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실패한 교육과 거짓말
노암 촘스키 / 아침이슬 / 2001.02.28
현대 언어학의 창시자이자 이 시대의 가장 소중한 지식인 노암 촘스키, 그의 교육관을 최초로 정리한 책. 이 책을 통해 노암 촘스키는 교육에 관한 포괄적인 문제점들을 짚어보고, 범세계적인 테크놀로지의 발전, 언론의 중요성, 학교와 고등교육의 민주적 역할을 꼼꼼하게 지적한다.

오늘날 학교의 역할과 건전한 시민양성을 위한 공공교육의 새로운 본보기를 향한 우리의 시각을 어떻게 넓혀야 하는 지에 대한 지적은 깊은 반성을 일깨운다.
– 목차
1. 길들이기 교육을 넘어서 – 도날도 마세도와의 대담
2. 민주주의와 교육
3. 조작된 역사
4. 신자유주의 질서 안의 시장 민주주의
5. 거짓을 가르치는 교육의 가면을 벗긴다 – 존 실버와의 토론
– 저자소개 : 노암 촘스키 (Avram Noam Chomsky)

1928년생 유대계 미국 언어학자이자 철학자, 인지과학자. 사회비평가이자 정치운동가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변형생성문법 이론의 창시자로서 20세기 언어학에 가장 중요한 공헌을 한 학자로 꼽힌다. 1955년부터 MIT에서 강의를 시작해 현재는 MIT 언어학과 명예교수로 있다. 언어학뿐 아니라 철학, 사상사, 당대의 이슈, 국제문제와 미국의 외교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 관해 글을 쓰고 강의해왔다. 국내 번역된 저서로 『촘스키의 통사구조』『촘스키, 사상의 향연』『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불평등의 이유』『파멸 전야』등 다수가 있다.
.역 : 강주헌
한국외국어대학교 프랑스어과를 졸업,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브장송 대학에서 수학하였다. 뛰어난 영어와 불어 번역으로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키스 해링 저널』, 『문명의 붕괴』,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슬럼독 밀리어네어』, 『빌 브라이슨의 재밌는 세상』,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등 100여 권이 있으며, 지은 책으로 『기획에는 국경도 없다』, 『강주헌의 영어번역 테크닉』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요즘의 학교는 민주 교육을 유난스레 강조해서 오히려 의심스러울 지경입니다. 민주적이 아니기 때문에 민주주의의 이상을 가르쳐야 한다고 난리법석을 피우는 것이 아닐까요? 학교가 진실로 민주적이라면, 다시 말해서 학생들에게 실천을 통해서 민주주의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라면, 구태여 민주주의에 대한 상투적인 구호를 학생들에게 주입시킬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p.46
올바른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깨닫는 최선의 방법은 민주주의를 실천해보는 것입니다. 아쉽게도 학교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와 사회가 얼마나 민주적인가를 측정하는 척도는 이론과 현실의 근접성에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에서나 사회에서나 이론과 현실 사이에는 커다란 괴리가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민주 사회에 소속된 개인은 누구라도 그들의 삶에 관련된 결정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하며, 세금이 어떤 식으로 걷히고 어떤 식으로 사용되어야 하는지, 그 사회가 어떤 대외정책을 추구해야 하는지 등의 문제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p.47
교육이 물로 잔을 채우는 행위와 같은 것이 아니라 꽃이 나름대로 커가도록 옆에서 돕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다. 물론 우리는 사회보장제도가 마련된 나라입니다. 그러나 그 제도는 부자들을 위한 사회보장제도일 뿐입니다. 부자들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굳건히 지켜가기 위해서라도 투철한 직업의식을 가진 기업 계급이 살아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그리고 나머지 국민들은 계급없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고 확신해야 합니다. 불행히도 학교는 이런 헛된 신화를 면면히 이어가는 데 언제나 중요한 역할을 해 왔습니다.— p.61
교육의 목표는 ‘ 지배가 아니라 사물에 대한 가치 감각을 길러주는 것이고, 자유로운 공동체의 지혜로운 시민을 양성하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며, 자유과 개인의 창의성을 시민의식과 결합시키도록 가르치는 것이다. — p.61
– 출판사 서평
.학생들조차 알고 있는 진실을 교사들이 외면하고 있다
“나는 미국 국기와 그 국기가 상징하는, 하느님의 보호 아래 나누어질 수 없으며 모든 사람들에게 자유와 정의를 베푸는 공화국에 충성을 맹세합니다.”
