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9월 첫 번째 모임 ‘일리아스’ 나눠
다음모임은 9월 22일(수, 오후 5시), 중고서적 기증과 구입도 환영 [발제전문 포함]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 모임을 갖는 독서토론모임 ‘시드니 시나브로’ (지도 구본영 교수)가 9월 첫 모임을 9월 8일 (수) 온라인으로 가졌다.
이날 모임은 ‘일리아스’ (호메로스 저, 이상훈 역, 동서문화사, 2016.6.9)를 임운규 회원의 발제로 나눴다.
발제문 서두에 “본서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 영웅서사시로 현존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 중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다. 제명 (題名)은 ‘일리오스의 노래’라는 뜻이며, 일리오스는 트로이의 별칭 일리온에서 이름을 땄다.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 막바지 51일 동안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총 15,693행의 서사시는 전사의 공훈을 중심으로 한 ‘삶과 죽음의 노래’이자 ‘영웅 아킬레우스의 분노 노래’, 그리고 올림포스의 신들의 개입도 한 몫 한다. 전쟁의 승패를 신들이 좌우하는 듯 하지만 결국 인간의 의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그리스와 트로이의 국가간 전쟁보다는 그리스 내부의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싸움 이야기, 즉 인간의 갈등에 더 많이 할애된다. 그리스 신화는 이 일리아스 이후 체계화되기 시작했다고 하며, 오디세이아 (Odysseia)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와 후대 서양의 문학예술과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호메로스가 작자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실존인물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BC 750년경 고대 그리스의 이오니아 지방에서 활동하던 이른바 유랑시인으로 전해지며, 일리아스는 BC 762년에서 50년 전후에 쓰여진 것으로 본다. 읽는 내내 고대에 어떻게 이런 문학적 체계와 역사적으로 세세한 기록이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교만한 마음마저 들었다.
목차의 첫 글자는 헬라어의 알파벳 순이다. 영화 ‘트로이’에서는 트로이 목마로 승리하지만, 본서는 아킬레우스와 결투에서 죽음을 맞은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은 아버지 프리아모스가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성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집에 사람들과 식사하는 것으로 마친다.”며 발제를 이어갔다.
책소개, 목차, 저자와 역자, 등장인물, 줄거리 등을 소개 후 마무리하며 “첫째로 명예를 지키려는 인간에 대해 생각했다. 그리스의 아킬레우스와 트로이의 헥토르, 이 두 영웅을 중심으로 벌이는 싸움은 고대 그리스를 뛰어넘어, 오늘날 현대인들도 매일 겪는 고군분투 삶의 보편적 모습을 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명예와 가족의 명예,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와 국가의 명예를 지키려 한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이기적 욕망이 그 가족과 국가를 전쟁터로 만들고, 그 전쟁속에서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죽음과 아킬레우스의 분노, 헥토르의 죽음과 아버지 프리아모스의 간청 등이 개인사 만이 아닌 가족과 공동체의 관점에서 다루며 그 궁극은 폴리스 (도시)의 명예로 이어진다. 둘째로 신들의 이미지다. 올림포스의 12신들과 그 외의 신들은 마치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신들 사이에 시기, 질투, 희노애락, 실수 등을 드러낸다. 심지어 편을 들어 거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우스는 중립적인 성향이지만 트로이아에게 트로이의 멸망을 원하는 아내 헤라와 아테나의 생각을 바꾸려고 수시로 달랬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헥토르 죽이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고, 운명을 바꿔서라도 결투의 승자를 헥토르로 바꿀 마음까지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세 여신인 모이라이가 결정한 운명을 맘대로 바꾸지 말라고 아테나가 극구 반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헥토르에게서 손을 놓는다. 아레스는 그리스 측이었다가 트로이 측이 된 경우다. 