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십자군 전쟁 : 성전 탈환의 시나리오
조르주 타트 / 시공사 / 1998.12.30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88권. 11세기 말에서 13세기 말 사이에 서유럽의 그리스도교도들이 성지 팔레스티나와 성도 예루살렘을 이슬람교도들로부터 탈환하기 위해 전후 8회에 걸쳐 감행한 ‘십자군 전쟁’. 십자군 전쟁을 원색의 사진으로 구성하였다.
○ 목차
1. 십자군 전쟁 L’ Orient des Croisades
2. 십자군 직전의 지중해 세계
3. 1차 십자군과 오리엔트의 라틴 국가 건설
4. 전성기를 맞은 오리엔트의 라틴 국가들
5. 장기, 누레딘, 그리고 시리아의 통일
6. 살라딘의 승리와 라틴 국가들의 생존
7. 기록과 증언
○ 저자소개 : 조르주 타트
프랑스 학사원의 회원인 조르주 타트는 생클루 고등사범학교를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0년부터 1990년까지 프랑스의 근동고고학 연구소를 이끌어왔으며, 현재 북부 시리아의 고고학사절단 단장이자 프랑슈 콩데 대학의 고대사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12세기까지의 동양사를 전공한 그는 로마와 비잔틴 시대의 시리아 농촌의 경제, 사회에 관한 많은 글을 발표했다. 저서로 「2C∼7C의 북시리아 답사」가 있다
– 역자 : 안정미
1960년 부산에서 출생해 연세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였고, 잡지사에서 기자로 근무하였다. 현재 일본에 거주하며 번역서로 ‘J’aime lire’시리즈 아동용 동화 5권과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 『십자군 전쟁』, 『영원한 일본』외 다수가 있다.

○ 출판사 서평
200년에 걸친 십자군 전쟁은 서유럽이 예수살렘과 성묘를 이슬람교도들의 지배로부터 탈환하려는 전쟁이었다. 8차례에 걸친 십자군 전쟁은 회교도들의 성지 반환으로 막을 내리고 세계 역사는 중세에서 근대로 전환된다. 십자군 전쟁을 원색의 사진으로 들려주는 책이다.
○ 독자의 평 1
십자군은 다양하게 번역된다. ‘십자군 운동’이라고 부르면, 11세기 말부터 13세기까지 서유럽 전역을 들끓게 했던 종교적, 정치적 이상을 좇는 움직임에 강조점을 두는 것이고, ‘십자군 전쟁’이라고 하면 서유럽 국가들이 근동 지역에서 벌인 다양한 군사적 행위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제목은 ‘십자군 전쟁’이니 후자 쪽에 가까워 보이고, 실제 내용도 그렇다.
서장 부분에서는 십자군이 발생하게 된 원인에 관한 간략한 설명이 덧붙여 있다. 서아시아는 물론 북아프리카, 이베리아 반도에까지 뻗어나갔던 이슬람 세력은 분열되어 있었고, 그들의 진출을 일선에서 막고 있던 동로마제국(이 책에서는 비잔틴으로 부른다)도 그 힘이 다해가고 있었다. 이 시점에서 서유럽은 오랜 빈곤상태를 벗어나 잉여농산물이 축적되면서 기사계급이 출현하기 시작했는데, 교황 우르바누스 2세를 비롯한 성직자들은 그들의 공격성을 이슬람 세력으로 돌리는 데 성공한다.
다만 이런 설명은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십자군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동로마 제국 황제 알렉시오스의 역할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워낙에 작고 개론적인 책인지라 좀 더 깊은 연구까지 다 담아낼 수는 없었겠다 싶기는 하다. 사실 시공사에서 낸 이 시리즈의 책들은 전체적인 윤곽을 잡는 데 더 집중하고 있으니까.

