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정의의 한계
원제 : Liberalism and the Limits of Justice
마이클 샌델 / 멜론 / 2012.3.1
.마이클 샌델, 다시 한 번 그의 정치 철학의 핵심을 보여주는 책 – 정치적인 문제이든 개인 삶의 문제이든 모든 문제에서 올바른 것은 올바른 철학의 토대 위에서 가능하다
마이클 샌델은 이제 한국에서 유명한 작가가 되었지만, 정작 마이클 샌델의 정치철학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책은 샌델 정치 철학의 중심을 형성하고 있는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에 대해서 다루고 있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으며, 공동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한 명이자,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받았다.
이 책은 자유주의 정치 철학에 대한 그의 비판은 무엇인지, 그 대안으로 지목된 공동체주의는 과연 무엇인지, 그리고 그의 철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지에 대해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샌델의 공동체주의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집단주의로 오해를 받고 있는데,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서 센델이 말하고자 하는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가 어떤 것인지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미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는 샌델의 다른 저서나 동영상 강좌의 더 깊은 이해를 도울 것이다. 마이클 센델의 정치 철학의 핵심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쉬운 편이 아니어서, 이양수 박사는 번역에 있어서 국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중문과 복문 문장을 단문 문장으로 처리했다. 이 책은 존 롤스가 샌델의 비판에 화답하여 자신의 정의론을 수정한 뒤 다시 저술된 1997년 수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 목차

추천사 _ 마이클 샌델의 정치사상 토대를 담은 필독서
해제 _ 샌델과 자유주의 비판
재판 서문 _ 공동체주의의 한계
길을 잘못 든 공동체주의
종교적 자유권
자유롭게 말할 권리
감사의 말
서론 _ 자유주의와 정의의 근원성
자유주의의 토대: 칸트 대 밀
초월적 주체
사회학적 반대
흄의 얼굴을 한 의무론
서론 요약 – 의무론적 자유주의 비판
제1장 _ 정의와 도덕의 주체
정의의 근원성과 자아의 우선성
형이상학 없는 자유주의: 원초적 입장
정의의 여건: 경험주의자의 반대
정의의 여건: 의무론적 응답
도덕적 주체를 찾아서
자아와 타자: 다수의 우선성
자아와 그 목적: 소유의 주체
개인주의와 공동체의 요구
제1장 요약 – 정의의 근원성과 주체
제2장 _ 소유, 공적, 분배의 정의
평등주의로 가는 자유 지상주의
실력주의 대 차등 원칙
공동 자산 옹호하기
공적의 토대
개인과 사회적 요구: 누가 무엇을 소유하는가?
제2장 요약 – 차등 원칙과 분배 문제
제3장 _ 계약 이론과 정당화
계약의 도덕
계약 대 계약론자 논증
자유주의와 절차의 우선성
무지의 베일 뒤에서 진짜 일어난 일
제3장 요약 – 사회 계약과 정당화
제4장 _ 정의와 선
자아의 통일
소수자 우대 정책의 경우
세 가지 공동체 개념
행위능력과 반성의 역할
행위능력과 선택의 역할
선의 위상
정의의 도덕적 인식론
정의와 공동체
제4장 요약 – 도덕적 주체와 공동체
결론 _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의무론의 해방 기획
품성, 자기 인식, 우애
결론 요약 –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부록 _ 정치적 자유주의에 답하다
옳음의 우선성에 대한 의혹 제기
좋음보다 옳음이 우선한다고 옹호함
정치적 자유주의의 평가
부록 요약 –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
참고 문헌
– 저자소개 : 마이클 샌델 (Michael J. Sandel)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는 그는 명실공히 이 시대의 최고 석학이자 철학계의 록스타이다. 대표 저서로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완벽에 대한 반론』 등이 있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는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마이클 샌델의 이론과 저작을 동양 철학의 시각으로 분석한 평론과 그에 대한 샌델의 답변을 함께 모은 것이다. 동서양의 철학적 대화를 살펴봄으로써 마이클 샌델의 ‘정의’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역 : 이양수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3년 미국 조지아 대학에서 <정의, 비폭력, 정치 판단의 실행: 폴 리쾨르의 정의 개념 연구>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관심 영역은 존 롤스의 정치 철학, 유럽 정치 철학, 윤리학이다. 2005년 샌델의 다산강좌 초청 방한 때 판문점을 동행하며 첫 만남을 가졌다. 샌델 사상을 소개하는 글을 비롯하여 샌델의 정의 열풍과 관련된 여러 편의 글을 썼다. 특히 공화주의 철학의 가능성을 샌델에게서 찾으려 하고 있다. 샌델을 비롯한 찰스 테일러, 매킨타이어 등의 사상, 특히 내러티브와 정체성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두고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롤스와 매킨타이어: 정의로운 삶의 조건》《공동체주의와 공공성》(공저) 《롤즈와 정의론과 그 이후》(공저) 《무엇이 정의인가? – 한국 사회, 정의란 무엇인가에 답하다》(공저) 《로스쿨과 법학 교육》(공저) 등이 있다. 번역서로는 《휴머니티: 20세기의 폭력과 새로운 도덕》《법률가의 논리》 《정의의 한계(원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등이 있다.
