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희 칼럼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진솔한 대화법이 참 대화의 열쇠이다
햇살이 나른하고 바람이 달콤한 날이면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 함께 모카 커피 한잔 나누거나 가벼운 와인 한잔 같이 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분이다. 그러나 그녀를 만나면 생각보다 달콤한 대화만을 나누게 되는 것은 아니다. 그녀는 뭐랄까….들장미 같은 분이다. 그녀는 작고 야무진 얼굴에 절대 세상에 지지 않을거야 하며 주먹을 불끈 쥐고 있는 것만 같은 들장미처럼 작은 가시가 있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하는 분이다. 이러한 가시의 느낌은 직선적인 그녀의 대화법 때문이다. 그녀는 결코 돌려 이야기 하는 법이 없다. 듣는 이가 불편하더라도 소위 말하는 하얀 거짓말을 하는 법이 거의 없다. 하여 때로는 그녀는 많은 오해를 받기도 한다. 다소 직선적이고 거친 그녀의 말들은 듣는 이에게 마음속 숨겨둔 깊은 감정을 건드리게 되고 혹은 모른척 해주었으면 했던 자아를 확인하게 하곤 한다. 하여 어떤이들은 그녀를 오해하고 때로는 자신들만의 잣대로 그녀를 평가하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아는 한 그녀는 들장미같은 분이다. 보다 짙은 향기가 있고 사람을 아낄줄 알며 사람에 대한 깊은 연민과 애정을 가지고 있는 분이다. 결코 모질지도 못하고 외려 사람들에게 쉽게 상처받는 여린 마음을 지닌 분이다. 이러한 그녀의 알고보면 더욱 깊은 인품을 그녀를 오랜 시간 겪어온 지인들은 충분히 알고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필자는 그녀의 진솔한 대화법이 외려 그 어떤 달콤하고 화려한 화술보다 더 훌륭한 대화법이라 단언한다
진솔한 대화법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녀처럼 숨김없이 투명한 대화를 하기에는 사람들은 계산이 많고 두려움 또한 언제나 많다. 듣는이가 어떻게 생각할지 두려워 거짓을 말하기도 하고 자신에게 돌아올 이익과 계산이 앞서 있는 그대로 말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언제나 판단이 앞선다. 하여 진솔하게 상황 그대로 자신의 마음과 생각 그대로 표현하기는 이미 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가족과의 약속을 일 때문에 지키지 못하고 늦은 귀가를 한 남편에게 이야기를 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자. 대부분의 아내들은 이렇게 말하기 쉽다. ” 당신은 매번 우리와의 약속을 무시하고 우리는 소중히 여기지 않는다…..당신이랑 더이상 그 어떤 약속도 하고 싶지 않고 더이상 당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고 싶지 않다” 여기에서 사실…즉 평가나 판단 자신의 미루어 짐작한 거짓돤 생각들을 제외한 진짜는 단 한가지도 없다. 진솔한 대화법은 사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남편이 약속을 지키지 못햇다. 이것만이 사실인것이다. 약속을 무시하였다는 말도 아내의 생각이 더해진 것이고 소중히 가족을 여기지 않는다는 판단 역시 아내의 생각이 앞서간 것이다. 진솔한 대화법을 적용한다면 이리 말해야 하는 것이다. ” 당신은 오늘 우리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하여 우리는 기다리며 속상하엿고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당신이 우리의 약속을 소중히 하지 않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좋지 않았다” 말 그대로 사실 그대로 상황을 설명하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단정하는 것이 아니라 표현하는 것이다. 투명한 대화…그것이 진솔한 대화인 것이다.
사마리아 여인과 예수가 만난 본문은 진솔한 대화의 극치를 보여준다. 요한복음 4 장에 등장하는 이름모를 사마리아의 여인은 거절감과 소외를 경험하고 사는 불쌍한 여인이다. 그녀는 행복한 삶을 위해 치열하게 살아왔다. 만족한 삶을 위해 남편을 찾아 6 번이나 동거를 시도할 만큼 지독하게 살아왔으나 그러한 그녀의 삶은 다른 이웃들과 함께 어우러지기 불편한 삶이되어 물을 길러 남의 눈을 피할 수 있는 시간을 찾게 하였고 외롭고 소외된 마음속에 쓸쓸한 삶을 살게 된것이다.
그러한 그녀에게 예수는 먼저 말을 건넨다. 물을 떠달라고 청하고 그녀의 관심사인 물에 대해 명쾌한 답을 주신다. ” 내가 주는 물을 마시는 자는 영원히 목마르지 아니하리니ㅡ내가 주는 물은 그 속에서 영생하도록 솟아나는 샘물이 되리라” 그녀의 절박한 문제가 해결되고 나누는 대화는 아플만큼 직선적이다. ” 이르되 가서 남편을 불러오라” 상처를 건드린 그 화살같은 예수의 말에 그녀는 방어를 한다. ” 나는 남편이 없나이다” 이러한 그녀의 회피에 예수는 더욱 직선적인 대화법을 구사한다. ” 너가 남편이 없다 하는 것이 옳도다 너에게 남편 다섯이 있었고 지금 있는 자도 네 남편이 아니니 네 말이 참되도다” 주님은 그녀의 깊고 오랜 상처를 들춰내신다. 주님은 여인의 깊고 깊은 상처의 정곡을 찌르고 그 상처를 눈앞에 드러내고 그녀가 직면하도록 하신다. 결국 이러한 숨김없이 투명하게 상처를 드러낸 진솔한 대화끝에 예수 그리스도를 진심으로 만나게 되고 그녀는 변화된 삶을 살게 되어 더이상 이웃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예수를 전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는 용기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만약. 그녀의 상처가 두려워 그녀가 예수를 거절할까봐 혹은 마음 아파할거란 미루어 짐작에 그녀가 남편이 없다는 말로 회피하려 할때 모른척 넘어가고 진솔한 대화를 하지 않았다면 그녀에게 이러한 극적인 변화가 올수 있었을까? 아마도 어려운 일이였을 것이다.
진솔한 대화는 결코 쉽지 않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우리는 투명한 대화를 할만큼의 용기와 솔직함을 충분히 가지고 있지 않다. 그러나 그 필요성을 인지하고 노력할때 우리의 대화법은 개선될 수 있다. 필자는 의논이 필요하고 누군가의 조언이 필요할 때면 앞서 언급한 들장미같은 여인을 떠올린다. 때로는 그녀의 말이 아프기도 하고 서운하단 생각이 들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녀의 투명하고 진솔한 말은 나에게 약이 되고 오히려 위로가 되며 고마운 말이 되는 것이다. 참 대화는 우리의 관계를 매끄럽고 투명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대인 관계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도록 도울 수 있을것이다. 스스로의 대화법을 가만히 점검해보자 나는 진솔하게…솔직하게 …대화하고 있는가? 나는 내 판단과 생각으로 앞선 대화를 하지는 않는가? 나는 계산과 이기와 두려움으로 하얀 거짓말을 늘어놓지는 않는가? …..
햇살좋은 날 같이 하고 싶은 사람으로 누군가의 곁에 있고 싶다면, 누군가의 삶에 선한 영향력을 주고 나누는 이가 되고 싶다면….훈련하고 노력하자 진솔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김은희(시인, 미술심리치료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