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적소개
강철군화
잭 런던 / 궁리출판 / 2011.8.17
– 그리하여 사회의 부를 소수가 거머쥐는 강철군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차라리 이것이 소설이었다면!
소수가 정치ㆍ경제 권력을 독점하는 과두제 (oligarchy) 사회를 그려낸 잭 런던의 대표작. 이 작품은 실제 19세기 미국을 내전으로 몰아갔던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계급갈등을 묘사한 르포이자, 1~2차 세계대전과 파시즘을 예언한 신비로운 예언서로, 사실과 허구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미국 최초 프롤레타리아 소설인 동시에, 순진한 사회주의자의 꿈으로 읽힐 수도 있으며, 허무맹랑한 영웅담, 철지난 계몽서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분명 독특하리만큼 문제적인 작품이다.
이야기는 사회주의가 전세계에 실현된 27세기에 한 문헌학자가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원고를 공개하며 시작된다. 원고는 에이비스가 그녀의 남편이자, 1912년에서 1932년까지 사회주의 운동을 이끌었던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일곱 개의 독점재벌 (트러스트)이 전체 산업과 국가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소자본가와 중산계급의 몰락과 함께 사회 양극화가 극심해진다. 노동자들은 처참한 노동환경과 불평등한 자본분배에 반기를 들고 집회와 파업을 통해 생존권을 요구하고, 대중들 사이로는 사회주의 사상이 확산된다. 이러한 요구에 힘입어 사회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낳지만, 자본가의 지배세력인 ‘강철군화’는 군대, 시민군, 비밀경찰, 폭력단을 통해 노동자와 사회주의 운동을 탄압하는데…
○ 목차
서문
1 | 나의 독수리
2 | 도전
3 | 잭슨의 팔
4 | 기계의 노예들
5 | 필로머스 클럽
6 | 전조
7 | 모어하우스 주교의 환상
8 | 기계파괴자들
9 | 꿈의 수학
10 | 소용돌이
11 | 위대한 모험
12 | 모어하우스 주교
13 | 총파업
14 | 종말의 시작
15 | 마지막 나날들
16 | 종말
17 | 붉은 제복
18 | 소노마의 그늘에서
19 | 변신
20 | 패배한 과두지배계급
21 | 포효하는 밑바닥 짐승들
22 | 시카고 코뮌
23 | 밑바닥 사람들
24 | 악몽
25 | 테러리스트
옮긴이의 글
잭 런던 연보
잭 런던 걸작선을 펴내며
○ 저자소개 : 잭 런던 (Jack London)
전 세계에 가장 많이 번역 출간된 미국 작가 중 한 명인 잭 런던의 작품들은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평단의 홀대에도 불구하고, 미국 문학 사상 가장 대중적인 작가로 손꼽힌다. 연간 1만 통이 넘는 편지를 받는 유명인이자, 전 세계를 여행한 모험가, 스포츠맨, 대중연설자로서도 열정적 삶을 살다 1916년 11월 22일에 마흔 살의 생을 마감했다.
1876년 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존 그리피스 체니(John Grifith Chaney)이다. 의붓아버지 밑에서 자란 잭 런던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신문 배달, 얼음 배달, 통조림 공장의 직공일을 하면서 가족의 생계를 도왔다. 밑바닥 생활을 통해 교육의 중요성을 깨달은 잭 런던은 19세 때, 고등학교에 들어가, 캘리포니아 대학에 입학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학업을 포기했다.
1897년 알래스카의 클론다이크 지방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떠났다. 1년 반에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이 때의 경험은 그의 소설의 밑바탕이 되었다. 1904년 러일전쟁 특파원으로 일본군을 따라 조선을 방문하기도 하여, 『잭 런던의 조선 사람 엿보기』라는 책을 출판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의 조선인에 대한 서양인들의 보편적 인식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사료로 평가받고 있다. 1905년부터 캘리포니아의 글렌엘런 지역땅을 사들여 농장을 만들면서 사회주의 대신 농촌 공동체 건설을 꿈꾸지만 좌절된다.
