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복 목사의 세 번째 잡기장 (146)
오래된 유목민이 오늘의 유목민들에게 (1) – 몽골의 속담들 중에서
오래전 제가 목회하던 교회에서 그 교회 설립 10주년 기념으로 몽골에 선교사 한분을 파송했습니다. 아마도 몽골 땅에 기독교 선교사를 파송한 것은 호주와 호주에 있는 한인교회를 통털어서 그 때가 처음 있던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바로 이 때 처음으로 몽골에 발을 디딘 분이 김충석 선교사 내외 였습니다. 그이는 지난 십수년간 온 힘을 다하여 몽골에서 먹을 것이 없고 잘 데가 없는 걸인들은 돌보며 빈민선교에 전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시드니에 머물고 있지만, 하루 하루 현지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선교 제 2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는 은퇴하기 전 몇차례 그가 일하는 몽골을 방문했습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최성운 장로님과 또 우리 인문학 친구 임운규 목사님과 동행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그렇지만, 그 때는 더더욱 몽골에 대하여 아는 것이 별무했습니다. 기껏해야 칭키스칸, 고비사막, 몽골반점 그리고 게르 정도가 몽골에 대해 들은 것의 전부였습니다.
몽골은 사막의 나라요, 초원의 나라이며, 동시에 별들의 나라라고 말합니다. 국토는 160만 평방 킬로미터나 되는 광대한 땅입니다. 남한의 18배나 됩니다.
그러나 농사가 가능한 땅은 얼마 않됩니다. 주로 사막인데 사하라나 사우디 같은 모래 사막이 아니라 거치른 초원으로 형성된 사막이어서 유목민이 많습니다.
지금도 몽골 인구 330만 중, 40%가 넘는 거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들이 유목생활을 합니다.
그래서 저도 한번은 울란바토르에 있는 한 신학교를 방문하여 특강을 하면서 ‘유목민 예수 – 몽골 신학의 가능성’이란 제목으로 이야길 나누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몽골도 이제는 점점 도시화되어 가는추세여서 인구의 절반 정도가 이미 수도인 울란바토르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몽골은 불교, 특히 티벧불교가 가장 큰 종교로 인구의 53%나 되고, 그 다음은 이슬람교로 이어지고, 기독교는 아주 미미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5천불 정도라고 하지만 빈부의 격차가 아주 심합니다. 한국에 체류중인 몽골인의 숫자는 약 3만 2천명 정도이고, 호주 외무성 통계를 보니 이곳 호주에서 호주 시민권을 지닌 몽골 사람들은 현재 약 1200명 정도이고 기타 약 2천명 정도의 유학생들과 불법 체류자들이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13세기 칭키스칸이 몽골제국을 세운 후 변화무쌍한 역사를 거쳐 1924년 구소련의 영향 아래 사회주의 국가가 되었다가 소련이 멸망한 다음인 1992년 부터 현재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를 섞은 혼합주의 경제와 혼합정치 체제로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이 태어난 땅에서 죽을 때 까지 한자리에서만 살지는 못합니다.
먼 옛날 인류의 조상이 에덴의 동쪽으로 옮겨간 이후 모든 인간은 끊임없이 움직이는 존재로 살아왔습니다.
‘호모 모벤스’ (Homo Movens) ‘호모 노마드’ (Homo Nomad) ‘호모 미그란스’ (Homo Migrance)라고 불리워 왔습니다.
기원전 8세기 경 부터 사람들은 말을 타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후 인류는 훈족, 아바르족, 헝거리족, 몽골족, 터키족으로부터 시작하여 스키타이족을 거쳐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소리와 함께, 켈트족, 갈리아족, 고올족, 게르만족 시대를 지나 비단길을 따라 쉬임없이 움직이는 인간, 유목하는 인간, 이주하는 인간, 호모 모밴스, 호모 노마드, 호모 미그란스로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저만해도 북한 땅에서 태어나 남한 땅으로, 또 남한에서 지금은 아주 먼 남쪽나라 호주로 움직이는 인생길을 걸어왔습니다. 그런데 이즘 우리 아들 딸과 손자 손녀들은 이 땅 호주에서 다시 서울로, 도쿄로, 홍콩으로, 싱가포르로, 런던과 뉴욕으로 움직이며 옮겨다니며, 현대판 유목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21세기를 살아가는 신유목민들 입니다. 뉴 노마드들 입니다. 우리 인문학교실 카톡방에 들어와 계시는 47명의 친구들 중 호주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살고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어찌 어찌 흘러 흘러 여기 까지 온 유목민들 입니다.
몽골의 유목민들은 현존하는 유목민 가운데 가장 오래된 유목민들의 옛 전통과 풍습, 문화와 역사, 그리고 삶의 지혜를 비교적 잘 간직하고 있는 유목민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기록에 의하면 기원전 3세기 경에 몽골은 국가체제를 갖춘 나라를 형성하면서, 그 때 부터 ‘칸’ – 칭키스칸 할 때의 그 ‘칸’ 으로 이는 황제를 뜻하는 말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칸’은 유목민들의 지도자로서 말을 타고 다니며 천하를 호령하는 권력자가 되었습니다.
이 잡기장은 이렇듯 뿌리 깊게 전통을 이어온 몽골 유목민들이 남겨놓은 속담들을 추려 본 것입니다.
옛유목민이 새유목민에게, 수천 수백년된 유목민이, 말 대신 자동차와 비행기로 이동하며, 소와 양을 모는 대신에 주식을 사고 파는 21세기 유목민들에게, 그들의 경험 깊은 곳에 축적된 오래된 지혜와 교훈과 잠언을 들려 줍니다.

