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문학친구 여러분들께 오랜만에 문안인사 드립니다.

코로나로 아직 많이 조심스럽고 마음쓰여지는 때, 어떻게들 지내시고 계신지요?
백 대표님께서 알려드린 대로 2월에 모이려든 계획이 3월로 미루어져 모두들 안타까워하시는 마음이 있어 부족한 제가 전에 함께 나누던 잡기장을 다시 한 5주라도 더 나누어 보려고 합니다.
그저 쓰는 사람도 심심한 것 덜어보려고 하는 조잡한 생각과 글이오니 부디 읽으시는 인문학 친구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모두 3월부터는 다시 얼굴과 얼굴을 대하여 기쁘게 뵈올 수 있기를 기대하며 늘 강건하시고 평안하시길 빕니다.
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91)
“천태만상”
좀 길지만 윤수현씨가 부른 트로트 중 “천태만상” 가사를 약간 다듬어서 옮겨봅니다.

그리고 끝에다는 수년 전 제주도 여행 때 둘러본 금능석물원에서 찍은 “천태만상” 사진 한 장이 제 iPad에 있어서 공유합니다.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재판한다 판사, 변호한다 변호사, 범인잡는 형사, 계룡산에 부채도사, 연구한다 박사, 운전한다 기사, 요리한다 요리사, 소개한다 중계사, 파마한다 미용사, 간호한다 간호사,
얼럴러리여,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술판다 술장수, 밥판다 밥장수, 옷판다 옷장수, 놀고 먹는 백수, 운동한다 선수, 말을탄다 기수, 집짖는다 목수, 돌깍는다 석수, 고래잡는 포수,
얼럴러리여,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설교한다 목사님, 염불한다 스님, 가르친다 선생님, 병고친다 의사님, 재롱둥이 연예인, 나라지키는 군인, 공무보는 공무원, 업무보는 회사원, 경비보는 경비원, 청소하는 미화원,
얼럴러리여,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농사짓는 농부, 고기잡는 어부, 공사장에 잡부, 알바 도우미 파출부, 약초캐는 심마니, 오일장에 할머니, 달래, 냉이, 취나물, 콩나물, 고사리, 더덕, 단감, 곶감, 이고 지고 오셔서, 한푼 두푼 벌어서, 손주 용돈 주면서 고생 고생 하는데, 백수가 웬말이냐,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 있나
여기까지인데, 모두 3분 33초 동안 이어지는 이 트로트에는 모두 67개의 직업이 소환됩니다.
처음엔 “사”자로 끝나는 직업들,
다음은 “수”자로 끝나는 직업들,
그 다음은 “님”자로 끝나는 직업들에 이어 마지막에는 “부”자로 끝나는 직업들이 호출됩니다.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생이란 다 그렇고 그렇다. 다 똑같다는 것이고,
둘째는 인생살이엔 귀하고 천한 것이 따로 없다는 것입니다.
판사, 변호사, 형사, 부채도사, 박사, 기사, 요리사, 중계사, 미용사, 간호사 – 다 똑같다 !
술장수, 밥장수, 옷장수, 선수, 목수, 기수, 석수, 포수, 백수 – 다 똑같다 !
목사님, 스님, 선생님, 의사님도 다 똑같다는 것입니다.
제가 얼마나 무식하고 한심한 인간이었느냐 하면요, 전 그 동안 목사님, 스님, 선생님, 의사선생님 하면, 좀 다른 인간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 노래, 다시 들어보고서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똑같다! 다 똑같다! 천태만상, 인간세상, 사는 법도 가지가지, 귀천이 따로있나!”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