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감각의 논리
질 들뢰즈 / 민음사 / 2008.2.29
– 들뢰즈의 감각으로 바라본 베이컨의 그림들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가 세계적인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들을 통해 자신의 철학세계를 전개한 책이다.
들뢰즈는 해박한 철학, 예술, 문화적 지식을 바탕으로 베이컨의 그림에서 느낀 감각들의 총체를 글로 표현하고 있다.
베이컨은 무정형에서 정형으로, 정형에서 무정형으로 이행하고 있는 기괴한 형상을 즐겨 그렸다. 그는 주관이 바라본 대상이 아닌, 감각 그 자체를 재현하였다. 이러한 베이컨의 작품 세계를 들뢰즈는 근대의 재현적 인식 모델의 파괴로 해석하였다.
또한 구조, 형상, 윤곽만으로 이루어진 베이컨의 그림들에서 리듬을 발견해 내고, 리듬과 감각의 관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힘, 즉 에너지를 읽어내었다.
특히 들뢰즈는 베이컨의 그림에서 보이는 긴장감이 시각에 충격을 주어 눈으로 만지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고 보며, 이것이 윤곽과 빛에 의존해 온 이전의 회화를 뛰어넘어 색을 중시한 베이컨의 회화라고 이야기한다.
들뢰즈의 통찰을 통해 만지는 눈에 호소하는 전통적이면서도 참신한 형상을 포착하는 것은 물론, 예술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 프란시스 베이컨에 관한 질 들뢰즈의 비평서 ‘감각의 논리’
이 책은 프랑스의 철학자 질 들뢰즈의 미술비평으로 구성주의 화가의 대가인 프란시스 베이컨의 그림들을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세계를 전개한 책이다.
금세기 최고의 석학 가운데 한 사람인 들뢰즈의 해박한 철학, 예술, 문학적 지식이 프란스시 베이컨의 그림들로 하여금 작가가 다 못한 말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들뢰즈는 특히 우리의 예술적 감각이 자본과 권력에 종사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기만당하고 말살되었는가를 보여주며 사유와 사회, 그리고 예술의 제반 양상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양한 사유의 이미지를 그려낸다. 저자는 이 책에서 단순한 미술비평 차원을 넘어 예술사를 관통하는 뛰어난 안목으로 미술로 읽는 철학책을 완성하고 있다.

○ 목차
서문
일러두기
1. 동그라미, 트랙
2. 과거 회화와 구상 사이의 관계
3. 운동 경기
4. 신체, 고기와 기, 동물-되기
5. 베이컨의 여러 단계와 양상
6. 회화와 감각
7. 히스테리
8. 힘을 그리다
9. 짝들과 삼면화
10. 삼면화란 무엇인가
11. 그리기 이전의 회화
12. 사용된 돌발 표시
13. 유사성
14. 모든 화가는 각자의 방식대로 회화의 역사를 요약한다
15. 베이컨이 지나온 길
16. 색에 관한 한마디
17. 눈과 손
베이컨 연보
그림 목록

○ 저자소개 : 질 들뢰즈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나,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페르디낭 알키에, 조르주 캉길렘, 장 이폴리트 등을 사사했다.
1969년 미셸 푸코의 뒤를 이어 파리8대학 철학과의 철학사 주임교수가 됐고, 같은 해 평생의 철학적 동지였던 정신분석의이자 공산주의자인 펠릭스 과타리를 만났다.
1995년 자살로 생을 마감하기까지, 동일성과 초월성에 반하는 ‘차이’와 ‘내재성’의 사유를 통해 기존 철학사를 독창적으로 재해석하고, 경험론과 관념론을 새로운 차원에서 종합하여 ‘초월론적 경험론’의 지평을 제시했다.
또한 니체적 관점에서 프로이트와 마르크스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생성과 긍정에 기반을 둔 새로운 실천철학의 향방을 제안함과 동시에 예술적 창조의 고유성을 철학적 개념의 생성 원리로 끌어들인 독창적인 예술철학적 작업들을 개진했다.
주요 저서로 『니체와 철학』 『프루스트와 기호들』 『베르그송주의』 『차이와 반복』 『스피노자와 표현의 문제』 『의미의 논리』 『시네마 1: 운동-이미지』 『시네마 2: 시간-이미지』 『주름, 라이프니츠와 바로크』 등이 있으며, 펠릭스 과타리와 함께 『앙띠 오이디푸스』 『천 개의 고원』 『철학이란 무엇인가』 등을 썼다.

