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하 칼럼
환경호르몬-내분비교란물질[endocrine disrupter] 문제(2)
[고엽제 와 다이옥신의 피해사례를 중심으로]
10여년 전부터 모유의 환경호르몬 함유량을 조사한 수치가 발표 된 바가 있으며,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하지만 현대인들에게 환경호르몬이 농축되고 있다는 것은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다.
다이옥신은 소각장, 화력발전소, 제지, 펄프, 철강생산공정에서 배출된다. 이러한 다이옥신이 극미량 이긴 하나 쉽게 분해되지 않고 먹이사슬을 따라 사람이 섭취하는 육류, 어패류 및 낙농제품 속에 축적된다는 점이다. 오염된 식품을 먹으면 다이옥신이 배설되지 않고 축적되었다가 모유를 통해 유아에게 까지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한국의 지역마다 있는 쓰레기 소각장은 다이옥신을 줄여보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소각장이나 산업시설에 의해 배출된 화학물질이 먼저, 대기, 수질, 토양 등의 환경을 오염시키고 다음으로 오염물질이 물고기, 축산물 등 생물체에 축적된 다음 최종적으로 사람이 소비하는 음식물을 통하여 인체 내로 들어오는 것이다. 그 동안 다이옥신과 관련된 대형 사건들이 있다. 베트남전쟁에서 미군들이 사용한 고엽제[枯葉劑]는 다이옥신의 대표적인 사례로 베트남국민들은 물론 참전하였던 군인들이 오염되여 4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베트남 전쟁 때, 미군은 정글에 가까운 베트남의 전쟁터를 초토화시키기 위해, 살포한 몇 종류의 제조제가 있다. 그 중에 “에이전트 오렌지”라는 상표의 제초제가 대표적인 것이다.
이 제초제에는 불순물 상태의 다이옥신이 들어 있었는데, 정글의 나무들을 고사시키는 것만 생각하고, 2차, 3차의 오염후유증을 예상하지 못하였던 것이다. 더구나 고엽제의 위험성을 몰랐던 베트남전, 참전 군인들은 비행기로 고엽제가 공중 살포될 때에는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며 고엽제가 쏟아지는 곳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고엽제 가루를 맨손으로 뿌리며 제초 작업에 나서기도 하였었다고 한다. 하지만 고엽제로 인한 많은 후유증과 장애가 들어나자 1979년 9월 미국 베트남재향군인 오렌지 희생자 회는 “에이전트 오렌지” 제조회사인 다우케미컬 주식회사 등 7개 업체를 대상으로 400억 달러 규모의 집단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였고, 1984년 5월 업체에서 고엽제 피해자와 가족에게 1억8000만 달러의 기금을 준다는 약속을 받고 합의하기도 했다. 1984년 미군과 호주(7,000명 참전) 뉴질랜드(600명 참전) 참전 고엽제 환자들은 2억 4,000만 달러를 피해 보상금으로 받았으나 베트남전에 대대적으로 참가하였던 한국에서는 고엽제에 관한 어떤 정보나, 뉴스도 찾아 볼 수 없었다. 유신독재정권과 전두환 정권의 권력자들이 베트남전에 만신창이가 된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였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베트남전쟁에 1964년 9월부터 1973년 3월까지 8년 6개월간 연인원 32만명이 참가 하였으며, 4624명이 전사하고 15000여명의 전상자가 발생하였다. 국가보훈처는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보훈지원을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 자료에 따르면, 2011년 3월 말 고엽제 후유증에 따른 국가유공자는 2만 3405명, 후유증으로 수당을 받는 환자는 5만 2848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또 고엽제 후유증 2세로 수당을 받는 환자가 57명, 고엽제 후유증이나 후유증은 아니지만 등외 판정을 받아 병원 치료비를 지원받는 환자는 3만 6582명으로 조사되는 등 고엽제로 인한 직·간접 피해로 보훈 대상이 된 국민은 모두 11만 2892명에 달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고엽제 후유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호주에서 살기 때문에 외국 언론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었던 고 최영환 전우에 의해서 이 사실이 중앙일보에 보도 되었으나 전두환 정부는 제보 기자를 해고시키고 타 언론이 보도하지 못하도록 통제하여 국민의 귀를 막고 눈을 가리고 입에는 재갈을 물렸다. 