짧은 생애 동안 『비포 아담』(1907), 『강철군화』(1908), 『마틴 이든』(1909), 『버닝 데이라이트』(1910), 『달의 계곡』(1913) 등 19편의 장편소설, 500여 편의 논픽션, 200여 편의 단편소설을 창작했다. 그중 『야성이 부르는 소리』, 『바다의 이리』, 『늑대개』는 세계적인 고전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늑대개』는 에단 호크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 역자 : 곽영미
서강대학교 영어영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아담의 배꼽』, 『나는 결혼했다 섹스했다 그리고 절망했다』, 『블루 하이웨이』, 『빈 오두막 이야기』, 『셜록 홈스 걸작선』, 『블랙박스』, 『쌍둥이 별』, 『강철군화』 등 다수의 번역 작품이 있다.
○ 책 속으로
나는 시에라 방직공장의 최대 주주인 두 사람, 윅슨 씨와 퍼튼웨이드 씨를 만났다. (…) 그들은 어떤 부류의 사람들보다 우월한 윤리를 지니고 있었다. 이른바 귀족 윤리나 지배자 윤리라고 부를 만한 것이었다. 그들은 여러 방면으로 정책에 대해 이야기했고, 정책과 정의를 동일시했다. (…) 그들은 내가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가망 없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옳다고 절대적으로 믿었다. 그것에 대해 아무런 의문도, 논의의 여지도 없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회의 구세주이자,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주는 장본인들이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혜로, 자신들만이 제공하는 일자리가 없다면 노동자계급이 어떤 고통을 당할 것인지에 대해 가슴 아픈 그림들을 그려댔다. — p.81~82
교수들, 전도사들, 편집자들도 하나같이 부호계급에 봉사함으로써 그 일자리를 붙들고 있고, 그들의 일은 부호계급에 해가 없거나 부호계급을 칭송하는 사상만을 선전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부호계급을 위협하는 사상을 선전할 경우 그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런 경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두지 못한 사람들은 프롤레타리아로 전락하여 망하거나 노동자계급의 선동가가 됩니다. 여론을 조성하여 국가의 사고 폭을 정하는 곳이 언론, 종교계, 대학임을 잊지 마십시오.— p.173
○ 출판사 서평
– 조지 오웰, 레온 트로츠키, 아나톨 프랑스, 하워드 진이 감탄한 소설 : 1970년대 대불황 이후 세계 자본주의를 꿰뚫어 본 잭 런던! 자본주의의 모순이 세계적으로 증명되는 오늘날, 『강철군화』를 다시 불러내다
1908년에 발표된 『강철군화』는 소수가 정치ㆍ경제 권력을 독점하는 과두제 (oligarchy) 사회를 그려낸 잭 런던의 대표작이다. 이 작품은 실제 19세기 미국을 내전으로 몰아갔던 자본가와 노동자 간의 계급갈등을 묘사한 르포이자, 1~2차 세계대전과 파시즘을 예언한 신비로운 예언서로, 사실과 허구 사이에 아슬아슬하게 서 있다. 미국 최초 프롤레타리아 소설인 동시에, 순진한 사회주의자의 꿈으로 읽힐 수도 있으며, 허무맹랑한 영웅담, 철지난 계몽서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 책은 분명 독특하리만큼 문제적인 작품이다.
– 자본가와 노동자의 피비린내 나는 전쟁, 차라리 이것이 소설이었다면!