첫 번째 십자군이 성지에 도착했을 때부터, 살라딘에 의해 사실상 쫓겨날 때까지의 역사는 마치 신문의 타임라인을 보는 것처럼 비교적 잘 정리되어 있다. 사실 서유럽에서 출발해 근동지방에서 군사원정을 벌인다는 일 자체가 당시로서는 거의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지만, 놀랍게도 그 첫 번째 원정에서 이들은 지중해 동부 해안지역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는 데 성공한다.
가장 큰 이유는 이슬람 세계의 분열 때문이었다. 아바스 왕조의 힘은 진작 쇠퇴하고 있었고, 이집트의 파티마 왕조는 시아파로 아바스 왕조의 곤경을 도울 생각이 없었다. 게다가 아바스 왕조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서아시아 곳곳은 위임통치를 받은 총독들이 사실상 독립왕조를 세우고 있는 상황이었다.
역으로 십자군은 이슬람 세력이 통합되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물론 이 통합이 꼭 평화로운 방식일 필요는 없었는데, 실제 역사도 장기나 누르 앗딘(누레딘), 살라흐 앗딘(살라딘) 등과 같은 걸출한 인물들이 나오면서 어느 정도 힘을 결집하게 된 이슬람 세력은 점점 십자군을 밀어내게 된다.
역시나 이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수많은 컬러 도판들이다. 책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도판들은 모든 페이지에 관련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또 본문의 설명과는 별개로 박스형으로 삽입되어 있는 주석들도 꼭 읽어볼 만한 내용들로 채워져 있다. 책 후반에는 십자군과 관련되 동시대인들과 현대의 연구자들의 기록을 일부 인용해두었는데, 당시의 전술과 성채건축 기술에 관한 내용들은 특히 흥미롭게 읽었다.
모든 책이 그렇지만, 이 책은 특히나 더 어느 정도 사전지식을 갖고 본다면 훨씬 더 흥미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등장하는 인물이나, 그들의 행동에 대한 설명들, 그리고 지중해 동부 해안지역에 세워졌던 라틴 국가들 사이의 관계들, 유럽인들과 이집트, 시리아를 지배하던 무슬림들과의 상호작용, 관계들에 관한 좀 더 깊은 이해는 이 책을 더 즐겁게 볼 수 있게 만들 것이다. 이 작은 책이 그런 추가적인 독서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한다면 저자 역시 충분히 만족스러워 하지 않을까.

○ 독자의 평 2
지금 시점에서 십자군 전쟁이 새삼스러운 것은 바로 현재까지 이어지는 아랍과 기독교 문명의 대립과 반목 때문이다. 한쪽에선 성지 회복이란 명분으로, 다른 쪽에선 침략자에 맞서는 성전으로 포장되어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이 전쟁은 지금도 끝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중세의 세계사에 큰 영향을 미친 이 사건에 대해 알고 싶어 나와 있는 책들의 목록을 보았으나 몇 권 안되는 책들만이 눈에 뜨일 뿐이었다. 그래서 우선 사건 전체를 개관한다는 느낌으로 이 책을 골랐다. 그러나 분량이 분량이니만큼, 개설서로서 보기에도 이 책의 지면은 너무 좁지 않나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그 이유 중 하나는 이 전쟁의 한 측인 중동의 역사에 대한 나의 무지가 한 몫을 했겠으나 이 책의 설명만으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물론 시공 디스커버리 총서의 강점은 풍부한 시각자료이며 이 책도 예외는 아니다. 동시대의, 혹은 후대의 많은 그림들이 내용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본문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전쟁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록과 증언’ 부분이었다. 같은 사건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하는 면에서도 흥미로웠고 두 문명의 충돌 현장의 생생한 증언들 역시 흥미로웠다.
무엇보다 큰 강점은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다. 헐리우드 영화들처럼 좋은 편과 나쁜 편으로 갈라 편파적으로 서술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한 주제이지만, 저자는 기독교와 이슬람 어느 쪽에도 무게를 두지 않고 균형 잡기를 해 나간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