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경제 위기의 정치학 : 기로에 선 유럽, 경제의 위기인가 정치의 위기인가
울리히 벡 / 돌베개 / 2013.5.27
유로화의 위기가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항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임을 분석하며, 이 리스크를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회ㆍ정치적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유로화의 위기를 경제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유럽 시민들의 삶을 몇몇 정치가, 경제 테크노크라트의 손에 양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유럽이 유로화라는 통화 통합을 이루려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유럽 통합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를 되새겨야 할 것이다. 유로화의 위기는 경제모델로 해석될 문제이기에 앞서, 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주쳐야 할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목차
서문
한국어판 서문
서론: 유럽 존속 여부의 결정 앞에 선 독일
1부 유로화 위기는 유럽을 어떻게 찢어놓았으며, 또 묶어내는가?
1. 유럽을 분열시킨 독일의 긴축정책: 정부는 찬성하나, 국민은 반대한다
2. 유럽연합의 성공
3. 경제의 무분별함
4. 유럽연합 내부의 정치: 민족국가에 사로잡힌 정치 개념은 시대착오적이다
5. 유럽연합의 위기는 부채의 위기가 아니다
2부 유럽 권력의 새로운 좌표: 어떻게 해서 독일 중심의 유럽이 되었나?
1. 위협받는 유럽과 정치의 위기
2. 유럽의 새로운 권력 풍경
3. ‘메르키아벨리’: 길들이기 전략으로서의 망설임
3부 유럽을 위한 사회계약
1. 유럽의 강화로 더 큰 자유를
2. 유럽의 강화로 보다 더 안정적인 사회를
3. 유럽의 강화로 더 나은 민주주의를
4. 권력 문제: 누가 사회계약을 관철시킬까?
5. 유럽의 봄?
미주
보론│유로화의 위기와 유럽 통합: 근대성의 보수補修 _조홍식
옮긴이의 말│유럽의 위기에서 무엇을 배울 것인가
○ 저자소개 : 울리히 벡 (Ulrich Beck, 1944 ~ 2015)
세계적인 석학이자 저명한 사회학자인 울리히 벡은 1944년 당시 독일 포메른 주의 슈톨프 (현재 폴란드의 스웁스크)에서 태어났다.
프라이부르크 대학과 뮌헨 대학에서 법학, 사회학, 철학, 정치학 등을 수학하였다. 뮌헨 대학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뮌헨 대학 사회학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 뮌헨 대학 사회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며, 런던정치경제대학 (LSE) 초빙교수로 있다. 1995~97년 독일 바이에른 및 작센 자유주 (州) 미래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저서로 『정치의 재발견』(거름, 1998), 『위험사회』(새물결, 1999), 『사랑은 지독한, 그러나 너무나 정상적인 혼란』(공저, 새물결, 1999), 『아름답고 새로운 노동세계』(생각의나무, 1999), 『지구화의 길』(거름, 2000), 『적이 사라진 민주주의』(새물결, 2000), 『세계화 이후의 민주주의』(공저, 평사리, 2005), 『위험에 처한 세계와 가족의 미래』(공저, 새물결, 2010), 『글로벌 위험사회』(도서출판 길, 2010), 『세계화 시대의 권력과 대항권력』(도서출판 길, 2011), 『경제 위기의 정치학』(돌베개, 2013), Das Kosmopolitische Europa (2004), Nachrichten aus der Weltinnenpolitik (2010) 등이 있다.
– 역자 : 김희상
성균관대학교와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독일 뮌헨의 루트비히막시밀리안대학교와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헤겔 이후의 계몽주의 철학을 연구했다. 『늙어감에 대하여』, 『사랑은 왜 아픈가』, 『봄을 찾아 떠난 남자』 등 100여 권의 책을 번역했다. 2008년에는 어린이 철학 책 『생각의 힘을 키우는 주니어 철학』을 집필, 출간했다. ‘인문학 올바로 읽기’라는 주제로 강연과 독서 모임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 출판사 서평
– ‘위험사회’의 저자, 세계적 사회사상가 울리히 벡이 진단하는 ‘유럽의 경제 위기’! 항시적 ‘위험’에 처한 세계, 경제 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며 사회적 해법은 어디에 있는가
세계적 사회사상가이자, 리스크 이론으로 현대사회의 항시적 위험을 경고하여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는 『위험사회』의 저자 울리히 벡은 유럽이 겪고 있는 현재의 위기가 종전 이후 평화와 연대정신이라는 유럽의 이상을 좌절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유로화의 위기 즉 유럽 경제 위기의 본질적인 부분은 경제 문제로 환원할 수 없다고 일갈한다. 2012년 독일 주어캄프 출판사에서 출간된 이 책 『경제 위기의 정치학』(원제: Das deutsche Europa)은 유로화의 위기가 글로벌 자본주의에서 항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임을 분석하며, 이 리스크를 예측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회ㆍ정치적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유로화의 위기를 경제의 문제로 환원하는 것은 유럽 시민들의 삶을 몇몇 정치가, 경제 테크노크라트의 손에 양도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유럽이 유로화라는 통화 통합을 이루려고 한 이유가 무엇인지, 유럽 통합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를 되새겨야 한다는 것이다. 울리히 벡은 경제의 프레임이 사회와 정치의 국면을 간과한다고 경고한다. “위기를 둘러싼 토론에서 난무하는 경제학자의 충고는 정치와 사회를 전혀 알지 못하는 ‘문맹’에 기초한다.”(34쪽) 유로화의 위기는 경제모델로 해석될 문제이기에 앞서, 유럽 시민들이 일상에서 겪어야 할 삶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 독자의 평
유럽연합 최고 권력이 된 독일을 향한 올리히 벡의 신랄한 메시지.