처음에는 어머니 헤라와 아테나에게 그리스 편에서 싸우겠다고 약속했지만 (5권), 아프로디테의 설득으로 트로이 측에서 싸웠다. 그리고 이후 어머니로부터 그리스 측의 장군인 아들 아스칼라포스가 전사했다는 것을 듣고 분노하여, 전쟁에 관여하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그리스 편에 서서 싸우려고 했으나 아테나가 만류한 끝에 넘어가기도 한다. 한편 중립적인 신들로는 제우스, 헤르메스, 하데스, 디오네, 이리스 등이며, 그리스 측으로 헤라, 포세이돈, 아테나, 헤라이스토스, 테티스, 프로테우스, 히프노스 등, 트로이 측으로 아레스 (그리스 → 트로이),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레토, 에리스, 포보스, 데이모스, 스카만드로스 등이 있다. 셋째로 운명론이 아닌 인간의지의 강조다. 그리스 문학은 운명론으로 유명하지만 호메로스의 결론은 운명론적인 체념이나 절망은 결코 아니다. 호메로스의 영웅들은 운명론자처럼 말하지만 행동은 이와 정반대다. 자신의 힘을 대담하게 주장하여 영광과 명예를 얻지만 죽음에 맞닥뜨려서도 정신적 자유를 누린다. 헥토르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절대 굽히지 않는 영혼을 끝까지 주장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 앞에 선 그의 주장은 명예, 질서, 인간성의 회복 등에 있다. 호메로스에게 죽음은 오로지 인간존재의 법칙이요, 따라서 인간은 그것을 인정하도록 배워야 하고 또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인생의 위엄과 쾌락을 그리되, 비극과 슬픔도 그렸고, 특히 죽음의 필연성을 노래했다. 보편적 인간의 감정을 읊은 훌륭한 묘사가였다.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 선 인간의 감정을, 체념이 아닌 자유로운 정신으로 노래한 시인의 거룩한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진정한 영웅주의와 휴머니즘을 일깨워 준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를 읽는 것은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서양문학사 전반을 되돌아보는 일이며, 아울러 인간존재의 의미를 깨달아 오늘을 보람 있게 살며 내일을 소망하는 삶이리라.”라며 발제를 마쳤다. (발제글 전문은 하단에 첨부)
한편 시드니시나브로 9월 다음 모임은 9월 22일(수) 오후 5시 온라인으로 모인다.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는 독서에 관심있는 분 누구나 환영한다. ‘시드니 시나브로’의 목적은 “독서를 통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해외생활의 무료함을 달래주기 위함”이며, 목표는 “창의적 사고와 합리적 사고, 그리고 융합적 사고를 통하여 삶의 비전을 구체화시키기 위함”이다. 운영방식은 독서안내자가 책을 선정하여 소개하면 독서회원 각자가 주1회 장별로 읽고 요약하여 발표한 후 상호의견을 교환하는데, 모임은 매월 2, 4주째 수요일 오후 5시에 모인다.
구본영 교수와 함께하는 독서토론모임에 관심있는 분들은 전화 (0415 706 784)나 이메일(kbymb@hanmail.net)로 문의하면 된다.
‘시드니 시나브로’는 도서기증을 환영한다. 또한 중고책방 (이스트우드 하모니센터)도 운영해 해외에서 구입하기 어려운 고가의 책자를 저가에 구입하도록 돕는다. 도서기증이나 중고서적 구입을 원하는 분들은 아래의 문의처로 연락하면 된다.
–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2021년 9월 모임 안내
.모임: 매월 2, 4주째 수요일 오후 5시
.9월 모임은 9월 8일(수), 22일(수)
.아래 문의처로 연락주시면 온라인 모임에 합류됩니다.
지도 구본영 교수 (0415 706 784, kbymb@hanmail.net)
총무 임기호 목사 (0414 228 660, kiholim72@gmail.com, 중고서적 기증·구입 문의)
간사 임운규 목사 (0425 050 013, woon153@daum.net)
독서토론모임 시드니시나브로 (9월 8일 발제 전문)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를 읽고
호메로스 저 / 이상훈 역 / 동서문화사 / 2016.6.9
‘일리아스’는 고대 그리스 영웅서사시로 현존하는 고대 그리스 문학 중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다. 제명 (題名)은 ‘일리오스의 노래’라는 뜻이며, 일리오스는 트로이의 별칭 일리온에서 이름을 땄다. 10년간 이어진 트로이 전쟁 막바지 51일 동안에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룬 총 15,693행의 서사시는 전사의 공훈을 중심으로 한 ‘삶과 죽음의 노래’이자 ‘영웅 아킬레우스의 분노 노래’, 그리고 올림포스의 신들의 개입도 한 몫 한다.
전쟁의 승패를 신들이 좌우하는 듯 하지만 결국 인간의 의지가 중요하다. 실제로 그리스와 트로이의 국가간 전쟁보다는 그리스 내부의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싸움 이야기, 즉 인간의 갈등에 더 많이 할애된다.
