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 (Publius Ovidius Naso, BC 43 ~ AD 17/18)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소’ 또는 ‘오비드’ (라: Publius Ovidius Naso, 푸블리우스 오위디우스 나소 / 영: Ovid, 기원전 43년 3월 20일 ~ 기원후 17년/18년)는 통칭 ‘오비디우스’라 불린다.
BC 70년에 태어난 베르길리우스보다는 한 세대 젊다.
후대 언어인 프랑스어, 영어 등에선 오비드(영: Ovid, 프: Ovide)라 한다. 로마 제국 시대의 시인이다.
– 푸블리우스 오비디우스 나소 (Publius Ovidius Naso)
.출생: BC 43년 3월 20일, 이탈리아 Sulmona
.사망: AD 17년/18년, 로마 Constanța
.주요 시들: 변신 이야기 (The Metamorphoses, AD 8), 여걸들의 서한 (Heroides, BC 19), 사랑의 노래 (Amores),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 AD 2), 사랑의 치유 (Remedia Amoris, AD 2) 등
오비디우스(기원전 43년 ~ 기원후 17년 또는 18년)는 로마사와 로마 문학사에서 흔히 ‘아우구스투스 시대’라고 부르는, BC 43년 중부 이탈리아 펠리그니의 술모(Sulmo, 현재 술모나)의 기사 가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로마에서 웅변술의 대가였던 아우렐리우스 푸스쿠스와 포르키우스 라트로에게서 수사학을 사사한 뒤 잠시 법관으로 관료 생활을 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자신의 신분 계층이라면 시간만 지나면 따놓은 당상이었던 원로원직을 과감히 포기하고 작품 활동에 전념했다.
즐거움을 노래하는 연애시로 유명하며 호라티우스와 더불어 로마 문학의 황금시대를 이루었다.
그의 명언중 ‘Gutta cavat lapidem.’ (구타 카바트 라피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가 있다.
오비드는 “물보다 약한 것이 없고 바위보다 단단한 것이 없는데 약한 물이 바위를 뚫는구나”라고 하였다.
○ 생애 및 활동
오비디우스는 BC 43년 3월 20일,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치 주의 술모에서 지방의 부유한 기사 가문에서 태어났다.
그의 생애에 관해서는 무엇보다도 자신이 말년에 유배지에서 쓴 트리스티아와 여기저기서 자신의 출생과 성장과정 및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어느 정도 추적해볼 수 있다.
당시의 많은 기사층 출신의 자녀들처럼 오비디우스는 일찍 로마로 유학하여 관리가 되기 위한 필수교육인 수사학과 웅변술을 배웠다.
법조계로 진출하는 것이 부친의 소망이었으나 본인은 법률 공부보다는 시작이나 화려한 사교를 즐겨, 법정변론을 하려 해도 “말이 저절로 시가 되었다”고 한다.
또한 문화의 중심지 아테네로 유학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마로 돌아와 약간 관리 경력을 쌓지만 곧 이를 포기하고 시인이 되고자 마음을 굳힌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문인들을 후원하는 메살라 코르비누스에 발탁되어 당시의 유명 문인들과 교류를 갖게 된다.
티불루스 등의 시인 서클에 가담, 당시 유행했던 엘레게이아풍의 연애시로 필재를 휘둘러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연애의 농락술을 교훈시풍으로 엮은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이 풍속을 문란케 하는 책이라 하여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노여움을 샀다.
그 후 연애시와는 결별하고 이야기시의 제작에 몰두, 필생의 대작 ‘변신 이야기’ (Metamorphoses)를 완성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에게 헌정하려던 ‘행사력’ (Fasti)을 제작 중이던 서기 8년 황제로부터 돌연 로마 추방을 선고 받았는데 이 추방에 얽힌 경위는 지금까지도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말년은 전반이 화려했던 것에 비해 비참했다.
흑해 연안의 벽지 토미스 (콘스탄차)에서 호소와 애원이 담긴 서신을 고국에 띄우며 10년을 보내다가 그곳에서 별세했다.