– 책 속으로
정의는 경우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여러 개의 가치 중 하나가 아니다. 정의는 모든 사회 덕목 가운데 최상의 것, 다른 것보다 앞서고, 반드시 부딪쳐야 할 가치다. 부당한 방법으로 행복을 얻었다면, 그 세계는 행복이 아닌 정의가 더 중요하게 다가설 것이다. 정의가 특정 개인의 권리에서 나온다면, 일반 복리조차 그 개인의 권리를 능가할 수 없다. — p.69
진리가 이론의 제일 덕목이듯이 정의는 사회 제도의 제일 덕목이다. 하지만 그 덕목은 절대적이지 않고, 단지 조건적으로 제일 덕목이다. 불굴의 용기가 전쟁터에서 제일 덕목인 것처럼 말이다. — p.118
우리 모두는 개인적으로 가끔 더 큰 이익을 위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거나 더 큰 해악을 피하기 위해 선택한다. ……하지만 그 자체의 선을 위해 어떤 희생을 감내할 선을 가진 사회적 실재는 없다. 개별적인 인간들, 상이한 개별적인 인간, 자신의 개별적인 삶을 가진 인간들만 있다. — p.177
정의 원칙은 사회 협력에서 얻은 이득에 대한 상반된 요구를 다룬다. 정의 원칙은 여러 인격 또는 집단 간의 관계에 적용된다. ‘계약’이란 말은 다수성뿐 아니라 조건도 암시한다. 적절한 이득 분할은 모든 당사자에게 수용 가능한 원칙에 따른 조건임에 틀림없다. — p.269
옳은 것, 정의로운 것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아니다. 무지의 베일이 걷히는 순간, 즉 실제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정의 원칙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정의 원칙이 앞서 도출되기 때문에, 정의 원칙은 대리자에 종속되지 않는다. 정의 원칙은 좋아하든 싫어하든 상관없이 적용된다. — p.319
자아의 독립성에 대한 의무론의 요구는 심리학 또는 사회학의 요구 이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의의 근원성은 어떤 특정 사회가 불어넣으려고 조작하는 자비와 동료애의 등급에 매달릴 것이다. 자아의 독립성은 심리학의 문제로, 이런저런 상황에서 내 가치와 목적 밖에 서 있도록 요구하는 분리를 소집할 수 있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차라리 내가 나 자신을 그것이 무엇이든 내 가치와 목적과 구분되는 자아의 담지자로 간주해야 함을 의미한다. 그것은 무엇보다 인식론적 요구이며, 그것은 공적 또는 사적 관계와 결부된 상대적인 느낌의 강도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 — p.364
가장 근본적인 단계의 철학 문제들은 보통 결정적인 논증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어떤 이에겐 명확하고 근본적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문제 해결 방법은 그 방법을충분히 작동시켰을 때 어느 견해가 가장 일관되고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하는지 적절한 반성을 통해 고찰하는 것이다. — pp.410-411
– 출판사 서평
.책임 있는 한국의 지식인이 풀어야 하고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 마이클 샌델이 말하는, 이 시대의 정의!
.왜 지금 우리에게 정의가 요구되는가?