그리스 신화는 이 일리아스 이후 체계화되기 시작했다고 하며, 오디세이아 (Odysseia)와 더불어 고대 그리스와 후대 서양의 문학예술과 문화의 근간을 이루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호메로스가 작자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실존인물인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BC 750년경 고대 그리스의 이오니아 지방에서 활동하던 이른바 유랑시인으로 전해지며, 일리아스는 BC 762년에서 50년 전후에 쓰여진 것으로 본다.
읽는 내내 고대에 어떻게 이런 문학적 체계와 역사적으로 세세한 기록이 존재할 수 있는가 하는 교만한 마음마저 들었다.
목차의 첫 글자는 헬라어의 알파벳 순이다. 영화 ‘트로이’에서는 트로이 목마로 승리하지만, 본서는 아킬레우스와 결투에서 죽음을 맞은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받은 아버지 프리아모스가 장례를 성대하게 치르고 성안으로 들어가 자신의 집에 사람들과 식사하는 것으로 마친다.
○ 목차
[컬러화보]
제1권 아킬레우스의 분노 … 39
제2권 아가멤논의 꿈 … 60
제3권 메넬라오스와 파리스의 결투 … 89
제4권 트로이와 아카이아 최초 격전 … 104
제5권 디오메데스의 격전, 아프로디테와 아레스에 도전 … 122
제6권 헥토르와 안드로마케의 만남 … 151
제7권 헥토르와 아이아스의 결투/시체들의 매장 … 169
제8권 트로이를 돕는 제우스 … 184
제9권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내다 … 202
제10권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스의 모험 … 224
제11권 아가멤논의 용맹 … 241
제12권 방어벽에서의 전투 … 266
제13권 함선들을 둘러싼 격전 … 281
제14권 제우스 유혹에 넘어가다 … 307
제15권 함선에서의 격퇴 … 323
제16권 파트로클로스의 죽음 … 346
제17권 메넬라오스의 무공 … 372
제18권 아킬레우스의 슬픔 … 396
제19권 아가멤논과 화해하는 아킬레우스 … 415
제20권 신들의 싸움 … 428
제21권 강변에서의 전투 … 444
제22권 헥토르의 죽음 … 463
제23권 파트로클로스를 위한 장례 경기 … 480
제24권 헥토르 시신을 돌려받으러 적진으로 … 505
그리스 정신의 문호 호메로스(Homeros) … 529
삶과 죽음의 노래 영웅과 분노의 노래 일리아스 … 544
주요 신들 계보 … 554
아킬레우스, 파트로클로스, 아이아스 계보 … 555
오디세우스, 디오메데스, 글라우코스, 사르페돈, 네스트로의 계보 … 556
헥토르, 파리스, 아이네이아스, 멤논의 계보 … 557
○ 저자소개 : 호메로스 (Homer)
고전문학가 고전문학가 호메로스 학자들은 다각적인 문화사 · 언어사적 연구를 통해 호메로스의 활동 시기를 기원전 8세기 중·후반으로 보고 있다.
그리스의 시성 호메로스의 생애에 관해서는 확실히 알려진 것이 없어 실재 인물인지 서사시인 전체를 일컫는 총칭인지 논란이 있어왔지만, 호메로스가 언급되고 그이 작품이 인용되기 시작한 것은 기원전 7세기 중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의 방대한 스케일과 형태와 플롯의 완벽한 통일성, 주제의식 등이 보여주는 공통점들을 고려할 때 호메로스는 실재 인물이며 이 두 서사시도 그의 작품이라는 것이 정설로 되어 있다.
또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가 대체로 이오니아 방언으로 쓰여진 점으로 미루어 호메로스를 소아시아 이오니아 지방 출신으로 보고 있다.
저서로 ‘호메로스의 시집’도 있다. 서구의 문학사 전반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호메로스의 이름은 시인의 대명사가 되었다
– 역자 : 이상훈
역자 이상훈은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언어학과 졸업, 서울대학교 대학원 언어학과를 졸업으며, 이화여자대학교, 연세대학교, 서울대학교 교수, 그리스정부초청 그리스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저서로 ‘그리스어개론’, 역서로 호메로스 ‘결정판·일리아스’, ‘결정판·오디세이아’ 등이 있다.
○ 등장인물
– 인간 주요인물
아가멤논: 미케네 성주이며, 그리스군의 총수.
메넬리오스: 아가멤논의 아우, 스파르타의 왕이며 헬레네의 전남편.
