라인 환경 곳곳에서 기호로 사용될 뿐 아니라 거의 모든 날씨 애플리케이션에서 예보의 내용과 관계없이 구름의 아이콘으로 활용되고는 한다. —p.116
하늘에 떠 있는 구름들은 끊임없이 진화하고 또 전화한다. 1803년에 루크 하워드는 구름들이 한 유형에서 다른 유형으로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일찍이 간파하고는, 자신의 유명한 논문에서 이러한 구름들을 ‘변형’이라고 일컬었다. —p.240
○ 출판사 서평
– 하늘을 읽는 새로운 방법, 기상학과 미술사의 경이로운 만남
푸른 하늘을 수놓는 구름은 지구 대기의 움직임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자연의 언어이자, 수천 년 동안 과학자와 예술가 모두를 사로잡아온 아름다운 연구 대상이다. 그런 만큼 구름에 관해 쓰인 책은 많다. 하지만 『구름들』이 기존의 책과 뚜렷이 구별되는 특징은 구름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과학과 예술의 역사를 따라가며 보여준다는 데 있다.
19세기 초 영국의 기상학자 루크 하워드는 권운, 적운, 층운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구름 분류 체계를 정립하며 하늘을 감상의 대상에서 관찰의 대상으로 바꾸었다. 그의 연구는 과학계에만 머물지 않았다. 영국의 풍경화가 존 컨스터블은 하워드의 분류법과 명명법을 교본 삼아 수없이 많은 구름 습작을 남겼고,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는 하워드의 글을 읽은 뒤 평소 알고 지내던 화가들에게 야외로 나가 풍경을 스케치하려거든 하워드의 책부터 정독할 것을 권했다. 또한 영국의 평론가 존 러스킨은 화가라면 먼저 구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고, J. M. W. 터너를 비롯한 수많은 화가는 변화무쌍한 하늘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자연의 질서와 감정을 담아내는 주인공으로 그려냈다. 하워드의 학설은 구름의 본질을 해치지 않으면서 설명할 수 있게 했고, 이러한 새로운 시각은 많은 풍경화가의 공감을 얻었다. 물론, 이러한 대세에 휩쓸리지 않는 이들도 있었다. 그중 프리드리히처럼 낭만주의 기질이 유달리 강한 예술가들은 구름을 여전히 본질적 자유의 상징으로 남겨두기를 고집했다. 책은 이처럼 과학이 예술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그리고 예술이 다시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을 어떻게 넓혀왔는지를 다채롭게 들려준다.
– 명화 속 구름의 비밀, 그림으로 읽는 하늘
네덜란드의 해양화가 소 (小) 빌럼 판더 펠더는 1680년대에 런던에서 햄프스테드 히스공원을 드나들며 구름 스케치 연작을 그렸다. 화가 스스로는 이러한 활동을 가리켜 “하늘하기 (skoying)”라고 표현했다. 책에는 이 같은 ‘하늘하기’의 결과물인 풍경화 140여 점이 풍성하게 실려 있다. 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감상만을 위한 삽화가 아니다.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 속 붉게 물든 하늘,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 그려진 소용돌이치는 밤하늘, 라우리츠 안데르센 링이 그려낸 겨울 풍경은 모두 서로 다른 구름과 빛, 대기의 표정을 기록한 관찰 노트가 된다.
“「별이 빛나는 밤」에 그려진 소용돌이의 크기에 관한 최신 연구에서는 문제의 소용돌이들이 ‘난류 캐스케이드’ 이론을 정립한 러시아의 과학자 콜모고로프가 예측한 패턴에 거의 완벽하게 부합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마치 반 고흐가 콜모고로프보다 한참 전에 고급 이론물리학을 본능적으로 깨친 것처럼 말이다.”(271쪽)
이처럼 저자는 각 작품에 담긴 하늘과 구름의 형태를 과학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화가의 눈에 비친 자연을 과학자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보는 경험은, 예술을 이해하는 또하나의 언어가 된다.
저자는 흥미로운 질문도 던진다. 왜 우리는 수많은 구름 가운데 적운만을 ‘구름다운 구름’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을까? 왜 수 세기 동안 거의 변하지 않던 구름의 명명법은 새로운 관측 기술이 등장하면서 비로소 확장되기 시작했을까? 무지갯빛 구름과 얼음 결정이 만들어내는 후광은 어떤 원리로 탄생할까? 책장을 넘길수록 평범한 하늘은 놀라운 이야기로 가득한 풍경으로 바뀌기 시작한다.
– 기후변화 시대의 하늘 읽기
구름은 오랫동안 화가들의 영감의 원천이었지만, 오늘날에는 지구 환경의 변화를 읽는 중요한 지표가 되었다. 오늘날 구름은 더이상 아름다운 배경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기후변화는 하늘의 모습마저 바꾸고 있고, 우리가 바라보는 구름은 지구가 보내는 가장 섬세한 신호가 되었다. 저자가 말하듯, “좋든 싫든 우리는 구름을 만든다”. 인간의 활동은 대기의 성질을 바꾸고, 그 변화는 다시 구름과 비, 폭염과 폭우의 형태로 우리 삶으로 되돌아온다. 『구름들』은 구름을 관찰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한편, 우리가 살아가는 지구를 새롭게 읽는 방법 또한 제안한다. 스마트폰 화면보다 하늘을 더 오래 바라볼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 자연을 이해하는 일이 곧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이해하는 일임을 조용하지만 깊이 있게 일깨운다.
오늘 하루쯤은 손바닥 위 작은 화면에서 잠시 눈을 떼고 머리 위 하늘과 변화무쌍한 구름을 바라보면 어떨까. 구름의 종류와 이름을 알게 되는 순간, 하늘은 더이상 익숙한 배경이 아니라 날마다 다른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꾼이 되어 우리의 외출을 한층 즐겁게 해줄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