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달력과 권력
이정모 / 부키 / 2000.12.31
기원전 6000년경부터 사용된 고대 이집트 달력에서 현대의 그레고리우스 달력에 이르기까지 프랑스 혁명 달력, 구 소련의 소비에트 달력에서 세계 달력, 영구 달력이 주창되기까지 무수한 달력의 역사 속에 감춰진 권력과 과학의 충돌, 인습과 혁신의 갈등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 목차
- 1582년 10월 로마에서는?
- 달력의 구성요소
달력의 최소단위 – 하루
인위적인 단위 – 일주일
달의 모양을 따라서 – 한 달
태양을 한 바퀴 돌면 – 한 해
1년 길이는 어떻게 잴까? - 현대 달력의 기원
고대 이집트 달력
고대 로마 달력
율리우스 달력 - 그레고리우스 달력
기원(紀元)의 기원(起源)
그레고리우스 개혁의 출발점 – 부활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와 달력 개혁
그레고리우스 달력의 보급
정확히 365,237일
그레고리우스 개혁의 미스터리 - 혁명과 달력
프랑스 혁명 달력
이탈리아 파쇼 달력
소비에트의 달력 개혁 - 고대 문화권의 달력들
수메르 달력
바빌로니아 달력
그리스 달력
유대 달력
모슬렘 달력
마야와 아즈텍 달력 - 우리나라 달력
세종대왕과 칠정산
태음태양력
우리나라 전통명절 - 현대 달력의 허점들
현대 달력의 문제점 - 또 새로운 달력이 필요한가?
국제 고정 달력 동맹
세계 달력
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도 많다

○ 저자소개 : 이정모
서울시립과학관 관장. 전남 여천의 바닷가에서 태어났다. 초등학생 때는 학교 담을 넘어본 적이 없는 완벽한 모범생이었다. 모범생이란 게 별것은 아니고, 어른들이 정해놓은 규칙을 이유 없이 따랐다는 뜻이다. 담치기는커녕 구슬치기도 제대로 못 해봤고, 만화방에도 못 가봤다.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는 친구를 잘 사귀어서 성적이 많이 떨어졌다. 반에서 40등을 한 적도 있었다. 결국 재수를 해서 연세대학교 생화학과에 진학했다. ‘생화(꽃)’를 연구하는 과인 줄 알았더니 생물과 관련된 화학작용을 연구하는 과였다. 전공과목이 재미있어서 이때부터 과학자를 꿈꾸게 됐다. 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독일 본 대학교 화학과에서 곤충과 식물의 커뮤니케이션 연구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곤충하고 식물도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사람끼리는 못하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후 안양대학교 교양학부 교수로 일하며 과학사, 과학기술과 문명 등을 강의했다. 2011년 9월부터는 서대문자연사박물관 관장으로 일했다. ‘떠들지 마세요’ 안내 방송 따위는 없는, 시끌벅적한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은 2017년 5월에 개관한 서울시립과학관의 관장으로 일하고 있다. 서울시립과학관에는 ‘만지지 마시오’라는 팻말이 없다. 되레 어떻게 하면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더 만져보게 할까를 고민한다.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상상도 못한 방법으로 망가뜨려놓으면 무지무지 기쁘다. 왜냐하면 과학은 실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패를 자랑스럽게 발표하고, 전시하고, 격려하는 공간을 꿈꾸고 ‘올해의 왕창 실패상’ 같은 걸 제정하게 되기를 꿈꾼다.
지은 책으로 『공생 멸종 진화』, 『바이블 사이언스』, 『달력과 권력』, 『그리스 로마 신화 사이언스』, 『삼국지 사이언스』(공저), 『과학하고 앉아있네 1』(공저), 『해리포터 사이언스』(공저) 외 다수가 있고 옮긴 책으로 『인간 이력서』, 『매드 사이언스 북』, 『모두를 위한 물리학』 외 다수가 있다.

