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의 생명과학 이야기
앵무새 [parrots]의 천국 (1)
아침 산책길에 20여마리의 Cockatoos 떼를 매일 만나게 된다. 나무에 앉아 있기도 하지만 대개는 ground 잔디밭 위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쪼아 먹는데 그들의 주식[主食] 거리가 잔디밭에 있는 것이 분명하다. 필자의 집 앞에는 상당히 넓은 면적의 숲이 있다. 유칼립투스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서 있고 골짜기에는 냇물이 졸졸 흐르며 여우와 토끼, 에키드나 같은 희귀 포유동물을 비롯해서, 겨울철 한 밤중이면 한국에서는 점점 사라지고 있는 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려오기도 한다. Cockatoos무리도 이 숲 속에서 둥지를 틀고 서식하고 있다. 먼동이 트는 새벽에 숲 속에서 잠을 자고 일어난 Cockatoo무리가 유칼립투스 고사[枯死]목 가지 끝에 올라 앉아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매일 아침 보고 있다. 작년[2015년] 9월 하순 새벽녘에 집 앞을 지나는 굵은 전선[電線] 위에서 Cockatoos 한쌍이 짝짓기 하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 본 일이 있다. 앵무새[parrots]류의 부부애는 잘 알려진 일이지만 애정행위도 다른 새들과 다른 면이 있다고 생각 되었다. 암수가 날개를 늘어뜨린채 시간도 꽤 오래 끌며 격렬한 모습이었다. 해가지는 저녁 나절엔 한 쌍의 Cockatoos가 전선 위에서 kiss라고 봐야 할 행위를 종종한다. 주둥이를 마주 대고 날개를 펄럭이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시드니의 주택가를 휘젓고 있는 Cochatoos 무리를 관찰하는 것도 흥미있는 일이다. Cockatoos는 관앵무새[Cacatuidae]과에 속하며 20여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카투는 호주대륙이 주요 분포지역이며, 뉴질랜드, 뉴기니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남태평양 지역에도 있다. 대부분이 흰색을 띠고 붉은색이나 노란색 무늬가 있으며 일부는 검은색을 띤 것도 있다. 고카투의 특징은 머리에 관[冠]이 있는 것이다. 관이 없는 종류도 있다. 관이 없는 코카투[cockatoos]류가 깃 색깔이 더 화려하다. 종류가 워낙 많다 보니 전문가라야 정확한 이름을 알 수 있으나 분류학적인 용어로 앵무목[Psittaciformes]에 속하는 앵무새 종류를 Parrots라고 하는 것이다. 시드니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Cockatoos도 분류상으로 앵무목[패럿류]의 한 부류다. 코카투는 단독으로 행동하기 보다는 떼를 지어 날라 다니며 소란도 떨고 먹이도 찾는다. Cockatoos는 일부일처[一夫一妻]제로 생활하며 나무 구멍에다 둥지를 튼다. 코카투앵무류는 주로 흰색이다. 분홍코카투앵무[C.leadbeafern]는 몸길이가 38㎝ 정도이고 분홍색을 띠며, 노란색과 붉은색의 띠가 앞으로 흘러내린 관모에 가로질러 나 있다. 이 종은 오스트레일리아 내륙의 여러 지역에서 서식하며, 가장 아름답지만 훈련시키기 가장 어려운 코카투무리다. 코카투무리 중 가장 크고 가장 큰 부리를 갖는 종은 종려앵무[Probosciger aterrirnus]로 몸길이 65~75㎝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북동부, 뉴기니, 제도의 은둔성[隱遁性] 조류로 실과 같은 관우(冠羽)가 있으며, 깃털이 없는 붉은색 뺨은 흥분했을 때 파랗게 변한다. 드물게 말을 잘하는 종류도 있다. 일부는 50년 이상을 산다고 한다. Cockatoos가 주택가 주변에서도 잘 적응하며 살아가지만 일부 Cockatoos종은 숲이 파괴되고 둥지를 틀만한 큰 나무가 벌목 되거나 사라져서 서식처를 잃고 멸종위기에 처한 것들도 있다고 한다.