위에 인용한 글은 미국판 ‘국기에 대한 맹세(The Pledge of Allegiance)’이다. 몇 년 전 미국 보스턴 라틴 스쿨에서는 12살짜리 소년 데이비드 스프리츨러 군이 위의 충성의 맹세를 거부한 사건이 있었다. 학교 당국에서는 학생에게 징계를 하려 했으나 미국시민자유연맹이 나섬으로써 징계를 면할 수 있었다. 스프리츨러는 “충성의 맹세가 억압받는 자와 억압하는 자를 하나로 묶으려는 시도다. 한쪽에는 멋진 자동자를 굴리고 멋진 집에서 살며 돈에 대해서는 걱정이 없는 사람들이 있지만, 다른 한쪽에는 못된 이웃과 살면서 나쁜 학교에 다녀야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있다. 충성의 맹세는 모두가 평등하다고 말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현실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 모두를 위한 정의는 없다”고 거부 이유를 밝혔다.
촘스키와 이 책의 서문을 쓴 마세도는 위의 사건에서 오늘날 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모순에 문제의식을 같이 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가치를 가르쳐야 하는 학교가, 순종을 강요하고 독립적인 사고를 막는 통제와 억압 시스템으로 제도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누구라도 이런 시스템 내에서 교육을 받게 되면, 권력구조를 지탱하도록 사회화되고 만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교사는 권력층에 노동을 제공하고 그 대가를 받는 다른 전문가 집단과 다르지 않다. 국가에서 봉급을 받는 교사는 지배계급의 의도대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 당연하지 않겠는가고 역설한다. 그러므로 12살의 학생도 알 수 있는 진실을, 교육받은 교사들은 외면하고 있다는 것이다.
훌륭한 교사란 진실을 가르치고, 행동하는 참여자로 나설 수 있어야 …. 진실을 외면하는 것은 교사만이 아니다. 공공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정부의 정책과 언론이 모두 촘스키의 비판에 올라 있다. 그 동안 촘스키가 다른 저작물에서도 다루었던 미국 정치의 음모를 이 책에서도 자세하게 말하고 있다. 최근에 일어난 국제 분쟁과 지역 분쟁에 미국 정치의 계산이 깔리지 않은 것이 없다. 특히 중남미 국가에서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미군이 개입하고 폭력도 서슴지 않은 사례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이런 사실을 부인하면서 교묘하게 언론을 조작하고 있다. 그러나 언론이 발표하지 않았다고 그 진실을 알아차리지 못하는가. 촘스키는 아니라고 말한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고, 이면 속에 감추어진 진실을 캐어보려는 노력이 있다면 언제라도 그 진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말한다.
촘스키가 서구 강대국을 강력히 비난하고 있지만,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있는 대안이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책에서 촘스키는 그 대안으로 깨어있는 교육을 말하고 있다. 진실을 가르치고, 진실을 깨달은 사람들이 연대하고, ‘방관자’가 아닌 ‘행동하는 참여자’로 나서라고 말하고 있다. 촘스키가 말하는 훌륭한 교사란 왜곡된 정보를 바로잡고, 진실을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학생들이 스스로 진실을 깨칠 수 있도록 가르칠 수 있는 교사라고 말한다. 민주적으로 살기를 열망하는 사람이라면, 세상을 비판적인 안목으로 보라고 말한다. 현 사회의 지배계급이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는 것 이면의 위선적이고 비인간적인 관행을 직시하면 이면에 감추어진 진실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고 말한다. 지식인은 스스로 역사의 방관자로 남지 말고 역사의 참여자가 되라고, 그리고 그 대열에 학생들을 제외시키지 말고, 동참하게 하라고, 지식인 교사들에게 말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