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연재
크리스털워터스(Crystal Waters)의 생태디자인 코스에 다녀와서(4)
목 차
I. 공동모금/자원봉사/지역사회축제/자원보존
II. 생태환경센터(Eco-centre)/지속가능한 개발/생태마을/디자인코스
III. 커뮤니티센터/지역경제/지역교환교역체계
IV. 자원의 순환/지속가능한 개발/주민자치조직
크리스털워터스(Crystal Waters)를 향하여
IV. 자원의 순환/지속가능한 개발/주민자치조직
오늘날 크리스털워터스는 성장의 한계와 자원고갈에 직면한 인류에게 대안적 삶을 제시하고 있으며 수많은 학생, 전문가, 학자, 관광객들에게 동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곳에서는 인간의 배설물도 중요한 자원이다. 한 번 걸러진 물과 사람의 똥이 밭에 거룸이 되고 싱싱한 채소를 먹은 사람이 배설한 똥은 다시 자연스럽게 순환되고 있다. 비단 물뿐만 아니라 많은 것들이 재순환되며 자원을 유용하게 이용한다.
한국의 시인 최종덕님의 글을 보면 자원의 활용과 이용의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버지 바지 고쳐서 어머니 고쟁이 만들고, 어머니 고쟁이 찢어서 오빠 빤스 만들어 입다가, 오빠 빤스 닳으면 꼭꼭 삶아서 부엌 행주로 쓰다가, 그것도 헐렁해지면 마루 닦는 걸레로 하다가, 그것도 조작되어 아궁이 불막이로 썼다가, 끝내는 아궁이 속에 불쏘시개로 되어 구들장을 덮어 주니, 우리 할머니 푹 주무시네.’
이 글은 우리에게 자원을 낭비하지 않고 효과적으로 사용하며 전통의 맥을 이어주는 의미를 느끼게 한다.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는 말은 옛 것을 익히거나 밝히 새로운 것을 안다는 의미이다. 오래된 것들이 모두 파괴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개발은 인간을 위한 과정이며 보존적 과정이다(Development is a conservative process). 전통을 보존하면서 새로운 전통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크리스털워터스는 지역사회개발을 지향하고 있는 공동체라고 할 수 있다.
크리스털워터스의 지속가능한 기업이란 자원을 보존하고 환경을 회복시키는 기업을 말한다. 기업의 일터는 재화와 서비스를 생산하는 장소의 기능도 하지만 기업가 정신을 불러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기업의 유형에는 생태마을 디자인, 지속가능한 디자인, 퍼머컬쳐 정원사, 생태관광, 생활기능농장, 치즈, 조직적인 정원관리, 농장 숲, 자연화장품, 가죽제품, 견직물, 대리석, 조각, 납제품, 비누제품, 지붕재료, 목재 등이 있다.
이 곳에서는 주부들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가정복지에 전념하다가 잠시 시간을 내어 홍보 및 판촉활동에 들어간다. 관광객들이나 코스 참가자들이 식사 후 쉬는 시간에 방문하여 간단히 치즈의 원료와 효능에 대해 설명을 하고 주문을 받아 판매하기도 한다. 판매자나 소비자가 함께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결국 공동체 경제활동은 작은 업종들에 의해 활성화되고 주민들의 공동체 자치를 가능하게 하며, 건전하고 민주적인 공동체로 발전해 가는데 있어서 중요한 동기가 된다. 왜냐하면 작은 지역사회 안에서 개별적인 경제활동은 비용이 많이 들고 유용한 경제정보를 수집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공동마케팅은 시간, 공간, 비용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가져올 수 있다. 즉 공동마케팅은 조직화된 경제활동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활성화시킴으로써 지역경제를 건전하게 만든다.
이 곳 주민들은 Soho(Small office home office)업종을 개발하여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노동활동과 문화활동, 그리고 교육활동의 지역사회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민들의 의식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태도와 행동이 변화되고 지역사회 수준에서 생활이 향상된다. 크리스털워터스에는 두 개의 주민자치조직(Community based organization)이 있다. Body coporate와 Community coporate이다. 모든 토지는 전자에 속하며 투기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 조직은 도로보수, 울타리 유지 및 관리, 댐관리, 용수공급운영, 토지이용 등의 책임을 맡고 있으며, 후자는 공동체의 자산과 사업, 방문객의 숙박, 회의, 코스, 회합장소의 관리 등을 맡고 있다. 금요일 오후부터는 캠핑, 숙소, 이동주택, 시설이용이 가능하며 일반가정에서의 숙식도 할 수 있다.
한국에서도 생활협동조합은 생산자와 소비자의 복지향상을 위한 비영리주민조직이다. 1980년대 이후 생협운동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경제·사회적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공동체운동으로 전개되어 어고 있다. 한국은 현 단계에서 생협운동이 30-40대, 고학력, 주부중심의 먹거리운동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앞으로 이 운동은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며,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교육·문화·환경적 측면에서도 활성화시켜 주민들의 복지수준을 향상시켜야 할 것이다.
지역사회생활협회(Community living association) 역시 비영리조직이다. 이 조직에서는 생태적으로 건전하고 지속가능한 삶을 증진시킬 수 있는 양질의 교육과 학습경험을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인구의 도시집중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도 전체 인구의 85%가 도시지역에서 살고 있다. 삼천리 금수강산이라고 할 정도로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고 있지만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이러한 경치 속에 녹색도시를 심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한국 도시의 일반적인 풍경은 회색빛의 콘크리트가 수북이 쌓여 있는 것처럼 보여 답답함을 더해 주고 있다. 산을 가리고 있는 조밀한 아파트와 주택들, 난폭하게 질주하는 차량, 이웃하며 살고 있지만 메마른 인정, 주차장으로 변한 골목….
크리스털워터스(Crystal Waters)를 향하여
크리스털워터스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순환하며 조화를 이루면서 공존하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웃으면서 욕심을 줄이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이곳에서 살고 있는 주민들은 마구잡이식 개발을 싫어하고 있었다. 삶의 질을 평가하는데 있어서 숫자와 물량으로 모든 것을 기준삼는 것 같지 않았다. 주민들은 개발활동을 경제적 가치 이상의 그 무엇을 지향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주민들은 계획과 신용을 중요시하고 있었으며, 한국에서도 흔히 사용되고 있는 부킹이라는 용어는 이곳에서는 건전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주민들의 행태는 느리고 좀 수수하지만 그것도 아름다운 것이며, 전통을 보존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귀한 가치로 생각하는 것 같았다. 과거를 돌아볼 줄 알고 전통을 지키며 철저하게 관리하는 크리스털워터스 주민들의 삶이 부러웠다. 이 곳이야말로 현대인들에게 있어서 파괴된 삶의 모습을 바꾸고 공동체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배움의 장이다.
우리는 개발이 곧 경제성장인 것처럼 오해하기 쉽다. 개발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 누구를 위한 개발인가? 그리고 그것의 혜택은 누구에게 돌아갈 것인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이다. 개발로 인하여 공동체가 파괴된다든가 경쟁심과 욕심이 과도하게 높아진다면 그것은 소외와 불평등만 가중시켜 인간성의 상실을 초래한다. 아무리 바빠도 그 가운데 여유가 있는 크리스털워터스 주민들의 삶이 그립다.
구본영 교수
(지역사회학 박사, 호주 시드니 유학생 선교사)
kbymb@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