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찰스 다윈 서간집 진화 : 진화론이 던진 거대한 충격 1860 ~ 1870
찰스 로버트 다윈 / 살림출판사 / 2011.8.1
신학생 출신으로 유물론적 진화론의 주창자가 된 다윈은 자신의 종교적 전환에 대해 고뇌하는 인물이었을까 아니면 단호한 개종자였을까. 자연선택의 아이디어를 발견한 후 ‘종의 기원’의 출간까지 20년이 걸린 것은 정말로 그가 우유부단한 탓이었을까? 이러한 수수께끼와 논쟁의 실마리를 그가 남긴 편지들에서 찾는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인류 지성사의 최대 거인 중 한 명인 다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평생에 걸쳐 쓴 수만 통의 편지를 엄선한 다윈 서간 선집은 캠브리지 대학 도서관에 있는 다윈 서간 프로젝트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프레드릭 버크하르트 (1913-2007)가 총 책임을 맡은 이 프로젝트는 수만 통에 이르는 다윈의 편지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동시에 주해를 달고 책으로 출간하는 동시에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거대한 사업이었다. 비록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긴 했으나 탁월하고 성실한 역사가 버크하르트는 이 편지들 중에서 중요한 것을 엄선해 주석을 달았다.
이 서간집의 가치는 각 권에 서문을 쓴 필자들의 면모에서도 짐작이 가능하다. ‘기원’ 편은 스티븐 제이 굴드가 서문을 썼다. 굴드는 리처드 도킨스와 더불어 진화생물학 논쟁을 이끌어온 탁월한 진화생물학자였으며, 아텐보로 경이 지난 50년 간 생명과 환경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은 자연사 분야의 뛰어난 안내자였다. 그리고 한국어 번역본을 감수한 최재천 교수 역시 한국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로서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빛내주고 있다.
– 살림출판세에 2권으로 기획된 찰스 다윈의 서간집 ‘기원 : 진화론을 낳은 위대한 지적 모험 1822-1859’과 그 후속편 ‘진화 : 진화론이 던진 거대한 충격 1860-1870’는 다윈이 남긴 편지를 통해 다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찰스 다윈 서간집 진화’는 기념비적인 서적 ‘종의 기원’이 출간된 다음 해부터 10년 간 다윈이 가족 및 지인들과 나눈 교류의 기록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 편지들을 통해 진화론이 인류 지성사에 던진 최초의 충격파가 퍼져나가는 초기의 과정과 함께 한 열정적인 자연사학자의 멈추지 않는 탐구 정신을 만나게 된다.
‘종의 기원’이 직접적인 화성 증거가 부족하다거나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설명으로는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보이는 일부 동료들, 또 무지와 오해로 악의적인 왜곡을 통해 그를 공격하는 학자들이 있었지만 다윈은 자신이 옳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에 비교적 여유로웠다. 그러나 건강문제와 가족을 잃는 아픔을 겪으며 ‘종의 기원’의 개정과 새로운 저술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진화론의 발표 이후 한 편의 생생한 드라마와 같았던 그의 삶을 ‘찰스 다윈 서간집 진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목차
추천의 글 : 은자(隱者) 다윈?
서문 : 편지가 전하는 삶의 드라마
들어가며
슈루즈베리
에든버러
케임브리지
제안
비글호 항해 : 남아메리카, 동부해안
비글호 항해 : 남아메리카, 서부해안
돌아오는길
1837년
1838년
1839~1843년
1844년
1845~1846년
1847년
1848년
1849년
1850년
1851년
1852~1854년
1855년
1856년
1857년
1858년
1859년
옮긴이의 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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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출처 목록
참고 문헌
추가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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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 찰스 로버트 다윈 (Charles Robert Darwin, 1809 ~ 1882)
찰스 로버트 다윈 (Charles Robert Darwin, 1809년 2월 12일 ~ 1882년 4월 19일)은 슈롭셔의 슈루스베리에서 의사 집안의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1831년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문학사 학위를 받고 1831년 대영제국의 군함 비글호(HMS Beagle) 항해에 무보수 생물학자로 참가해 진화론의 발판을 만든다. 1938년 영국 런던 지질학회 총무가 됐다. 1859년 11월 『종의 기원』을 발간했다.
1882년 4월 사망하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의 아이작 뉴턴 옆자리에 매장되었다.