○ 책 속으로
프랑스 혁명의 성공은 새로운 종교를 탄생시켰다. 혁명가들은 이성이란 신을 믿었다. 그들은 생각하였다. ‘왕의 즉위에 따라 연호를 붙이는 방식과 같이 그리스도의 탄생에 따라 햇수를 세는 것 역시 이성적이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모든 도량형을 10진법을 기초로 통일 하였는데 시간에는 도입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왜 우리의 축제가 200년전 교황 그레고리우스가 내린 칙령에 따라서 정해져야 하는가 새로운 시민 권력은 완전히 새롭고 현대적인 그리고 과학적인 현상에 걸맞은 달력을 만들어야 한다.’— p.125
과학의 시대이자 종교개혁의 시대였던 유럽의 16세기. 이 16세기 로마 역사에서 빠져 있는 며칠이 있다. 1582년 10월 5일부터 10월 14일까지의 기간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열흘 동안 로마에서는 단 한건의 종교도, 마녀 화형식도 없었다. 멀리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싣고 들어오는 배도 보이지 않았으며, 매일 열리는 시장도 서지 않았다.
뾰족한 창을 들고 몰려다니면서 행패를 부리는 군인들도 보이지 않았고, 주정뱅이의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았따. 그렇다고 재앙이 발생했거나 역병으로 모두가 죽은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역사책에 아무런 기록이 없는 것일까? 단지 달력에서 열흘이 사라졌을 뿐이다. 어떻개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 것일까.
그 이유를 추적해 보자. 추적 경로는 무척이나 길다. 더욱이 사건의 단서를 잡기 위해서는 지구뿐만 아니라 해와 달, 그리고 몇몇 별까지도 혐의를 둬야만 한다. 하지만 그 길은 그리 험난하지도, 지루하지도 않다. 그러니 즐거운 마음으로 탐문 수사를 시작해 보도록 하자.— p.114
.소비에트의 달력 개혁
20세기 혁명의 나라 소비에트 공화국에서도 달력을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1917년 볼셰비키 혁명 후 레닌은 차르와 정교회에 의해 유지되고있던 율리우스 달력을 폐지하고 서방과 같이 그레고리우스 달력을 도입함으로써 서방 세계와으이 조화를 꾀하였다. 달력에 대한 혁명가 레닌의 태도는 1789년 당시의 프랑스 혁명가들과는 매우 대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과격한 달력 개혁이 마침내 1929년에 실행되었다. 개혁의 핵심은 ‘생산이 중단되지 않도록’하는데 있었다. 달리 말하자면…— p.135
‘1582년 10월 5일부터 14일까지 로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답은 간단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혀, 아무 일도……
1582년 10월의 로마 달력에는 5일에서 14일까지가 빠져 있다. 하지만 이 달력은 잘못된 것이 아니다. …. 어쨋든 이 달력에 따라 사람들은 1582년 10월 4일 목요일 밤에 잠들어 다음 날인 금요일 10월 15일 금요일에 깨어날 수 밖에 없었다.— p. 15-16
“1582년 10월 5일부터 10월 14일까지 로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답은 간단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혀, 아무 일도. 이 열흘 동안 로마에서는 단 한 건의 종교재판도, 마녀 화형식도 없었다. 멀리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싣고 들어오는 배도 보이지 않았으며, 매일 열리는 시장도 서지 않았다. 뾰족한 창을 들고 몰려다니면서 행패를 부리는 군인들도 보이지 않았고, 주정뱅이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교회 종소리도 울리지 않았으며, 학자들의 열띤 토론도 없었다. 사람들은 이 때 아무 것도 먹지 않았고 마시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숨도 쉬지 않았다.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하거나 무서운 전염병이 돌아 한 명도 남김 없이 죽어 버린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어째서 역사책에는 이 열흘 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하여 아무런 기록이 없는 것일까?
생일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앙갚음으로 아름다운 숲속의 공주와 백성들을 잠재웠던 마녀가 이번에는 로마에 나타나서 또 저주를 퍼부었을까? 그래서 로마 사람들은 긴 잠을 자야만 했을까? 아니다. 그럴 리는 없다. 답은 위의 달력이 말해 준다.