아킬레우스: 테살리아 프디에의 영주로 아카이아군의 영웅, 그와 아가멤논의 싸움이 이 작품의 주제이다.
파트로클로스: 아킬레우스의 친구, 그로 인해 전쟁이 길어지며 이야기가 이어진다.
오디세우스: 이타케 섬의 영주, ‘오디세이아’의 주인공
네스토르: 필로스의 영주, 노장으로서 존경을 받는다.
디오메데스: 아르고스 출신의 청년 무장
프리아모스: 일리오스의 성주로 헥토르와 파리스의 아버지
헥토르: 프리아모스의 맏아들로 트로이에서 제일가는 용장
안드로마케: 헥토르의 아내, 둘 사이에 어린아리 아스튀아낙스가 있다.
파리스: 헥토르의 아우, 헬레네를 유혹하여 전쟁의 원인을 만든 장본인
헬레네: 본디는 메넬라오스의 아내, 파라스에게 반하여 함게 트로이로 달아났다.
아이아스: 두 사람이 있다. 큰 아이아스는 살라미스의 영주 텔라몬의 아들, 몸이 크고 호걸이다. 작은 아이아스는 오일레우스의 아들로 몸은 작아도 걸을이 빠르다.
– 신들 : 올림포스 12신과 그 외
각 신들은 그리스와 트로이 편에 또는 중립에 선다.
○ 줄거리
서사시의 소재는 그리스의 전설적인 전쟁인 트로이 전쟁의 51일간으로, 트로이의 왕자 헥토르와 그리스의 장군인 아킬레우스를 중심으로 하여 원한과 복수에서 파생되는 인간의 비극을 다뤘다. 9년 동안 계속 된 전쟁의 상황과 전쟁에 관여하는 올림포스의 신들, 장수들의 이야기 또한 조명된다. 시는 화제 전개에 따라 24편으로 나누어지며, 그리스의 대표적 시운중의 하나인 6각운 (Hexameter)으로 작곡되었다. 각 권마다 그리스 문자의 24 알파벳 순서로 이름이 붙어있다. 정해진 운명을 벗어나지는 못할지언정 가능한 한 충실하고 명예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는 영웅들의 처절한 싸움을 보여주고 있다.
.제1권
아킬레우스의 분노: 아가멤논이 아폴론 사제의 딸, 크뤼세이스를 모욕한 죄과로 아카이 진영(고대 그리스 동맹군)에 전염병이 번진다. 총지휘관 아가멤논은 공개 회의에서 아킬레우스와 격한 말다툼 끝에 그의 애첩 브리세이스를 강제로 빼앗음으로써 또한 아킬레우스를 모욕하게 된다. 분노에 사로잡힌 아킬레우스는 앞으로 트로이군과의 전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다. 아킬레우스의 어머니 테티스는 아들의 부탁에 따라 제우스를 은밀히 찾아가 아카이아군이 패배하도록 요청하여 그의 허락을 받아낸다.
.제2권
아가멤논은 제우스가 보낸 꿈에서 트로이아가 함락되는 것을 본다. 이 꿈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가멤논은 장군들과 토론 끝에, 전체 군사회의를 소집한다. 네스토르와 오디세우스는 열띤 논쟁을 벌이며, 아카이아군은 트로이 정복을 포기하고 귀향하자는 의견에 마음이 솔깃해지지만, 신들의 영향하에 있는 오디세우스의 강한 반대와 건의에 따라 트로이군과 빨리 결전을 치르자는 데에 합의를 본다. 시의 후반 (484-877 이른바 전함 카탈로그)은 전쟁에 참가한 아카이아군 (그리스)과 트로이아군의 지방, 도시 그리고 지휘관들을 노래하고 있다.
.제3권
트로이아군과 아카이아군은 들판으로 나가 전투를 위해 진을 친다. 그러나 트로이아의 장군 파리스는 홀로 양 진영 사이에 나서서 자신과 단판을 할 아카이아 용사는 앞으로 나오라고 소리친다. 아카이아군 진영에서 마땅한 도전자를 찾고 있을 때를 같이하여 트로이아의 왕 프리아모스는 헬레나를 망루에 불러내어 아카이아의 장군들에 관해 이야기를 듣는다. 마침내 파리스는 헬레나의 (전)남편 메넬라오스와 일대일 결투를 벌인 끝에 패배하며, 아프로디테에 의해 목숨을 건진다. 그리고 헬레나는 여신의 강요로 파리스가 쉬고 있는 침소로 가 그를 약간은 핀잔을 주면서 위로한다.