자연 선택을 통한 진화 개념을 논증한 3부작 『종의 기원』,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 『인간과 동물의 감정 표현』을 비롯해, 『비글호 항해기』, 『지렁이의 활동과 분변토의 형성』 등의 책을 썼다.
– 역자 : 김학영
경기대학교 식품가공학과를 졸업하고, 10여 년간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과학 분야의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 『편집된 과학의 역사』 『슈퍼 사이언스』 등이 있다.
– 감수 : 최재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동물행동학자로 현재 이화여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겸 통섭원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동물학과, 펜실베니아대 대학원(생태학 석사)을 거쳐 하버드 대학교에서 생물학 석,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9년 미국곤충학회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하고 주요 국제 학술지의 편집위원을 역임하는 등 탁월한 학술적 업적을 쌓았으며, 생태학과 생물학 등 과학을 대중화시킨 공로로 2000년 대한민국과학문화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스승이었던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 개념을 널리 알리며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통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개미 제국의 발견』『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인간은 왜 늙는가』『통섭』『21세기 다윈혁명』 등 다수의 저, 역서가 있다.
○ 책 속으로
자네 편지를 받고 무척 고마운 마음이 들었네. 이성적이고 지적인 사람이 내 책을 읽고 어떤 인상을 받았는지 깨닫게 되어 무척 유익하고 또 즐거웠다네. 자네가 해준 말들도 고맙고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나와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고맙게 생각한다네. 무람없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난 자네가 그 주제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분명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네. 아직까지 내가 상동관계, 발생학, 흔적 기관을 가지고 하위 그룹을 분류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없다네. 이렇게 분류하는 것이 모두 옳다면 모든 종류의 유기체가 결국 하나의 직계 혈통으로 귀결되어야 마땅하지. 가장 곤혹스러운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지질학적인 기록이 부족한 것이네 (개종한 라이엘 선생도 기록이 미흡하다는 점은 수긍하시더군). 초창기 지질시대의 기록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은 동일한 유기체의 계를 분류할 때 각각의 계 사이에 중간 형태를 찾을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된다고 생각하네.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원시적인 형태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에 관한 내 신념은 분명 성급한 결론이네. 하지만 난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철회할 마음이 없다네.
이런 생각을 지지하는 건 헉슬리뿐인데, 그는 내가 생각한 가능성을 뒷받침해 줄 만한 뭔가가 분명 있을 거라고 말하더군.
인간의 기원에 대한 나의 신념을 강요할 생각은 추호도 없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의견을 드러내지 않고 꽁꽁 숨기는 것은 정직하지 못한 일이라고 생각하네. 물론 누구나 인간이 경이롭게 분리된 존재라는 믿음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네. 내 자신이 그 필요성이나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고 해도 말일세. — p.31
나는 책 두 권을 교정보느라 아주 지칠 대로 지쳤어. 연말까지는 계속 작업해야 하는데 큰일이야. 새의 성 차이에 관해서는 형에게 신세를 많이 졌어. 책이 출판될 때마다 기꺼이 형에게 보내 주겠지만, 가끔은 괜한 짓을 하는가 싶기도 해. 왜냐하면 인간의 기원에 대한 내 결론을 형이 인정하지 않을 것 같아서야. 하지만 진심으로 말하거니와 나는 항상 깊이 생각하고, 내가 얻을 수 있는 모든 지식을 습득한 후에 비로소 쓴 거야. 그래도 형은 인정 많은 친구니 책을 보내 주겠어. 제발 충분한 증거도 없는 남의 글을 함부로 믿진 말아. 내 오랜 친구인 형이 나의 다른 책들을 좋아한다는 말을 들으니 기분이 아주 날아갈 것 같아. 형은 초창기에 내게 자연사를 가르쳐 준 스승 가운데 한 사람이야.
내게 힘이 조금만 더 남아 있으면 좋겠어. 한 가지 작업을 마칠 때마다 그게 마지막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p.446
내 책이 그저 요약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 주게. 너무 축약을 해 놓았기 때문에 지성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읽어야만 한다네. 어떠한 비평도 기꺼이 받을 각오가 되어 있어. 하지만 자네가 내가 나아갔던 깊이만큼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도 분명히 알고 있지. 내가 개종하는 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네. 물론 내가 지독하게 틀렸을지도 모르지만, 사실들을 몇 가지로 크게 분류하여 설명한 내 이론이 (내 생각에는 확실하게 설명했는데) 다 틀렸다는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네. 오늘까지도 내 마음을 흔들고 있는 극복해야 할 몇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말이야.