몇 년 전 우리 사회를 정의 열풍으로 뜨겁게 달구었던, 하버드대 명교수이자 정의론 분야의 세계적 학자 마이클 샌델이 ‘정의’란 이름으로 다시 돌아왔다. 당시 샌델이 『정의란 무엇인가』로 우리 사회에게 정의에 대한 물음표를 던졌다면, 이번엔 『정의의 한계(원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Liberalism and the Limits of Justice)』로 우리 사회가 풀지 못한 정의에 대한 해답을 들려주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소위 ‘샌델 광풍’이 불었던 것은 2010년에 번역되어 엄청난 부수가 팔렸던 『정의란 무엇인가』 덕분이다. 하지만 독자는 정의를 가늠할 수 있는 분명한 ‘정의의 원칙’ 같은 것을 이 책에서 발견하지 못한 것에 대해 실망하기도 하고 의아해하기도 했다. 그런 실망을 표명하는 독자들은 샌델 교수가 읽고 이해하기 쉬운 어휘로 그처럼 두꺼운 책을 만들어낸 의도를 잘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사실, 보다 심층에서 작동하고 있는 샌델 교수의 사상을 그 책에서 읽어 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는 저자 마이클 샌델이 국내에서 더 이상 소개할 필요 없을 정도로 유명한 반면, 그에 비해 그의 사상은 아직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샌델의 관한 한, 교양 수준 일변도였던 국내 독자에게 샌델의 사상의 깊이를 느끼게 해 줄뿐 아니라, 우리에게 다소 생경한 자유주의 이념을 이해하고 비판해 볼 수 있는 충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사회는 근대화, 산업화를 겪으면서 서구 사회와 유사한 개인주의 경향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더욱이 세계화 이념은 지리적 한계를 벗어나 폭넓은 사고를 요구한다. 이웃 동네 드나들듯 미국, 유럽, 일본, 중국을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러한 변화는 우리에게 매우 이질적이던 자유주의 이념과의 연결고리를 마련하였다. 성장 이데올로기에 속내를 드러내는 개인의 자유, 무한 성장에 감춰진 불평등이란 검은 그림자가 발견된 것이다. 성장은 경쟁을 촉매제로 삼고, 또 경쟁을 부추긴다. 경쟁이 거세지면 패자도 늘어나는 법이고 승복할 수 없는 부정과 불의가 판을 치게 마련이다.
결국 복잡한 사회관계의 형성은 사회 제도의 정의로움을 열망케 한다. 최근 정의에 대한 열망은 이런 삶의 변화에서 나타난 우리의 작은 소망이 모인 것이라 하겠다. 그런 점에서 좋든 싫든 자유주의를 이해하고 비판해야 할 소명이 우리에게 주어진 셈이다. 샌델을 거론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가능하게 되었다.그런데 안타깝게도 샌델 정치 철학의 지형을 형성했던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에 대한 정보는 아직 미천하기 이를 데 없다. 이 분야에 관해 우리말로 된 저서나 정보가 충분치 않다. 대중의 관심과 확인도 학문적인 관심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샌델 철학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자유주의 정치 철학에 대한 그의 비판은 무엇이고, 그 대안으로 지목된 공동체주의는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그의 철학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비판적인 독자라면 쉽게 떠올릴 물음들이다. 이 책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독자는 자연스럽게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아직 국내에서 본격적인 논의의 대상이 되지 못한 자유주의 정치 철학의 가능성과 그 대안을 스스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다.
.올바른 철학의 토대에서만 정치적인 문제이든 개인 삶의 문제이든 모든 문제에서 올바른 것을 가려낼 수 있다
그렇다면 마이클 샌델의 『정의의 한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다른 사람의 얼굴로 성형한다고 해서 그 사람이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샌델의 철학 모두를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는 어떤 식으로든 선택해야 한다. 만약 우리의 선택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 책을 읽는 독자라면 자연스럽게 한번쯤 생각해볼 문제이고 그 나름의 대답이 필요하다. 일종의 소통을 위해 몇 가지 생각의 징검다리를 소개한다. 하나. 자유주의자들이 말하듯, 미래의 실력 있는 인재를 키우는 것은 사회의 책무이다. 그것은 기획의 평등을 통해 달성될 수 있다. 하지만 실력주의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실력에 따라 인격이 서로 차이 나고, 실력에 따른 차등적인 수혜가 당연하다고 말한다. 과연 그런가? 자유주의자의 대답은 무엇이고, 샌델의 대답은 무엇인가?