.제4권
제우스를 중심으로 올림포스의 신들은 트로이전쟁의 앞날에 관한 문제를 놓고 회의를 한다. 아카이아군의 편을 드는 헤라의 요구로 아테나는 판다로스를 꾀어 메넬라오스에게 활을 쏘아 부상을 입힘으로서 이 전에 맺은 협약을 깨친다. 트로이아군의 간계에 분격한 아가멤논은 곧바로 전투태세를 갖추도록 아카이아 장군들에게 명령을 내린다. 장군들이 이끄는 부대의 열병식을 끝마친 후 아카이아군은 드디어 트로이아 진영으로 공격해 들어간다.
.제5권
디오메데스의 무공과 아테나의 도움으로 아카이아군은 트로이아군을 궁지에 몰아넣는다. 디오메데스는 선두에 서서 만나는 졸개들을 모조리 물리친 후 메넬라오스를 부상시킨 판다로스와 그를 지원하는 아이네아스와 대결한다. 먼저 창을 던져 판다로스를 단숨에 꺼꾸러뜨린 다음 아이네아스에게는 바윗돌을 집어던져 기절시킨다. 죽을 지경에 놓인 아들을 구출하기 위해 아프로디테가 끼어들지만 성난 황소 같은 디오메데스에게 손에 부상을 입고 도망친다. 아이네아스는 결국 아폴론에 의해 구출되며, 아폴론은 아테나가 잠시 전장을 비운 틈을 타 트로이아군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또한 아레스가 트로이군의 편을 듦으로써 아카이아군이 궁지에 몰린다. 이를 지켜본 헤라는 다시 아테나를 시켜 아카이아군을 돕도록 한다. 다시 디오메데스는 아테나의 힘을 등에 업고 아레스와 맞붙어 싸운다.
.제6권
트로이아군과 아카이아군 사이에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는 틈에 헥토르는 동생 헬레노스의 간청에 따라 성으로 돌아가 아낙네들로 하여금 아테나에게 도움을 청하는 기도를 하도록 권유한다. 이 사이에 전장에서는 트로이아 장군 글라우코스와 아카이아 장군 디오메데스는 서로 족보를 묻고는 서로의 조상이 예전에 알고 지내던 사이라는 것을 확인하고는 기뻐하며 싸움을 그만두고 가지고 있던 무기를 우정의 표시로 교환한다. 헥토르는 트로이아 성에서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동생 파리스를 만나 핀잔을 준 뒤, 남편을 찾아 어린 아들 아스튀르낙스를 품에 안고 이리저리 헤메는 아내 안드로마케를 성문 근처에서 만나 눈물어린 이별의 대화를 나눈다. 이는 일리아스에서 묘사된 가장 유명한 이별 장면이다.
.제7권
아테나와 아폴론은 헥토르에게 아카이아의 가장 용맹한 장수와 일대 일로 싸우게 부추긴다. 텔라몬의 아들, 큰 아이아스와 헥토르는 일대 일로 결투를 벌인다. 밤이 되어 양쪽 군대가 갈라지고 네스토르가 전사자들을 화장할 수 있도록 휴전을 맺고 아카이아 인들의 선단 주위에 방벽을 쌓도록 권유한다.
.제8권
제우스는 아킬레우스를 위해 아가멤논에게 복수해 주겠다고 한 자신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른 신들에게 이 전쟁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한다. 이에 다른 신들도 아카이아 군이나 트로이군을 도와주지 못한다. 제우스는 이데산으로 가서 아카이아인들에게 패배를 트로이아 인들에게는 승리의 영광을 내린다. 트로이군은 승리하고 밤이 되자 승리에 도취된 헥토르는 아카이아군의 진영 앞에서 야영을 한다.
.제9권
전세가 많이 불리해지자 아카이아 군은 전쟁을 접고 귀국하려고 한다. 아가멤논은 귀국을 하려고 하지만 디오메데스와 네스토르는 이에 반대한다. 아가멤논은 네스토르의 조언에 따라 아킬레우스에게 사절을 보내 아킬레우스와 화해하려고 하였으나 아킬레우스는 이를 단호히 거절한다.