이후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피해자단체들이 결성되었고 1993년 2월에 고엽제후유증 환자진료 등에 관한 법률이 통과 되었고 시행 세칙도 마련되어 국가보훈처에서 한국을 제외한 베트남 참전국들은 고엽제 문제를 거의 마무리가 되어갈 무렵인 1990년대 초에서야 고엽제문제가 신문기사로 등장하였지만 이것마저 권력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기사를 올린 해당기자는 해고 되었다고 한다. 1991년 2월 26일 호주에 거주하는 한국군 파월용사단체인 “따이한 호주지부”의 고 최영환 회장이 제초제 피해보상에 관한 정보자료를 한국에 있는 “따이한 중앙회”에 제공함으로써 한국 사회에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나눔과 기쁨”(이사장 서경석 목사)이라는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단체에서, 고엽제에 관해 수기형식의 글을 보면 고엽제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베트남 국민들의 참상은 상상을 초월하고 있으며 환경호르몬인 다이옥신이 얼마나 맹독성 물질인가 하는 것을 일깨우고 있다. 베트남의 고엽제환자는 600만명이라고 하며, 베트남 인구 약 8500만명에 600만명이면 14명에 1명 꼴인 셈이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은 고엽제를 비행기로 살포했을 뿐만 아니라 드럼통에 고엽제를 담아 비행기에 싣고 공중에서 투하하여 터지게도 하고, 로켓에다 고엽제 가루를 넣어 투하하였다고 한다. 그렇게 폭탄을 맞은 현장은 아직도 벌거숭이의 죽음의 땅으로 남아 있다. 군인 백 만 명, 민간인 480만명이 고엽제 환자가 되었는데 이중에 3백만명이 중환자라고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엔 더 심각해서 머리만 커진 아이, 하반신이 없는 아이, 걸을 수 없는 아이, 자라지 않는 아이, 피부가 갈라지는 아이, 눈이 없는 아이 등이 태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겪고 있는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어떻게 표현할 수가 있겠는가? 이에 <나눔과 기쁨>이라는 단체는, <베트남 고엽제 어린이 돕기 운동본부>를 결성해서 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76년 7월 10일 이탈리아의 롬바르디 지역의 세베소라는 마을에 위치한 한 제약회사 공장에서 유독가스 누출 사고는 다이옥신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를 세계인에게 알리는 또 하나의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이 공장은 제약회사인 스위스 Roche 그룹의 자회사인 익메사(Icmesa)의 현지 공장으로, 1969년부터 의료용 비누인 헥사클로로폰의 생산을 위해 TCP(트리클로로페놀)를 생산하던 중이었다. 사고는 TCP를 담는 반응용기가 과열이 되자 과다한 압력으로 안전밸브의 표면이 파열되면서 일어났다. 안전밸브가 파열되자 염소 등이 혼합된 화학물질과 독성이 매우 강한 다이옥신이 쏟아져 나와 순식간에 Seveso, Meda, Cesano, Maderno, Desio 등 주변 마을을 덮치게 되었다. 이들 화학물질의 누출은 냉각시설이 작동될 때까지 한 시간이 넘도록 계속되었으며, 분무식 구름(aerosol cloud)의 형태로 온 마을들을 뒤덮었다. 이 사고로 주민들과 가축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심한 화상을 입고 피부에 염증이 생겼으며 심지어는 피부조직이 일그러지는 증세를 나타냈다. 어린이들의 경우는 특히 피해가 더 심하였다. 많은 임신부들이 유산을 하고, 기형을 우려한 임산부들의 낙태가 속출하였으며, 로마 교황청에서 이들의 낙태를 허용하기까지 하였다. 닭과 토끼, 염소 등의 가축 수 만 마리가 떼 죽음을 당하였고, 먹이사슬로 인한 오염을 우려하여 1978년까지 7만 7천마리의 가축이 도살되었다. 토양은 온통 다이옥신에 뒤덮여 곡류와 야채 과일을 모두 오염시켰다. 오염이 가장 심한 중심부 43 헥타르의 토양은 땅 밑 40센티미터까지 초토화되었고 건물들은 폐허가 되었으며, 80.3헥타르 이내의 전 주민들은 소개되어 마을을 떠나야 했다.
