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칼럼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공감하는 사람
작은 시골 마을에서 신실하게 살아오신 한 노인이 암에 걸리었다. 노인은 물론 가족과 교회 분들은 모두 전심을 다해 기도하였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병상에서 일어나실 수 있으셨다. 물론 그분은 하나님께 은혜를 돌렸고 회복하시고 사랑하시는 주님을 찬양했다. 그러나 채 몇 년 지나지 않아 그분께서는 다시 병환에 걸리셨고 회복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아무리 기도를 하고 노력을 해도 병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오히려 더 이상 손을 쓸 수 없을 만큼 온 몸 구석 구석 암세포는 전이되어 버린 것이다. 신실한 믿음의 소유자였던 노인은 낙담하였고 절망하였다. 그는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하였고 불신하였으며 심지어 저주를 퍼붓기 시작했다. 평생 신앙의 지주로 삼아온 목사님의 위로나 조언은 귀에 들어오지 않았고 기도를 하려고 찾아오는 교인들에게 찬물을 끼얹으며 핍박하기 일쑤였다. 저주를 퍼붓고 악담을 쏟는 그의 얼굴은 악마처럼 일그러졌고 미움과 원망은 그의 마음을 닫고 썩어버리게 만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진심 어린 마음을 전하려 하였지만 그는 귀를 닫았고 마음을 닫았던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작은 어린아이가 노인을 찾아갔다. 바로 쫓겨나고 큰 호통이 쏟아질 거라 예상했지만 방에서는 호통이 아닌 흐느낌의 소리가 흘러나왔고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 아이가 노인의 집을 떠난 후 노인은 천사와 같은 얼굴로 사람들 앞에 나타나 목사님을 불러달라고 회개하고 기도하며 천국의 소망을 두고 죽음을 받아들이며 감사 예배를 드리겠다고 하였다. 마을 사람들이 어린아이에게 물었다. 도체게 무엇을 어떻게 한 것이냐고……어떤 말로 위로를 해드린 것이냐고……
아이는 너무 울어서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며 말을 하였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 너무 마음 아파서 같이 껴안고 한참 울었어요……’
성경에 나오는 신실한 자, 시험을 견디는 자 욥은 모든 것을 가진 남자였다. 그의 재산은 넘치도록 있었고 가족은 평화로웠으며 모든 이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고 모든 것이 완벽하게 그를 둘러싸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모든 것을 빼앗기고 잃은 후 그는 절망하였고 어미의 자궁에서 죽지 않았음을 탄식하였고 번민하였으며 죽기를 소망하였다. 그러한 그를 찾아와 그를 위로하려 한 세 친구가 있다. 그들은 욥이 번민하고 죽기를 소망하자 그의 경솔한 발언을 잡아주어야 할 책임을 느꼈다. 친구들과의 대화는 세 번에 의해 진행되어가며 친구들이 말을 하고 욥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어 간다. 친구들의 관점은 결국 하나로 이루어진다. 의인이 상을 받고 악인이 고난을 받는 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었다. 그들은 욥이 회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그를 강팍한 죄인으로 칭한다. 욥은 친구들에게 실망하고 친구들이 자신을 불쌍하게 여겨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이야기한다. 신실하게 대해주기를 바라지만 욥의 친구들은 욥을 결코 신실하게 대하지 못하고 판단하고 비판하였다. 결국 욥의 친구들은 어느 누구도 욥을 전심으로 위로하지 못하였고 아무런 도움이 되어주지 못한 것이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상황과 감정에 함께 반응하고 함께 느껴주는 것이다. 이는 동정과는 전혀 다르며 앞의 욥의 친구들처럼 비판하고 판단하며 조언을 하는 것과도 전혀 다른 이야기다. 공감을 설명할 때 우리는 상대방의 신발에 같이 발을 넣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라는 설명을 하곤 한다. 나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그의 관점에서 사건을 보고 그의 마음으로 사건을 이해하고 그의 마음을 그대로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공감인 것이다. 세상은 결코 혼자 설수 있는 곳이 아니다. 우리의 곁에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친구가 있고 동료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순간 순간 외롭다. 이는 내 마음을 온전히 이해 받고 공감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 단 한 사람 만이라도 우리의 마음을 온전히 공감해준다면 우리의 잠재력은 무한히 펼쳐지고 우리는 새로운 힘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사랑하는 누군가가 절망하고 있는가? 아파하고 있는가? 당신의 위로와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가? 판단도 조언도 비판도 심지어 도움도……그 어떤 것도 주려 하지 말고 모든 것을 내려놓기 바란다. 온전히 그 사람의 마음을 함께 느끼며 그 사람을 보듬어 주길 바란다. 절망하고 비관한 노인과 함께 엉엉 울어준 아이처럼 공감을 필요로 하는 당신의 누군가의 손을 잡아주길 바란다. 사랑은 그렇게 빛으로 전달되어 갈 것이다.
김은희(시인, 미술심리치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