1582년 10월의 로마 달력에는 5일부터 14일까지가 빠져 있다. 하지만 이 달력은 잘못 인쇄된 것이 아니다. 또는 못된 폭군이 재미 삼아 백성들에게 어처구니없는 달력을 강요한 것도 아니다. 이 달력은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한 달력으로, 제대로 된 달력이었다. 어쨌든 이 달력에 따라 사람들은 1582년 10월 4일 목요일 밤에 잠들어 다음 날인 금요일 10월 15일 아침에 깨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로마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시차를 두기는 했지만,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이런 일을 한번씩은 겪어야 하였다. 어떤 나라 사람들은 자그마치 13일이나 빼먹은 달력을 가져 보기도 하였다.— pp.15-16
“1582년 10월 5일부터 10월 14일까지 로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답은 간단하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전혀, 아무 일도. 이 열흘 동안 로마에서는 단 한 건의 종교재판도, 마녀 화형식도 없었다. 멀리 중국으로부터 물건을 싣고 들어오는 배도 보이지 않았으며, 매일 열리는 시장도 서지 않았다. 뾰족한 창을 들고 몰려다니면서 행패를 부리는 군인들도 보이지 않았고, 주정뱅이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교회 종소리도 울리지 않았으며, 학자들의 열띤 토론도 없었다. 사람들은 이 때 아무 것도 먹지 않았고 마시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숨도 쉬지 않았다. 로마에 대화재가 발생하거나 무서운 전염병이 돌아 한 명도 남김 없이 죽어 버린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어째서 역사책에는 이 열흘 간에 일어났던 일에 대하여 아무런 기록이 없는 것일까?
생일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앙갚음으로 아름다운 숲속의 공주와 백성들을 잠재웠던 마녀가 이번에는 로마에 나타나서 또 저주를 퍼부었을까? 그래서 로마 사람들은 긴 잠을 자야만 했을까? 아니다. 그럴 리는 없다. 답은 위의 달력이 말해 준다.
1582년 10월의 로마 달력에는 5일부터 14일까지가 빠져 있다. 하지만 이 달력은 잘못 인쇄된 것이 아니다. 또는 못된 폭군이 재미 삼아 백성들에게 어처구니없는 달력을 강요한 것도 아니다. 이 달력은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한 달력으로, 제대로 된 달력이었다. 어쨌든 이 달력에 따라 사람들은 1582년 10월 4일 목요일 밤에 잠들어 다음 날인 금요일 10월 15일 아침에 깨어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로마에서만 일어난 것은 아니다. 시차를 두기는 했지만, 유럽의 모든 나라에서 이런 일을 한번씩은 겪어야 하였다. 어떤 나라 사람들은 자그마치 13일이나 빼먹은 달력을 가져 보기도 하였다.— pp.15-16

○ 출판사 서평
『달력과 권력』은 달력을 소재로 한 과학사이자 달력과 권력 사이의 갈등과 봉합 과정을 그린 사회사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초 저자의 집필 동기는 단순했다. 서문에 적혀 있듯 어느 날 잡지 퀴즈를 풀다 시작된 이 집필 작업은 “도대체 우리는 왜 달력이 필요한가? 그것도 매년 새것으로. 우리 스케줄이 해마다 일정하면, 달력은 하나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구구단을 외듯 쉽게 머리에 담을 수 있도록 달력을 단순하게 만들면 보다 편리하지 않을까? 왜 새해는 꼭 1월 1일에 시작될까?”와 같은 소박한 의문에서 시작됐다.
날짜나 요일을 확인하기 위해 힐끗 보면 그만인 달력의 근거를 묻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근거를 찾아내고 답하기 위해 애쓰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독자의 호기심을 돋구는 달력과 관계된 무수한 이벤트가 전개된다. 예수 탄생을 기준으로 기원이 갈리는데 천문학적으로 보나 역사학적으로 보나 예수는 서기(AD) 1년이 아닌 기원전(BC) 7년에 태어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일반의 상식을 뒤엎는 식으로.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달력의 역사’ 전반 속에서 조망된다. 선사 시대 인류가 1년을 어떤 방법으로 파악할 수 있었는지를 비롯해 고대의 이집트, 수메르, 바빌로니아, 그리스, 유대, 마야, 아즈텍 달력, 회교 달력, 프랑스 혁명달력, 이탈리아 파쇼 달력, 소비에트(구 소련) 달력은 물론 달력 하나면 영원히 사용 가능한 세계 달력, 영구 달력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달력이란 달력은 모두 그림 및 표와 함께 제시된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현대 달력은 서양, 그것도 기독교 문화권에서 만들어진 역사적 산물인데, 바로 그 달력이 왜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그 원리는 무엇이고, 다른 달력에 비해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이 달력이 어떻게 전세계에 퍼질 수 있었는지를 아울러 질문하게 된다.
‘역사 속의 달력’은 과연 무엇인지 아마도 그 대답은 독자 개개인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책 서두에 실린 경구 ‘모든 존재의 기본 형태는 공간과 시간이다. 그리고 시간 밖의 존재라는 것은 공간 밖의 존재만큼이나 매우 불합리한 것이다’는 엥겔스의 말처럼 시간이란 형태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근본적인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