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공동체주의와 공공성
마이클 샌델 / 철학과현실사 / 2008.2.25
– ‘옳은 것’보다 ‘좋은 것’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논쟁에서 핵심은, 정의에 대해 규정할 때 옮음을 중심으로 하는가, 아니면 특정한 좋은 삶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는가의 문제다. 나는 후자에 우선성을 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선보다 옮음을 우선시하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에 나는 반대한다.”

○ 목차
한국 독자들께 드리는 서문
Preface for the Korean Public
들어가는 말
제1강연 자유주의와 무연고적 자아
Liberalism and Unencumbered Self
제2강연 세계화 시대의 정치적 정체성
Political Identity in a Global Age
제3강연 돈으로 살 수 없는 것 : 시장의 도덕적 한계
What Money Can’t Buy : The Moral Limits of Markets
제4강연 줄기 세포 연구, 인간 복제 및 유전공학의 윤리
The Ethics of Stem Cell Research, Human Cloning, and Genetic Engineering
해제 – 혼돈 시대의 민주주의 : 공화주의와 삶의 가치
마이클 샌델과의 인터뷰 – 자기 해석적 존재를 위한 정치 철학
역자 소개

○ 저자소개 : 마이클 샌델 (Michael J. Sandel)
2010년 이후, 한국에 ‘정의’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27세에 최연소 하버드대학교 교수가 되었고, 29세에 자유주의 이론의 대가인 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한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1982)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었다. 1980년부터 하버드대학교에서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그의 수업은 현재까지 20여 년 동안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 존 롤스 이후 정의 분야의 세계적 학자로 인정받는 그는 명실공히 이 시대의 최고 석학이자 철학계의 록스타이다. 대표 저서로 『정의란 무엇인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완벽에 대한 반론』 등이 있다.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 는 중국 철학 연구자들이 마이클 샌델의 이론과 저작을 동양 철학의 시각으로 분석한 평론과 그에 대한 샌델의 답변을 함께 모은 것이다. 동서양의 철학적 대화를 살펴봄으로써 마이클 샌델의 ‘정의’를 새롭게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역자 : 김선욱 (金善郁)
숭실대학교 철학과 교수이자 가치와윤리연구소 소장과 한국아렌트학회 회장을 맡고 있다. 주요 관심사는 정치철학, 윤리학, 정치와 종교의 관계 등이다. 지은 책으로는 『행복과 인간적 삶의 조건』 『한나 아렌트의 생각』 『아모르 문디에서 레스 푸블리카로』 『행복의 철학: 공적 행복을 찾아서』 등이 있으며, 아렌트 저작의 번역서로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공화국의 위기』 『칸트 정치철학강의』 등이 있다.

○ ‘옳은 것’ 보다 ‘좋은 것’이 정의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논쟁에서 핵심은, 정의에 대해 규정할 때 옮음을 중심으로 하는가, 아니면 특정한 좋은 삶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하는가의 문제다. 나는 후자에 우선성을 둬야 한다고 본다. 따라서 선보다 옮음을 우선시하는 자유주의자들의 주장에 나는 반대한다.”(공동체주의와 공공성/마이클 샌델 지음/김선욱 공역)
‘정의란 무엇인가’로 정의 열풍을 일으킨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는 2005년 9월 한국철학회가 운영하는 다산철학기념강좌의 초청 연사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다. 이 책은 당시 그의 네 차례 강연을 엮은 것이다.
20세기 말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의 논쟁이 한창일 때 샌델 교수는 공동체주의 진영에 섰다. ‘정의론’을 쓴 존 롤스를 태두로 한 자유주의자들은 정의 개념에 천착하며 선 (the good)보다 옮음 (the right)이 우선한다고 생각했다. 김선욱 숭실대 철학과 교수에 따르면 샌델 교수는 이에 반대하며 자유주의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리고 이를 고쳐나갈 방법은 ‘공화주의’라고 이름 붙인 공동체주의적 방식을 통하는 것뿐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에서 샌델 교수는 공동체주의에 입각해 자유주의와 시장논리를 공격하고 정의와 공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선 샌델 교수는 자유주의가 공정성을 앞세워 개인의 특수성을 배제한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이는 구성원 사이에 불만을 일으키는 요인이라는 게 샌델 교수의 생각이다.

‘국가가 삶의 가치 문제에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자유주의의 태도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자유주의의 입장과 달리 나는 정부는 자치를 공유하기 위해 갖춰야 할 품성을 시민들 안에 육성해야 한다고 제안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샌델 교수는 도덕적이고 종교적인 신념을 정치적 담론의 현장으로 가져올 것을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샌델 교수는 김 교수와의 인터뷰에서 롤스의 자유주의에 대한 반대를 명확하게 밝혔다. “제가 롤스와 동의하지 않는 점은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롤스가 선 개념보다 권리가 우선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이 주장에 저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정의의 문제를 다룰 때 우리는 도덕적 종교적 관념을 바탕으로 해야만 적절한 추론이 가능합니다. 두 번째는 자유주의적 공적 이성 개념에 대한 것입니다. 정치적 논변은 도덕적 종교적 관념과 분리될 수도 없고, 분리돼서도 안 됩니다. 공적 담론에는 정체성에 대한 고려가 반드시 개입돼야 합니다.”
이어 그는 “자유민주주의적 특성에 내재된 극단적 개인주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개인주의에 따라 시장의 힘이 극대화됐고 소비주의가 만연하면서 모든 것이 개인의 선택에 놓여 있는 것처럼 됐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그는 개인주의 시장논리 소비주의가 불러오는 문제를 ‘장기 매매’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가난한 농부가 굶주린 가족을 위해 장기를 팔기로 결심할 경우 이를 단지 개인의 자발적 선택으로 볼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샌델 교수는 “농부의 동의는 진정한 의미에서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의 필요성에 의해 강제된 것”이라고 말한다. 즉, “사람들이 경제적으로 곤궁한 조건에선 어떤 것을 사고팔 때 부정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런 문제에 도덕적 종교적 생각이 개입해야 한다는 게 샌델 교수의 생각이다.
해제를 쓴 이양수 철학박사는 “샌델 교수는 미국 사회의 자유주의적 편향성을 거부하면서 새로운 사회환경에 발맞출 ‘공공철학’을 공화주의 전통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_ 금동근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