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젊은 시절의 글
알베르 카뮈, 까뮈 / 책세상 / 2008.9.30
알베르 카뮈(까뮈) 전집 열아홉 번째 권 ‘젊은 시절의 글'(Ecrits de jeunesse). 카뮈의 초기 미발표 원고 모음 책으로, 1931년에서 1934년 사이, 즉 열여덟에서 스물한 살 시기의 문학청년 카뮈가 학생 공책 등에 남겨놓은 열아홉 편의 짧은 글을 엮었다.
다른 곳에서 접하기 어려운 시 작품과 문학적 · 철학적 비평의 성격을 띠는 에세이, 음악과 예술에 대한 사유, 독서 노트, 죽음과 신의 문제를 다룬 글 등 주제와 형식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 카뮈의 글들을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카뮈의 세계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위대한 작가의 출발점은 어떠했는지, 그 열망과 조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목차
옮긴이의 말
1931년
시
어느 사산아의 마지막 날
1932년
새로운 베를렌
제앙 릭튀스
세기의 철학
음악에 대한 시론(試論)
직관들
1933년
독서 노트
무어인의 집
용기
지중해
죽은 여자 앞에서
사랑하는 존재의 상실
신과 그의 영혼의 대화
모순들
가난한 동네의 병원
합일 속의 예술
1934년
멜뤼진의 책
가난한 동네의 목소리들
텍스트의 출처와 설정
해설
가난,축구,폐결핵,문학-카뮈 이전의 카뮈/김화영
카뮈 연보/ 피에르 루이 레
○ 저자소개 : 알베르 카뮈 (까뮈)
1913년 알제리의 몬도비(Mondovi)에서 아홉 남매 가운데 둘째로 태어났다. 아버지가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뒤, 가정부로 일하는 어머니와 할머니 아래에서 가난하게 자랐지만 학교에서는 선생님의 각별한 사랑을 받았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알제리 대학에 입학했지만 1930년 폐결핵으로 중퇴했다. 학교에 다니는 동안에도 생계를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해야 했고 대학을 중퇴한 뒤에도 가정교사, 자동차 수리공, 기상청 인턴과 같은 잡다한 일을 했다. 이 시기에 그는 평생의 스승인 장 그르니에를 만났다. 1935년 플로티누스(Plotinus)에 관한 논문으로 철학 학사 학위 과정을 끝냈다. 아마추어 극단을 주재했고 가난했지만 멋쟁이였으며 운동을 좋아했다.
1934년 장 그르니에의 권유로 공산당에도 가입하지만 내면적인 갈등을 겪다 탈퇴했다. 진보 일간지에서 신문기자로 일했다.1942년에 《이방인》을 발표하면서 단번에 유럽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 반열에 올랐으며, 에세이《시지프 신화》, 희곡《 칼리굴라》 등을 발표했다.1947년에 7년 동안 집필한 《페스트》를 출간했다. 이 작품으로 그는 비평가상을 수상했고 44세의 젊은 나이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47세에 자동차 사고로 사망했다. 사고 당시 카뮈의 품에는 발표되지 않은 《최초의 인간》 원고가, 코트 주머니에서는 사용하지 않은 전철 티켓이 있었다고 한다.
– 역자 : 김화영
1942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교에서 알베르 카뮈 연구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30여 년간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99년 최고의 불문학 번역가로 선정된 바 있다. 현재 고려대학교 명예 교수이다. 저서로는 『행복의 충격』, 『김화영의 번역수첩』, 『여름의 묘약』, 『시간의 파도로 지은 성』, 『문학 상상력의 연구―알베르 카뮈의 문학세계』, 『프랑스 문학 산책』, 『바람을 담는 집』, 『발자크와 플로베르』, 『김화영의 알제리 기행』 외 다수가 있으며, 역서로는 『알베르 카뮈 전집(전20권)』, 『지상의 양식』, 『마담 보바리』, 『섬』, 『지중해의 영감』,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어린 왕자』,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팔월의 일요일들』,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 『짧은 글 긴 침묵』, 『뒷모습』, 『예찬』, 『내 생애의 아이들』, 『걷기예찬』 외 다수가 있다.
○ 출판사 서평
1. 문학청년 카뮈의 빛나는 감성과 열망을 읽다
부조리와 반항의 정신, 20세기 문학의 한 정점이자 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의 한 사람인 알베르 카뮈. 책세상이 펴내는 알베르 카뮈 전집 열아홉 번째 권『젊은 시절의 글Ecrits de jeunesse』이 출간되었다. 카뮈의 초기 미발표 원고 모음인 이 책은 1931년에서 1934년 사이, 즉 열여덟에서 스물한 살 시기의 문학청년 카뮈가 학생 공책 등에 남겨놓은 열아홉 편의 짧은 글을 엮은 것이다. 본격적인 저작을 가지고 문단에 나오기 전, 가난과 질병에 시달리는 가운데 아직은 다소 서투르고 불안한 목소리로 자아와 세계를 탐색하는 청년 카뮈의 빛나는 감성과 문학 및 사상의 원형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이번에 김화영 교수의 번역으로 국내에 처음 소개된다.