나머지 더 중요한 부분들도 이미 다 써 두었으니 내가 그 일을 할 수 있을 만큼 건강만 허락된다면 생략하지 않은 완본을 출판하고 싶네. 현재 출판된 원고는 요약일 뿐이라네.
……
머레이 씨에게서 오늘 내 책의 초판이 다 팔렸다는 말을 들었다네. 곧 다음 판을 출판하고 싶다더군. 교정도 거의 볼 수 없을 텐데 좀 당황스럽더군. 한 친구가 편지를 보내왔는데 조프리 드 생틸레르라는 이름을 잘못 쓴 것 같다더군. 내 기억엔 아닌 것 같네. 타이틀 페이지를 보고 좀 알려 주게. 이런 일을 시켜서 미안하네.
자연선택의 진실성에 대한 자네의 전반적인 감상을 듣고 싶다네. 단 몇 줄이라도 말이야. 언젠가 자네가 길고 긴 비평을 하더라도 무한히 기쁘게 받아들이겠네. 자네 의견을 내가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잘 알지 않나.
서둘러 주게. 이번 신판을 준비하느라 죽을 만큼 고달프다네. p.460

○ 출판사 서평
“인류의 역사를 바꾼 위대한 지적 모험의 여정” 최초로 소개되는 인간 다윈의 내면과 삶, 가족과 우정, 그리고 과학적 탐구의 치열한 열정과 교류의 기록!
– 당대 지성계의 커뮤니케이터 다윈, 편지를 통해 드러나는 그의 모든 것
역사적 인물의 진면목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우리가 얼마나 그에 관련된 자료를 충실히 구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특히 유고와 편지 등의 문서는 공식적인 출판물의 배경을 설명하고 새로운 수수께끼를 던지는 연구의 보고이다. 위인들이 남긴 이러한 자료들을 모은 공동의 아카이브(문서고)를 만들어 학자들의 학문적 역량을 모으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고, 지성사의 영역을 넘어서 인류의 행보를 결정적으로 바꾸어놓은 다윈이라는 문제적 인물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다윈은 학창 시절과 비글호 여행을 제외하면 거의 고향을 떠나지 않은 채 조용히 은둔의 삶을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열정적인 자연사학자로서 관찰 노트와 초고, 스크랩한 자료들을 하나도 버리지 않고 모았던 수집가였던 한편 평생 2,000명의 사람들과 수만 통의 편지를 주고받은 활발한 커뮤니케이터이기도 했다. 그동안 뛰어난 다윈 평전이 여러 권 나올 수 있던 이유는 이 모든 자료들이 거의 대부분 고스란히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하지만 우리의 출판 환경에서는 이러한 자료들을 직접 독자들이 볼 기회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 의미에서 2권으로 기회된 찰스 다윈 서간집 『기원 : 진화론을 낳은 위대한 지적 모험 1822-1859』과 그 후속편 『진화 : 진화론이 던진 거대한 충격 1860-1870』는 국내 출판계에서는 보기 드문 시도이며 독자들에게 인류 지성사의 최대 거인 중 한 명인 다윈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다윈에 대한 전기는 공통적으로 몇 가지의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신학생 출신으로 유물론적 진화론의 주창자가 된 다윈은 자신의 종교적 전환에 대해 고뇌하는 인물이었을까 아니면 단호한 개종자였을까. 자연선택의 아이디어를 발견한 후 『종의 기원』의 출간까지 20년이 걸린 것은 정말로 그가 우유부단한 탓이었을까? 아니 누군가의 평처럼 다윈은 친구와 동료들을 이용해 자신의 입지를 지키고 주장을 방어했던 교묘한 책략가에 더 가까운 인물이었을까? 우리는 이러한 수수께끼와 논쟁의 실마리를 그가 남긴 편지들에서 찾을 수 있다. 학자의 편지란 그의 일상과 내면, 학문의 모든 것을 엿볼 수 있는 만화경이기 때문이다.