(참고한 책들 : 몽골속담풀이(Mongolian Proverb, Janice Raymond 지음, 민음미 편저, 2010, 품절) / 세계민담선집 3 – 몽골편, 유원수 지음, 황금가지, 2003. / 몽골비사, 유원수지음, 사계절, 2004 )
* 배고플 때는 사슴 뿔도 연하고, 배 부를 때는 양고기도 질기다.
* 좋은 말은 이빨을 보면 알 수 있고, 좋은 사람은 마음을 보면 알 수 있다.
* 산속에 있는 사슴을 쳐다보고 지금 타고 있는 말을 버리는 자는 바보다. (더 좋은 것을 얻겠다고 지금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이 귀한 줄을 모르는 자를 일컫는 비유)
* 한 마리의 소 뿔이 흔들리니 천 마리의 소뿔도 흔들리고, 한 마리의 낙타가 미끄러지니 천 마리의 낙타도 미끄러진다.
* 빚 없으면 부자이고, 병없으면 행복한 자다.
* 개는 소 탄 사람을 싫어하고, 사람은 진실한 말을 하면 싫어한다.
(몽골 신화 이야기 : 부처님이 처음 흙으로 사람을 만들었다.
그런데 소가 와서 그 흙으로 만든 사람 하나를 무너뜨렸다.
그 무너진 흙더미 속에서 나온 것이 개였다.
그래서 개와 인간은 처음부터 비슷했고 또 친해졌다.
동시에 개는 그 놈 소 때문에 자기가 사람으로 태어나지 못한 것이 원한이 되어 늘 개와 소는 원수관계가 되었다.
몽골 사람들은 ‘개 같은 사람’이란 욕을 모른다.
굳이 동물과 비교 할 때는 ‘소 같은 녀석’이라고 한다)
* 좋은 말은 타보아야 알고, 좋은 찬구는 사귀어 봐야 안다.

* 세상 최고의 보물은 물이다.
* 우물은 가까워야 좋고, 아내는 멀리서 데려와야 좋다.
* 물고기와 손님은 사흘이면 냄새가 난다.
* 성을 쌓은 자는 반드시 망한다. (움직이지 않고 한 자리에 정착하면 반드시 적이 쳐들어온다)
* 위로 돌 던지기 (우리 속담의 ‘누워서 침뱉기’)
* 태어나지도 않은 애기를 위해서 갑옷을 만든다.
* 염소고기는 삶으면 바로 먹어야한다. (다른 고기는 삶은 후에도 비교적 천천히 식는데 비하여 염소고기는 빨리 식어서 기름 덩어리가 된다 : 일을 미루지 말고 즉시 하라는 교훈)
* 풀이 많은 초원에는 가축이 살지 않는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아무리 좋은 초원이 있어도 늘 더 좋은 초원을 찿아서 떠나가는 존재다. – 끊임없는 인간의 욕망을 일컷는 속담)
* 낙타 꼬리가 땅에 붙는다. (결코 그럴수는 없다. 30cm 밖에 않되는 낙타 꼬리는 절대 땅에 닿지 않는다. 절대 않되는 일, 불가능한 일을 일러주는 말 ) _ (계속)
Carpe diem !!!

홍길복 목사
(호주연합교회와 해외한인장로교회 은퇴목사, 시드니인문학교실 주강사)
홍길복 목사는 황해도 황주 출생 (1944)으로 연세대학교와 장로회신학대학교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한 목회자다. 1980년 호주로 건너와 30여년 간 이민목회를 하는 동안 시드니제일교회와 시드니우리교회를 섬겼고, 호주연합교단과 해외한인장로교회의 여러 기관에서 일했다.
2010년 6월 은퇴 후에는 후학들과 대화를 나누며 길벗들과 여행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자신이 경험한 이민, 특히 이민한 기독교인들의 삶을 보편적인 이야기로 풀어내는 글쓰기를 바탕으로 ‘동양인 예수’, ‘내 백성을 위로하라’, ‘성경에 나타난 이민자 이야기’, ‘이민자 예수’ 등의 책을 펴냈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