둘. 샌델의 논의는 정치적 주체로서 개인과 집단의 정체성에 주목한다. 개인은 태어나면서 추상적인 권리를 가진 게 아니다. 권리는 타인과 교류하면서 스스로 쟁취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는 인간과 뗄 수 없으며,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다. 샌델의 철학은 이 같은 정치적 정체성에서 파생되는 여러 논제를 다루고 있?. 셋. 정의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다. 우리 사회는 정의의 담론이 지배하고 있다. 우리는 조건 없는 성장의 메커니즘이 만들어낸 행복관에 접어 한 시대를 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착오와 오류는 뒤로 미룬 채 무조건 성장의 가치를 높였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분배에 소홀했다. 그래서 그럴까, 어느 곳에서나 불의와 부정의를 느낄 수 있다. 그만큼 우리는 정의에 대해 어느 시대보다 민감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샌델의 유명세는 이런 시대상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고 하겠다. 그리고 이 모두는 샌델의 비판에서 배울 것이다.
.하버드대 명교수 마이클 샌델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그 책!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하다
공동체주의 4대 이론가로,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받다
마이클 샌델은 국내에 공동체주의의 대표적 논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입장이 ‘공동체주의’라고 불리는 것에 대해 지극히 조심하는 입장을 취한다. 그가 한국에 와서 가졌던 첫 기자 인터뷰에서 어떤 문제에 대해 “공동체주의자로서 당신의 입장이 무엇인가”를 말해달라고 하자, 즉각적으로 “나는 공동체주의자가 아니다. 나는 자유주의자다”라고 대답해 그 인터뷰에 참석했던 많은 사람들을 당황시켰다. 마이클 샌델은 “자신은 자유주의에 가까우며, 굳이 말하자면 ‘자유주의적 공동체주의’ 혹은 ‘자유주의’로 부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샌델 교수가 스스로 자유주의적이라고 말했던 것은 정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옹호했기 때문이다. 가치의 공동체적 차원을 강조했다고 해서 상대주의자이거나 공동체를 초월한 가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롤스에 대한 샌델의 비판은 자유주의가 전제하고 있는 인간관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자유주의자들이 틀렸다고 비판한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자기 이해에는 근본적으로 공동체적으로 형성된 가치가 이미 개입되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성을 근원적으로 초월하는 개인주의는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샌델 논점의 출발점이 된 것이 이 책 『정의의 한계』이다.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를 발표하면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이 책에서 ‘공동체주의자’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해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 마이클 월저, 찰스 테일러 교수 등과 함께 공동체주의의 4대 이론가 중 한 명이자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평가된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적힌 저자 마이클 샌델의 소개 글이다.
이 책은 1982년 초판이 나온 이후 샌델 교수를 공동체주의의 중심인물로 만들었다. 또한 존 롤스의 자유주의에 대항하여 ‘자유주의 대 공동체주의’라는 전선을 형성하여 논쟁, 즉 이론적 전쟁을 격발한 중요한 저서이자 샌델 교수의 정치사항에 대한 이해의 토대를 굳히는 데 필요한 필독서이기도 하다. 샌델 교수는 초판에서 1971년에 출간된 존 롤스의『정의론』에 들어 있는 중심사상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으면서 자신의 주장을 펼쳐낸다. 이후 롤스는 자신의 이론에 대해 쏟아진 비판들에 대해 응답하면서 자신의 정의론을 정치적 자유주의로 발전시키는데, 이렇게 수정되고 발전한 롤스 사상의 전개를 배경으로 샌델 교수는 자신의 저술에 새로운 장을 덧붙여 1997년에 수정판을 내놓았다. 현재 이 책은 이 수정판을 번역한 것이다.
『정의의 한계』는 샌델의 저서 중 가장 학술적이고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샌델의 사상을 이해하고 싶다면 절대 지나칠 수 없는 책이다. 그만큼 이 책에 거는 기대 효과도 크다. 이미 우리 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는 샌델의 다른 저서나 동영상 강좌의 더 깊은 이해를 돕는 것은 물론,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정치적 문제에 대한 심층적 사유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의 등장으로 샌델 교수의 사상에 대한 많은 비판을 잠재울 것이고 제대로 된 학문적 토론을 국내에 비로소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하겠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양수 박사는 샌델 교수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2005년에 그의 사상을 소개하는 글을 썼고, 이후 매킨타이어와 찰스 테일러와 같은 공동체주의자들의 이론을 천착해온 무게 있는 학자이다.
