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무 목사의 묵상 시
“추석날 밤”
오늘은
꼬옥 아름다운 달님이어야,
세상에서 제일 예쁜 얼굴로
나를 바라보는
밝은 달의 밤이어야 합니다.
달님을 그대라 부르고 싶은
추석의 밤은,
허전한 가슴 가득 채워 줄
둥근 달이 얼굴을 내밀어
못다한 이야기
차마 말 못할 사연도
다 꺼내 밤을 지새고 싶습니다.
휘영청 밝은 달,
한가위 추석명절이 되어도
고향을 쉽게 못 찾는 형편에
명절다운 그림이 있으랴마는
괜시리 설레는 마음은,
그리움이 긴 강물 되어
모래성을 휩쓸고 지날 때에
추억은 유람선을 타고
고향을 휑하니 돌아오곤 합니다.
어릴 적 부모형제
일가친척이 모여 살던 동네,
조상흔적이 묘지로 숨쉬고
어머님의 애절함이 잠든 고향집,
그리운 목소리가 들리는 밤입니다.
하늘의 나그네로
지구촌의 이민자로 사는 우리네,
신기루에 홀려 애 쓸 때마다
넘어지고 깨진 상처가
어디 한 두 군데 이던가요?
운명이 속고 속이는 현장에서
결코 만만찮은 삶의 흔적들
허망하고 황당한 이야기들
어처구니없는 기억들 조차도,
달님의 향기로 잠재우는 밤입니다.
그리고 추석의 밤은,
다시 찾을 고향 너머에 있는
하나님 계신 곳 내 그 본향을
그리움으로 소망하기에
나그네 내 갈 곳은 본향뿐 입니다.
한상무목사(시드니생명나눔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