이야기는 사회주의가 전세계에 실현된 27세기에 한 문헌학자가 에이비스 에버하드의 원고를 공개하며 시작된다. 원고는 에이비스가 그녀의 남편이자, 1912년에서 1932년까지 사회주의 운동을 이끌었던 어니스트 에버하드의 일대기를 기록한 것이었다. 당시 미국 사회는, 일곱 개의 독점재벌(트러스트)이 전체 산업과 국가권력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소자본가와 중산계급의 몰락과 함께 사회 양극화가 극심해진다. 노동자들은 처참한 노동환경과 불평등한 자본분배에 반기를 들고 집회와 파업을 통해 생존권을 요구하고, 대중들 사이로는 사회주의 사상이 확산된다. 이러한 요구에 힘입어 사회당이 선거에서 승리하는 쾌거를 낳지만, 자본가의 지배세력인 ‘강철군화’는 군대, 시민군, 비밀경찰, 폭력단을 통해 노동자와 사회주의 운동을 탄압한다. …
– ‘부’가 ‘정의’가 돼버린 사회, 과두제 사회의 실체가 밝혀진다
런던은 이 작품에서 부의 경제적 질서에 의해 정치적 질서가 조직되는 과두제 사회를 묘파한다. 그는 과두 지배 체제가 학교, 언론, 종교계, 정치계, 경찰, 군대를 장악해 어떻게 그들의 헤게모니를 지키는지 날카롭게 지적하며, 그 이면에는 과두 지배 체제의 든든한 봉사자들의 공조가 있음을 덧붙인다. 기득권이 편하게 부와 권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법과 세금정책을 만드는 법원 판사와 정치가, “회사가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횡령하는 데 이바지하는” 변호사, “여론을 조작해 기존 체제에 봉사하는” 언론, “부호계급을 칭송하는 사상을 선전하는” 교회와 학교… 런던의 분신 같은 존재, 어니스트 에버하드는 “교수들, 전도사들, 편집자들도 하나같이 부호계급에 봉사함으로써 그 일자리를 붙들고 있”는 존재에 불과하다고 탄식한다. 과두제 사회는 다수 대중을 경제적 빈곤에 몰아넣기도 하지만, 물질적 가치가 정의가 돼버린 다양성 없는 사회라 세상은 더욱더 빈곤해져간다. 이 작품에 그려지듯, 그러한 사회는 공권력이 공공의 이익이 아닌 소수의 이익을 수호하는 도구로 쓰이고, 사회의 정책이 특정집단에게 혜택을 주는 목적으로만 실현되기 때문이다.
– 파이 나누기 다툼에서 우리 모두는 승자를 원한다?
런던은 이 작품에서 모순과 이중성을 띤 인간에게서 한계와 긍정성을 동시에 발견한다. 그는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다수 대중의 자발적인 힘을 믿었지만, 작품 안에는 기존체제에 봉사하는 (그것이 자발적인 행위든 폭력적인 사회구조에 의해서든) 보수적인 노동자도 함께 존재한다. 노동자의 임금을 착취한 돈으로 특혜받는 노동귀족, 사회주의 언론을 파괴하는 흑백단, 자본가의 사병으로 노동조합을 짓밟는 파업파괴자의 모습이 그 예다. 물론, 자기 계급의 이해관계를 떠나 세상을 바로 보기 위해 애쓴 사람들도 있었다. 대학 교수의 딸이라는 안락한 삶을 포기하고 사회주의자가 된 에이비스 에버하드, 가장 밑바닥에서 억압받는 민중을 보살피는 모어하우스 주교, 과두계급으로서 사회주의에 헌신한 필립 윌슨 등.
그러나 런던에게 손을 들어주기에는 그의 작품은 허술한 논리를 안고 있다. 혁명단원은 혁명을 실현시키기 위해 강철군화와 밑바닥 사람들의 대치 상황을 선동한다. 대를 위해 소를 버린 것이다. 에이비스는 어니스트를 만나 사회의 진실과 대면하며 사회주의자가 되는 인물이다. 하지만 시카고 코뮌에서 강철군화와 대치하고 있는 밑바닥 사람들을 “인간 폐물들이자, 날뛰고 절규하고 악을 써대는 미치광이 무리”라고 묘사하며 결국 기층민중과 괴리된다. 이 책에서 그리는 사회주의 운동은 처음부터 어니스트 에버하드라는 초인에 의해 주도되는, 노동자계급의 자생력을 부정하는 위로부터의 혁명이었다. 런던은 노동자의 손에 존엄성을 쥐어주고 싶었지만, 그 방법은 아이러니하게 미국 지도층의 우월의식과 자선주의와 상당히 닮아 있었다. 노동을 착취해 (희생시켜) 이윤을 얻는 자본가들의 논리와도 겹쳐 있다.
