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방문기(2)
스리랑카에서 만난 종교성
아시아의 한인디아스포라교회가 사명을 자각하고 건강한 교회로 세워져 하나님나라 확장에 동참을 지향하는 ‘2017 한인디아스포라포럼 in 스리랑카(Korean Diaspora Forum in Sri Lanka)’가 Korean Diaspora Forum(KDF) 주최로 2017년 10월 10일(화)부터 13일(금)까지 스리랑카 콜롬보 소재의 호텔에서 “종교개혁 500주년과 한인디아스포라 교회 개혁과제”란 주제로 열려 성료했다. 호주 시드니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루 공항을 거쳐 도착한 섬나라 스리랑카 콜롬보 공항에서 드는 첫 생각은 매우 습했다는 것이며, 공항을 빠져나가며 느껴지는 거리는 한국의 70년대를 연상케 했다. 잠시 머물며 일정을 가졌던 스리랑카를 생각하며 방문기를 나눈다_편집자 주.
부다랜드 스리랑카, 종교행사가 축제로
스리랑카는 불교,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 등의 다양한 종교가 있는 나라다. 시내 곳곳에서도 불교사원, 힌두사원 그리고 교회당과 모스크가 같이 모여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흔한 사원은 불교 사원이다. 불교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큰 종교로 버스, 기차 등에도 승려들을 위한 배려석이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전체 인구 대비 종교별 신도 비율은 불교가 약 69%, 힌두교가 약 15%,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각각 8%가량이다.
종족의 편협성과 종교철학의 호전적 해석은 비극
스리랑카의 비극은 종족의 편협성과 종교철학의 호전적 해석에서 비롯된다. 싱할리족은 불교도가 압도적으로 많고 타밀족은 대다수가 힌두교도이며 또 적지 않은 수의 이슬람교와 기독교 버거(네덜란드 식민통치자의 후손들)가 있다. 싱할리족은 싱할리어를, 타밀족은 타밀어를 쓰며 버거족은 영어를 쓰기도 한다. 이슬람교도는 섬 전역에 산재해있는데 초기 아랍이나 인도상인들의 후손으로 생각된다. 그들은 대부분 내전에 휘말리진 않았지만 동부에서 이슬람교도와 타밀간에 충돌이 있어왔다.
고원지대에 거주하는 타밀족은 차 농장에서 일을 시키기 위해 영국인이 데려온 하층 카스트민이다. 그들은 스리랑카에서 1,000년 이상 거주해온 북부 타밀족과 공통점이 거의 없다. 고원지대의 타밀족은 대체적으로 현재의 민족분쟁에 말려드는 것을 피해왔다.
스리랑카의 고전건축·조각·회화는 불교와 관련된 것이 압도적으로 많다. 불탑은 전원지대에 산재해 있으며, 엄청나게 큰 불교조각들은 아카나(Aukana)와 부두루바갈라(Buduruvagala)에 특히 많다. 아누라다푸라(Anuradhapura)와 폴로나루와(Polonnaruwa)는 가장 인상적인 고고학 유물지역이나 현재는 캔디(Kandy)가 가장 번성하는 문화중심지로 되었다.
식민지시절의 유산으로는, 네덜란드 요새와 운하, 교회, 그리고 영국주택, 클럽, 법원 등이 있다. 갈레(Galle)는 섬에서 가장 식민지적 요소가 짙게 남아있는 도시이다. 싱할리 춤은 인도춤과 유사하지만 곡예, 민첩함, 대사전개의 상징성에 의존함이 인도춤과 구별된다. 캔디는 ‘현지춤’을 보기에 좋은 지역이고, 콜롬보나 암발랑고다에서는 ‘악마춤’의 액막이 의식를 볼 수 있다. 민속연극은, 춤, 가면극, 북치기, 액막이의식을 결합하여 생동감있게 스리랑카의 민속을 재창조하고 있다. 목각, 자수, 도기, 금속공예는 모두 고도로 발달한 수공업이며, 특히 스리랑카는 보석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암발랑고다는 스리랑카 가면을 구경하기에 가장 좋고, 라트나푸라(Ratnapura)는 스리랑카 보석교역의 중심지이다.
카레라이스(입에서 불이 날 정도로 매운)가 주식이며 보통 채소와 고기, 생선반찬이 여기에 곁들여진다. 채식주의자용 탈리(thali) 같은 인도카레, 비리야니(biriyani), 그리고 삶고 튀겨 햇볕에 말린 야채 콤보 쿨(kool)도 맛볼 수 있다.
호퍼스(hoppers)는 유일한 스리랑카 스낵으로, 계란이나 꿀, 요거트를 곁들여 먹는 팬케잌의 일종이다. 해안도시에는 훌륭한 생선요리가 풍성하며 대부분의 여행자들은 싱싱한 그 지방 참치를 맛보며 행복감을 느낀다. 선택의 폭이 넓은 열대과일이 무궁무진하며, 스리랑카 차는 세계적으로 알아준다.