유럽연합은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에서 비롯된 불안함에서 비롯됐다. 하나 된 유럽을 통해, 다시 과거와 잔혹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으려하는. 그러나 이러한 하나 된 유럽을 위한 중요한 수단은 “경제”였고, 무엇보다 고려되었어야 할 “정치와 사회”는 뒷전으로 밀려 나 버렸다. 그리고 현재, 유럽연합은 그들이 처음 구상했던 모습과는 다른 양상을 띠고 있는데, 유럽경제의 강자인 독일이 다른 나라의 경제주권을 결정할 힘을 갖게 되었고, 이러한 상황에서 긴축재정을 강요받은 국가들이 국가·민족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생존을 위협하는 독일에 적대감을 갖게 되는 상황이 벌어 진 것이다. 물론, 독일 국민들 역시 자신의 세금을 갉아먹는 남쪽 국가들에 대해 “내가 왜?“라며 냉소적 시선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이다.
많은 이들이 현 유럽의 문제가 심각한 경제적 위기라 지적하는데 반해, <경제 위기의 정치학>에서 올리히 벡은 오늘날 유럽의 상황은 경제적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 지적한다. 먼저, 현재 유럽이 겪고 있는 위기에 대해, 다각도로 분석한다. 그리고 유럽연합의 형성과정과 그 위기에서 어떻게 독일이 “메르키아벨리”를 활용하여 그 중심 권력을 장악하게 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들이 파생되었는지를 열거한다. 마지막으로는 현재 균열된 유럽을 극복하기 위해, 정치와 사회의 통합이 경제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연합이라는 그 틀 안에서, 세계무대에서 그 존재감을 잃지 않을 수 있을 뿐더러, 과거처럼 극단적 민족주의의 발현으로 빚어지는 갈등의 참사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가 제안하는 “유럽하라!”는 적잖이 이상적이다.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먼저, 민족주의·국가라는 상태를 극복하고 유럽공동체를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년씩 유로존 내 타국에서 생활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안식년을 제안함으로써, 시민들의 연대감에서 비롯되는 아래로부터의 유럽공동체를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로는 유럽연합을 움직일 수 있는 독자적 기금을 마련하자는 것인데, 일반 시민들의 주머니에서보다 금융거래, 은행, 기업 등 오늘날의 리스크를 불러일으킨 주체로부터 걷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는 권력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인데, 이를 통해 책임 있는 연합체의 사회계약이 실현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읽는 내내 아, 실현가능할까? 너무 도덕 교과서마냥 이상적이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올리히 벡은 이미 나 같은 독자를 염두 해 두고 있었나 보다.
“가망 없을 정도로 유토피아적이며 순진하게 들리리라. 그러나 유로화와 유럽이 무너질 위협에 처한 지금, 우리는 발상의 전환을 꾀해야 한다. 그렇다, 위기는 현실을 재평가 하게 만든다. 지금껏 ‘현실적’이라고 여겨져왔던 게, 위기를 불러들이며 그 위험성을 가감없이 드러내지 않았는가. 그리고 재난을 방지하고 더불어 세계를 더욱 낫게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한, 소박하고 환상에 가까웠던 것도 ‘현실적’이 된다. (p.126)”
민족주의의 극단을 피하기 위해, 전에 없던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사회적 실험 중 다시 발견되는 민족주의와 균열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역사는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역사는 계속 반복된다는 것도. 그리고 이제 우리 시대는 민족주의를 극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150년 가까이 우리가 세상을 바라봤던 민족이라는 틀을 벗어날 수는 있는 걸까? 마지막으로, 다양한 영토 분쟁으로 민족적 갈등이 그 어느때보다 첨예한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는 어떻게 공동체가 이루어 질 수 있을 지도. 아아. 학교 다닐 때 공부 좀 더 열심히 할걸.
여튼 이 책을 읽고, 올리히 벡의 전작 “위험사회”와 임지현의 “민족주의는 반역이다”를 읽고 싶어졌다. 자꾸 읽고 싶은 책들이 쌓여 가는데, ‘그 순간’에만 읽고 싶은게 문제다. 그래도 뭐, 언젠가는 읽을 수 있긴 하겠지?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