.제10권
아가멤논과 메넬라오스는 잠을 이루지 못하고 다른 장군들을 깨워 파수병들을 돌아보게 한다. 디오메데스와 오디세우스는 트로이군의 정탐꾼인 돌론을 죽이고 트로이군의 진영에 몰래 들어가 트로이군을 정탐한다. 오디세우스와 디오메데우스는 정탐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트라키아인들의 진영을 급습하고 말들을 빼앗아 돌아온다.
.제11권
새로운 날이 밝자, 아가멤논은 무장을 갖추고 전쟁터로 군사들을 이끌고 나온다. 그는 용감히 싸웠지만 부상을 입고 디오메데스도 역시 부상을 입고 선단으로 돌아간다. 혼자서 고군분투하던 오디세우스가 적군에게 포위당하자 아이아스가 그를 구해준다. 역시 오디세우스도 부상을 당하고 아카온과 에우리필로스도 부상을 당해 선단으로 물러난다. 네스토르가 마카온을 싣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를 보내 네스토르가 싣고 온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게 한다.
.제12권
아카이아군은 트로이군에 쫓겨 방벽안으로 밀려들어가고 헥토르는 방벽을 공격한다. 두 명의 아이아스가 이에 맞서서 항전을 독려한다. 리키아의 두 장군 글라우코스와 사르페돈이 방벽을 맹렬히 공격하다가 글라우코스는 부상을 당해 물러가고 사르페돈이 격국 방벽을 허물고 만다. 헥토르가 돌로 쳐서 방벽의 문을 부수자 트로이군은 방벽을 넘어 문을 지나 물밀듯이 아카이아 진영으로 쳐들어간다.
.제13권
아카이아 군의 선단을 둘러싸고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다. 포세이돈은 제우스 몰래 아카이아인들을 도와주며 격려한다. 맹렬하게 공격하는 헥토르를 맞아 두 아이아스가 무너진 방벽 근처에서 선전하고 전선의 왼쪽에서는 이도메네우스와 메리오네스가 아이네이아스와 파리스 등을 맞아서 분투한다. 헥토르는 풀리다마스의 조언에 따라 군사들을 한쪽으로 집결시켜서 맹렬히 공격을 퍼붓는다.
.제14권
네스토르가 마카온을 대접한 다음 다시 싸움터로 돌아가다가 부상당한 아가멤논, 디오메데스, 오디세우스와 마주친다. 아가멤논은 철군을 주장하는데 오디세우스가 반대한다. 한편, 헤라는 잠의 신의 도움으로 제우스를 이데산에서 잠재우는 데 성공한다. 이틈을 타서 포세이돈은 아카이아 인들을 도와주는데 큰 아이아스가 던진 돌에 헥토르가 맞고 부상당하여 물러나게 되고 이를 기회로 아카이아인들이 공세를 시작하여 트로이군이 후퇴한다. 작은 아이아스는 큰 공을 세운다.
.제15권
제우스는 잠에서 깨어나자 헤라에게 크게 화를 낸다. 이리스를 포세이돈에게 보내 싸움에 개입하지 말라고 종용하고 아폴론을 헥토르에게 보내어 그를 회복시키게 한다. 헥토르가 회복하고 다시 전장으로 나가 아폴론의 도움을 받아 아카이아 인들을 맹렬히 공격하자 아카이안인들은 결국 맨 앞쪽의 선단으로 부터 후퇴하기 시작한다. 큰 아이아스는 해전 (海戰)에 쓰는 긴 창을 들고 홀로 분전하지만 중과부적으로 결국 트로이 군은 맨 앞쪽에 있던 프로테실라오스의 배에 불을 지른다.
.제16권
파트로클로스가 아킬레우스의 무장을 입고 출전하여 트로이 군을 선단에서 몰아낸다.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에게 트로이군을 선단에서 몰아내기만 하고 돌아오라고 일렀으나 파트로클로스는 이를 무시하고 도망하는 트로이군을 좇아 진격한다. 파트로클로스는 추격전에서 사르페돈을 죽이는 등 혁혁한 공을 세우지만 결국 헥토르의 손에 죽임을 당한다.
.제17권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서로 차지하기 위해 아카이아 군과 트로이군과의 일전일퇴의 격전이 벌어진다. 헥토르가 파트로클로스에게서 아킬레우스의 갑옷을 벗겨 자신이 입고는 더욱 맹렬한 공격을 가한다. 메넬라오스가 안틸로코스를 보내 파트로클로스의 전사 소식을 아킬레우스에게 알리게 한다. 두 명의 아이아스가 분전하는 동안 메넬라오스와 메리오네스가 파트로클로스의 시체와 귀환한다.