○ 저작 활동
서사시 ‘변신 이야기’(AD 8)로 가장 유명하지만, 실제로 그가 남긴 시 중에는 사랑에 관한 저작이 압도적으로 많다.
‘여걸들의 서한’ (Heroides, BC 19), ‘사랑의 노래’ (Amores, BC 15), ‘사랑의 기술’ (Ars Amatoria, AD 2), ‘사랑의 치유’ (Remedia Amoris, AD 2) 등이 있다.
이 중 ‘사랑의 기술’과 ‘사랑의 치유’는 묶어서 한 작품으로 취급되는데, ‘사랑의 기술’은 남자를 위한 여자 사귀는 법, 여자를 위한 남자 사귀는 법을 설명하고 ‘사랑의 치유’는 실연당했을 때 극복하는 법을 설명한다.
이 외에도 ‘로마의 축제일’ (Fasti, AD 8) 등의 시를 썼다.
여러모로 심각하고 근엄한 베르길리우스에 비하면 다채롭고 자유분방한 시가 많다.
이러한 시의 분위기를 형성한 데에는 작가가 수십 년간의 혼란기를 겪지 않은 채 아우구스투스 치하의 평화로운 시대적 분위기 (소위 ‘팍스 로마나’)를 당연한 것으로 누리며 살았던 것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AD 8년, 그가 쓴 ‘사랑의 기술’이 외설적이라는 이유로 아우구스투스가 내린 칙령에 의해 흑해 서안의 토미스로 유배를 당했다.
그는 유배된 뒤에도 시를 썼으나 주로 유배된 처지를 한탄하거나 사면을 구하는 내용이고, 더 이상 사랑에 관한 시는 쓰지 않았다. 끝내 사면되지 못한 채 유배지에서 죽었다.
사랑의 기술이 나온 지 몇 년이 지나서야 유배행에 처해지고 평생 사면되거나 조금이라도 로마에 가까운 곳으로 옮겨지지 않은 것은 그가 정치에 줄을 잘못 댄 댓가라는 관점이 있기도 하다.
어쨌거나 작가가 추방되고 나서도 제국 정부에서 그 작가의 작품에 일절 손을 대진 않아서 오비디우스의 작품은, 중세 동로마 제국 멸망 때까지 계속 제국내에서 출판되었다.
‘변신 이야기’ (The Metamorphoses)는 천지창조부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신이 되는 과정까지를 그린 시인데, 변신이라는 주제를 가진 수많은 이야기를 써나간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보면 수많은 변신 이야기가 있어 그 양은 상상은 초월하는데, 일부는 변신과 별 상관이 없지만 마지막에 자그마한 변신이 있는 등, 이야기에 변신이라는 요소만 있으면 다 들어간다.
예를 들어 아이아스의 자살 이야기는 마지막에 가서야 아이아스가 죽고 그 피에서 히아신스 꽃이 피어나는 것으로 이야기에 변신이 들어간다.
물론 비유적인 의미의 변신이나, 언급만 되고 자세히 나오지 않은 변신도 포함하면 그 수는 엄청나게 많아진다.
신화의 다양한 부분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참고자료로서도 가치가 있지만, 일부 이야기는 오비디우스가 이야기를 살짝 바꾸거나 후일담을 추가하기도 한다.
위에서 말한 아이아스의 자살얘기도 원전 등은 밤중에 아이아스가 자살하지만 변신 이야기에서는 말싸움에서 지자마자 검을 빼들어 모두가 보는 앞에서 자살하며 오르페우스 전설의 경우는 오르페우스가 죽고 에우리디케와 재회하는 모습도 그리고 있다.
2017년 12월, 정확히 사후 2000년 만에 로마 시의회에 의해 추방이 취소되었다.