○ 출판사 서평
– 들뢰즈의 감각으로 바라본 베이컨의 외치는 “고기들”
20세기의 세계적인 화가 프란시스 베이컨. 그는 무정형에서 정형으로, 정형에서 무정형으로 이행하고 있는 기괴한 형상, 푸줏간의 살덩어리와 같은 형상을 즐겨 그렸다. 그가 그린 이 심하게 두들겨 맞은 듯한 고기들은 고통 받는 모든 인간, 뒤틀리고 일그러진 사람의 형상이다. 그런데 금세기 최고의 석학 질 들뢰즈에게 베이컨의 이 기괴한 형상들이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화가와 작가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신의 예술을 다른 수단을 빌려 표현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이다. 베이컨과 들뢰즈는 이 공통의 장에서 만나 서로에게 자신의 수단을 빌려주고 도움을 받고 있다. 들뢰즈의 해박한 철학, 예술, 문화적 지식이 베이컨이 자신의 그림을 통해 다 하지 못한 말들을 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들뢰즈는 그가 베이컨의 그림에서 느낀 감각들의 총체를 글로써 전이시켜 우리 감각의 촉발을 돕고자 노력한다. 회화라는 것이 감각을 자극한 생의 힘과 리듬을 포착하여 독자의 감각을 통해 그 힘을 다시 재주입하려는 것이라면, 그들이 하는 작업이야말로 분명 가장 높이 평가받아야 할 작업이다.”(역자)
베이컨은 주관이 바라본 대상을 그리지 않는다. 가시적 사물의 재현을 포기한 그가 그리고자 한 것은 바로 ‘감각’ 그 자체인데, 감각은 “세상에 있음, 즉 우리가 존재하는 방식 그 자체”이다. 이러한 베이컨의 작품 세계를 들뢰즈는 근대의 재현적 인식 모델의 파괴로 해석한다.

베이컨의 작품에서 자주 인간과 동물은 하나가 된다. 인간의 얼굴이 지워지고 그 자리에 머리가 솟아나 인간인지 동물인지 구분할 수 없는 형체가 된 그림을 근거로 인간을 동물 위에 올려놓는 인간중심주의는 무효가 된다. “고통받는 인간은 동물이고 고통받는 동물은 인간”이 되는 것이다. 또 들뢰즈는 구조, 형상, 윤곽만으로 이루어진 자칫 단순해 보일 수 있는 베이컨의 그림들에서 보이지 않는 힘을 읽어 낸다. 이 힘은 리듬에 의해서 나타나는데 들뢰즈는 유기체가 아닌 신체 자체에 의해 느껴지는 원초적 감각 속에서 리듬을 발견해 내고 리듬과 감각의 관계를 통해 보이지 않는 힘, 즉 에너지를 느낀다.
특히 베이컨 그림에서 보이는 긴장감은 시각을 격렬하게 충격하고, 마침내 눈으로 만지는 공간을 만들어 낸다. 그 공간은 이제까지의 회화에서 보여 왔던 명암의 대비에 의한 공간이 아니라 수축과 흩어짐에 의해, 혹은 마치 고대 이집트 예술에서처럼 따뜻함과 차가움의 대비로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이것이 윤곽과 빛에 의존해 온 이전의 회화를 뛰어넘어 색을 중시한 이 독창적인 천재, 베이컨의 회화라고 들뢰즈는 말한다.
“베이컨이 지나온 도정은 끝없는 선택과 포기, 그리고 선택된 요소들의 새로운 종합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 새로운 종합을 통해 감각은 눈에 보이게 되며 이렇게 포착한 감각을 우리는 형상이라고 부른다. 형상은 만지는 눈에 호소하는 전통적이면서도 언제나 새롭고 참신한 것이다. 우리가 이 책을 통해 포착해야 하는 것은 물론 이것이지만 아울러 이 책이 우리에게 제공해 주는 또 하나의 장점은 들뢰즈의 통찰에 기대어 예술사를 한눈에 일별할 수 있다는 것이다.”(역자)
– 추천평
질 들뢰즈의 『감각의 논리』는 아이스테시스(감각)에 대한 이성의 우위라는 이 수천 년 묵은 전통적인 도식을 뒤집는 반전이라 할 수 있다. – 진중권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