.제18권
아킬레우스는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매우 슬퍼하며 분노한다. 테티스는 아킬레우스를 위해 새로운 갑옷과 방패를 만들어주도록 헤파이스토스에게 부탁하겠다고 약속한다. 헥토르가 다시 파트로클로스의 시체를 다시 탈취하려고 공격하는 순간 아킬레우스가 무장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나와 크게 고함을 지르자 트로이 군이 놀라서 도망친다. 밤이 되자 풀리다마스는 헥토르에게 아킬레우스가 출전하기 전에 트로이아 군을 성 안으로 철수 시켜야 한다고 조언하지만 헥토르는 이에 따르지 않는다. 아카이아 군은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을 애도하고 헤파이스토스는 테티스가 부탁한 아킬레우스의 새 무장을 만들어준다.
.제19권
날이 밝자 테티스는 아킬레우스에게 새로운 무장을 가져다주고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는 모든 아카이아 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해한다. 오디세우스의 권고에 따라 모든 아카이아 인들은 아침을 먹고 아킬레우스를 따라 전쟁터로 향한다. 출정하기 전에 아킬레우스의 준마 크산토스가 헤라의 힘을 입어 인간의 음성으로 아킬레우스가 오늘은 승리하지만 결국 전사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아킬레우스는 무시하고 전쟁터로 나간다.
.제20권
제우스는 아킬레우스가 당장 트로이 성을 함락하지 못하도록 여러 신들이 전쟁에 관여하는 것을 허락한다. 아폴론이 아이네이스를 부추겨 아킬레우스에게 맞서게 한다. 여러 신들은 각자 자신들이 응원하는 측으로 갈라선다. 아이네이스가 위험해지자 포세이돈은 그를 구해준다. 아폴론은 헥토르에게 싸움에 나서지 말 것을 권고하지만 헥토르는 이를 무시하고 동생 폴리도로스의 죽음에 화가 나서 아킬레우스에게 맞선다.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에게 거의 죽음뻔 하는데 아폴론의 도움으로 겨우 살아난다. 아킬레우스는 도망치는 트로이군을 크게 무찌른다.
.제21권
트로이 군의 일부가 스카만드로스 강에 빠져 헤어나오니 못하는데 아킬레우스가 칼을 빼들고 뒤좇아 가서 닥치는 대로 죽이고 파트로클로스의 죽음에 대한 제물로 삼기위해 12명의 젊은 군인을 생포해 온다. 강의 신이 화가 나서 아킬레우스를 들판으로 추격하나 헤파이스토스가 불로 강의 신을 물리친다. 아킬레우스는 트로이 군을 성안으로 모두 몰아넣는다.
.제22권
헥토르는 프리아모스 왕과 헤카베 왕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성문앞으로 나가 아킬레우스와 일전을 기다린다. 아킬레우스와 헥토르는 좇고 쫓기다가 트로이 성을 세 바퀴나 돈다. 제우스는 헥토르의 파멸을 결정하고 아폴론은 헥토르를 도와주지 못한다. 아테나가 데이포보스로 변하여 헥토르로 하여금 아킬레우스에게 대항하도록 유도한다. 아킬레우스는 헥토르를 죽이고 그 시체를 전차에 매달고 돌아간다. 헥토르의 부모와 아내는 성벽 위에서 통곡한다.
.제23권
파트로클로스의 혼령이 밤에 아킬레우스에게 나타나 자신의 장례를 치러줄 것을 요청한다. 아침이 되자 아카이아 군은 나무를 해와서 파트로클로스를 화장한다. 그 다음날 화장터 위에 봉분을 만들고 아킬레우스 주최아래 장례 경기가 벌어진다.
.제24권
아킬레우스가 뜬 눈으로 밤을 세우고 나서 헥토르의 시체를 끌고 파트로클로스의 무덤을 돈다. 제우스는 테티스를 보내어 헥토르의 시체를 욕보이지 말고 돌려주라고 명령하면서 이리스를 프리아모스에게 보내어 몸값을 내고 아들의 시체를 찾아가라고 조언한다. 프리아모스는 제우스가 보내준 메시지를 믿고 길을 떠나 헤르메스의 안내를 받으면서 무사히 아킬레우스의 막사에 도착한다. 아킬레우스는 프리아모스에게 아들의 시체를 인도하고 헥토르의 장례기간동안에는 휴전하겠다고 약속한다. 프리아모스는 헥토르의 시체를 거둬가 장례를 성대하게 치른다.
