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콜롬바(St, Columba)의 생애와 영성(4)
성 콜롬바 영성의 특징(1) – 환대의 영성
중세(주후 500 -1500)에는 세 기관에서 환대를 했다. 수도원과 순례자들을 위한 수도원의 여행자 숙박소, 병원, 그리고 교회와 평신도의 큰 집 등이었다. 궁핍한 순례자와 동네의 가난한 사람들은 환대와 구제를 받기위해 수도원을 찾았다.감독들과 평신도 귀족들의 저택이 환대의 중심지였다.
‘환대’ 혹은 ‘손대접’이란 말은 중요하다. 중세 교회법 학자들이 교구 성직자가 가난한 사람을 구제할 책임이 있다고 말할 때 가장 흔히 쓰던 문구가 테레네 호스피탈리타뎀(terene hospita- litatem)이기 때문이다. 이 단어의 일차적 의미는 여행객을 접대하는 것과 손님들을 영접하는 것이지만, 교회법 학자들은 종종 그말을 일반적인 자선 및 빈민 구제를 포함한 넓은 의미로 사용했다. 중세 후기, 성직자와 평신도 명문가들은 의도적으로 환대를 권세와 영향력을 확보하고 부와 지위를 과시하는 것과 연관 시켰다. 귀족들은 여분의 재산을 전략적인 환대를 통해 소비했다. 이것은 봉건 제도의 특징인 영주와 가신, 교회와 귀족간의 상호의존이라는 복잡한 결속들을 만들어 냈다.
콜롬바가 중요시했던 전통중의 하나가 타인을 환대하는 것이다. 콜롬바 수도원은 숙박 시설을 갖추고 있어서 여행자들이 머물다 갈수 있었고, 좋은 식사를 나그네들에게 제공하였다. 수도원에서 봉사하고 있는 여집사가 있었다. 어느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 저녁이었다. 병든 한 낯선 사람이 찾아와서, 여집사는 그를 반겨 몸을 따뜻하게 녹여 주고 성심껏 돌보아 주었다. 맛있는 저녁식사를 준비하고 방으로 돌아와 먼저 따뜻하게 구운 빵이 그대로 남아있고, 발자국을 눈위에 남기지도 않은 채 손님이 사라진 것을 발견 하였다. 그는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였는데, 평소에 수도원의 성도들이 얼마나, 불우한 이웃을 잘 섬기고 있나 하고 하나님이 천사를 나그네로 가장시켜 보내신 것이다.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은 천사나 그리스도를 환대하는 심정으로 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콜롬바가 Derry지역에 세운 교회는 매일 천여명의 배고픈 사람들에게 식사를 제공 했다고 한다. 그 수도원의 집사장은 매일 버터를 만들어서 한 덩어리는 수도사를 위하여 또 한덩어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풀었고, 그리고 세 번째는 자신을 위해 먹었다고 한다. 나그네를 대접하는 것은 천사나 그리스도를 대접하는 것과 동일한 마음으로 행했다고 기록에 남아있다. 콜롬바는 그의 제자들에게 방문객들에게만 친절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이 섬을 지나가는 철새들과 짐승들에게도 환대를 나누어 주도록 가르쳤다. 스코틀랜드의 픽트와 브리튼족에 대한 켈트선교가 이로써 시작된 것이다.
당시 니니안의 교회에 속해있던 성 패트릭도 430년경 아일랜드에서 선교를 시작하고, 후에 성 콜롬바가 아일랜드에서 훈련 받은 후, 환대의 영성을 가지고 스코틀랜드로 선교를 떠나게 되었다. 콜롬바의 환대는 단순히 이웃을 접대 하는 것에 머물러 있지 않는다. 그의 환대 정신에는 소외된 이웃과 낯선 이들을 하나님의 공동체의 일원으로 받아들이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하늘 공동체는 함께 그리스도의 은혜를 나누고 교제하는 곳이다. 이를 실현하고저 하는 것이 켈트의 환대 정신이다. 기독교 환대를 보살핌과 존경과 인정과 평등함의 표현으로 이야기 할 때 심각한 문제와 실패들, 모호함 등이 적지 않게 생겨난다, 지난 수세기 동안 환대는 비평등주의 사회에서 존중과 평등이라는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방법이었다. 켈트기독교의 환대는 베네딕트 수도원에 영향을 주었다.
켈트 기독교의 환대의 정신이 이미 5-6세기에 수도원을 중심으로 보편화 되면서 베네딕트 수도원이 체계화하기 시작했다. 기독교 수도원 역사에서는 영적인 삶을 손님환대와 조화시키려고 할 때마다 긴장이 따랐다.” 손님들이 금욕적 규율을 흐트러뜨리고 거짓 가르침을 소개할 수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그리스도처럼 영접받고 보살핌 과 공급을 받아야 했다. 세상으로부터 구별되는 것과 나그네를 영접하는 것은 둘 다 그리스도를 위한 것으로 여겨졌다. 베네딕트 수도원생활에서 독특한 것은 정주서원(vow of stability, 특정한 장소에 있는 수도원 공동체에 영원히 헌신 하는 것)이다. 그들은 특정한 공간과 공동체라는 경계를 삶에 받아들임으로써 강한 장소의식을 확립할 수 있었다. 그러한 장소의식 때문에 수도사와 손님들을 환대하고, 그들을 자리 잡게 하며 자라게 할 수 있었다. 경계와 헌신의 범위가 정해져 있으면 환대 할 수 있는 능력을 높여 주는 쉼과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환경도 조성된다. 콜롬바의 환대영성은 사랑의 행위이며 믿음의 표현이었고, 하나님의 은혜였다.
노정언 장로
한남·촬스슈터트대학 신학석사논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