스리랑카의 공식휴일들
스리랑카의 종교적 특성은 UN스리랑카의 공식 휴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공식적으로 10개의 공휴일이 있는데 싱할라‧타밀족의 신년(고유력(歷)에 따른 것으로 4월에 신년 축제를 연다), 타밀족의 축제인 타밀 퐁갈, 그리고 라마단과 하지 같은 이슬람 종교 공휴일이 있다. 뿐만 아니라 굿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 같은 기독교 공휴일과 디파발리(deepavali) 같은 힌두족의 축제, 그리고 불교의 베삭(Vesak)과 그 전날을 공휴일로 지정하고 있다. 다양한 민족과 종교를 아우르고자 고심한 끝에 정해진 휴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스리랑카에는 그만큼 다채로운 불교 기념일도 존재한다. 중요한 불교 의식 중 하나로 포야 데이(Poya Day)가 있는데, 매월 음력 보름날 행해진다. 공식적으로는 공휴일로 공공기관 및 정부기관은 쉬는 날이다. 이날에는 흰 옷을 입고 사원에 가는 스리랑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마트에서는 육류도 구매할 수가 없다. 매달 보름이 공휴일이라니 놀라웠다. 반면 UN의 공식 휴일을 지키지 않아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제일 큰 베삭 포야 데이(Vesak Poya Day)는 공식 휴일로 지정돼 있고, 월례적인 포야데이는 ‘Casual Day’라고해서 정장이 아닌 UN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할 수 있는 나름대로 특별한 날이다.
스리랑카의 최대 불교 공휴일은 베삭 포야데이로 포야데이중 가장 크게 기념하게 되는 5월의 이날은 한국의 석가탄식일과 같다. 스리랑카에서는 부처의 탄생, 득도, 열반을 한 번에 기념하는데 이 기간에는 도심 곳곳에 화려한 전등과 다채로운 전시물들이 거리에 서고, 길에는 배고픈 행인들을 위한 무료 배식(스리랑카어로 단살)이 행해진다고 한다.
불교로 통하는 싱할라 사람들의 삶
불교국가 하면 흔히 미얀마,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일텐데 그 불교의 원조가 스리랑카라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은 많지 않다. 스리랑카는 기원전 3세기경 상좌부 불교를 받아들이고, 10세기 초·중반에 태국, 버마, 캄보디아 같은 동남아 국가들에 불교를 전파한, 불교의 역사에 있어서 큰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스리랑카의 불교는 싱할라족의 역사와 함께하며 왕실, 그리고 싱할라 민족에 의해 보호받아온 종교인데 그만큼 반년간의 짧은 파견에도 종교가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스리랑카의 불교는 단순 종교나 신앙을 넘어 사람들의 삶인 듯하다. 걷다 보면 동물들을 위해 먹다 남은 음식을 길거리에 펼쳐 놓은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종교행사와 어우러진 축제들
스리랑카에는 불교, 힌두교, 기독교, 이슬람교인들의 거창한 축제가 연이어 있다.
첫 번째로 7월, 8월에 있는 캔디 에살라 페라헤라(Kandy Esala Perahera)는 스리랑카에서 가장 중요하고 볼만한 행사로, 10일동안 횃불을 들고 있는 사람들, 댄서, 북치는 사람, 채찍을 든 사람, 거대한 생일케잌같이 불밝힌 코끼리 등을 볼 수 있다. 이 행사의 절정은 캔디의 성스러운 불치(佛齒)를 공양하는 장중한 행렬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축제는 부다의 스리랑카 방문을 경축하는 두루투 페라헤라(1월)로 콜롬보에서 열린다. 이 외, 퍼레이드와 춤, 민속경기를 볼 수 있는 국경일(2월), 코끼리경주, 야자게임, 베개싸움으로 거행되는 신년(3월/4월), 부다의 탄생, 열반, 성도를 기념하는 성스러운 정월축제 베사크(5월), 전쟁의 신 스칸다(Skanda)의 의식용 전차가 두 사원간에 당겨지는 콜롬보의 벨(Vel)축제(7월/8월), 주로 힌두교신자들이 갖가지 자기학대 의식을 행하는 카타라가마의 카타라가마축제(7월/8월) 등이 있다.
다양한 종교가 공존하는 스리랑카의 ‘평화 속 긴장’
외형적으론 평온해 보이는 스리랑카, 하지만 오랜 내전을 경험은 아직도 그 상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여러 극단적인 행위를 가져오는 불안도 공존한다. 그 불안에는 종교간, 인종간, 정치간, 문화간의 긴장이 과제로 산적해 있다.
스리랑카에는 어디에나 있는 불교사원 외에도 힌두사원, 모스크, 성당과 교회당을 볼 수 있는데 택시(툭툭)나 대중교통의 내부 장식만 봐도 그들의 종교가 다양함을 볼 수 있었다.
불교를 믿는 싱할라, 남인도에서 넘어온 힌두교를 믿는 타밀, 그리고 식민지 시절부터 전파된 기독교, 그리고 이슬람을 믿는 무어족 등 다양한 종교가 한데 어우러진 스리랑카. 도심에 불교사원, 모스크 그리고 힌두 사원이 나란히 있는걸 보면 이색적이고, 불교사원에 자리한 힌두신의 모습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는 인상이 짙었지만, 때때로 느껴지는 긴장감이 없지는 않았다. 30년의 내전을 몇년 전 끝낸 나라인 만큼 아직 그 상처의 흔적들이 남아 있고, 최근에는 이슬람 극단주의의 움직임도 포착된다. 때문에 이슬람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종교‧민족 문제가 UN에게도 난민문제, 그리고 내전 후 화해‧통합 문제로서 꽤나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앞으로 복잡한 종교와 역사, 전통이 뒤얽힌 과제들을 스리랑카가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주목된다.
임운규 목사(호주성산공동체교회 시무, 본지발행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