○ 독서평
– 명예를 지키려는 인간
그리스의 아킬레우스와 트로이의 헥토르, 이 두 영웅을 중심으로 벌이는 싸움은 고대 그리스를 뛰어넘어, 오늘날 현대인들도 매일 겪는 고군분투 삶의 보편적 모습을 담고 있다. 이들은 자신의 명예와 가족의 명예, 그리고 자신들이 속한 공동체와 국가의 명예를 지키려 한다.
파리스와 헬레네의 이기적 욕망이 그 가족과 국가를 전쟁터로 만들고, 그 전쟁속에서 친구 파트로클로스를 죽음과 아킬레우스의 분노, 헥토르의 죽음과 아버지 프리아모스의 간청 등이 개인사 만이 아닌 가족과 공동체의 관점에서 다루며 그 궁극은 폴리스 (도시)의 명예로 이어진다.
– 신들의 이미지
올림포스의 12신들과 그 외의 신들은 마치 사람처럼 사고하고 행동하며 신들 사이에 시기, 질투, 희노애락, 실수 등을 드러낸다. 심지어 편을 들어 거들기도 한다.
예를 들어 제우스는 중립적인 성향이지만 트로이아에게 트로이의 멸망을 원하는 아내 헤라와 아테나의 생각을 바꾸려고 수시로 달랬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헥토르 죽이는 것을 망설이고 있었고, 운명을 바꿔서라도 결투의 승자를 헥토르로 바꿀 마음까지 있었다. 하지만 운명의 세 여신인 모이라이가 결정한 운명을 맘대로 바꾸지 말라고 아테나가 극구 반대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헥토르에게서 손을 놓는다.
아레스는 그리스 측이었다가 트로이 측이 된 경우다. 처음에는 어머니 헤라와 아테나에게 그리스 편에서 싸우겠다고 약속했지만 (5권), 아프로디테의 설득으로 트로이 측에서 싸웠다. 그리고 이후 어머니로부터 그리스 측의 장군인 아들 아스칼라포스가 전사했다는 것을 듣고 분노하여, 전쟁에 관여하지 말라는 제우스의 명령을 어기고 그리스 편에 서서 싸우려고 했으나 아테나가 만류한 끝에 넘어가기도 한다.
한편 중립적인 신들로는 제우스, 헤르메스, 하데스, 디오네, 이리스 등이며, 그리스 측으로 헤라, 포세이돈, 아테나, 헤라이스토스, 테티스, 프로테우스, 히프노스 등, 트로이 측으로 아레스 (그리스 → 트로이),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레토, 에리스, 포보스, 데이모스, 스카만드로스 등이 있다.
– 운명론이 아닌 인간의지!
그리스 문학은 운명론으로 유명하지만 호메로스의 결론은 운명론적인 체념이나 절망은 결코 아니다. 호메로스의 영웅들은 운명론자처럼 말하지만 행동은 이와 정반대다. 자신의 힘을 대담하게 주장하여 영광과 명예를 얻지만 죽음에 맞닥뜨려서도 정신적 자유를 누린다. 헥토르는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절대 굽히지 않는 영혼을 끝까지 주장하면서 죽음을 맞이한다. 죽음 앞에 선 그의 주장은 명예, 질서, 인간성의 회복 등에 있다.
호메로스에게 죽음은 오로지 인간존재의 법칙이요, 따라서 인간은 그것을 인정하도록 배워야 하고 또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그는 인생의 위엄과 쾌락을 그리되, 비극과 슬픔도 그렸고, 특히 죽음의 필연성을 노래했다. 보편적 인간의 감정을 읊은 훌륭한 묘사가였다. 죽음이라는 운명 앞에 선 인간의 감정을, 체념이 아닌 자유로운 정신으로 노래한 시인의 거룩한 이야기는 오늘 우리에게 진정한 영웅주의와 휴머니즘을 일깨워 준다. 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를 읽는 것은 인류 역사의 시작부터 서양문학사 전반을 되돌아보는 일이며, 아울러 인간존재의 의미를 깨달아 오늘을 보람 있게 살며 내일을 소망하는 삶이리라.
발제자 : 임운규 (시드니시나브로 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