1999년 6월에 벨기에 정부는 사료공장에 제공하는 기름에 다이옥신이 다량 함유된 원료를 공급해서 이를 원료로 해서 사료가 만들어졌으며 이를 공급받아 사육한 가축들이 오염된 것을 확인하였다는 발표와 함께 오염되었다고 판단되는 700여만 마리의 가축을 도살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실이 알려진 후 각국에서 이미 도입한 돼지고기 등을 반송하고 손해배상을 청구 하는 등의 소동이 벌어지기도 하였었다. 다이옥신이 묻어있는 토양이나 풀을 소, 돼지, 닭 등의 가축이 먹게 되면 가축의 혈액 및 지방 성분에 다이옥신이 쌓이게 돼 가축의 고기, 난류 및 낙농품에도 역시 다이옥신이 함유된다. 벨기에산 돼지고기도 다이옥신으로 오염된 사료를 먹은 돼지의 체내에 다이옥신이 축적되어 문제가 된 것이다.
강이나 바다로 흘러간 다이옥신은 바닥의 침전물에 쌓여 있거나 물속을 떠다니다가 그곳에 서식하는 미생물, 플랑크톤 등의 아주 작은 생물체의 몸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렇게 다이옥신에 오염된 미생물이나 플랑크톤을 작은 물고기가 먹고, 작은 물고기를 더 큰 물고기가 먹는 먹이 사슬에 의해 다이옥신은 이들의 몸속에 급격하게 쌓여 점점 더 많은 양이 축적된다.
이와 같이 다이옥신에 오염될 우려가 높은 식품은 육류, 낙농품, 난류, 생선, 조개류 등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먹이사슬의 가장 꼭대기에 있는 인간은 다이옥신에 오염된 식품들을 평생 동안 먹게 됨으로써, 몸속에 다이옥신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특히 다이옥신은 체내 농축성 물질이므로 고래, 상어 등 수명이 긴 동물일수록 함유 농도가 높을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는 성인의 체중 1㎏당 1~4피코그램(1조분의 1그램) 이하의 다이옥신을 평생 섭취한다면 그로 인한 심각한 유해 영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 유통되는 식품 및 환경오염으로 인한 일일 평균 다이옥신 노출양은 성인의 체중 1㎏당 약 0.6피코그램 수준으로 조사된 바 있어 다이옥신에 오염된 먹거리를 많이 오랫동안 먹지 않는 한 현재로서는 다이옥신에 의한 건강 악영향을 염려할 필요는 없다. 국내 성인의 일일 평균 다이옥신 노출량의 8%는 대기 등 환경오염에 의한 직접 노출로 인한 것이며, 약 92%는 식품을 통해 노출된다. 미국, 유럽 등 육류 및 유제품 섭취를 선호하는 국가와는 달리, 우리나라는 어패류 섭취로 인한 기여율이 가장 높다.
현대사회에서는 육류나 고지방 식품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어 식단을 현명하게 잘 선택해야 한다. 어린이들과 임신 가능한 연령의 여성들은 다이옥신과 폴리염화비페닐과 같은 환경호르몬 물질에 오염된 물고기의 섭취를 피해야 한다. 사실상 오염된 생선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원산지가 분명하지 않은 조개 및 생선류는 되도록이면 구입하지 말도록 한다. 또한 다이옥신을 많이 함유할 가능성이 있는 버터 등 동물성 지방 섭취를 피하고 대신 야채와 곡류, 과일이 풍성한 식단을 택하는 것이 좋다. 유기농 야채를 사거나 직접 기르면 더욱 좋을 것이다.
굳이 다이옥신을 예로 들지 않더라도 환경문제가 개방된 세계 사회에서 통상교역의 문제로까지 발전할 수 있음은 익히 잘 알고 있는 바이다. 더욱이 먼 미래 후손에게 물려줄 환경을 생각한다면 단순히 현명한 먹거리를 찾는 소극적 대안보다는 근본적인 다이옥신 근절 방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다이옥신과 같이 잔류독성물질을 지구상에서 근절하기 위한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에 관한 스톡홀름협약(POP’s 협약)’이 있으며 각국이 가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원천적으로 소각장의 연소과정, 화학공정 등의 주요 다이옥신 배출원을 잘 관리함으로서, 총량적으로 다이옥신의 배출이 계속 줄어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소비자도 플라스틱과 일회용기 등의 사용을 억제하고, 재활용과 재사용을 생활화하여 다이옥신 배출을 가중시킬 수 있는 소각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교육과 생활 패턴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박광하(전 여주 대신고 교감, 전 수원 계명고 교장)
![박광하 칼럼 – 환경호르몬: 내분비교란물질[endocrine disrupter] 문제(2)](https://chedulife.com.au/wp-content/uploads/hormone.jpg)