○ 평가
베르길리우스와 함께 로마의 황금기를 대표하는 시인으로 우리에게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집대성한 『변신 이야기』의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한 살 위인 형과 함께 로마에 가서 아버지의 요청에 따라 당시 엘리트 청년들이 그러하듯 법률가나 정치가가 되기 위해 수사학을 공부한다.
공부를 마친 뒤 그리스의 아테나이와 소아시아와 시킬리아를 여행하고 로마로 돌아와 하급 관리직에 취임했으나 문학에 대한 미련 때문에 관직을 버리고 시인이 된다.
베르길리우스와 호라티우스 등 선배 시인이 세상을 떠나고 오비디우스가 로마의 문학계를 대표하며 시인으로서의 최고의 명예를 누리던 어느 날 그는 『사랑의 기술』이 너무 선정적이라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하면서 아우구스투스 황제에 의해 로마에서 멀리 떨어진 변방인 흑해 서안으로 유배를 간다.
그리고 그는 로마로 다시 돌아가지 못하고 오늘날의 시베리아나 다름없는 그곳에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비참하고 쓸쓸한 만년을 보내다가 유배된 지 10년 만에 유배지에서 세상을 떠난다.
○ 작품
주요 작품으로는 《변신 이야기 Metamorphoseon Libri》, 《여걸들의 서한 Heroides》, 《비탄가 Tristia》, 《흑해에서의 편지 Epistulae ex Ponto》, 《로마의 축제일 Fasti》, 《여성의 얼굴 화장법 Medicamina Faciei Femineae》 등이 있다.
○ 홍길복 목사의 라틴어 인문학 (41) 중에서 _ 9월 15일자
– Gutta cavat lapidem.
(구타 카바트 라피뎀)
gutta, 방울, 물방울, 반점, 영어 drop, waterdrop
cavat, 원형은 cavatio, 굴,구멍, cavat는 구멍을 만든다, 구멍을 뚫는다. 영어 drill
lapidem, lapillus, lapis, 돌, 보석, 작은돌, 조약돌, 영어 pebble, gravel
Gutta cavat lapidem.
(구타 카바트 라피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
작은 물방울이 단단한 돌에 구멍을 만든다.
노력하면 불가능한 일도 이루어 낼 수 있다.
작은 시작도 거듭하면 큰 결과를 얻게 된다.
티끌모아 태산이다.
물방울이 모여 큰바다를 만든다.
비록 작고 무력해 보이는 일이라 하더라도 반복하면 큰 결과를 얻을수 있으니 무슨 일이든 꾸준히 하면 성취할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사자성어에, 물수, 물방울적, 뚫을천, 돌석을 써서 ‘수적천석’ 라는 말이 같은 뜻이라고 하겠습니다.
또한 ‘적수성연’ (한방울의 물도 모이면 연못이 된다)이나 ‘적토성산’ (한줌의 흙도 쌓이면 산이 된다)이라는 말도 모두 비슷한 뜻을 지닌 명언입니다.
‘무릇 천재는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큰 일을 이룬다.’ 학생 때 선생님들로 부터 자주 들었던 말씀입니다.
‘머리 좋은 자가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씀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습니다.
에픽테투스의 글귀에 나오는 말입니다.
‘그 어떤 일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한 개의 과일 한 송이의 꽃도 긴 여름과 겨울을 지나야 얻어지는 것이다. 하물며 인생의 열매가 어찌 그리 급하게 이루어지겠느냐?’
제 경험으로도 쉽게 쓴 글이나, 고뇌없이 한 설교나 강의 강연은 결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함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몇 년째 성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를 그리는 미켈란젤로를 바라보던 친구 하나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봐 뭘 그렇게 후미진 구석 까지 몇달씩이나 목이 떨어질 정도로 고생하면서 정성을 다한다고 누가 그걸 알아주겠어?’
그때 미켈란젤로가 한 대답입니다.
‘내가 알잖아!’
Gutta cavat lapidem.
작은 물방울이 마침내 돌에 구멍을 냅니다. 돌을 뚫어냅니다.
Carpe diem !
Bonam fortunam !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