Cockatiels
호주의 새에 관한 도감이나 책을 보면 볏이 있고 덩치가 큰 종류를 Cockatoos라고 하고 덩치가 작고 볏이 있으며 화려한 색깔의 parrots를 Cockatiels라고도 한다. 이보다 더 세분[細分]해서 Cochatoos, Rosellas, Lolikeets, Parakeets 4종류로 나누기도 한다. 몇 일전 산책길에서 감을 좋아 하는 Rosellas와 비슷한 parrots를 보았다. 도감을 확인해 보니 Galah였다. Galah도 목덜미에서 배 쪽까지 진홍색이고 날개나 꽁지가 회색이며 약 35cm 정도 되기 때문에 자세하게 살피지 않으면 흔히 보이는 Parrots로 보이기 쉽다. 필자의 집근처 골목어귀에 매일 아침 30여마리의 Galahs떼가 날라와 조기회[早起會-?]를 한다. Galahs는 앞쪽에 흰색의 짧은 볏이 있고 목덜미에서 배쪽으로 진한 주황색을 띠고 있다. 마을사람들 이야기에 따르면 Galahs가 모여드는 옆집 주인이 수 년 동안 매일 모이를 뿌려 줘서 많은 parrots가 모여 들었다고 한다. 그 집 주인은 바뀌었지만 그때 찾아 들던 parrots 중에 Galahs무리만 아침이 되면 날라 오는 것이라고 한다. 호주가 앵무새 천국이다 보니 모이 주기 체험장이 곳곳에 있으며, 골드코스트에는 관광명소가 된 모이주기 체험장도 있다. 이곳에 길들여진 앵무새[Parrots]는 Rosellas 종류다. Rosellas는 호주 개척기에 Parramatta 옛 지명이었던 “Rose Hill-Rosehiller”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며, 영국인들이 최초로 parrots를 발견한 장소가 “Rose Hill-Rosehiller-파라마타의 옛지명”라고 한다. Rosellas는 과수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원수[怨讐]다. Parrots중에서도 Rosellas는 감 같은 과일이 익으면 거의 끝장을 내는 악동 짓을 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과수원도 새들의 피해가 있긴 하지만 호주 새들의 과수원 공격과는 비교될 수 없을 것이다. 블루마운틴 기슭에 한 과수원 주인에게 새들의 피해에 관해서 물어 보았더니 40%는 새가 먹는다고 진담반 농담반의 언급을 들은 일이 있다. Rosellas는 과일이라면 죽자 사자 덤벼드는데 반해서 꿀 빠는 데만 열중하는 parrots도 있다. 이 종류의 Parrots중에서 덩치가 작고[대체로 20cm내외], 주둥이가 특이하게 진홍색인 종류를 Lolikeets라고 한다. 호주의 주택가 앞뜰에 많이 심겨져 있는 Grevillea는 꽃이 마치 병딱는 솔[blush] 처럼 생겨서 bottle blush flower라고 하는데 꽃에 꿀이 많은 것 같다. 거의 매일 몇 종류의 새들이 이 나무의 꽃몽우리를 뒤지는데 Lolikeets도 정기적으로 훑고 간다. Lolikeets와 비슷한 Parakeets라는 종류도 있다. 체구가 작고 꿀을 빠는 것 보다는 잔디밭이나 초원에서 작은 풀씨를 선호하며 호주 남동쪽 지역에 분포하는 종류다. 호주에는 새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변종도 많아서 새에 매달리는 전문가가 아니고는 식별하기가 어려우며 그 중에도 Parrots류는 복잡한 부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Parakeets