물론, 이런 계몽주의는 아나톨 프랑스의 평가대로 “일반 대중에게는 가려져 있는 것들을 감지” 해 세상에 보여준 런던의 공헌이라 할 만하다. 그러나 런던은 최하층 노동자에서 큰돈을 번 유명작가가 된 후 사회주의자/개인주의자, 이기심/이타심, 노동자에 대한 연민/혐오감의 경계 위에서 이제는 더 이상 노동자라고, 그렇다고 기득권이라고도 말할 수 없는 착종 속에서 삶을 마감한다. 자기 욕망과 공동체의 공생 사이에서 갈등한 잭 런던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또 하나의 모순일지 모른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짓밟아야 하는 자본의 폭력이 더 심화되는 이 시대에 잭 런던이 보이는 분열증과 이중성은 우리 모두가 고민해야 할 지점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오래전 과거나, 먼 미래뿐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들 자신을 비추고 있다.” – 하워드 진
– 잭 런던 걸작선을 펴내며
“미국 문학 사상 최고의 이야기꾼, 잭 런던의 걸작이 우리 곁에 왔다!”
미국 평단이 외면한 작가, 그러나 미국인들뿐 아니라 전 세계 독자들이 열렬히 사랑한 작가
잭 런던의 숨겨진 걸작이 오늘의 우리를 전율케 한다!
우리는 ‘잭 런던’ 하면 명작 동화책으로 자주 읽었던 『야성의 부름』, 『하얀 엄니』나 1980년대 후반에 출간되어 그 당시 사회상과 절묘하게 겹쳐졌던 화제작 『강철군화』로 기억한다. 그러나 잭 런던은 이외에도 18편의 장편소설을 비롯해, 단편소설, 논픽션 등 수백 편에 이를 만큼 많은 작품들을 남긴 작가이다. 그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한 세계에 상상력을 가미하여 구수한 입담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작가이다. 그렇기에 작품 속에는 언제나 생동감이 흘러넘치며, 그 특유의 기지 넘치는 입담으로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세기 초 한 시대를 풍미한 그의 작품들은 8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고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에단 호크 주연의 동명 영화로도 제작된 『늑대개』 외에도 그의 작품들은 대자연과 인간의 휴머니즘, 자본주의라는 기계에 저항하는 소시민의 투쟁, 허황된 꿈을 좇는 현대인의 비극적 삶 등 그 자신이 최하층민부터 갑부로 살아가며 겪은 모든 생생한 삶의 현장이 고스란히 사실적인 언어로 소설 속에서 요동친다. 그래서 그는 평단보다는 대중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화려한 스타로서 살았고 열정적이고도 짧은 생을 마감해 많은 이들의 아쉬움을 낳았다. 런던의 동료 작가였던 업턴 싱클레어는 그를 두고 “적응과 순응을 강요하는 미국의 문화 풍속”이 낳은 희생자라고 했다. 현실에 대한 폭넓고 날카로운 관찰과 그 이면의 모순까지 통찰한 1세기 전 작가는 어찌 보면 시대가 낳은 비극이기도 하다. 자신의 작품만큼 열정적인 삶을 살다 간 잭 런던, 오늘날 우리가 처한 시대의 현실과 모순을 직시하기에 그만큼 알맞은 작가도 없지 않을까.
「잭 런던 걸작선」에는 방대한 그의 작품 중 오늘의 현실을 되비추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담긴 작품들이 선별되었다. 이미 국내에도 잘 알려진 작품들이 있는가 하면, 국내 초역으로 그동안 접할 수 없었던 숨겨진 명작들도 있다. 런던이 살았던 100년 전 약육강식의 세상은 오늘날과 그리 다르지 않다. 단지 고도 자본주의라는 이름하에 좀더 세련된 모습만 보일 뿐 더 잔인하고 혹독해졌다. 그래서 그가 작품 속에 담았던 초기 자본주의의 야생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자본주의 정글, 그 치열한 삶의 순간순간을 피 흘리며 글로 써내려간 그의 작품들이 오늘의 우리에게 말하는 메시지는 여러 함의로 읽힐 수 있다. 그것이 쾌락이든 욕망이든 반성이든 성찰이든 한국의 독자들 역시 한 위대한 이야기꾼이 풀어내는 이야기에서 우리의 자화상을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바람으로 100년 전 잭 런던이 던졌던 불길한 예언이 점점 실현되어가는 우울한 현실을 견뎌해야 하는 우리 독자들에게 이 걸작선을 바친다.
크리스천라이프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