– 인류 지성사의 최대 거인 다윈, 그의 삶과 내면을 육성으로 직접 듣는다
다윈은 끊임없이 편지를 썼다. 학교를 다닐 때나 비글호 항해를 떠났을 때 그는 누나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끊임없이 편지를 써서 자신의 근황을 알리고 안부를 물었다. 평생에 걸쳐 사귄 지기인 폭스나 후커는 일상사부터 학문적 탐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있는 상대가 되었다. 한편으로 스승 라이엘이나 경쟁자 월리스, 추종자 헉슬리는 좋은 동료로서 서간을 통해 다윈의 학문적 동반자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그 외에도 다윈은 무수한 친우들에게 자료를 요청하고 질문을 던졌으며 그의 독자들로부터의 편지에 답을 했다.
그래서 이 편지들에서 드러나는 다윈의 모습은 입체적이고 다채롭기 짝이 없다. 대학 공부에는 실망을 맛보면서도 자연에 매료된 어린 자연사학자인가 하면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의 지지를 필요로 하는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는 청년 다윈이 거기에 있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지인들에게 예의바르면서도 거절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자신을 도울 것을 부탁하는 외곬수 자연사학자의 모습이 있는가 하면 친구에게 자식들의 장래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 평범한 가장 다윈도 볼 수 있다. 한편 학자로서의 다윈은 자신만만하게 자신의 이론에 대해서 확신을 드러내는가 하면 출간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조심스럽게 묻는 신중한 모습도 보여준다. 자칫 경쟁자에게 선점의 명예를 뺏길까 신경이 곤두선 모습을 드러내곤 후회하는가 하면 어느새 자신의 명성과 성취로부터 얻은 자부심을 감추지 않는 대가가 되어 있기도 한다. 그리고 늘 새로운 연구와 집필 기획을 이야기하는 열정적인 탐구자의 모습이 또 거기에 있다.
사소한 일화들로부터 진지한 논쟁이 뒤엉켜 있는 이 편지 모음집이 지루하지 않게 읽히는 것은 바로 이렇게 역동적인 삶을 여과되지 않은 생생한 날것으로 접할 수 있는 동시에 다윈의 문필력 덕분일 것이다. 상대와 내용, 시기와 목적에 따라 달라지는 문체나 태도는 『기원』편의 서문을 쓴 스티븐 제이 굴드와 감수를 맡은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교수의 말처럼 서간 문학의 한 모범적인 사례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독자들은 이 편지를 읽어가면서 곳곳에서 반대자에 대한 신랄한 평과 조롱이나 애정이 배어 나오는 다정한 안부, 예의바른 정중함과 함께 보기 드물지만 재기 넘치는 농담도 발견하는 즐거움을 누릴 것이다.
– 다윈 연구의 정점을 찍는 다윈 서신 프로젝트의 결정판!
평생에 걸쳐 쓴 수만 통의 편지를 엄선한 다윈 서간 선집은 캠브리지 대학 도서관에 있는 다윈 서간 프로젝트 (Darwin Correspondence Project)에 기반을 두고 있다. 프레드릭 버크하르트 (1913-2007)가 총 책임을 맡은 이 프로젝트는 수만 통에 이르는 다윈의 편지들을 분류하고 정리하는 동시에 주해를 달고 책으로 출간하는 동시에 온라인으로 공개하는 거대한 사업이었다. 비록 완성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긴 했으나 탁월하고 성실한 역사가 버크하르트는 이 편지들 중에서 중요한 것을 엄선해 주석을 달았다. 그는 『종의 기원』이 출간된 1859년을 기점으로 나누어 『기원』과 『진화』의 2권으로 기획함으로써 앞의 책이 학문적인 정점에 이르는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뒤의 책은 『종의 기원』 출간 이후의 논쟁과 다윈의 끝없는 탐구에 초점을 두었다.
이 서간집의 가치는 각 권에 서문을 쓴 필자들의 면모에서도 짐작이 가능하다. 『기원』편은 스티븐 제이 굴드가, 그리고 『진화』 편은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이 서문을 썼다. 굴드가 리처드 도킨스와 더불어 진화생물학 논쟁을 이끌어온 탁월한 진화생물학자였으며, 아텐보로 경이 지난 50년 간 생명과 환경을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은 자연사 분야의 뛰어난 안내자였다. 다윈 서간집의 추천자로서 이보다 더 훌륭한 조합을 생각하기란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한국어 번역본을 감수한 최재천 교수 역시 한국 최고의 진화생물학자로서 이 책의 가치를 한층 빛내주고 있다.