Parakeets는 한국사람들에게 잉꼬새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앵무새[Parrots]류다. “잉꼬”라는 말이 일본어 ‘inko(鸚哥)’에서 온 것이라 “원앙부부” 혹은 “사랑새”라고 고쳐 부르자는 주장이 있다. 호주 원산[原産]인 Parakeets가 애완용으로 인기가 있어 세계적으로 널리 사육되고 있고 시장규모가 어마어마하다. 영어로 budgerigar[bʌdʒərᵻɡɑːr], 또는 budgie라는 nickname이 따라 다닌다. 몸체가 작고 긴 꼬리에 아름다운 색깔이며, 주로 씨앗을 먹이로 하기 때문에 사육하기가 쉬워서 사육조로 최고로 인기를 끄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앵무새[Parrots]를 애완용으로 사육한 것은 꽤 오래된 것 같다. 신라 흥덕왕이 짝을 잃은 앵무새가 슬퍼하다 죽는 것을 보고 노래를 지었다는 설화가[說話歌]는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수록되어 있다고 한다. 흥덕왕이 왕위에 오른 지 얼마 안 되어 당나라에 사신으로 다녀온 사람이 앵무새 한 쌍을 가져왔는데, 오래지 않아 암놈은 죽고 숫놈이 슬피 우는지라, 왕이 거울을 앞에 걸어주도록 하였다고 한다. 숫놈은 거울 속의 그림자를 짝으로 생각하여 거울을 쪼았는데 그림자임을 알고 슬피 울다가 죽었다는 것이다. “삼국사기”에 기록된 바에 따르면, 흥덕왕이 즉위하던 해에 아내인 장화부인(章和夫人)이 죽었는데, 왕은 아내를 잊지 못하고 슬퍼해서 군신들이 재혼할 것을 청하였으나 거절하였다고 한다. 또한, “척조(隻鳥)가 짝을 잃어도 슬퍼하는데 어찌 사람이 짝을 잃었다고 곧 다시 아내를 맞겠느냐”라고 하면서, 시중드는 여자도 가까이하지 않았다고 한다.
Cockatoos의 부리
Cockatoos 종류는 좋아하는 견과[堅果]를 깨기에 적합한 투박한 부리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뿌리를 파내거나 나무에서 곤충의 애벌레를 물어내기에 알맞게 진화되어서 반달 형태인 언월도[偃月刀]모양을 하고 있다. 중국소설 삼국지연의에 장수들의 개성적인 무기가 등장하는데 관우關羽]는 80근 무게의 청룡언월도[靑龍偃月刀]를 휘둘렀다고 한다. 반달과 같이 생긴 칼끝에 기다란 자루가 달린 것이 특징으로, 서양 사람들은 브로드소드[[broadsword]의 일종으로 말한다. 삼국지 소설이 없었다면 청룡언월도나, 창두가 뱀처럼 구불구불했고 길이가 1장 8척(3m 60cm)이라는 장비의 장팔 사모[丈八 蛇矛], 여포의 방천화극[方天火戟] 등을 고대 중국의 상징적인 무기들을 알 리가 없었을 것이다. 코카투의 부리를 이와 같은 무기와 비교한다는 것은 무리이지만 새의 부리치고는 강한 힘을 발휘함을 본다. 필자의 앞 뜰에 20여년이 넘는 마카다미아 나무 한 그루가 있으며 매년 꽤 많은 열매가 달리는데 가장 먼저 이 나무의 nuts를 건드리는 것은 Cockatoos무리다. 미처 여물기도 전에 코카투 한 떼가 와서 쪼아대고 나면 멍석에 나락 널어놓은 것 처럼 바닥이 안보이게 떨어 뜨려 놓는다. 완숙한 마카다미아의 속껍질은 망치나 바이스가 아니면 깨뜨릴 수가 없는데 코카투는 돌처럼 단단한 마카다미아 속껍질을 부리로 쪼아서 깨뜨리고 맛있는 속 알갱이를 빼 먹는 것을 보며 대단한 부리를 가졌다고 감탄하게 한다. Cockatoo라는 새 이름도 영어의 vice나 grip처럼 강한 부리[strong beak]라는 의미의 “kakatuwah”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Cockatoos는 견과류를 비롯해서 각종열매, 과일, 감자, 고구마, 곤충 등을 먹이로 하는 잡식성으로 영양분이 있을만한 것은 다 먹는다. <다음호에 계속>
[사진 좌측부터-Cockatiel, Major Mitchell’s Cockatoo, Surphur Crested Cockatoo, Galah, Pam Cockatoo]
박광하(전 여주대신고 교감, 전 수원계명고 교장)
필자 박광하 선생은 고려대학교 생물학과를 마친 후에 평생을 생물과학 강의와 교육에 헌신하여 왔다. 20여년 전 호주로 이주하여 시드니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