이양수 박사는 이 책을 옮기는 데 있어,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중문과 복문 문장을 단문 문장으로 처리했다. 시중에 나온 샌델의 저서가 원래 단문 형식으로 쓴 글이라면 이 책은 철학적인 저서가 그렇듯 인용이 많다. 따라서 옮긴이의 입장에서 국내 독자가 좀 더 쉽게 읽는 방법을 택했다. 이 책의 내용은 그리 쉬운 편이 아니다. 직접적인 인용이 많은 만큼 인용된 원문의 내용을 이해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여러모로 의미 있는 책이다. 젊은 시절의 샌델 철학은 물론, 이제 새삼 주목받고 있는 자유주의 사상과 그 비판을 심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학함이란 먼저 생각하는 것이라는 단순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다.
,샌델의 논점이 가장 잘 나타나 있는 책, 샌델의 정치 철학 핵심은 ‘선이 있는 정의’
이 책의 주제는 자유주의 대가 존 롤스의 『정의론』비판이다. 존 롤스의 정의란 무엇이고 샌델은 존 롤스 정의의 무엇을 비판하였는가? 일반적으로 정의란 종교와 같은 초월적인 정신성과 선을 비롯한 윤리적 관념을 지닌 윤리성을 포함한 것을 말한다. 근현대 들어 그런 철학적, 종교적 세계관이 쇠퇴하면서 정의라는 개념의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자연과학의 영향으로 정치학도 실증주의적인 정치과학으로 변화하면서 정치 철학 자체가 없어지는 듯했다. 이때 롤스가 새로운 계약론의 논리를 제시하면서 정의의 원리에 합의가 성립한다는 주장으로 정치 철학을 부활시켰다. 샌델은 이 책을 통해 롤스가 사람들에게 다수의 합의에 의한 정의가 성립한다고 주장한 점을 비판한 것이다.
그럼, 샌델은 롤스의 주장을 어떻게 풀어가고 있을까? 이 책의 구성은 크게 서론과 본론, 결론, 부록으로 나뉜다. 다시 본론은 총 4장으로 나뉜다. 서론에서 논의된 주된 대상은 의무론적 자유주의다. 의무론적 자유주의는 책 전체의 키워드이자 샌델이 비판하는 정치 철학이다. 왜 자유주의는 의무론의 입장을 택해야 하는가? 어떤 근거에서 자유주의와 의무론이 연결될 수 있는가?를 거론하고 있다. 본론 제1장은 정의와 도덕적 주체의 관계가 검토된다. 정의가 필요한 이유를 찾아보고, 그 이유와 연관되어 어떤 도덕 주체가 요구되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본론 제2장은 실질적인 정의 원칙의 당위성 문제, 무엇보다 차등 원칙의 당위성이다. 이 같은 정의 원칙은 평등 원칙과 직결된다. 분배는 사회 체제 안에서 각자의 몫을 정하는 것이다. 개인 소유의 범위와 정당화, 공적 문제, 사회 생산의 재분배 문제가 정치 철학의 단골 주제였던 이유도 이 문제들이 현실 불평등의 해소와 밀접하게 관련되기 때문이다.
본론 제3장은 의무론적 자유주의에서 나타나는 독특한 사회 계약 이론과 절차의 우선성을 다룬다. 이 문제 설정은 롤스의 원초적 입장을 정당화하는 방법과 직간접으로 연관이 있다. 롤스의 원초적 입장을 정당화하기 위해선 독특한 사회 계약 상태에 호소해야 한다. 원초적 입장은 실제의 계약이 아닌 가설적인 계약이다. 사회 제도를 성립시키는 근원적인 계약이기 때문에 일반 계약과 다르다. 이 같은 계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보통의 계약과 다른데도 다른 어떤 계약보다 우선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한 이해는 롤스의 정의 이론을 이해하는 단토인 동시에 그의 이론의 타당성을 검토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본론 제4장에서는 도덕적 주체와 공동체의 관계에 주목한다. 앞 장들의 논의에서 얻어낸 논증들을 바탕으로 샌델은 자신의 입장을 개진하고 한다. 이제 그는 정의의 우선성을 강조하지 않는다. 대신 정의와 선의 관계 속에서 도덕적 주체의 위상을 문제 삼는다. 정의는 선과 완전히 떨어진 게 아니다. 일단 정의 원칙이 선택되면 그 원칙은 일상생활의 좋은 삶, 선과 합치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결론은 20세기 영미 정치 철학에서 다룰 수 없었던 자유주의 자아관의 문제점을 다루고 있다. 마지막 부록에서는 1993년에 출간된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대한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렇듯 샌델의 주장이 그저 이론의 비현실성만 강조하는 건 아니다. 샌델은 정치에서 도덕의 역할, 정치와 도덕의 상관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연고성이라는 용어 선택은 객관성과 비객관성의 문제를 넘어 정치와 인간의 연관관계를 고려한 것이다. 샌델은 인간에게 정치는 삶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 정치적 충돌은 도덕적 가치의 충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샌델에 따르면, 특정 시대, 장소에 속한 개인들은 각자의 선택을 통해서만 자기 정체성과 집단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다. 도덕적 관점이 충돌하는 정치활동에 객관적인 기준은 있을 수 없다. 때문에 정치는 위험해 보인다. 하지만 인간 삶에서 떨어질 수는 없다.