○ 내용 소개 : 『진화』편
“『종의 기원』 출간 이후 뜨겁고 위대했던 지성사의 10년”
– ‘종의 기원’이 던진 파문의 확산, 그리고 지칠 줄 모르던 지적 탐구 (1860~1870)
이 책은 기념비적인 서적 『종의 기원』이 출간된 다음 해부터 10년 간 다윈이 가족 및 지인들과 나눈 교류의 기록이다. 이 시기에 다윈은 그의 이론에 대한 오해와 강력한 반발 속에서도 그의 『종의 기원』이 더 많은 독자들과 지지자를 확보해 가는 것을 지켜 보았다. 그는 이 시기에 논쟁과 대화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가다듬는 한편 여전히 넘치는 지적 호기심과 탐구의 정신으로 새로운 연구와 저술에 착수했다. 우리는 이 편지들을 통해 진화론이 인류 지성사에 던진 최초의 충격파가 퍼져나가는 초기의 과정과 함께 한 열정적인 자연사학자의 멈추지 않는 탐구의 정신을 만나게 된다.
이 서간집의 첫 머리에서 다윈은 자신이 참석하지 않은 그 유명한 논쟁, 즉 ‘다윈의 불독’ 헉슬리와 윌버포스 주교의 논쟁을 전해 듣는다. 당시 몇몇 동료들은 그의 『종의 기원』이 직접적인 화석 증거가 부족하다거나 인간의 도덕성에 대한 설명으로는 불충분하다며 유보 혹은 불만을 표시하고 있었고, 몇몇 학자들은 무지한 오해와 악의적인 왜곡을 통해 그를 공격하고 있었다. 다윈은 때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근본적으로 옳다는 신념을 갖고 있었기에 이러한 공격과 악평에 대해 비교적 여유롭게 대처하고 있었다. 그는 독자가 늘어나면서 반대자와 함께 지지자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았고 그와 함께 끊임없이 새로운 개정판을 준비해 나가며 자신의 생각도 가다듬었다.
『종의 기원』의 후속 연구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인간의 유래와 성선택에 관한 저술이었다. 다윈은 인간 종과 인간의 특성 모두 진화의 산물이라고 확고하게 믿고 있었으며 자연선택에서 성선택이 차지하는 중요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종종 종교적인 동료나 독자들이 그러한 믿음이 종교적인 신념과 갈등을 빚을 거라고 우려할 때 다윈은 항상 정중하지만 단호한 태도를 취한다. 그 어느 때보다도 진화론과 종교와의 대화가 더 긴요해진 오늘날, 다윈의 자리로 돌아가 이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이 서문에서 지적하듯이 다윈은 『종의 기원』 이후에도 꾸준히 연구와 저술 활동을 이어갔다. 독자들은 『종의 기원』의 개정과 새로운 저술이 그리 순조롭지만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다윈은 좋지 않은 건강 문제로 시달리고 사랑하는 가족과 친지들을 일찍 잃는 아픔을 겪으며 저술과 연구를 중단하고 또 중단해야만 했다. 심지어 그는 아내에게 편지를 대신 써보내야 할 정도로 기력을 잃기도 했다. 하지만 자연사학자로서의 다윈의 삶과 그의 이론의 진화는 중단되지 않았다. 『찰스 다윈 서간집 진화』편은 그 생생한 드라마의 기록이다.
○ 추천평
『종의 기원』이 다윈의 마지막 작품이며 필생의 이론을 모은 책이라고 흔히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종의 기원』은 비글호 항해와 산호초에 대한 연구에 이어서 일반인을 위해 쓴 두 번째 과학책일 뿐이다. 이후에도 다윈은 여덟 권의 중요한 서적을 집필한다. 이 책의 편지들은 그 여덟 권의 책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_ 데이비드 아텐보로 경 (생물학자, 영국 왕립학회 회원, 『생명의 신비』 저자)
『기원』과 『진화』는 다윈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의 두 대표 이론인 자연선택과 성선택을 정립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학사적 자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문필가로서 다윈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이다. 지극히 예의 바르지만 도저히 거절할 수 없도록 치밀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의 설득력 있는 글쓰기 능력에 탄복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이 다윈의 매력에 푹 빠져드리라 확신한다. _ 최재천 (이화여대 생명과학부 석좌교수, 『21세기 다윈혁명』 저자)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