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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 최고의 책’
‘몰입(flow)’, 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약 4년 전이었던 것 같다.
유투브에서 우연히 정성하라는 꼬마의 기타 연주를 보게 된 것이.
앳된 얼굴로 어른에게도 힘든 곡을 능란하게 연주하는 모습이 얼마나 인상적이었는지 모른다. 정성하가 강남스타일로 유명한 싸이 보다 훨씬 먼저 세계적인 유투브 스타가 된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유투브에 접속해서 비디오 클립을 보시기를 강력히 권한다.
한편, 자녀를 둔 부모들이 이런 류의 영상을 보며 이런 생각들을 하지 않을까?
와! 대단한데. 천재인가 보다! 우리 애도 저렇게 뭘 잘했으면 좋겠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대단하긴 한데, 얘를 얼마나 때려 잡았으면 저렇게 잘하냐?
그리고는 잘 지내고 있는 죄 없는 자녀를 애꿎게 닦달할지도 모른다
- 자녀를 닦달한다고 모두 천재가 되겠는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미 체험적으로 다들 아실 것이다. 또한 죽기 살기로 공부시켜야 하는 한국의 상황을 피해서 호주로 이주 해 온 부모님 입장에서는 자녀에게 뭔가를 심하게 강요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단언컨대 모든 부모는 자녀의 행복을 바란다. 동시에 자녀가 어느 정도의 성공을 거두기를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행복은 무엇이고 성공은 무엇일까? 그리고 어떻게 행복하면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을까?
이런 질문들을 가진 내게 무릎을 치게 만든 개념과 그것을 설명한 책이 있었다.
몰입(flow)이다.
몰입이 무엇인지 사전적 의미야 다들 알겠지만, 학자들이 그것을 정의하고 적용하는 과정 그리고 주는 교훈들은 새겨들을 만 하다. 거의 평생을 행복을 연구하는 까닭에 행복학자라고도 불리는 긍정 심리학자 칙센트 미하이 교수의 책들이 가장 원론적인 책이다.
그리고 현재 서울대 공과대 교수인 서울대 황농문 교수가 몰입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여러 적용을 통해 검증한 결과와 그 방법에 대해 설명한 세 권의 책이 있다. 최근작 ‘효과적으로 공부하는 방법이 주요 내용이지만, 궁극적으로 행복하게 공부하고 행복하게 사는 법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숨은 능력을 끄집어 내고 큰 성취를 이루는 것이 자아 실현이다. 이것은 보람과 만족을 수반하는 것으로 단순한 즐거움이나 쾌락과는 다르며 훨씬 강력하다. 몰입은 생존을 위한 삶, 행복을 추구하는 삶, 자아실현의 삶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황농문 교수는 말한다.
요즘 부모들은 흔히 자신의 자녀들을 위해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자녀들이 가장 좋아하는 일은 TV 시청이거나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게임을 좋아한다고 모두 게임을 시킬 것인가?
그렇지 않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부모들은 그런 것 말고, 미래에 명예와 부를 얻을 수 있는 일 중에서 ‘좋아하는 일’을 찾고자 할 것이다. 그래서 고민하고 고민해서 부모들은 몇 가지를 제시하지만 당사자인 자녀들은 무엇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인지 모른다. 이곳에서 우리는 문제에 직면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자녀들이 몰입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TV시청이나 온라인 게임 그리고 스포츠는 비교적 쉽게 몰입이 되는 대상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어린이들이 몰입을 경험하고 좋아하는 일로 생각한다. 그래서 프로게이머나 연예인 또는 스포츠 스타가 되고 싶다는 자녀들이 많다.
반면 부모가 원하는 일과 관련이 있는 것들에는 몰입의 경험이 없기 때문에 좋아하는 일이라는 확신을 하기가 어렵다. 이때 부모들이 꼭 기억 해 둬야 할 것은, 처음에는 내키지 않던 일이라도 오랜 시간 몰입하다 보면 얼마든지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이 내켜 하지 않는 일이라 하더라도, 자녀들이 깊이 경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야 하는 것이 부모들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악은 대체로 손쉬운 길을 택하며 저급한 수준의 원리를 따르는 반면, 선은 자신이 가진 능력을 가지고 힘든 일에 집중하여 극복해 가는 것이라 믿는다. 어른이 된 지금도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모르던 내게, 그리고 자녀들이 좋아하는 일을 어떻게 찾도록 할 것인가에 대해 궁금해 하던 내게, 좋은 실마리를 준 책이기에 읽어보시기를 권한다.
“전심(全心)하지 못하는 사람과 무슨 일에나 골몰하지 못하는 사람은 보아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며 들어도 듣지 못하는 사람이며 먹어도 맛을 모르는 사람이다” – 공자
한성면 (시드니새순교회 성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