다른 곳에서 접하기 어려운 시 작품, 문학적?철학적 비평의 성격을 띠는 에세이, 음악과 예술에 대한 사유, 독서 노트, 죽음과 신의 문제를 다룬 글 등 주제와 형식 면에서 다양한 시도를 보여주는 카뮈의 글들은 그의 사상의 원형을 담고 있으며, 훗날 산문과 소설 등에서 형상화될 모습을 예비하고 있다. 정신적, 육체적 고통과 동시에 열정으로 충만한 소년 또는 청년 카뮈의 내면과 창작에의 욕구를 보여주는 이 책을 통해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 카뮈의 세계가 어떻게 지어졌는지, 위대한 작가의 출발점은 어떠했는지, 그 열망과 조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2. 알베르 카뮈 전집 ― 김화영 교수의 새 번역으로 만나는 카뮈의 문학과 사상
책세상은 1986년부터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와의 독점 계약, 국내 카뮈 연구의 대가 김화영 교수의 단독 번역으로 ‘알베르 카뮈 전집’을 출간하고 있다. 카뮈의 문학과 사상을 온전히 담기 위해 소설, 산문, 희곡, 철학적 에세이, 시평, 사적인 글 등 다양한 장르의 저작 23권으로 구성된 카뮈 전집은 현재 19권까지 출간되었다. 스승 장 그르니에와 주고받은 서한집과 전3권의 시사평론, 완간까지는 이렇게 4권을 남겨놓고 있는데,『젊은 시절의 글』과 남은 4권은 모두 국내 초역이다. 한 사람의 연구자가 한 작가의 세계에 몰입하여 오랜 세월 동안 한땀 한땀 수를 놓듯 한권 한권 충실한 해설과 연보를 곁들여 20권이 넘는 전집을 번역 출간하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김화영 교수는 이번에『젊은 시절의 글』을 출간하면서 작품 해설을 집필함은 물론, 2006년 갈리마르에서 출간한 신판 플레이아드판 카뮈 전집의 연보를 새로이 번역, 편집해 기존의 연보를 교체하는 등 멈출 줄 모르는 열정을 다시 확인하게 해주었다. 이제 책세상 카뮈 전집은 한 번 더 숨을 고르고 완간을 향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다.
3. 최초의 글 최초의 사유,‘카뮈 이전의 카뮈’를 만나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빈민가에서 자라던 소년 카뮈는 초등학교 교사 루이 제르맹의 도움으로 상급학교에 진학하고, 고등학교에서 평생의 스승 장 그르니에를 만나 인식의 지평을 넓힌다. 그르니에는 카뮈에게 참다운 독서와 문학으로 향하는 문을 열어주었고 카뮈는 들끓는 열망을 담아 글을 써 스승에게 보인다. “나는 열일곱 살 무렵에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동시에 어렴풋이나마 작가가 될 것임을 알았다.” 이 책은 이러한 카뮈의 회상을 입증하는 문학적 자료인 셈이다. 카뮈는 1930년을 전후한 시기부터 공책에 꾸준히 글을 써 모으고 18세 때인 1932년 최초로 ‘Albert Camus’라는 풀네임을 서명하여 인쇄된 형태로 발표하는데(알제 고등학교 철학반 학생들이 만든 잡지『쉬드』) , 바로 이 책에 실린〈새로운 베를렌〉이다. 이 작품에서 카뮈는 신성을 추구하나 결점투성이인, 비열함과 반항을 함께 지닌 시인의 양면성과 내적 모순에 주목한다. 그리고〈어느 사산아의 마지막 날〉은 카뮈가 발표한 첫 산문으로, 여기서 이미『이방인』을 위시한 카뮈의 전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 즉 죽음의 강박과 그 위협에 대한 반항의 절규가 보여주는 대립적 긴장 관계가 나타난다.
『작가수첩』의 초기 형태인〈독서 노트〉는 스탕달, 아이스킬로스, 지드, 프루스트, 니체, 도스토옙스키 등에 대한 카뮈의 열광적 관심을 담고 있으며, 부조리 사상의 한 실마리를 내비치기도 한다. 또 최초의 창조적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무어인의 집〉에서는 외부 세계와 내면의 상호 조응을 통해 서투른 방식으로나마 자신만의 문체를 찾고자 노력하는 카뮈의 고투를 읽을 수 있다. 일부분만 남은 짧은 글인〈용기〉는 훗날『안과 겉』에 수록된 에세이〈아이러니〉의 초고 일부로서, 작품의 발생 과정을 목격하는 즐거움을 준다.
이 텍스트에 대해 로제 그르니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들 카뮈의 ‘젊은 시절의 글’은 “미숙한 대로나마 카뮈 사상의 한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삶의 비극성, 자신만의 모럴을 설정해 가질 필요, 합리주의의 한계에 대한 자각, 지중해적 신비주의, 반항과 동의, 안과 겉……미래의 카뮈의 거의 모든 것이 그 간략한 글 속에 암시되어 있는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