샌델의 이런 주장은 통상 두 가지 관점에서 이해된다. 하나는 공동체주의자 샌델이다. 정치와 연관된 공동체의 기반을 찾고 있는 것으로 읽어낸다. 다른 하나는 공화주의자 샌델이다. 정치 활동의 제도 장치에 대한 메타 비판으로 읽어낸다. 공화주의 공공철학의 모색은 샌델의 최근 관심사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 모든 가능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현대 철학을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이기도 하다.
특히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네 가지 철학적 난제, 즉 첫째 정의의 근원성에 대한 비판, 둘째 분배 문제와 차등 원칙의 관계, 셋째 계약논증과 정당화 문제, 넷째 선과 초월적 자아의 관계는 여전히 우리의 대답을 필요로 한다. 마지막 부록에서 주로 비판하고 있는 국가 중립성 테제는 현대 다원주의 민주주의의 핵심 개념인 만큼,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마이클 샌델 ‘정의의 한계’를 읽는 매력
하나. 독자들에게 저자 마이클 샌델의 철학 논점이 잘 나타나 있는 이 책의 내용을 가장 정확히 전달하고자, 샌델 교수가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2005년에 그의 사상을 소개하고 이후 매킨타이어와 찰스 테일러와 같은 공동체주의자들의 이론을 천착해온 무게 있는 학자 이양수 박사가 심도 있게 우리말로 번역하였다. 둘. 현재 숭실대 철학과 교수로 있고『마이클 샌델의 공동체주의와 공공성』을 번역하였으며『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를 감수한, 김선욱 교수의 추천사를 통해 이 책의 출간 의미를 알려주고 있다. 셋.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옮긴이 이양수 박사가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을 해설한 ‘해제’와 본문의 각 장을 요약한 ‘각 장 요약’을 추가하였다. 넷. 독자의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중문과 복문 문장을 단문으로 처리하였다.
– 추천평
흥미롭게도, 학자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쓴 평론적 글에서 샌델 교수의 사상을 비판한 내용을 보면 그가 써놓은 저술들을 두루 읽지도 않은 채, 자신이 읽은 번역본 저술의 깊이 정도에서 신랄한 비판을 전개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당시 번역되지 않은 저술서였던 《정의의 한계》에 담긴 사상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갖지 못한 채 이루어진 비판은 이 책의 등장과 더불어 부끄러움으로 변할 수 밖에 없을 것임을 그들은 정말 몰랐을까. (중략)
샌델 교수에 대한 제대로 된 비판이라면 그를 맹목적 애국주의자처럼 묘사한 뒤 이런 태도는 우리가 맏아들일 수 없다는 식으로 전개해서는 곤란하다. 개인주의적 자유주의의 기본적 입론을 틀렸다고 비판하는 샌델 교수의 주장에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꼬집은 뒤 그것이 현실에 적용되었을 때 어떤 문제점을 낳는지를 드러내 보여주어야만 제대로 된 비판이 될 것이다. 나는 이런 비판이 결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여하튼, 이 번역본의 등장은 샌델 교수의 사상에 대한 많은 비판을 잠재울 것이고 제대로 된 학문적 토론을 이 땅에서 비로소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심장하다고 생각한다. — 김선욱 (현 숭실대 철학과 교수, ‘마이클 샌델의 생명의 윤리를 말하다’ 번역, ‘마이클 샌델의 하버드 명강의 JUSTICE’ 감수)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